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Vol. 14, No. 3, pp. 261~283
‘소통’을 통한 체육수업 설계와 실행과정 안에서의 교사 경험
- 수업컨설팅 참여를 중심으로 -
권민정(백마중학교 교사)*
≪ 요 약 ≫
본 연구는 체육교사의 수업 설계와 실행의 과정을 통해 겪게 되는 경험을 ‘소통’의 관점에서 탐색해 보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교사간 소통을 전제로 하는 수업컨설팅을 실행하면서 질적 실행 연구를 통해 체육교사들의 경험을 탐색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유 목적적 표집방법인 준거적 선택 방법으로 컨설턴티 교사 3명과 컨설턴트 교사 3명을 선정하였다. 총 15주에 걸쳐 수업컨설팅을 3단계로 실행하면서 심층면담, 수업관찰, 문서자료 및 동영상 자료를 수 집하였고, 영역 분석, 분류체계 분석, 대조집합 분류를 통해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사례 1에 서는 비소통 문화의 잔재에 대한 경험으로 친숙과 어색, ‘억지로’의 상호 교환, 역할 갈등과 역할 채색 을 경험하였고, 사례 2에서는 내리사랑과 치사랑의 경험으로 설레임의 동반자, 주기와 담기, 역할 그 이상의 역할을 경험하였다. 사례 3에서는 ‘우리 문화’의 형성과 상생에 대한 경험으로 ‘우리’의 공감, 세련된 여유와 의미 찾기, 산고를 통한 ‘우리 함께’의 미학 발견을 경험하였다.
주제어 : 소통, 경험, 수업컨설팅, 체육교사, 체육수업
Ⅰ. 서론
교사가 전문직으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고 주변 사회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수 업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변영계․김경현, 2005)는 것은 교육계 내부에서 뿐만 아
* 제1저자 및 교신저자, [email protected]
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요구 및 바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교사의 수업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는 장학과 현직교사 재교육을 위한 연수 등이 수행되어 왔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시행되어 왔던 장학은 장학담당자의 전문성 부족, 장학 방법의 문제, 장학 담당 자와 교사간의 지시적․위계적 관계, 교사들의 자발성 부족 등과 같은 교사들의 부정적인 인식 (서울중등장학발전연구회, 2001; 남정걸, 2003)으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 외면당해 왔다. 체육 교과에서도 이러한 장학의 한계가 동일하게 드러나면서 장학은 교사를 ‘지원’하는 업무보다는 과 다한 ‘행정’ 업무에 치중되며, 평가 중심의 장학 실시, 장학 담당자의 전문적 역량 부족으로 인 한 장학담당자와 체육 교사간의 구체적인 교수․학습 관련 정보의 교류가 미흡하다(유정애, 2005)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장학의 효과성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장학의 내․외면에 존 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여 더 나은 수업 개선 및 교사 전문성 향상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연구들이 추진되었다. 예를 들면, 동료장학을 통한 초등교사의 체육수 업 전략에 대한 연구(이호철, 2007), 체육교사의 동료장학에 영향을 미치는 동료문화의 탐색 (권민정․김경숙, 2008), 동료장학 수업모형의 활용을 통한 체육교수 행동에 대한 연구(박종 태, 2008), 초등체육 개선을 위한 동료장학 실천 사례(김종헌, 2009) 등이 있다. 이렇게 장학 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수업 개선 및 교사 전문성 향상 방법으로 장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효과에 대한 기대 또한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평가는 줄어들지 않고 연구의 관점과 기준 설정에 한계 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새로운 대안 모색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이 때 장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교사 전문성 향상 방법 중 하나로 수업컨설팅이 등장했다. 수업컨설팅은 수업 능력이 이미 검증 된 교사들이 동료교사들의 수업을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이용숙, 2006). ‘컨설팅’
의 용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수업컨설팅 과정 내에는 수업 개선의 주체인 교사가 수평적 관계의 동료 교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소통’ 과정이 존재한다. 여기서 소통은 구체적인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의 일체감과 결속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수단이다(엄동욱, 2011).
따라서 교사간 정보의 교류, 변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의 제시, 수업 중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 결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신뢰하는 정서적 공감 등이 교육 현장에서의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조직 의 특성과 각 유형의 소통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소통을 추구하는 것은 구성원의 결속력을 향상시키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맥락적 요인이 작용하는 체육 교과에서 수업과 관련하여 교사들이 실행하는 행위의 내․외적 경험과 변화, 반성적 사고 과정 및 실천, 그리고 그에 따른 의미를 교사간 소통의 관점으로 찾아보는 노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 교사 전문성은 교육 현장에서 실제적 행위를 근거로 평가되어야 하며, 전문적 지식이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오욱환, 2005).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장에서 실행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컨설팅의 이론 정립 및 현장 적용 관련 연구는 최근 다양하
게 시도되고 있다. 교사의 내적 변화를 위한 능동적 구상과 실행과정에서의 섬세한 조치를 강조
하는 교사 전문성에 대한 연구(소경희, 2003; 이경진․김경자, 2005; Hargreaves &
Fullan, 2000; McNeil, 2003)는 수업컨설팅으로의 연계를 통해 교육 현장 중심의 수업 개선 및 교사 전문성 연구(백연희, 2010; 변정현, 2010; 양정모, 2010; 최미선, 2010)로 이어졌 다. 특히 체육 교과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받아 체육교사의 반성과 교사들 간 상호작용 실천의 수행을 강조하는 전문성 향상 지원 방법에 대한 연구(김무영, 2010; 박정준․최의창, 2010;
양정모, 2011)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수업컨설팅 관련 연구들은 실행 내면에 교사간 상호작용을 통한 여러 유형 의 소통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컨설팅이라는 수업 개선 및 전문성 향상 가능 성을 판단하기 위한 실행 방법적 측면의 외부자적 관점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교과별 수업 컨설팅에 대한 연구에서 타 교과와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설정한 연구는 있었지만 체육 교과 측면 에서의 수업컨설팅 관련 연구는 양적으로도 부족한 실정이며, 수업컨설팅 실행 내면의 소통을 기 본 관점으로 한 체육 교사의 경험 및 변화를 심도 있게 파악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는 미흡했다.
이상의 내용과 같이 최근 교육 현장에서 고립과 불간섭을 특징으로 하는 기존의 교사문화를 비판하고(서경혜, 2010), 동료교사와의 수평적 관계 형성을 기본으로 하는 소통이 강조되고 있 는 시점에서, 수업 설계와 실행 주체인 체육교사에 대한 연구를 소통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일은 의미 있는 시도라 여겨진다. 이에 본 연구는 교사간 소통의 과정이 실행의 중심에 있는 수업컨 설팅을 체육 교과 측면에서 실행해 보고, 체육교사가 경험하는 내용 및 의미를 탐색하고 논의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이 연구는 수업컨설팅이라는 방법을 실행시키고 내부자적 관점에서 교사간 소통의 경험을 논의함으로써 수업컨설팅 또는 소통 그 자체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아닌, 체육 수업의 설계와 실행의 주체인 체육교사의 내면에 대한 심층적 탐색에 초점을 두었다. 본 연구를 통해 체육교사의 경험과 의미를 구체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체육 교사의 전문 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대안에 대한 검증과 체육교육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실천적 아이디어 의 발견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교사 간 ‘소통’의 관점에서 체육교사의 수업 설계 및 실행과정에 대한 경험을 탐색하
여 그 의미를 탐색하고 논의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 절차 내에서 교사간
소통을 전제로 실행되는 수업컨설팅을 실행하였다. 이는 연구 및 현장 적용의 주체가 모두 교사이
기 때문에 교사간 소통을 통한 그들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교사에 의한 질적 실행연구를 구체적인 연구방법으로 활용하였다.
1.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의 선정은 연구참여자들간 접근의 용이성과 자료 수집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질적 연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유목적적 표집방법인 ‘준거적 선택’ 방법을 이용하였다. 특히 수업컨설 팅의 실행 전반을 관리하는 수업컨설팅 관리자는 연구자가 담당하여 수업컨설팅의 개념 및 실행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부족한 학교 현장의 실태를 보완하도록 노력하였다. 수업컨설팅 실 행에서 주체 역할을 담당하는 컨설턴트와 컨설턴티는 동일 지역 소재의 학교에 근무하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컨설턴티 교사 3명과 도움을 나눌 수 있는 컨설 턴트 교사 3명을 최종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표 1>.
구분 참여자 연령
(성별) 경력
(년)
교원
자격 학력(전공) 컨설팅
경험 특기 지역
사례 1
컨설턴트 이용우 37(남) 10 1급 대졸
(체육교육) 무 농구 경기
컨설턴티 김진수 37(남) 4 2급 대졸
(체육교육) 무 야구 경기
사례 2
컨설턴트 윤장훈 40(남) 14 1급 석사
(체육철학)
장학
경험유 골프 경기
컨설턴티 이진주 30(여) 4 2급 석사
(스포츠교육학) 무 무용 경기
사례 3
컨설턴트 진성호 42(남) 17 1급 석사
(스포츠사회)
장학
경험유 농구 서울
컨설턴티 정호석 33(남) 5 1급 석사
(스포츠심리학) 무 축구 서울
<표 1> 연구참여자의 특성
2. 연구 설계 및 절차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과 각 학교의 맥락을 고려해 연구 설계를 총 15주로 잡아 진행하였다.
이는 교사간 소통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탐색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긴 수업컨설팅 실행 기간이며,
실행을 위한 준비 기간과 마무리 기간을 제외하고 연구참여자들이 본격적으로 수업컨설팅을 실
행하는 기간인 3월부터 6월까지만 해당된다. 수업컨설팅은 3개 사례별로 실행되었으며, 실행
절차는 수업컨설팅 관련 초기 연구라 할 수 있는 진동섭(2004), 김도기(2005)의 컨설팅 장학
절차 모형을 검토 및 수정․보완하여 수업컨설팅 시작 단계-수업컨설팅 집중 실행 단계-수업컨
설팅 평가 단계로 설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2주차까지는 수업컨설팅 시작, 3주차부터 12주 차까지는 수업컨설팅 집중 실행, 13주차부터 15주차까지는 수업컨설팅 평가가 실행되면서 3단 계로 구성된 세부 내용을 수행하였다<표 2>.
단 계 세부 활동 내용
1단계 수업컨설팅 시작
∙ 컨설턴티의 수업컨설팅 신청(동의서 작성)
∙ 컨설턴트와 컨설턴티의 만남
∙ 수업컨설팅 주제의 확인
2단계 수업컨설팅 집중 실행
∙ 수업컨설팅 기준 및 방법 결정
∙ 컨설턴트의 시범 수업 공개
∙ 컨설턴티의 수업 공개
∙ 개선 방안 마련 및 안내
∙ 개선 방안 적용과 수업관찰 및 협의
3단계 수업컨설팅 평가
∙ 수업컨설팅 과정 및 결과 평가 (미해결 시 개선 방안 마련 및 안내로)
∙ 수업컨설팅 소감문 및 결과 보고서 작성
<표 2> 수업컨설팅 실행 절차
3. 자료수집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Mills(2000)의 삼각검증에 의한 질적 자료 수집기법을 적용하여 심층 면담을 통한 질문 자료, 수업 관찰을 통한 경험적 자료, 실행 과정 및 결과의 기록물 자료를 통한 검토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주된 자료 수집 방법인 심층면담은 반구조화된 면담지를 기반으로 총 3회 실시하였는
데, 1차 면담은 수업컨설팅의 집중 실행 단계에 실시하여 연구참여자들의 실행 초기 경험에 대
한 내용을 수집하였다. 2차 면담은 집중 실행 단계와 평가 단계 사이에 실시하였고, 3차 면담은
수업컨설팅이 종료된 후 1차와 2차 면담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을 추가적으로 질문하면서 수업
컨설팅이 종료된 후에 실시하였다. 모든 면담은 개인 면담의 형태로 이루어졌고, 녹음기를 이용
하여 녹음한 후 그 내용은 즉시 연구자가 직접 전사하였다. 수업 관찰에 있어서는 연구참여자들
이 관찰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기술적 관찰(descriptive observation)과 동
영상 촬영을 활용하는 서술적 참여 관찰 및 비참여 관찰을 각 2회~3회씩 실시하였다. 그리고
컨설턴트-컨설턴티 교사간 협의 시에도 수시로 관찰을 실시하였다. 그 외의 문서 자료로는 연구
참여자들이 기록한 수업관찰 분석지, 수업컨설팅 소감문, 수업컨설팅 결과보고서, 수업 일지,
수업컨설팅 일지 등을 모두 수집하였다.
4. 자료분석 및 자료의 진실성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Spradly(1980)의 의미론적 관계 조사에 의한 영역분석, 분류체계 분석, 대조집합 분류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해 석하였다. 1차 분석으로는 수업 관찰과 연구참여자와의 심층면담을 통해 얻은 전사 자료를 반복 적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내용에 밑줄을 그으면서 자료를 분절화 하는 영역 분석을 실시하였다. 특히 분절된 내용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소주 제를 별도로 기록하면서 연구 주제에 적합한 영역으로 구성해 나가는 작업을 하였다. 2차 분석 으로는 1차 분석을 통해 선정된 소영역들을 더 큰 영역으로 포괄할 수 있는 중영역을 도출하고, 그러한 중영역을 더 큰 주제의 대영역으로 도출해 내면서 분류체계를 구성하였다. 3차 분석으로 는 2차 분석을 통해 구성한 분류체계에 포함된 주제들을 나열한 후 연구참여자들이 주제별로 영역을 분류하도록 하였고, 그러한 분류 기준은 무엇인지 질문함으로써 기존 분류체계를 수정․
보완하였다. 이 외에도 수집된 모든 자료는 보완적 성격으로 분석 과정에 참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질적 실행 연구 방법은 자료 분석 및 해석의 과정에 연구자의 주관적 판 단이 개입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연구참여자들의 표현 방식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연구자의 해 석과 동일한지 확인하는 진실성 확보 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심층 면담 및 수업관찰에 대한 원자료를 연구참여자와 함께 수시로 검토하고, 각종 기록물 자료와 면담 자료를 교차 비교하면 서 분석 과정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장 연구와 실행을 병 행하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체육교사 2명에게 실행연구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 받고, 질적 연구 방법 전문가 1명과 스포츠교육학 전공 교수 1명에게 연구 방법 전반의 타당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연구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Ⅲ. 연구 결과 및 논의
본 장에서는 수업컨설팅 실행 절차에 따라 체육교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전 과정에
서 겪는 경험을 ‘소통’의 관점에서 탐색하여 사례별 경험의 유형을 도출하고, 그러한 경험 속에
내재된 다양한 의미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사례 1: 비소통 문화의 잔재
가. 만남: 친숙과 어색
동갑내기 이용우 교사와 김진수 교사의 만남은 2년 전 동일학교 발령을 시작으로 친숙한 관 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친숙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서로의 수업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무언의 원칙이 있어서 대화 주제로 수업은 거의 다루어지 지 않았을 정도로 철저하게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수업하는 모습도 많이 봤고, 말은 안 하지만 매일 보잖아요.
특별히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 우리 둘이 동갑이다 보니까 친해져서 사생활까지 다 알 아서 좋아요. (이용우 교사)
이용우 선생님이 항상 난 경력은 너보다 많은데 결국은 너랑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겸 손을 떠는데, 진짜 그러기야 하겠어요? 그런데, 같이 있고 친하면서도 서로 수업을 진지하게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이번 기회가 참 좋은 것 같아요. (김진수 교사)
위의 면담 내용에는 서로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다. 이용우 교사는 서로의 수업을 많이 봐서 친숙하다고 표현한 반면, 김진수 교사는 개인적 친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수업을 진지하게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표현한 점이다. 이는 체육 교과의 특성상 수업 공간이 항상 공개적으로 유 지되기 때문에 이용우 교사는 동료교사의 수업 관찰이 자연스럽다고 여기지만 김진수 교사는 일 정한 시간과 형식을 통해 관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수업컨설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로에게 친숙한 관계는 컨설턴트와 컨설턴티의 관계가 형성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그들의 관계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 왔 던 수업이 공통의 대화 주제로 등장하면서 두 교사의 관계는 어색함으로 변화된 것이다.
잘 몰랐는데 막상 해 보니까 항상 친하게 지내다가 컨설턴트, 컨설턴티 관계로 만나려고 하니 까 부담이 되더라구요. 그동안 수업에 관한 얘기는 그냥 지나가는 정도였죠. 그런데 이제는 나쁜 얘기도 해야 되고 장난으로 말고…. 친한 사람끼리 수업에 대해 얘기 안하다가 갑자기 하려니까 참 애매하고 부담스럽죠. (이용우 교사)
무조건 좋지만은 않죠. 반반이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안 좋은 점은 너무 친하다 보니까 핑계가 자꾸 생기고 그래서 진지하게 진행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약간의 거리감은 필요한 것 같아요. 어쨌든 컨설턴트, 컨설턴티로 만나게 되니까 친구 관계인데도 처음 엔 좀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김진수 교사)
수업컨설팅에서 컨설턴트와 컨설턴티는 친숙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더불어 서로의 수업 개선
을 위한 공식적인 관계를 새롭게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의 수업에 대해서는 객관
적인 시각으로 분석 및 조언할 수 있는 공식적인 관계가 형성되어야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교사의 공식적인 관계 맺음은 기존의 친숙한 관계를 의도적으로 깨트려 긴장
감을 불어넣으며 수업에 대한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즉, 두 교사 간 개인적 친밀감이 수업에 대한 관대함으로 전이되어 수업개선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한 최소한의 소통 기회마저 사라지지 않도록 서로의 역할에 대한 책무성을 부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나. 실행: ‘억지로’의 상호교환
김진수 교사가 체육 수업의 설계 및 실행 과정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는 수업내용의 전달 력 부족과 계획성 없는 수업 운영이었다. 수업 내용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란을 야기하고, 그에 따라 수업 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초 수립한 교 수․학습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될 때에는 목표, 수업 내용, 운영 방법을 즉흥적으 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컨설턴티로서 컨설턴트에게 최초로 밝힌 자신만의 문제였으 며, 최초로 시도한 동료교사와의 소통 경험이었다.
전달력이요. 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이 들이 파악을 못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그날 수업 목표가 바뀌게 되잖아요. 원래 처음에 목표로 삼았던 것이 안되겠다 싶으면서 그 자리에서 다른 목표와 활동으로 바뀌는 거죠. (김진수 교사)
한편, 컨설턴트의 역할을 담당한 이용우 교사는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해 의외의 의견을 내놓았 다. 컨설턴티가 제시한 문제가 평소의 고민과 문제의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번 연구 참여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단, 현재 컨설턴티가 처한 인적․물리적 환경으 로 인해 도출된 것이기 때문에 컨설턴티의 교직 경력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제시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수업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문제를 억지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 평 소처럼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경력이 낮은 김진수 선생님의 경우에는 피해를 보죠. 경력이나 주변 환경을 고려해보면, 그러한 문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용우 교사)
컨설턴티의 문제는 비록 ‘억지로’ 만들어낸 문제였지만 문제의 발생 배경과 원인 파악의 측면 에서 볼 때 문제 발생 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가 컨설턴티와 컨설턴 트의 역할에 따라 상이한 관점에서 이해 및 해석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컨설턴티와 컨 설턴트 모두에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수업컨설팅 실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컨설턴트는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동일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컨설턴티가 제시한 문제에 접근하는 해결 기준이나 수업 관찰 기준을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험이 곧 능력이며, 동료교사에 대한 조언의
기준인 것이다. 컨설턴트의 이러한 인식은 문제 해결과 관련된 전문적 지식 없이 자신의 경험으
로 해결 방안을 ‘억지로’ 끌어내는 현상을 나타나게 했다.
해결 방안이 쉽게 이해 가지는 않았어요. 좀 체계가 없다고 해야 하나? 전문적이지 않다고 해야 하나? 그냥 평소에 이용우 선생님이 생각하고 경험하던 것을 이번 기회에 좀 멋있게 내놓으려고 한 것 같은데…. 억지로? 그냥 경험만 그대로 전해주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김진수 교사)
컨설턴트가 제시한 문제 해결 방안은 ‘무형의 수업 틀’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수업 내용의 전 달력을 높이고 계획적인 수업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유형화된 계획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 업을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 방안은 전문성이 배제된 자신의 경험만을 근거로 한 것이며, 컨설턴티의 지적대로 이 또한 컨설턴트라는 역할 책무성으 로 인해 ‘억지로’ 끌어낸 방안이다.
교직 경력이 쌓일수록 교사의 경험도 증가하지만 경험의 질적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 다. 교사 자신의 자기관리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수반하지 않는 한 예외적 상 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 사례에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단기간에 ‘억지로’ 끌어낸 면이 서로에게 포착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 또한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고민하거나 동 료교사와의 소통을 위해 문제 해결 방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과거 동료교사간 비 소통 문화의 잔재를 조금이나마 제거할 수 있는 소통의 경험이었다고 여겨진다.
다. 평가: 역할 갈등과 역할 채색
연구가 진행되면서 컨설턴트와 컨설턴티의 역할 수행에 대해 서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 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하며 참여 주체에 대한 평가 협의회를 시도했다.
열심히 하셨죠. 처음에는 좀 막막해 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열심히 하시는 것이 보였죠.
아직 조금 더 수업에 대해 예리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좀 길러지면 좋겠지만, 그건 개인 적으로 경험이 쌓이면서 능력이 길러져야 하는 것이고…. (이용우 교사)
컨설턴트인 이용우 교사는 컨설턴티의 수업컨설팅 참여 태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 가를 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향상될 수 없는 수업 관찰 및 분석 능력에 대해서는 추후 개인적 연습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재의 부족함과 미래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동시 언급은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컨설턴티의 역할 수행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 다고 판단한 것에 기인했다고 보여진다.
반면, 컨설턴티인 김진수 교사는 컨설턴트의 역할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개인적 으로는 ‘친구’같은 존재이지만 컨설턴트라는 역할 수행자로 바라볼 때 적극성이 다소 부족하여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업에 적용하면서부터는 워낙 학교에서 일을 많 이 하는 분이다 보니 바빠서 컨설팅 진행이 안 되는 거에요. 그렇게 자꾸 지연되니까 저도 나중 엔 좀 지치고…. (김진수 교사)
연구자가 판단하기에도 컨설턴트의 참여 태도는 소극적이었다. 다중 역할이 부여된 근무 환경 에서의 과중한 업무로 인해 적극적인 참여 태도를 보이지 못했다. 컨설턴트가 본연의 역할과 임 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가지면서 조언해 주는 것이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신뢰감 형성 의 조건이 될 수 있는데, 두 교사는 소통의 기회 부족으로 서로의 역할에 대해 갈등을 경험한 것이다. 또한 컨설턴티는 컨설턴트로서의 전문성 부족도 지적했는데, 이는 자신의 수업을 꼼꼼 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에 비해 수업 개선에 도움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 족의 표현이라 여겨진다.
사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아요. 내 수업에서 뭔가 속 시원히 밝혀주고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 도 알려주고 그런 것이 없었죠. 컨설턴트 역할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전문성을 갖 추지는 못한 것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에게 뭔가를 주는 것이 좀 명확하지 않아서요.
저한테 제시할 때도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김진수 교사)
특히 이 사례에서 컨설턴티는 컨설턴트가 필요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 다고 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컨설턴트는 컨설턴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컨설턴트 로서의 역할을 자신에게 입혀나가고 있다는 의견이었다.
일단 이 순간에는 더 이상 미루지 못하고 수업 관찰에 집중해야 할 때나, 협의 일정이 잡혀서 협의를 해야 하거나 그럴 때는 그 순간만큼은 컨설턴트 역할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은 하셨어요.
(김진수 교사)
이처럼 두 교사의 서로에 대한 역할 평가가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은 두 교사간 소통 기 회의 부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한 부분이다. 그러나 추후 협의를 통해 수업 설계 및 실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자의 역할 및 전문성 여부와 관련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사례 1에서 두 교사는 연구 초반부터 소통 자체에 대한 생소함으로 진행방향을 파악하지 못 했고, 컨설턴트와 컨설턴티의 역할을 부여받은 이후에도 소통의 기회를 확대해 나가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소통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교직 사회에 비소통 문화의 잔재를 경험하고 있었기 때 문으로 쉽게 변화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2. 사례 2: 내리사랑과 치사랑
가. 만남: 설레임의 동반자
누군가에 대한 설레임은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뿐 아니라 자신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
능할 것이라는 벅찬 기대로부터 출발한다. 두 번째 사례에서 윤장훈 교사와 이진주 교사는 만남
단계부터 서로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을 가지고 있었다. 이진주 교사는 같은 지역 자율장학 수업 연구를 통해 윤장훈 교사를 잠시 만난 경험이 있으며, 윤장훈 교사 또한 자신의 수업 연구에서 여교사 한 명이 학교 대표로 참관했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면서 두 교사의 친분 관계 형성은 만남 단계에서부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윤장훈 선생님이랑 같이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자율장학 수업 연구 때 그 선생님이랑 친 하게 지내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되었으니까 앞으로 뭐든지 하라는 대로 다 따라 해 보고 싶어요. (이진주 교사)
뭔가 열심히 보고 열심히 적고 그래서 어렴풋이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 선생님 이랑 같이 하게 된다고 하니까 다음에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해줄까 생각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하 면 설레이기도 하고…. (윤장훈 교사)
체육 수업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동료교사와의 첫 만남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는 앞으로 진행 될 과정과 결과에 대한 기대로까지 발전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특히 컨설턴트가 자신의 오랜 수업 연구 경험과 수업실기 대회에서의 입상 노하우를 기반으로 컨설턴티에게 많은 것을 전해 줄 기대감으로 설레인다는 표현을 한 것은 컨설턴티에게도 컨설턴트에 대한 신뢰감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두 교사는 출발점에서부터 설레임의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며 수업 개선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한 소통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 실행: 주기와 담기
컨설턴티인 이진주 교사가 체육 수업의 설계 및 실행 과정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는 수업 중 적절하지 않은 시범과 효율적이지 못한 학생 관리에 대한 것이었다. 수업 중 자신의 시범이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작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으며, 효율적인 수업 운영으로 돌발적인 상 황에서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수업권을 장악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러한 컨설턴티의 문 제를 확인한 컨설턴트는 해결방안 제시에 앞서 우선적으로 문제의 성격, 발생 배경 등과 같은 본질적 측면에 대한 이해에 논의의 초점을 두는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환경을 먼저 물어봤던 것 같아요. 애들의 수준은 어떻고, 성비, 동료교사와의 관계들…. 주변 환경이라든지, 기자재 사용이라든지, 서로 공유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장소라든지 이런 것 들…. 동영상을 보는 과정에서 옆에서 수업하는 동료 교사가 17분 동안 아이들을 엎드리게 하고 벌을 주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진주 선생님의 주변 환경에 대해 간접적으로 나마 이해할 수 있었죠. (윤장훈 교사)
컨설턴트가 문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진단 및 분석하며 이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는 것은 고도의 전문적인 컨설팅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Block(1999)이 제안한 컨설
턴트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기술 중 하나로서 컨설팅을 의뢰하는 의뢰 내용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적정한 지식을 의미하는 전문기술이다(홍성완 역, 2007). 이 연구에서 컨설턴트는 컨 설턴티의 주변 환경까지 고려하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는 섬세함과 노련함을 보이면서 컨설턴트로서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교사는 논의되고 있는 문 제가 일시적인 처방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임을 서로 인정한 상태였다. 따라서 컨설턴트는 자신 의 경험과 소유하고 있는 방대한 자료를 컨설턴티에게 제공해 주는 것으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 였다. 자료의 제공과 함께 각 자료가 필요한 상황에 대한 예시와 수업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활 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등도 조언해줌으로써 컨설턴티의 고민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하였다.
내가 나름대로의 수업 기준으로 이진주 선생님의 수업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내가 모 르는 이진주 선생님의 또 다른 면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걸 통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 는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조언과 많은 자료를 줬던 것 같아요. (윤장훈 교사)
이러한 컨설턴트의 문제 해결 방안은 직접적 제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컨설턴티는 제공 되는 모든 유․무형의 자료들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어…. 어느 하나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면서 진행된 건 아닌 거 같 아요. 앞으로 실기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게 좋겠다…. 로 방향을 제시해 주신 걸로.
그다음은 플러스 알파적인 것들이 엄청 많았죠. 던져 주시면 주워담고 그런 방향으로 진행이 된 것 같아요. (이진주 교사)
이러한 모습은 그동안 컨설턴티 주변에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창의적인 수업을 하는 동료 교사가 없었고, 수업 개선과 관련하여 동료 교사와 기본적인 소통조차 경험하지 못했던 주변 환 경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컨설턴트와의 격의 없는 수업 관련 대화, 조건 없 이 수용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들을 그저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컨설턴티가 느끼는 선배교사로부터의 따뜻한 관심이었다.
다. 평가: 역할 그 이상의 역할
두 교사는 컨설턴트와 컨설턴티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업컨설팅 평가 단계에서 서로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해 보았다. 우선 컨설턴트는 컨설턴티의 참여 태도와 개선방안 적용 수업 중 보였던 적극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진주 교사의 큰 눈이 매력이죠. 그 눈으로 뭐든 하려고 했어요. 실제로 수업컨설팅이 진행 되는 과정 내내 적극성을 가지고 임했고, 중간 중간 메일로 질문도 하고, 참 열심히 하는구나 생 각을 했죠. 내가 제안하는 것들도 바로바로 받아들이니까. 거부감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너 무 편하게 이것저것 다 줄 수 있었지. (윤장훈 교사)
이처럼 컨설턴티는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새로운 제안이나 방안, 다양한 자료를 일 단 수용한 후 자신의 것으로 고쳐나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 다. 또한 컨설턴티로서 역할 그 이상의 역할을 감당해내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수업컨설팅 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컨설턴티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범위 내의 문제를 수업컨설팅 실행 기간 동안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과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턴티 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그 이상으로 자신의 수업을 개선시키고 체육교사로서의 자신을 돌아보 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컨설턴트는 이러한 면을 칭찬하며 오히려 자신의 컨 설팅을 도와주는 역할까지도 수행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컨설턴티 그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해요. 그 역할 이상이라는 것이 자신이 맡은 역할 내에서 이 정도쯤이면 되겠다 싶은 수준을 넘어서 더 뭔가를 하려고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전 오 히려 이진주 선생님이 저의 컨설팅을 도와준 거라고 생각해요. (윤장훈 교사)
한편, 이진주 교사는 윤장훈 교사가 완벽한 컨설턴트라고 평가했다.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최대한 다양하게 수행했고,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조금의 나태함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바쁘신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도 이번 연구에서는 저를 컨설팅 해주시고, 또 컨설턴트 하시면서 저한테 정말 많은 자료를 주셔요. 든든한 대학 선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 렇게 바쁘면서도 제가 물어보는 거 다 답변해 주시고…. 흐지부지, 나태함이란 건 안 키우시는 완벽한 컨설턴트에요. (이진주 교사)
이진주 교사가 바라본 윤장훈 교사는 학교 내에서의 다중 역할로 인해 상당히 바쁜 하루를 보 내면서도 각각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내는 든든한 선배이자 완벽한 컨설턴트였다. 앞서 제 시한 사례 1의 경우에서 컨설턴트의 다중 역할 담당으로 인해 이 연구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과 는 대조적으로 윤장훈 교사는 부지런함과 완벽함이 묻어나는 컨설턴트이며, 계속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선배교사로의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등 기대했던 컨설턴트로서의 역할 이상을 수행해 낼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처럼 사례 2에서 두 교사는 연구가 진행되는 전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을 실현시키며 각자
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소통’의 가능성
과 실현을 통해 컨설턴트는 선배교사로서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조언해 주는 내리사랑을, 컨설
턴티는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담아가는 치사랑을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3. 사례 3: ‘우리 문화’의 형성과 상생(相生)
가. 만남: ‘우리’의 공감
사람과의 만남에서 소통을 전제로 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비록 두 사람의 만남이라 해도 ‘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관계를 형성하기까지에는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통해 동질감과 신뢰감이 생성되어야 가능하다. 또한 서로를 존중하고자 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무성도 ‘우리’의 관계 를 형성하는 조건이 될 수 있지만 경력에 근거한 선배 교사와 후배 교사의 속성을 소유한 만남 에서 ‘우리’ 관계의 형성은 동질감과 신뢰감이 축적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난제(難題)로 남는다.
세 번째 사례의 진성호 교사와 정호석 교사는 이러한 난제(難題)를 용이하게 해결해 나가면서 수업 설계와 실행의 전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석사과정도 하고 있다니까 열의도 있는 것 같고, 경력도 5년 차면 1정 연수도 받았을 테고 그 러면 어느 정도는 자신의 주관이나 생각이 잡혀있을 때거든. 그렇기 때문에 “난 당신보다 나을 것이 없다. 오히려 최신 이론 같은 것은 그 쪽이 나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같 이 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서로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우리 같이 느끼자고 그렇게 많이 노력을 한 것 같아요. (진성호 교사)
우선 워낙 편하게 말씀해 주시니까 마음이 놓였죠. 참 겸손하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경력도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저한테 배울 것이 많을 거라고 기대된다고 하셨으니까…. 항상 말씀 중에 서 ‘같이 하자’라는 걸 강조하셨는데, 우리 같이 해보자.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 그런 거 있잖 아요. (정호석 교사)
두 교사가 시작 단계부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완 벽한 컨설팅을 위한 핵심인 ‘진정성(authenticity)’을 주장한 Block(1999)의 견해와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다. 이 연구에서 컨설턴트가 만남의 시기에 ‘우리 같이 느끼자’라고 먼저 표현한 부 분은 컨설턴티로 하여금 인간적인 신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소통을 수행해 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신뢰 형성을 토대로 컨설턴티 교사는 향후 진행될 과정에 대한 생소함과 부 담감을 떨치고 컨설턴트의 조언과 방향 안내에 응하는 방법에 대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할 수 있는 판단력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나. 실행: 세련된 여유와 의미 찾기
컨설턴티인 정호석 교사가 체육 수업의 설계 및 실행 과정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는 재미
없는 체조 수업과 실기와 융합되지 않는 이론 수업에 대한 것이었다. 컨설턴티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체조 수업에서 학생들의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
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 경험했던 지루하고 비효과적인 이론 수업을 변화시키 고자 노력하였으나 여전히 자신이 배웠던 방식으로 이론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 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대해 컨설턴트는 문제의식을 소유하고 있는 컨설턴티의 능력 을 높이 평가하면서 ‘동반자’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시한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육교사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 경력에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고, 또 실기 말고 이론 수업까지 걱정하고 문제 점을 느끼고 만족스럽지 못해서 안타까워하기는 참 힘든데, 이 주제를 얘기할 때 정말 이 사람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앞으로 동반자가 될 수 있겠구나….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자체 부터가 대단한 거죠. (진성호 교사)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진성호 교사는 컨설턴티가 스스로 자신만의 방안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 도록 하는 방향을 안내함과 동시에 수업의 내․외형적 측면에 대한 발전까지도 고려하는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다. 재미없는 체조수업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준별 체조 수업에 대 한 설계와 실행을 제시했다. 이는 ‘흥미’의 요소를 내재한 내용적 측면의 개선 방안을 기대했던 컨설턴티의 생각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컨설턴티의 수업이 전체적으로 ‘다른 느낌’을 갖도록 구조화시키고 내용의 전개 과정에서 ‘세련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한 의도였음을 알 수 있다.
지루한 내용도 흥미롭게 전해지면 되는 거잖아요? 재미없는 내용이니까 다른 내용으로 가르쳐 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앞구르기, 뒤구르기는 그대로 두고 그것을 점점 높은 수준으로 경험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요. 소품을 이용하거나…. 그러면 확실이 느낌이 달라질꺼에요.
수업 전개의 흐름이 세련되게…. (진성호 교사)
애들마다 난이도를 나눠서 자기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난이도를 선택해서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런거? 그런 식으로 아이디어 구상을 해봐라 하셔서, 신선했어요. 뭘 딱 이렇게 해라! 라고 명령 하는게 아니고, 이런 것도 있으니 참고해서 한번 구상해 봐라 하셔서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스스로 뭔가를 해봐야 한다는 거에 긴장도 되고 부담도 돼요. (정호석 교사)
컨설턴트가 좋은 의도를 함의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컨설턴티가 이에 대해 바르게 해석하 는 것은 이처럼 두 교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소통의 경험으로 작용하게 된다. 정호석 교사는 진 성호 교사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문제 해결이 스스로의 개선 노력과 책무성을 기반으로 진행될 때 성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편, 실기와 융합되지 않는 이론 수업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이론수업 벤치마킹을 제
안했다. 이론수업에 대한 문제는 보편적인 관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진성호 교사 또한 익숙하
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분야에 대해 더 좋은 아이디어와 방법적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교사로부터 벤치마킹을 하여 자신과 컨설턴티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컨설턴트의 시도는 이 연구에서 형성한 컨설턴트와 컨설턴티의 관계 외에도 제3 의 벤치마킹 제공자와의 관계까지도 형성하고자 한 시도이며, 소통의 통로가 더욱 확대되고 있 다는 의미가 된다. 컨설턴티는 이러한 새로운 해결 방안 제시 방식을 경험하면서 여유로움에 기 반한 컨설턴트의 열린 역량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
잘 모르면 그냥 대충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을 텐데, 다른 분을 추천까지 해주시니까 더 믿음이 갔어요. 보통 자존심 때문이라도 직접 해결해 주려고 할 텐데, 이 분은 아니잖아요. 이 기회에 진성호 선생님도 더 좋은 이론 수업을 생각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 감이 있고 여유가 없으면 이런 아이디어도 안 나오겠죠. 덕분에 또 다른 사람과도 수업에 대해 대화할 수 있게 된 점 고맙게 생각했어요. (정호석 교사)
이처럼 사례 3에서 두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내적으로 더욱 가치 있게 하고 수업 설계와 실 행 과정 전반에 대한 질적 향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소중하게 여겼다. 특히 컨설턴트 는 컨설턴티의 수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보다 존중을 통해 더 높은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 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수업의 구조가 세련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 안 구상에 도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해석된다. 또한 이러한 소통 은 컨설턴티의 수업 설계와 실행 전반에 여유를 불어넣고 확대된 소통의 통로를 제공하는 등
‘우리’의 공감으로 시작한 소통의 경험이 동교 교사 간 ‘우리 문화’를 형성해 내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 평가: 산고(産苦), 그리고 ‘우리 함께’의 미학
수업컨설팅 평가 단계에서의 협의 내용을 살펴보면, 컨설턴티가 제시한 문제 해결 방안인 수 준별 수업의 설계와 적용 과정은 몇 차례에 걸친 시행착오와 컨설턴트와의 소통을 통한 수업개 선 구현의 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협의 과정에서 컨설턴트는 컨설턴티의 변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정호석: 수준별 수업을 설계하는 단계나 직접 적용해 보는 단계 모두 그동안의 과정으로만 볼 때는 너무 험난했던 것 같아요.
진성호: 그래도 심심하지 않게 진행된 것인데 뭐. 과정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으니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는 거지. 어쨌든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계기로 수업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은 상당히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구체적인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교사가 과제를 4개 수준으로 구분할 때 학생들을 참여
시킨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부분과 학생의 성별 수준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아쉬웠다는 상
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컨설턴티는 이러한 평가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수업을 구
상하고 적용하는 과정이 험난했던 것을 떠올리며 자신의 개선 노력에 대해 컨설턴트로부터 인정 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가적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수준별 수업이라는 걸 준비하면서 성별은 미처 생각하지 못 했다는 것에 엄밀히 따지면 수업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제 자신이지만 전 그렇게 생각해요. 학생들도 이 부분에서 불만이 정말 컸고요. 그래서 정말 힘들고 답답했지만 같 이 대안을 찾고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저도 만족해요. 그렇죠? (정호석 교사)
이처럼 컨설턴트에게 자신의 경험을 마치 묘사하듯이 표현해 냄으로써 시행착오를 통한 개선 의 과정을 소통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다. 산고(産苦)를 치르듯이 험난한 과정 내에서의 소통뿐 아니라 결과 이후인 평가 단계에서도 소통을 시도하는 컨설턴티의 모습에서 개선과 발전에 대한 열정과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론수업 벤치마킹에 대한 평가에서는 컨설턴트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내면에 대한 변화를 외부의 도움으로까지 소통의 통로를 확대하면서 유도하는 능력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벤치마킹한 이론수업 방법이 초기에는 다소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앞서 제시한 수준 별 수업의 적용 과정과 유사하다.
진성호: 일단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지만, 처음에 이론수업을 왜 그렇게 실시하는지에 대해 간략 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의도나 이유를 받아들이는데 신경을 집중하지 않았 나 봐요. 그래서 엉뚱한 모양의 이론수업이 된거지.
정호석: 제가 그런 것들을 꼼꼼하게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별 신경 안쓰고 그냥 그 수 업이 특이하다는 생각만 하고 그 수업의 속까지는 보지 못했나 봐요.
연구자: 벤치마킹이라고 해서 컨설턴트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컨설턴티와 마찬가지로 수업에 적용하는 내용과 절차 등에 대해서 함께 이해하고 노력하는 것까지도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 그런 과정은 생략된 느낌을 받았어요.
위의 협의 내용에서는 벤치마킹에 의해 소통의 통로가 확대되었다고 해서 기존의 소통을 소 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컨설턴트가 벤치마킹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미약하다는 판단으로 ‘일시적 일탈’을 하였고, 그로 인해 컨설턴티가 벤치마킹을 위한 수업의 내 면까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컨설턴티에게는 이 또한 수준별 수업 실행 과정의 산고(産苦)와 유사하게 다가오면서 다양한 소통 방법을 통한 컨설턴트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 기회였다. 이처럼 두 교사의 다양한 소통은 ‘우리’에 대한 공 감과 실천을 통해 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으며, ‘우리 함께’에 대한 경험의 내면화와 의미 발견 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이상의 사례별 교사 경험을 수업컨설팅 단계별로 제시하면 다음의 <표 3>과 같다.
컨설팅 단계
사례별 경험 만남 실행 평가
사례 1
비소통 문화의 잔재 친숙과 어색 ‘억지로’의 상호 교환 역할 갈등과
역할 채색 사례 2
내리 사랑과 치사랑 설레임의 동반자 주기와 담기 역할 그 이상의 역할
사례 3
‘우리 문화’의 형성과 상생 ‘우리’의 공감 세련된 여유와 의미 찾기
산고를 통한
‘우리 함께’의 미학 발견
<표 3> 사례별 교사의 소통 경험
Ⅳ. 요약 및 시사점
지금까지 체육교사의 수업 설계와 실행 과정 안에서의 교사 경험을 ‘소통’의 관점에서 살펴보았 다. 특히 소통을 전제로 한 수업개선 및 교사 전문성 향상 방법 중 하나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수업컨설팅을 본 연구 절차 내에서 실행함으로써 체육교사 간 소통을 더욱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자 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체육 교육 현장에 주는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사례 1에서 나타난 비소통 문화의 잔재에 대한 경험은 친숙과 어색, ‘억지로’의 상호 교 환, 역할 갈등과 역할 채색이었다. 이는 Alfonso(1986)가 문화를 ‘보이지 않는 장학’(unseen supervision)이라 하며 교직 사회에서 문화의 영향력을 강조한 것처럼 체육교사 간 비소통 문화 는 동료교사와의 다양한 소통의 통로마저 차단하는 데 결정적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단적으 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두 교사가 제시한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끌어내고, 서로의 역할에 대해 갈등하며 각자의 역할을 임시적으로 채색하는 경험은 그 동안 ‘노코멘트(no comment) 문화’(권민정․김경숙, 2008)가 두 교사간 소통을 얼마나 가로막 았는지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소통의 부족이 수업 개선 및 교사 전문성 향상에 대한 의지 를 저하시키고 정보 공유와 정서적 공감의 경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체육교사의 수업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의 소통의 확대는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 생각한다.
둘째, 사례 2에서 나타난 내리사랑과 치사랑의 경험은 설레임의 동반자, 주기와 담기, 역할
그 이상의 역할이었다. 사례 1과는 달리 두 교사 모두 만남 단계에서부터 소통에 대한 준비와
기다림의 모습을 보이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받았다. 이는 조직 내 소통의 유형을 구
분한 엄동욱(2011)의 글에서 제시한 창의적 소통과 정서적 소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방
대한 자료의 제공 및 다양한 경험을 통한 노하우의 전수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한 창의적 소통은 컨설턴티가 스스로 수업 개선 및 전문성 향상 노력을 장기간 수행할 수 있도 록 도움을 주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서로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가능하게 하는 정서적 소통 은 관심, 칭찬, 존중을 기반으로 관계 맺기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결국 체육 수업의 질은 교사간 다양한 소통을 통해 수업 설계와 실행이 진행될 때 향상될 수 있으며, 그러 한 과정에서 겪는 교사의 경험은 스스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요소가 될 것이다.
셋째, 사례 3에서 나타난 ‘우리 문화’의 형성과 상생에 대한 경험은 ‘우리’의 공감, 세련된 여 유와 의미 찾기, 산고(産苦)를 통한 ‘우리 함께’의 미학 발견이었다. 사례 2에서보다도 더욱 발 전된 수준의 소통을 하고 있었으며, 두 교사 모두 그러한 경험을 교사 개인의 내적 발전으로까 지 확대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단적인 예로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장학의 한계에 대해 논의할 때에도 동료장학이 신뢰를 얻고 있는 가 장 큰 이유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동료장학은 협력적 노력을 통해 상호 친밀감을 가지게 하고 즉각적 피드백을 제공해 줌으로써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 받는다(김정한, 2002). 즉 장학 실행에서 소통을 강조하여 교사간 물질적․정서적 교류 활동 자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았던 것이며, 수업컨설팅의 등장과 부각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체육 수업 내용과 방법, 교사의 환경까지도 고려하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전 문적 소통은 수업 실행에 대한 세련된 여유와 의미를 찾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상생(相生)을 위 한 ‘우리 문화’의 형성이 시행착오를 통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수업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생성 해 내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교사들의 소통은 함께의 모습을 추구할 때 그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신만의 만족보다는 모두의 만족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낄 때 가치가 있 다. 세 가지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결과적으로 교육 현장에서의 교사간 소통을 전제로 한 ‘우리 문화’의 정착은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체육수업의 개선 차원을 넘어 체육교사간 전문성 공유 및 축적의 차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선행 작업이라 여겨진다. 전문성이 뛰어난 교사는 자신의 교 육 활동을 늘 성찰하고, 개선, 발전해 나가는 교사이며(서경혜, 2009; 유정애, 2000), 교사 전 문성을 공유하고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은 소통에서부터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체육교사 로서 소유한 각각의 역할과 책무성을 재조명하는 반성의 기회이자 ‘상생(相生)’의 길이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체육교사간 소 통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 마련과 교사 재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단위학교 내 소그룹 체육교사 공동체 형성과 자율적 운영을 지원하는 인센티브제 도입, 체육교
사 재교육 차원에서 실시하는 지역별 수업컨설팅 실행은 체육 교과 측면에서의 교사 소통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체육수업의 개선 및 교사 전문성 개발에 대해 거시적 안
목을 소유한 체육교과 전문 컨설턴트의 양성이 필요하다. 체육교사 개인의 전문성 개발을 시작
으로 그들이 존재하는 교사 문화까지 서서히 변화시킬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컨설턴트는 개별
경험의 축적에 의해 스스로 양성되는 것이 아니다. 체육수업에 대한 전문성 뿐 아니라 교사로서
의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전수해 줄 수 있는 역량 있는 컨설턴트 양성은 체육교과 측면
에서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의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참 고 문 헌
권민정, 김경숙(2008). 체육교사의 동료장학에 영향을 미치는 ‘동료문화’의 탐색. 한국스포츠교육 학회지, 15(2), 113-132.
김도기(2005). 컨설팅 장학에 관한 질적 실행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김무영(2010). 교육실습을 통해 본 예비체육교사의 반성 내용과 반성 수준.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7(3), 57-78.
김정한(2002). 장학론 -이론․연구․실제-. 서울: 학지사.
김종헌(2009). 초등체육 개선을 위한 동료장학의 실천적 사례 연구. 석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남정걸(2003).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 서울: 교육과학사.
박정준, 최의창(2010). 반성적 마이크로 티칭에 나타난 예비 체육교사의 실천적 지식 내용과 수준 분석. 체육과학연구, 21(4), 1595-1614.
변정현(2010). 초등학교 초임교사 사회과 수업컨설팅에 관한 실행연구. 사회과교육, 49(1), 97-113.
변영계, 김경헌(2005). 수업장학과 수업분석. 서울: 학지사.
백연희(2010). 수업컨설팅의 효과 분석 :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멘토링제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 문. 대구교육대학교.
서경혜(2009). 교사 전문성 개발을 위한 대안적 접근으로서 교사학습공동체의 가능성과 한계. 한국 교원교육연구, 26(2), 243-276
서경혜(2010). 교사공동체의 실천적 지식. 한국교원교육연구, 27(1), 121-148.
서울중등장학발전연구회(2001). 장학체제 개선 및 장학 발전 방안 연구. 서울: 서울중등장학발전 연구회.
소경희(2003). ‘교사 전문성’의 재개념화 방향 탐색을 위한 기초연구. 교육과정연구, 21(4), 77-96.
양정모(2010). 수업컨설팅을 통한 초등교사의 체육내용교수지식 변화와 교수전문성 발달. 박사학 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양정모(2011). 초등학교 체육수업컨설팅의 메커니즘과 교육적 의미.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8(2), 95-118.
엄동욱(2011). 조직 내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제언. 서울: 삼성경제연구소.
오욱환(2005). 교사 전문성 -교육전문가로서의 교사에 대한 논의-. 서울: 교육과학사.
유정애(2000). 교사 전문성 연구.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7(2), 41-59.
유정애(2005). 체육수업 비평. 서울: 무지개사.
이경진, 김경자(2005). ‘실행’을 중심으로 본 교육과정의 의미와 교사의 역할. 교육과정연구, 23(3),
57-80.
이상철, 박종태(2008). 동료 수업장학 모형을 활용한 초등체육 전담 교사의 체육교수 행동에 관한 사례 연구. 한국초등체육학회지, 14(2), 199-212.
이용숙(2006). 교수․학습 개선을 위한 수업컨설팅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호철(2007). 동료장학을 통한 초등교사의 체육수업 전략에 대한 연구.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4(3), 127-150.
진동섭(2004). 컨설팅 장학의 방법과 과제. 서울: 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
최미선(2010). 음악수업컨설팅을 통한 의뢰교사의 반성적 사고가 수업전문성에 미치는 영향. 석 사학위논문. 경인교육대학교.
Alfonso. (1986). The Unseen Supervision: Organization and culture as determinants of teacher behavior. paper presented at the meeting of the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SF; CA, April.
Hargreaves, A. & M. Fullan. (2000). Mentoring in the new millennium. Theory into Practice, 39(1), 50-56.
McNeil, J. D. (2003). Curriculum: The teacher's initiative. Upper Saddle River, NJ: Prentice Hall.
Mills, G. (2000). Action research: A guide for the teacher research. NJ: Prentice-Hall.
Spradly, J. P. (1980). Participant observation. NY: Holt, Rinehart and Winston.
·논문접수 : 2011-09-01/ 수정본접수 : 2011-10-10/ 개재승인 : 2011-10-25
ABSTRACT
Design of physical education class through 'Communication' and teacher's experience in the practicing process
Min-Jung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