서평 : ｢스포츠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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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연구 제11권 제2호 2002
｢스포츠와 돈｣
김 상 권
(한라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서 평
최근에는 스포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보는’ 차원을 넘어서 ‘직접참가’로 발전 되어, 유명 마라톤대회의 경우 일반인들의 참가신청이 폭주해, 신청을 제한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우리의 뇌리에는 지난 월드컵 때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다.
어느덧 스포츠는 우리의 일상의 중심으로 다가와, 일반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 은 나날이 높아만 가고 있다. 소득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포츠에 대한 수요증가는 프로선수들의 고액연봉으로 이어지고 있고,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지 방자치단체들은 대규모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거리에서는 스포츠 빅게임의 입장표를 구하기 위해서 밤을 새우는 스포츠팬이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스포츠 빅비즈니스Big Business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가 확대됨에 따라 스포츠에 대한 학문적 관심도 높아져 대학에서 스포츠 관련학과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뒷받침할 수 있는 하부구조는 열악하 기 이를 데 없다. 스포츠 비즈니스에 관련된 서적이 있기는 하지만 체계적이지 못해 교재로 사용하기 부족함이 많고, 스포츠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수가 적어, 신설 스포츠 관련학과의 경우 교수진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스포츠와 돈｣의 발간은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갈망했던 교수와 학생들 모두에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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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론을 스포츠에 적용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스포 츠에 대한 경제적 연구가 전무해 스포츠를 연구하는 학자와 학생들은 그동안 외국의 원서를 읽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원서에 나와 있는 사례들이 외국사례였 기 때문에 국내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생생한 국내사례를 중심으로 경제이 론을 소개한 ｢스포츠와 돈｣의 발간으로 이러한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게 되었다.
｢스포츠와 돈｣은 스포츠산업에서 일어난 현상에 경제이론을 적용한 국내최초의 책 이다. 최근에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마케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스포 츠마케팅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할 필독서 라 할 수 있다. 스포츠산업에서 발생하는 경제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합리적인 스 포츠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이론적 측면에서 스포츠경제학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스포츠산업의 경쟁문제를 다루는 산업조직론, 경기장건설과 관련된 재정학, 선수와 구단간의 노사 관계를 취급하는 노동경제학이다. 산업조직론적 접근은 관람료, 구단과 선수간의 계 약, 프로구단의 답합행위 등을 다루고 있으며, 재정학적 접근은 경기장건설에 대한 지 방정부의 세금감면이나 보조금과 같은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노동경제학적인 접근은 선수들의 연봉결정과정, 인종차별, 선수노조 문제 등 을 취급하고 있다.
｢스포츠와 돈｣에서는 앞서 언급한 스포츠경제학의 모든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 지는 않다. 아직까지 국내 스포츠산업의 역사가 일천하다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만 스포츠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주제를 깊이 다룰 경우, 스포츠경제학 에 대한 일반독자들의 흥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저자의 우려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사성 있는 주제들이 많이 선정되었다.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 스타선수들의 고액연봉에 대한 분석이 대표적이 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 선수의 연봉이 왜 국내스포츠 스타인 이승엽의 연봉 의 42배가 되나’, ‘광고계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김정은의 연간 수입은 20억원 정도 되 는데 왜 국내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이승엽의 연봉은 4억 1천만원밖에 되지 않는가’
등과 같은 주제들이다.
박찬호와 이승엽의 차이는 ‘시장의 규모’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관객수는 약 7000만명, 한국프로야구의 관객수는 약 320만명으로 22배 차이가 난다. 미국의 30개 구단의 총수익은 약 46조원, 한국프로야구 8개 구단의 수익은 558억원으로, 수익규모로 볼 때 한국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의 0.12%에 지나지 않는다. 즉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의 한계생산성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수보다 훨 씬 높기 때문에 연봉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승엽과 김정은의 차이는 시장구조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프 로구단의 수가 적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구단은 선수들의 광고출연을 제 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속한 연예계에는 이러한 불리한 계 약이 있을 수 없다. 연예인시장에는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수요자가 있기 때문에 임금이 노동력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따라서 프로야구스타와 연예계스타간의 수입차이는 각자가 속한 시장구조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돈과 관련된 세속적인 주제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일반인들이 단순히 스쳐지나갈 스포츠 관련주제들이 경제학자의 날카로운 시각을 통해서 분석되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뉴욕 양키즈는 월드시리즈의 단골손님’에서는 한계수입=한계비용이 라는 이윤극대화 조건을 통해 양키즈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 고 있다. 대도시의 연고를 둔 프로팀은 비싼 연봉을 지불하면서 우수선수를 스카웃 할 인센티브가 소도시에 비해서 강할 수밖에 없다. 대도시에는 인구가 많아 강팀을 만들 경우 발생하는 추가적인 수익이 소도시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포츠와 돈｣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올해 우리나라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월드컵을 재조명하고 있다. 왜 세계각국은 월드컵을 유치하려고 하는가,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몸값이 왜 올라갔는가, 월드컵 의 경제적 효과, 월드컵 유치 뒤에 숨어 있는 FIFA(Federation International de Football Association)의 역할을 분석하고 있다.
제2부는 앞서 자세히 설명했던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연봉과 해외 스포츠 선수간의 연봉 차이, 영화배우와 스포 츠 스타간의 몸값 차이, 베이브루스와 같은 역사적인 스포츠 스타의 연봉의 현재가치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경제이론을 통해 설명되고 있다. 여기서는 메이저리그의 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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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들의 연봉과 우리나라 프로야구원년 스타들의 연봉이 표로 정리되어 독자들의 눈길 을 끌고 있다.
제3부는 스포츠산업의 경제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종사자들은 경쟁기업을 도태시켜야 수익이 증대되지만 스포츠경기업의 경우는 특정 구단의 일방적인 독주가 공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팀간의 전력평준화competitive balance
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구단간의 승률 차이가 구단간의 한계수익 률 차이에 기인한다 점이 설득력 있게 분석되고 있다. 또한 경영실적에서는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한국프로야구단의 존재이유가 투자와 시즌성적간의 상관관계에서 찾아지고 있다. 대기업소속 구단일수록 승률이 높은 이유가 대기업일수록 마케팅효과 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적자구단을 대기업이 인수․운영하 는 이유라는 것이다.
제4부는 프로스포츠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자유계약선수제도Free Agency, 선수보류 제도, 연봉조정제도 및 연봉상한제도 등의 장단점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메이저리 그 FA제도 10년 내에 바뀐다'에서는 FA제도가 선수연봉 및 전력평준화에 미치는 영 향, 메이저리그 FA제도의 형평성과 변화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유지현의 승리, 연 봉조정제도’에서는 바람직한 프로야구제도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피력되고 있다. 저 자는 선수들에게 정당한 보수를 줄 수 있는 그리고 팀간의 전력평준화를 유지할 수 있는 연봉제도가 이상적인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금트레이드는 없어져야 한다’
에서는 재정상태가 나쁜 구단들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스타선수들을 트레이드하기 때문에 전력평준화를 해치는 현금트레이드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제5부는 경기장의 경제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의 미국 경기장의 변천과정과 함께 한국 경기장의 미래방향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제시되어 있다. 다목 적 경기장의 경우 규모만 컸지 좌석의 배치가 효율적이지 않아, 규모가 작은 전용경기 장에 비해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과 함께 경기장 명칭과 관련된 광고효과의 중요성 이 강조되면서 전용구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로팀 유치의 미끼, 경기장 건 설’에서는 스포츠산업이 갖고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에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프 로팀 유치를 위해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소개되고 있다.
제6부는 이색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투수에서 홈런타자로 변신한 베이브루스
의 이야기를 통해서 기회비용이 설명되고 있으며, 돈 벌기 위해 축구경기장을 아이스 하키 경기장으로 전환하여 성공을 거둔 이야기, 올림픽조직위원회(IOC)의 힘의 원천 과 차별화된 경기장 요금의 존재이유 등에 대한 경제적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책과 비교할 때 이 책은 세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경제학자가 쓴 글이 라 논리적이라는 점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계량적인 자료가 저자의 주장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두 번째는 외국의 사례와 함께 풍부한 국내사례가 제시돼 스포츠경제이론이 한국적 상황에서도 유효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생생한 국내사례를 통해 도출된 시사점 은 스포츠관련 실무자들이 경청해야 할 사안이다.
세 번째는 경제학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으로 인해 경제학은 그동안 학생들로부터 기피대상이었다. 때 문에 어떻게 하면 경제학을 쉽게 가르칠 것인가가 교수들의 최대과제였다. 스포츠는 대학생들의 관심분야이다. 또한 스포츠사례를 통해 다양한 경제이론의 설명이 가능하 다. 따라서 이 책은 전통적인 경제학 교과과정에 염증을 느낀 학생들에게 경제학의 참맛을 깨우치는 기회를, 그리고 쉽게 경제학을 가르치려는 교수들에게는 풍부한 재 료를 제공한다.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우선, 사례가 미국 중심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스포츠산 업의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당연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선 수들의 해외진출의 역사를 볼 때는 미국은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서 뒤처지고 있다.
미국에 대한 국내선수들의 진출은 최근의 일이나, 유럽과 일본으로의 진출은 오랜 역 사를 갖고 있고, 앞으로 국내선수들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일본과 유럽지역이 미국에 비해 더 높다. 따라서 일본과 유럽에 대한 스포츠 사례가 스포츠관련자들에게는 보다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일반독자들의 흥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경제이론을 깊이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이론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제이론에 맞는 스포츠 사례가 발굴되어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와 돈｣은 대중적 관심이 있는 스포츠 사례에 경제이론을 빌려 설명하는 접근을 택함으로써 다양한 경제이론 중 일 부만이 설명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물론 스포츠경제학 관련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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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단점은 작가의 의도된 결과일 수 있다.
아무튼 ｢스포츠와 돈｣ 발간을 계기로 스포츠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이론적 으로 보다 심화된 스포츠경제학 서적과 논문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