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62차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 □
노년내과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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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와 근감소증
CHA의과학대학교 내과학교실
박 석 원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노쇠(frailty) 를 동반한 노인들이 많아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노쇠란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허약해진 상태로 외부환경이나 스 트레스에 의해 쉽게 질병이나 장애가 발생되는 것을 의미한 다. 이는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의 저하로 인하 여 젊은 사람이나 노쇠하지 않은 노인에서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정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 한 질병이나 장애가 유발되는 것을 말한다. 몇 가지 예를 들 어 보면 다음과 같다. 동네 산책 중에 길을 걷다 살짝 미끄 러져 가볍게 넘어졌는데 대퇴골 골절이 발생하여 입원 치료 를 받아야 되고 수술 후에도 회복이 잘되지 않아 거동을 못 하게 된다든지 비교적 가벼운 독감에 걸렸는데 항바이러스 제 투약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하고 폐렴으로 진행하고 심지어는 사망하기도 하는 것 등이 전형적인 노쇠 현상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노쇠를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렵 지 않다. 임상적으로는 실제 사건(질병이나 사망)이 발생하 기 전에 어떤 사람이 노쇠한지 미리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 요하다. 따라서 노쇠를 정의하는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다.
현재 가장 널리 통용되는 기준은 다음의 다섯 가지 요소 중 세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로 정하고 있다. 첫째, 지난 1 년간 5 kg (혹은 평소 체중의 5%) 이상이 감소하였을 때, 단 비만치료 등의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감량한 경우는 제외한 다. 둘째는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아주 힘을 들이지 않고는 안 된다거나 무슨 일을 지속 해서 할 수 없는 상태가 한 주에 3-4일 이상 나타날 때이다.
세 번째는 신체 활동량이 감소된 것으로 남자의 경우 한 주 동안 육체활동량이 383 Kcal 미만, 여자인 경우 270 Kcal 미 만인 경우를 말한다. 이때 신체 활동량을 평가하는 것은 미 네소타 레저 활동 설문지(Minnesota Leisure Time Activity Questionnaire)를 이용하는데 지면상 설문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생략한다. 넷째는 보행속도로서 15 피트(약 5 미터) 를 걷는데 신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6초 혹은 7초 이 상이 걸릴 때이다. 마지막 다섯 째는 악력(손의 쥐는 힘)이 남자의 경우 29-32 kg 이하인 경우, 그리고 여자는 17-21 kg 이하인 경우이다. 이처럼 노쇠의 진단을 위해서는 몇 가지 설문과 함께 간단한 신체 검사가 필요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위에 소개한 진단 기준은 미국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도출된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고 한국인 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노쇠는 얼마나 많을까? 미국에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에서 조사한 결과, 7%가 노쇠에 해당하였고 연령이 높 아질수록 증가하여 85세 이상 노인은 네 명중 한 명(25%)이 노쇠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의 원인 기전은 매우 복잡하다. 아래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노화 자체에 따른 신경내분비 조절기능저하, 면 역기능저하는 물론이고 각종 질병과 영양상태, 신체활동 감 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골격근의 감소와 근력 저하를 지칭하는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쇠에 이르게 하 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생각되고 있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muscle을 뜻 하는 “Sarco”와 감소되어 있다는 뜻의 “penia”가 합성된 단 어로서 노화와 연관된 근육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근육(muscle)”은 골격근(skeletal muscle)만을 의미하고 평활근 (smooth muscle)과는 관계가 없다. 즉 근감소증(Sarcopenia)은 주로 사지에 분포한 골격근의 감소(loss of appendicular skeletal muscle mass)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근감소증을 골격근육량의 감소와 함께 수반되는 근력의 저하(decline in muscle strength) 를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근감소증은 악성종양의 말기 등에 나타나는 현저한 근육소실 상태인 악액질(cachexia),
- 박석원. 노쇠와 근감소증 -
-147 - Figure 1. 노쇠의 원인 기전.
독감 등 급성질병으로 인한 근육소모(muscle wasting), 혹은 근육자체의 질병(primary muscle disease)과는 반드시 구별되 어야 하는 개념으로 순전히 노화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점진 적인 골격근 감소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는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에 대한 연구에 비해 15-20년 이상 뒤늦게 시작된데다가 골격근량의 측정방법이 표준화되지 않음으로 인해 아직까지 학자들간 의견이 일치된 완전히 정립된 진단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근감소증의 임상적 정의는 Baum- gartner 등이 1998년에 제시한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EXA)로 측정한 Lean mass index (appendicular lean mass in kg/height in meter2) 가 젊은 성인 평균보다 2 표준편차 이하 로 감소한 경우 이다. 하지만 2003년 Newman 등은 키와 체 지방량을 동시에 고려한 기준(alternative definition)을 제시하 기도 하였다. 따라서 현재까지 골격근육량에 대한 측정방법 자체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임상에서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근감소증의 정의는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
근감소증의 임상적 의미는 근육량의 감소로 인한 근력(muscle strength)의 저하,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신체장애(Physical disability)와 사망률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사람이 적절한
육체적 기능(physical functioning)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한 근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이 근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골격근량(skeletal muscle mass)이다. 아주 단 순화시켜 생각해보면 운동선수들은 골격근량이 많고 이에 따라 근력이 강하며 통상 남자가 여자보다 골격근량이 많고 근력이 더 강하다. 실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근력이 부족하여 신 체장애(physical disability)를 유발하는 상태인데 신체 활동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근육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에서 골격근육량과 근력의 상관관 계는 매우 유의하고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 r-value) 가 0.5-0.7에 이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골격근육량이 감소 하면 그만큼 근력이 저하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때 근력이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역치(threshold) 이하로 감소하게 되면 다양한 신체적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New Mexico연구에서 근감소증이 있으면 일상생활에서의 3가지 이상의 신체장애를 동반할 위험도가 4배 증가하며, 신체균 형의 장애는 2-3배, 보행장애와 지팡이등 보조기를 이용하 게되는 경우 및 낙상의 위험이 약 2배 높다. 골격근육량 및 근력과 신체장애 발생의 관계는 연속적 이어서 골격근육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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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 이 적을수록 또 근력이 낮을수록 장애의 발생은 많아진다.
이러한 사실은 연구시작 당시 정상적인 신체기능(physical function)을 가지고 있었던 7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Health, Aging and Body Composition (Health ABC) Study의 결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상의 연구들은 근감소증이 신체장애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시사하고 있다. 반대로 설명하면 노인 에서 적절한 골격근량과 근력의 유지는 신체기능의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근감소증과 그에 수반되는 근력의 저하는 신체장애 뿐아니라 사망률과도 밀접한 연관 이 있어서 Health ABC 연구 대상자를 6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하지의 근력이 낮은 군에서 사망의 위험이 현저히 증 가됨이 증명되었다. 근력과 사망률과의 관련성에는 여러가지 혼란변수가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나이, 체질량지수, 만성질병, 신체활동의 감소 등이 근육량 감소 및 근력 저하와 연관되어 있어 이러한 변수들이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혼란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수들이 통제된 상태에서 근력의 저하가 독립적으로 사망률을 증가 시키는 위험인자임이 가장 잘 나타난 연구가 Honolulu Heart Program으로 1965년에서 1970년 사이에 모집된 건강한 중년 남성에서 손의 악력(hand grip strength)의 감소가 30년 넘게 추적관찰한 사망의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켰다. 특히 근력저 하와 사망과의 관련성은 비만도와 독립적으로 저체중군, 정 상체중군, 비만군 모두에서 일관성있게 나타남이 관찰되었 다. 요약하면 노화에 따른 현상으로 나타나는 골격근량의 감소는 근감소증(sarcopenia)을 유발하고, 그 결과 근력의 감 소에 수반되는 신체장애 및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근감소증이나 노쇠의 치료는 충분한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포함한 식사와 적절한 운동요법 이외에는 아쉽게도 별다른 특효약이 없다. 노쇠의 원인 자체가 노화(aging)에 따른 여 러 개의 다발성 장기기능 저하에 있으므로 어떤 하나의 치 료방법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노쇠가 완전히 진행하기 전 초기단계(노쇠전단계; Prefrailty)에서 예방적 접 근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교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말기는 거의 예외 없이 질병과 사망의 전조현상으로 생각되 기 때문이다. 최근에 항노화 요법이라 하여 각종 호르몬 보 충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확 실하게 입증된 방법은 양질의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말년에 나타날 수 있는 노쇠 라는 상태는 사전에 예방하고 그 발생을 최대한 늦추는 것 이 중요하고 이미 노쇠한 상태가 되었다면 치료의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 노인에서 노쇠는 매우 허약하고 쉽게 장애, 와병,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고령이 된다고 해서 모두 노쇠하게 되는 것은 결코 아 니고 오히려 훨씬 더 많은 경우에 고령, 초고령의 나이가 되 어도 노쇠하지는 않은 건강노화(healthy aging) 혹은 성공노화 (successful aging), 즉 기능장애 없는 활동적인 노화(disability-free, active aging)를 달성할 수 있다. 성공적인 노화는 하루 아침에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중년 이후부터 금연, 절주, 균형잡힌 영양식,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생활양식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