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호 2021 August
사회적 부동산 형성을 위한 시민운동과 국공유지 지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례
강빛나래 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건축건조환경학부 박사과정 연구원 ([email protected])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역동적인 시장 경제 속에서도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지속하 려는 시민 사회의 노력과 제도권의 화답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Fainstein 2010). 이번 특집호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부동산’의 정의에 부합하는 건물이 최소 60 여 채 이상 도시 전역에 골고루 분포해 있다(<그림 1> 참조). 그중 일부는 이미 논문, 책, 방송, 신문기사 등을 통해 도시재생 혹은 혁신의 모범 사례로 국내에 소개되었 다. 각 사회적 부동산의 형성 계기와 과정, 목적, 소유 법인, 이용자, 운영 방식은 저 마다 다르고 개성이 뚜렷하다(Gemeente Amsterdam 2019). 이들의 공통점은 지 난 20여 년간 이어져온 암스테르담시의 ‘창조산업 배양공간(Broedplaats; Cultural incubators)’ 지원정책과 여러 양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Broekmans and Jansen 2019). 더 나아가 암스테르 담시의 토지정책과 시민사회 주도의 대안적 개발 담론이 영향을 주고 받 아온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강빛나 래 2018).
이런 맥락을 염두에 두고 여기에 서는 암스테르담 예술인주거협동조 합 ‘바여스도르프(Bajesdorp)1)’를 최 신 사례로 소개한다.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은 중앙정부 재산이었던 교 정시설을 새로운 도시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 참여하여 토지 를 확보했고, 현재는 주거기능이 들
머리말
<그림 1> 시의 창조산업 배양공간 지원 혜택을 받은 곳의 위치(주황색 점)
자료: Gemeente Amsterdam 2019, 7-8.
1) ‘바여스’는 교도소, ‘도르프’는 마을을 뜻함.
어간 복합예술문화공간을 짓고 있다. 이 사례는 토지확보방법과 소유권 구조, 재원 조 달 방식에서 암스테르담 내에서도 진일보한 특징을 갖는다. 또한 국공유지 처분 절차 와 공공택지 분양 방식을 사회적 부동산 형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유연하 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업의 배경과 진행과정
1978년 완공되어 2016년까지 운영되었던 ‘베일머바여스(Bijlmerbajes)’ 교정시설은 암 스테르담 내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있다. 1990년대에 법무부는 동남행 지하철 선로와 암 스텔강 지류 사이 좁은 삼각지에 위치한 교정시설을 향후 시 외곽으로 이전하기로 암 스테르담시와 합의했고, 2016년에는 국공유지 및 행정재산의 처분을 담당하는 왕립부 동산회사(Rijksvastgoedbedrijf)가 이 전체를 공개 경매에 내놓았다. 2017년 8400만 유로(한화 약 1137억 원)에 부지를 낙찰 받은 AM개발컨소시엄은 202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바여스크바르티어르(Bajeskwartier)’ 주거복합단지를 짓고 있다. 약 7만 5천㎡
의 땅에 다양한 크기와 유형의 주택 1350호2)를 짓고, 여러 생활 편의시설과 호텔, 업무 공간,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와 연계한 리빙랩(Living Lab) 등이 들어온다. 12~14층 높이의 교도소 6개 동 중 1개 동은 철거하지 않고 남겨서 빌딩형 도시공원과 수직 식물 공장으로 만든다. 이 교정시설 부지 남단에는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의 20m 높이 건 물이 자리잡게 된다.
개발구역 남단은 교도소장 주택까지 총 20채의 교도관사가 있던 곳이다. ‘바여스도르 프 협동조합’이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한 때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년 이 상 비어 있던 집을 일반인이 점거해 살기 시작했다. 교정시설 이전이 예정되어 있었고 시 설 운영 및 인사 지침도 변하여, 거주하던 교도관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 뒤 다음에 들어올 직원이 없어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 빈집을 점거해서 사는 사람도 점점 늘어났다.
이들은 음악, 설치미술, 사회복지, 중독치료, 생태연구 등 각각 다른 분야에서 직업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바여스도르프’에 주민으로 사는 동안은 함께 마음을 모아 주변과 시민에게 열려 있는 예술 봉사 활동을 펼쳤다. 2010년부터 개최한 ‘바여스도르프’ 음악축제에는 매 년 600~800명이 방문하여 음악을 즐겼고, 매주 한번은 저녁 식사를 1인당 1유로(한화 약 1300원)에 제공하여 누구나 차별 없이 음식을 나눴으며, 도심 텃밭을 가꿨다. 교정시설 일 부가 2016년 임시난민수용소로 바뀌었을 때는 난민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바여스 도르프에서 네덜란드어 수업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매년 주택가격이 오르고 사회임대주택 입주를 위해서는 10년 이상 대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의 직주일체 복합예술 문화공간 확보과정
2) 약 60%는 일반 분양 및 임대주택, 약 40%는 사회임대주택.
제478호 2021 August
기해야 하는 등 주택난이 더 심각해지는 반면, 유휴 건물과 빈집이 도심에 여전히 많다는 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2011년 마침내 ‘바여스도르 프 협동조합(Vereniging3) Bajesdorp)’을 설립했다.
특히 2010년 「건물점거 및 유휴건물법(kraak-en leegstandswet)」이 개정되어 합법적으로 빈 건물을 점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까다로워지던 추세였 기 때문에 주민 사이에서 도심 속 대안 주거 운동에 대한 의지가 더 선명해졌다. 느슨한 주거 공동체로부 터 협동조합을 이룬 ‘바여스도르프’ 주민들은 계속 이 곳에서 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왕립부동산회사의 ‘베일머바여스’ 담 당자를 초청해 마을을 소개했고, 2015년에는 교도관사 20채 매입 의사를 정식으로 밝 혔으나 교정시설 일괄 경매가 결정되면서 매입이 불가능해졌다. 2017년 AM개발컨소 시엄이 ‘베일머바여스’의 최종 낙찰자가 되자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은 AM개발컨소 시엄에 다시 교도관사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제시된 토지가격이 너무 높아서 다른 길 을 찾아야 했다. 협동조합은 ‘창조산업 배양공간’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시가 AM개발 컨소시엄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서 장기 임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제안은 시정부 와 AM개발컨소시엄 양측에서 모두 환영받았다. 이에 따라 2020년 10월 마침내 ‘바여 스도르프 협동조합’과 시정부, AM개발컨소시엄이 3자 협약(Public-Private-Social 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했다.
개발계획과 자금 조달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은 2021년 말부터 필지 1800㎡에 새 건물을 짓기 시작할 예정 이다. 1층은 카페와 공유주방, 음악실, 연극 무대, 전시 공간, 2층부터 4층까지는 20개 의 예술작업실과 개인 주거공간으로 활용된다(<그림 3> 참조). 입주할 조합원은 10명 으로 대부분 기존에 이곳에서 거주하던 이들이며 예술 관련 종사자가 많다. 10년 이상 이곳을 기반으로 수많은 시민단체 및 주민조직과 활발하게 교류해왔기 때문에 수백 명
3) Vereniging은 직역하면 협회지만, 운영 원리상 ‘협동조합’이라 번역함. 네덜란드에서 주택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선택 가능한 법인은 stichting, vereniging, coöperatie, 세 종류임. Stichting(재단)은 이사회가 재단 해체 여부를 결정하고, 회 원 총회가 없음. 주택협회(woningcorporatie)로 번역되어 알려진 사회임대주택 공급주체 대부분이 stichting(재단)임.
Coöperatie는 회원에게 수익 배분이 가능한 법인임. Vereniging은 회원이 이사회를 임명하고 이사회는 회원에게 설명할 책임을 지며, 자산 유동화 및 해체 등에 관해 총회를 통해서만 결정이 가능함. 여기에서는 정관 구조상 협동조합 7대 원 칙에 더 부합한다는 의미에서 vereniging을 협동조합으로 번역했음.
<그림 2> 베일머바여스 개발 후 예상 전경과 바여스도르프 위치(빨간색)
자료: OMA 건축사무소 자료를 저자 수정.
의 시민과 주민이 협동조합의 토지 확보에 지지 서명을 보내기도 했다.
연면적 약 600㎡ 이상의 4층 건물을 개발 하는 비용은 약 255만 유로(한화 약 33억 원) 이다(Bajesdorp 2020, 18). 이 중 65%인 165 만 유로(한화 약 22억 원)는 독일 GLS은행 (Gemeinschaftsbank)4)에서 담보대출로 조달한 다. 13%는 입주 예정 조합원이 출자한 10만 유 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와 시의 보조금으로 충 당한다. 예술가가 거주하고 활동하는 건물이라 서 ‘창조산업 배양공간’ 지원 보조금 17만 5천 유 로(한화 약 2억 4천만 원)를 약정 받았다. 내년에 는 구청과의 파트너십하에 도심 텃밭을 운영해온 경험과 친환경 건축 자재 사용에 근거해 5만 유로(한화 약 7천만 원) 상당의 ‘지속가능성’ 사업 보조금을 시로부터 받을 예정이 다. 남은 22%, 57만 7천 유로(한화 약 8억 원)는 시민 채권 발행, 즉 크라우드 펀딩으 로 조달한다. 채권 1주당 250유로(한화 약 34만 원)에 1인당 최고 10만 유로인 400장 까지 구입할 수 있다. 5년 만기는 1.7%, 20년 만기는 2.5%로, 시중보다 금리가 높 다. 현재 1차 모금이 거의 끝났고, 앞으로 20만 유로씩 2, 3차 모금이 남아 있다.
상호 소유구조 - 토지와 건물의 이중 소유구조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5)이 보유하는 부동산의 소유구조를 살펴보면, 토지 소유와 건 물 소유를 분리하고 사회적 부동산의 취지에 충실한 활동이 영속하도록 보장하는 이 중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영미권 및 독일에서 흔히 발견되는 ‘상호주택협 동조합(Mutual housing cooperative)’과 큰 틀에서 유사하다(Martinez-Polo 2017, 58). 토지는 궁극적으로 암스테르담 시정부가 소유하며, ‘바여스도르프 부동산 협동조 합(이하 ‘부동산 협동조합’)’은 지상권(토지임차권)과 건물을 소유한다.
‘부동산 협동조합’은 ‘바여스도르프 사용자 협동조합(이하 ‘사용자 협동조합’)’에 건물을 임대하여 임대료를 받고, 시에는 토지 임대료를 내며, GLS은행에는 건물담보대출금을 상 환한다. ‘부동산 협동조합’은 개인을 배제하고 두 개의 단체 회원으로만 구성되는데, 하나
4) 직역하면 ‘공동체은행’. 독일뿐 아니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주변국에 부동산 소유 협동조합 설립을 대출 제공으 로 지원하는 독일 협동조합은행임.
5) 엄밀히 따지면, 2011년 설립된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의 후신은 ‘바여스도르프 사용자 협동조합’임. ‘바여스도르프 부동산 협 동조합’에는 바여스도르프에 직접 거주하는 주민뿐 아니라 제3 섹터, 시민사회의 이해를 대표하는 회원도 속해 있기 때문임.
편의상, ‘바여스도르프 부동산 협동조합’과 ‘바여스도르프 사용자 협동조합’을 통칭하여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이라 칭함.
<그림 3>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 복합문화공간 청사진
자료: STUDIO SEVEN ARCHITECTEN AMSTERDAM 건축사무소.
제478호 2021 August
는 ‘사용자 협동조합’이며 다른 하나는 ‘프레이코옵(VRIJCOOP)’6)이다.
‘사용자 협동조합’의 회원은 입주민인 개인 회원과 카페 및 전시 공간 등을 운영하는 단체 회원으로 구성된다. ‘사용자 협동조합’은 ‘부동산 협동조합’의 단체 회원으로 그 안 에서 1:1의 공동 의결권이 있기 때문에, 개발자금 조달 및 건물 사용과 관련한 의사결 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
‘프레이코옵’은 건물을 직접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제3의 이해관계자로 시민사회의 연대 의식을 나타낸다. 만에 하나 ‘사용자 협동조합’의 합의로 건물을 시장에 매각하려 고 하면 ‘프레이코옵’은 ‘부동산 협동조합’ 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한다. ‘프레이코옵’은 건물의 시장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보다 건물을 잘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이어지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부동산을 둘러싼 현금흐름과 건물의 물리적 활 용을 내부에서 감독하고 견제한다. 한편, ‘부동산 협동조합’은 임대료 일부를 다른 주 택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마중물, 즉 ‘사회적 부동산 연대 기금’으로 ‘프레이코옵’을 통해 적립한다. 건물담보대출을 완전히 상환하고 나면 임대료 수입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다른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지원할 여유도 넓 어진다.
‘부동산 협동조합’과 ‘사용자 협동조합’, 시민 연대 협동조합인 ‘프레이코옵’이 서로 관여하고 맞물리는 소유구조는 사회임대주택 자산 매각에 주민 의사가 실질적으로 영 향을 끼치지 못했던 ‘주택협회(woningcorporatie)’와는 다르다. 건물 사용자를 단순 세입자로 대상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민 연대와 사회적 협동, 책임 의식을 보다 더 실질적으로 구현한다고 평가받는다(Uitermark 2009, 358). 수많은 시민의 종잣돈 과 시의 보조금, 협동조합은행의 담보대출금, 사용자의 개인 투자금과 임대료 지불로 형성한 사회적 부동산은 더 이상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사회적 부동산은 사용 자가 꾸준히 이웃과 도시 전체, 생태 환경에 도움을 주는 활동에 매진하여 사회적 가치 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시의 토지 지원 방식과 토지가격 책정
시가 장기 임대해준 토지7)에 대해 협동조합은 시에 매년 토지임대료로 2만 4970유로 (한화 약 3400만 원)를 지불한다(Bajesdorp 2020, 18). 지상권 취득을 위해 협동조합
6) ‘프레이코옵’은 직역하면 ‘자유협동조합’이란 뜻이고, 네덜란드 내 지역 기반 부동산 협동조합 설립과 유지를 지원하는 전국 연대 조직임. 부동산 상호 소유구조 확립에 필요한 법적, 재정적, 실무적 자문을 제공하고, 협동조합 간 연대 기금을 관리함. 현 재 4개의 단체 조합원과 수십 명의 개인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농촌과 도시 등 전국 여러 지역 부동산 협동조합과 교류 함. 이사회는 대안주거운동가, 주민활동가, 사회적기업가 등으로 이뤄져 있음. 독일 전역에서 166개 이상의 상호주택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해 온 시민운동단체이자 사회적 기업인 미트호이저 진디카트(Mietshäuser Syndikat)의 사업방식을 따르고 있음.
7) 건폐율은 약 10%임. 협동조합 건물 주변을 시민농장 땅으로 쓰고, 협동조합이 구정부와의 파트너십하에 직접 시민농장 을 운영하고 관리할 예정이라 건물 규모에 비해 넓은 땅을 허락했음.
이 납부하는 부가가치세8)는 22만 유로(약 3억 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추하면 지상 권의 총 가치가 약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원)대이고, 이 금액의 약 2%대로 연납액이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주택용 토지임대료는 시가 통상 건면적을 기준으로 ㎡ 당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건면적 약 600~700㎡ 규모의 협동조합 건물에 토지 임대료는 ㎡당 약 1500유로(한화 약 200만 원)이다. 이는 ㎡당 220유로(약 30만 원)인 사회임대주택용 필지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시장분양주택 필지보다는 75%나 싼 가격 이다. 동일 구역 내 시장분양주택의 지상권 가치가 약 6550~8050유로(한화 약 900만 원~1천만 원)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Gemeente Amsterdam 2020, 34-35), 시가 협 동조합에 시세의 4분의 1 수준으로 지상권을 제공한 것이다. 시는 협동조합에 토지임 대료 연납을 허용함으로써 초기 개발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현금흐름 관리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사회임대주택 공급 주체인 주택협회는 50년 혹은 75년 의 지상권 금액을 통상 일시불로 지불하는 데 반해, 주택협동조합과 일반 시장분양주 택의 경우에는 시가 일시불 납부 혹은 연납 중에 택할 수 있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 ‘부 동산 협동조합’은 토지임대료와 GLS은행 담보대출 원리금 및 시민채권에 지불할 이자 등을 합하여 매년 총 15만 유로(한화 약 2억 원) 정도의 지출을 예상하는데, 매년 주거 공간 임대로 약 9만 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와 예술작업실 임대로 약 6만 유로(한 화 약 7천만 원)의 수입을 확보하여 지출 금액을 충당할 계획이다.
‘바여스도르프’ 예술인 주거공동체의 미래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이 시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또 시민 채권 발행으로 모금에 성 공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첫째, 지난 10여 년 이상 ‘바여스도르프’가 창의성 넘치는 주거공동체로서 예술적 재능을 동원하여 암스테르담 시민과 주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둘째, 독일 GLS은행의 담보대출을 확약 받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체계적이고 명확한 재정조달계획 및 비전 제시로 신뢰감을 주었고, 끈기 와 일관성으로 실행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은 다음의 네 가지 가치로 그 존재 이유를 내세운다. 첫째는
‘환대’로, 도시 속에서 서로 다른 이들과 교류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고 이웃의 상황에 열려 있는 것이다. 둘째는 ‘영속성’으로, 시가 지원하는 예술문화공간이 대개 단기적이 고 일시적 성격을 지니는 데 만족하지 않고 시민연대 및 자유로운 예술활동의 장을 직 접 영속화하겠다는 의지이다. 셋째는 ‘지속가능성’으로, 살고 먹고 입고 쓰는 생활양식
8) 건물 공사를 위해 사전 지반 작업이 끝난 신규 건축필지의 경우, 정부는 일반 상품 구매와 동일하게 간주해 부가가치세 21%를 부과하고 있고, 장기 지상권 취득은 토지 매입과 동일하게 간주하기 때문에 지적부상 지상권 등록 시 부가가치세 납부가 똑같이 요구됨.
제478호 2021 August
을 에너지 중립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넷째는 ‘창의성과 다양성’으로, 예술가, 시민운동 가, 주민이 어우러지는 직주일체건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의 참여를 환영하고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바여스도르프’의 존재는 AM개발컨소시엄에도 새롭게 개발될 도시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입주할 사람 들 사이의 연결과 연대를 촉발할 요인으로 인정받았고, 암스테르담 시민사회의 여론을 고려할 때 개발과정에서 ‘바여스도르프’를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암스테르담의 평균 주택거래가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여 2020년에는 한 채당 51만 919유로(약 7억 원)을 돌파했다. 암스테르담 내 주택은 약 45만 호이며 인구는 87만 명 에서 향후 15년간 100만 명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20년 이상 인구 하 락세를 경험했던 암스테르담이 지금은 많은 다국적 기업과 국제기구들이 선호하고, 많 은 이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변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정주환경의 질을 끊임없이 개선해 온 시민과 주민 운동, 예술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은 창조 활동으로 도시를 매력적인 곳으로 바꾸어 놓으면 정작 그 장소성 형성에 기여했던 이들은 재개발 과정을 통해 바깥으로 밀려나 게 된다. ‘하위문화 없이는 문화도 없다(Geen cultuur zonder subcultuur)’라는 기치 하에 2000년부터 2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창조산업 배양공간’ 지원사업도 이런 측면 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매년 약 200만 유로(한화 약 2억 6천만 원) 규모의 예산은 대부 분 1년 또는 5년 단위로 예술가의 개인작업공간이나 예술인 주택 임대료를 개별적으로 보조하고 있는데, 지원 기간이 끝나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고 해당 공 간은 재개발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원 예산을 주로 임대료 보조에 사용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회적 부동산 매입 및 운영’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De Klerk 2017, 61-69).
이런 맥락 속에서 ‘바여스도르프 협동조합’ 사례는 여러 측면에서 시사점을 제공한 다. 이들은 내부 토론과 합의를 거쳐 토지용도 변경과정 초기부터 중앙정부와 AM개발 컨소시엄, 시정부에 토지 및 건물 매입 의사를 일관되게 밝혔고, 특히 인허가권을 가지 고 있는 시정부에게는 도시계획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개발 방향에 관해 끊임 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그 내용은 시의 공식 과업지시서를 토대로 AM개발컨소시엄이 실현 중인 도시설계안에 녹아들었다. 도심농업시설과 리빙랩 등이 주거단지 속에 포함 되어야 하고, 창조산업 종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작업장으로서 임대료가 저렴한 ‘창 조산업 배양공간’이 총 1천㎡ 이상 있어야 한다는 조건 등이 그 예이다. 또 ‘바여스도르 프 협동조합’의 이중 상호 소유구조와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는 소유 방식, 건물 사용자 와 제3섹터 시민사회의 이해관계 사이에 균형을 잡고 건물 사용자의 참여를 촉진하는 의사결정구조는 향후 암스테르담시의 ‘창조산업 배양공간’ 지원사업의 지속 여부와 예
시사점
산 집행 방식, 그리고 시정부가 주택협동조합을 활성화하기 위해 새롭게 진행 중인 주 택협동조합 맞춤형 택지 지원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암스테르담 서구에 ‘바여스도르프’와 유사한 방식으로 사회적 부동산을 확보하려는 협동조합과 필 지가 존재하며, 앞으로 이런 사회적 부동산 형성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암스테르담 사례는 국공유지를 처분하거나 공공택지를 분양하는 방식과 과정에서 공공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부동산 형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인허가권 을 가진 지방정부와 국공유지 처분권을 가진 중앙부처가 제3 섹터에게 발언권을 주고 적극적으로 협의에 응하면 도시 전체에 유익을 주는 참신한 개발안이 도출되어 실현할 수 있다. 또 협동조합보다는 상대적으로 재정을 융통하기 쉬운 지방정부가 토지를 사 서 그 토지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토지매입에 들어간 금융 비용을 회수하는 정 도)에 임대해준다면, ‘사회적 부동산’의 초기 개발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활동을 지속하는 데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 다. 민간 부동산 개발과 사회적 부동산 개발이 도시공간 속에서 공존하고, 그로 인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토지용도 변경이 예상되는 초기부터 공공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부동산 지원 방안을 미리 고민하고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즉, 도시공간에 대 한 시장 수요가 커질수록 사회적 부동산 형성을 지원하는 공공의 제도적 지원은 도시 계획 초기과정에서부터 필요하다. 도시계획과정에 꾸준히 사회적 부동산을 의제로 올 리고 준비한다면 향후 부동산시장의 변화에 공공이 유연하게 대응하여 더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강빛나래. 201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항구 재생. 토지공개념에 따른 ‘포용적 성장’ 가능성. 세계의 지속가능 도시재생, 민유기 편, 135-200. 세종: 국토연구원.
Bajesdorp(Gebruikersvereniging Het Nieuwe Bajesdorp). 2020. De Vrijkoop van Bajesdorp. Informatiebrochure.
https://bajesdorp.nl/ (2021년 6월 25일 검색).
Broekmans, T. and Jansen, N. eds. 2019. Magazine – Ruimte Delen. Amsterdam: CAWA and Bureau Broedplaatsen. https://assets.amsterdam.nl/publish/pages/427973/magazine_ruimte_delen_1.pdf (2021년 6 월 25일 검색).
De Klerk, E. 2017. Make Your City, the City as a Shell: NDSM Shipyard Amsterdam. Amsterdam: Trancity X Valiz.
Fainstein, S. S. 2010. The Just City.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Gemeente Amsterdam. 2019. Amsterdams atelier- en broedplaatsenbeleid 2019-2022.
_____. 2020. Grondprijsbepaling voor nieuwe erfpachtrechten 2020.
Martinez-Polo, M. Á. 2017. Coop57: Financing projects in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In Funding the Cooperative city, eds. Patti, D. and Polyák, L., 55-58. Vienna: Cooperative City Books.
Uitermark, J. 2009. An in memoriam for the just city of Amsterdam. City: analysis of urban trends, culture, theory, policy, action 13, Issue 2-3: 347-361.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