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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조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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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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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산기반 창의적 도시재생을 위한 융합디자인사고 체계 와 사례 연구

The Fusion-Design-Thinking Frame for Industrial-legacy Based Creative Urban Regeneration, and the Use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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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Jo, Joon Hyok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nceive thinking framework that will help anyone who is worried about urban regeneration come up with a creative idea and to confirm its applicability through case studies. With the design thinking method developed by engineers and entrepreneurs as starting points, a fusion-design-thinking framework that can be utilized in urban regeneration is proposed.

The fusion-design-thinking frame is conceived with synthesizing between the characteristic demands of urban regeneration activation plan, the uniqueness of industrial-legacy and the process of design thinking. Next, in order to confirm the usefulness of the fusion-design-thinking framework, the process of the remodeling of the Goyang Aqua Studio, which transformed the closed-water-purification-plant into the special effect studio, was analyzed. Unlike case studies that focus on success factors or business outcomes, this study focuses on the background, reason, and ideation process that led to the idea of using the closed-water-purification-plant as a special effect studios. Goyang Aqua Studio was born as a result of addressing the utilization of the image of the closed-water-purification-plant, the characteristics of the physical facility, and the location factors as a means to energize the industrial ecosystem of broadcasting-image contents.

색인어 : 도시재생, 산업유산, 융합디자인사고, 고양아쿠아스튜디오

Keywords : Urban regeneration, Industrial legacy, Fusion-Design-Thinking, Goyang Aqua Studio

*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 도시계획학박사 (주저자: jjhy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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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도시쇠퇴는 인구사회, 산업경제, 물리환경의 다양한 부면에서 나타나는 쇠퇴현상이 복합된 결과이다(조준혁 외, 2014).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에 과거의 도시기반시설이나 전통적인 생산시설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남겨진 공간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방치되어 도시쇠퇴를 가속한다. 도심의 철도폐선, 폐쇄된 도심공장과 산업시설, 기능을 다한 정수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산업경제측면의 쇠퇴에 주목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창의적 도시재생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에 핵심적인 부분이다. 왜냐하면, 산업경제가 낙후 한 곳은 인구사회, 물리환경이 모두 낙후하나, 물리환경이 낙후하더라도 인구사회, 산 업경제가 낙후하지 않은 도시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영성 외, 2010).

이런 배경에서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위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할 때, 장소기 반의 종합적 접근방식이 요구된다(국토부, 2015).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국 대부 분의 도시재생계획의 내용과 주제가 문화여가시설의 설치로 수렴하는 모양새이다. 공 원, 공연장, 박물관, 도서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조준혁, 2016; 강효정, 2014).

도시쇠퇴의 대표적 결과물인 산업유산을 어떻게 하면 도시의 새로운 활력요소로 활 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구체적인 과정에 계획을 수립하는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어떻게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산업경제, 인구사회, 물리환경 각 부문을 효과적으로 엮어낼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 다. 실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개입하고, 다루어 야 할 지역의 문제에 대한 인식과 종류도 범위가 넓고,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꼭 필요하며, 그 바탕에 다차원 의 융합적 사고체계가 필요하다. 혁신의 절박함과 융합적 사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가 확산하면서, 최근 학계와 산업계가 주목하는 접근방식이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이다. 한 장소와 그 곳에 관계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진정한 문제를 찾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반복적 과정이 디자인씽킹의 핵심이다. 기존의 지표중심 도시 계획접근법과 다르며, 문제해결형 계획을 수립하는데 유리하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요구하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다.

이같은 배경에서, 이 연구의 목적은 도시재생을 고민하는 사람은 누구나 창의적 아

이디어를 발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각의 체계를 구상하고, 사례연구를 통해 그 적

용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 도시재생의 바탕을 이루는 도시재생활성화계

획은 도시재생전략계획의 하위계획으로서, 전략계획에서 제시한 활성화지역의 정책목

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 다른 계획의 기초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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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다르게 주민, 지방자치단체 등이 계획대상지역에서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러 측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복잡한 도시문제의 핵심을 발견하고, 창의적인 대 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이러한 필요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생각의 틀 혹은 마인드세트(mind set)이 있다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들 에게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공학자와 기업가가 발전시킨 디자인씽킹 기법을 출발점으로 하여, 도시재 생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를 제안한다. 사실 도시계획가나 건축 가에게 ‘디자인’이란 용어는 익숙한 표현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사회문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과 생각의 틀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도시재생에서 활용가능한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를 고민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다음으로,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폐정수장을 특수효 과촬영장으로 탈바꿈시킨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조성과정에 대해 사례분석을 진행한 다. 성공요인이나 사업의 결과에 초점을 두는 사례연구와 달리, 이 연구는 폐정수장을 특수효과촬영장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게된 배경과 이유, 아이디어의 전개 과정이 주요한 분석대상이다.

2장에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주요 구성 요소와 한계,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의 활 용 용도의 수렴성, 디자인씽킹의 핵심내용에 대하여 이론연구를 진행한다. 3장에서, 이 론연구를 기반으로 구성한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를 구성하고, 4장에서 이를 바탕으 로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 대해 심층분석한다. 5장에서, 결론과 시사점을 논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주요 구성요소와 한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하 활성화계획)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에 근거하며, 도시재생전략계획(이하 전략계획)의 하위계획으로서 전략계획에서 지정 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하 활성화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활성화계획은 전략계획에 제시된 활성화지역의 정책목표(지역발전, 도시재생)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 획의 성격을 갖는다.

도시재생전략계획은 지방자치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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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립하며, 향후 그 지방정부의 도시재생정

1 특별시장, 광역시장,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또는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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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획의 주요 내용은 도시쇠퇴원인 진단, 지 역의 유⋅무형 자산 조사와 잠재력 파악,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 변경, 우선순위 및 지역 간 연계방안, 계획실행주체, 재원조달계획, 지원제도, 성과관리기준과 방법 등으 로 구성된다. 활성화계획은 ‘도시경제기반형’과 ‘근린재생형’으로 구분되며, 도시재생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쇠퇴원인에 대한 처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 때 기존 정비계획과 달리 지역주민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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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함께 지역의 욕구와 수요를 찾고,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는 협업과정이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 이런 맥락에 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수립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은 활성화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조사 내용과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가이드라인은 사전조사의 목적이 다른 정비계 획의 기초 조사와 달리 활성화 지역에서 과거에 주목받지 못하던 여러 측면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지역의 쇠퇴현황과 원인,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활동 등을 진 단하여, 지역에 맞는 활성화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이 제시하는 조사내용과 기존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 도시정비계획을 수립하면 서 조사되는 내용 사이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13개 도시재생 선도지역의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과 일반지역의 사업구상서 계획내용을 분석한 결과 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으며, 통합적 재생에 필요한 연계⋅조정수준이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 다(이왕건⋅박소영, 2016). 사전조사 목적의 취지와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구 체적 방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활성화계획을 시행하는 과정은 민간투자와 지역주민의 자발적 사업 참여 를 촉진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활성화계획은 개방적이고 협력적이며, 탄력적인 성격이 요구된다(auri,2015).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사업이 자생성을 갖도록 하 는 것이 중요하다(김태현, 2015). 그럼에도 시범사업에서는 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수 행하는 과정에서 주민참여가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4 도시재생지원 기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시행가이드라인은 주민참여과정을 강조하고 있지 만, 관련 법률은 공청회와 주민의견 수렴 등 형식적인 절차에 국한되어있어 주민참여 를 중심으로 하는 계획과정 정착에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수 립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조사방법과 관리’에서도 ‘주민 및 이해관계자가 참여’하 여 사전조사를 실시하도록 간략히 기술되어 있는 것이 전부이다.

이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도시경제기반형 활성화계획’도 유형이나 구체적 목표, 사

2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 시행자 및 관계자, 주민협의체 대표, 지역전문가, 전담조직 담당자, 사업총괄코디네이터 등이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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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내용 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auri,2015). 그럼에도 도시경제기반이 도시쇠 퇴를 치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은 재론이 필요 없다. 도시경제기반형 활성화 계획은 고용기반창출과 경제회복효과의 파급을 목적으로 한다. 활성화지역에 새로운 경 제기능을 도입하고, 기존 산업기능과 업종을 전환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국 토교통부, 2015). ‘이전적지의 복합적 활용’ 사업을 예시로 들고 있는 가이드라인은 흥 미롭게도 노후화된 취수장을 활용하여 사업을 적극 발굴⋅검토하도록 추천한다.

지역활성화에 필요한 구체적인 문제와 자원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 기존 과 다른 시각과 접근법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 주목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 렵다. 오히려 활성화계획과 관련한 제도는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유형을 구 분하고, 현실에 나타나는 상황들을 그 기준에 맞추어 가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서울, 경기, 인천의 대도시권을 이루고 있는 수도권은 경제활동과 생활이 어느 곳보다 밀접히 관계한 곳이다. 이런 곳을 경제기반형이나 근린재생형으로 구분하는 것은 실효 성을 갖춘 계획과 사업을 만드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인 제시하는 근린재 생형 활성화계획의 내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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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도시재생계획체계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활성화계획의 구체적인 실행 내용으로써 지역이 가 진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창의적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림 1. 도시재생계획 및 사업 체계 출처: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

3 가이드라인은 “근린재생형 활성화계획은 지역특생을 살려, 침체된 중심시가지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낙후한 근린 주거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통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 및 문화⋅예술⋅관광 등 사업, 노후⋅불량주거지 인프라 확충과 사회적 경제조직(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에 따른 공동체 중심의 소득 창출사업 등을 계획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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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의 활용과 용도의 수렴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은 인구사회, 산업경제, 물리환경 등 여러 요소가 복합해 나타 나는 도시쇠퇴 과정의 일부이다(이영성 외, 2016). 인구감소, 저출산과 고령화, 교외화, 산업구조의 변화, 국가정책에 의한 시설 이전, 시설노후화와 확장불가능, 도시 확장에 따른 도심 내 부적합용도에 대한 이전 요구 등은 도시에 대규모 이전적지나, 용도기능 이 역할을 다한 산업기반시설을 남겼다. 대체로 이전부지와 시설은 도시 내 입지, 공공 성, 역사성과 문화성, 주변에 미치는 외부효과 등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이 시설들은 복잡하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변신하기 거북스런 존재이다. 지방 정부가 새롭게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과정은 불확실성이 크고, 조심스런 과정이다(조준 혁⋅이영성, 2014).

그 가운데 현대도시의 바탕을 제공하며, 산업활동과 관련해 만들어진 역사적, 사회 문화적, 미학적, 교육학술적, 과학기술적 가치가 있는 산업시설을 산업유산이라 지칭한 다. 산업유산은 국가나 지역의 산업역사, 현대도시의 흔적과 기억 등을 불러내는 존재 이다(박재민⋅성종상 2012; 강동진 2009).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은 오랫동안 지역경제 의 거점이었던 만큼 도시인프라가 완비되어 있고, 개발압력이 높은 곳이 많다. 적절하 게 활용될 경우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는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용도 폐기된 산업 시설이 오히려 도시를 새롭게 하는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성종상 2005).

쓸모를 다한 산업시설을 바꾸어 사용한다는 것은 그 본래 기능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을 요구한다. 새로운 발상과 상상이 그 바탕을 이루며, 시설이 가진 물리적 외형, 사람 들의 기억, 부지가 가진 자연환경, 시공간의 맥락에서 나오는 장소성이 핵심 잠재력이 된다(성종상 2005; 강동진,2010). 최종 개발주체가 공공이냐 민간이냐 하는 것도 이전 적지와 산업유산을 활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민간이 개발을 주도한 경우 수익성 과 같은 시장논리를, 공공이 개발을 주도한 경우 공공성을 핵심가치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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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석 2006). 이런 맥락 속에서 모더니즘 이후 공간의 구축과 활용의 전형성을 벗어던지는 출발선은 장소가 지닌 고유성과 상황과 조건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사실성을 전달하고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도시재생이나 도시재개발의 대상이 된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은 도심 내 공장, 창고, 철도, 운동장, 발전소, 정수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공장이나 창고는 민간부문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활용하는 과정에 시장논리가 주요하게 작동하였다. 반면, 철도나 발전소나 정수장은 공공부문이 소유하고 있고 용도도 공공성을 지닌 시설이라 재활용에 공공성이 핵심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한때 도시 외곽을 차지하고 있던 시

4 기업가적 행정을 내세우는 경우 수익성과 공공성의 조화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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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들이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도심에 포함되고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고 그 활용가치가 크게 증가하였다. 시설의 특성 상 강을 끼고 있거나 선형(Linear)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있어 도시민을 위한 어메니티(amenity) 시설로써의 가능성을 지닌 곳이 많다. 그래서인 지 이런 곳은 공원으로 활용된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철도폐선구간이 공원으로 바뀐 곳은 경의선 공원(경의선), 문정공원(문정 동 폐선), 주인공원(남부역-제물포역 폐선), 화랑대역 폐선 공원화(경춘선), 광주 푸른 길(경전선), 나주 철도테마파크(호남선), 목포 웰빙공원(호남선), 대구 아양공원(대구선) 등이 대표적이다. 드림랜드와 동대문운동장은 각각 북서울 숲,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파크로 모습을 바꾸었다. 마포의 당인리발전소는 한창 공원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용 도를 다한 정수장도 대부분 공원으로 바뀌었다. 서울시의 선유도정수장, 뚝섬정수장, 신월정수장, 부천시의 여월정수장 등이 대표적으로 공원화된 곳이다. 이러한 경향은 산업이 발달했던 대부분의 서구 선진도시에서 먼저 나타나 유행처럼 번졌고 ‘문화예 술’을 생명력의 핵심체로 삼고 있다(강동진 2010, 최강림⋅이승환 2009).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을 공원이나 문화시설로 바꾸는 경향은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졌던 환경의 질, 삶의 질에 대한 문제의식과 문화예술공간에 대한 시민 들의 수요가 커진 결과로 예상된다. 혹은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을 재활용하여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고 상징성을 부여하거나, 이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인상적인 경 관을 디자인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일 수 도 있다(성종상, 2005).

이 같은 이전적지와 산업유산 활용의 수렴현상 속에서 선행연구들은 개별 사례들의 성공원인에 대한 탐구에 관심을 두고 있거나(강동진2008, 고흠 2009, 최강림⋅이승환 2009), 산업유산을 어떻게 정의 할 것인지 고민한 연구가 중심을 이룬다(박재민⋅성종 상 2012, 강동진 2010, 남지현⋅김연진 2009). 아쉽게도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용도가 결정되었는지 고민의 과정과 활용방안을 탐색하는 체계적 인 생각의 틀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공원으 로 바꾸는 의사결정과 추진과정에서 조차 충분한 논의와 일관된 체계적 논리가 보이지 않았고, 이용자들의 진정한 요구에 부합하기 어려웠다(성종상 2005). 만약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 체계적 생각의 틀이 있 다면, 관련분야의 전문가뿐 아니라,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해결책을 함 께 고민하고 찾아가는데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창의적 융복합사고와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인간의 역사는 기존 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은 창의적 생각을 통해 발전했다(최일호,

최인수, 2001). 창의적 생각의 중요성 때문에 학계는 창의적 사고의 과정과 이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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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미치는 요인, 이를 바탕으로 의도적⋅계획적으로 창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오 랫동안 주목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 졌다(Amabile, 1983;

Csikszentmihalyi 1988; Sternberg, 1998; Sternberg & Lubert, 1999). 창의성이 창의적 산물을 생성하는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Csikszentmihalyi 1988)이라면, 그 과정에 주 목하는 것이 중요해 진다. 창의성을 높이고 발현하는데 개인의 역량 이외에도 기여하 는 것이 있다면 이를 잘 조성한다면 의도적⋅계획적으로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도시재생활성화에 활용하는데도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역할 을 한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사람의 지식의 양과 수준에 따라 상식 적 창의성(common-sense creativity)부터 전문적 창의성(professional creativity)까지 요 구된다(최일호⋅최인수, 2001). 다양한 수준의 창의성을 지닌 사람들이 참여하는 활성 화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이 있다면, 의사 소통과 생각의 발전, 혁신적인 문제해결 등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에서 주목받고 있는 방법은 디자인씽킹이다.

디자인씽킹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교육과 경영현장에서 혁신을 끌어내 는 방법론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에서도 전문성, 창의성, 소통능력, 혁신 적 사고를 갖춘 인재를 키우고, 다학제적 융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 고 있다(김자인 2015). ‘디자인씽킹’이라는 용어는 이미 오랜 기간 디자인 접근법과 과 정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Rowe 1987). 디자인씽킹은 60년대 후반 디자이 너의 사고과정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인간중심, 이성과 감성의 융합을 위한 방편으 로 여겨졌다. 제약조건 속에서 대립되는 아이디어의 통합적 사고, 통찰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나 현상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하고 이를 확인⋅해결하는 과정 등으로 변모해 왔다(Simon 1969; Martin 2009; Kolko 2010; 강미정⋅이수진 2014).

디자인씽킹은 벌어지고 있는 복잡한 일을 요소요소로 나누어 생각하기보다 연결하 고 종합해 생각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는 인구사회, 산업경제, 물리 환경 등의 얽히고설킨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Brown & Katz 2009). 전문영역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의 원천은 문제의식을 가진 학습자가 기존 지식과 새로운 지식 사이에 통로를 형성하고, 근본적 문제를 발견 할 때 가능하다. 창의적 생각은 인접한 서로 다른 영역의 틈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Csikszentmihalyi 1996).

디자인씽킹은 사용자, 사람에게 초점을 두고 생각을 전개한다. 문제의식이 동기가 되

어 문제를 발견해 정의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화하며, 재빠르게 시험한다(Carlgren

et al., 2016). 공감(Empathize)-정의(Define)-발상(Ideate)-프로토타입(Prototype)-시험(Test)

의 5단계 모델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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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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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계인 공감은 특정 문제의 핵심과 이를 둘러싼 상황을 찾아내고, 그 문제에 직면 한 사람의 구체적인 특징을 설정하고, 연구자가 그 상황에 놓인 사람과 함께 느끼고, 비판 없이 감정이입하는 단계이다. 관찰, 인터뷰, 역할대입, 비슷한 장소를 떠올리고 경 험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공감 방법은 공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고, 열린 질문으로 생각을 끄집어내고, 공감대상의 활동(Activities)⋅환경(Environments)⋅

상호작용(Interactions)⋅사물(Objects)⋅사용자(Users) 각 요소를 빠짐없이 관찰 기록하 는 것이다. 문제에 처한 대상의 필요, 욕구, 맥락(context)을 연구자가 최대한 공감해야 한다(김자인 2015).

두 번째 단계인 문제정의는 공감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Synthesis)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분명히 하는 과정이다. 제약 없이 생각해야하고 복잡함이나 모호함을 편안 하게 여기며, 기대치 않던 것들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마인드세트(mindset)가 필요하다.

사고과정을 통해 문제나 해결책을 진전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다른 각도(reframing)에서 살펴야 한다. 올바른 문제(right problem)는 공감의 대상 자가 실제(real) 느끼는 것이면서, 해결 되었을 때 가치(valuable)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의 참여자들에게 동기(inspiring)를 부여한다.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 핵심 구성이 되는 종합은 수집한 정보를 순서화하고 일정한 기준으로 판별해 거르고 나누며, 그들 사이를 연결하는 방식을 갖는다(Kolko 2010).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가 ~을 할 수 있을까?(How Might We~?)’패턴의 질문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이유를 묻거나(5-Why), 문제에 대한 관점을 서술하고(Point Of View), 사실과 의견과 추론(Fact, Opinion, Guess) 을 표기하는 방법이 있다(Carlgren et al., 2016). 공감지도와 같이 겉으로 드러난 현상 인 말(Say)과 행동(Do)을 근거로 생각(Think)과 감정(Feel)을 읽어내는 기법도 동원된 다.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하는 궁극적 이유는 문제 상황 속의 사람이 가진 진정한 필요 와 욕구를 드러내고자하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인 발상은 공감과 정의를 거쳐 나온 문제와 분석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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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지고 다양 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과정이다. 여려 배경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여 아

5 스탠포드대학교의 디스쿨에서 개발한 모델이다. 디스쿨은 2003년 6월, 스탠포드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David Kelly와 기업가 George Kembel, 샌프란시스코 지역 디자이너들이 모여, 독일인 Hasso Plattner의 지원금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디스쿨이라는 명칭은 비즈니스 스쿨(Business School) 관련자들이 자부심을 담아 스스로를 “비스쿨(B.School)”이라 칭한 것을 비꼬아 “디자인스쿨은 디스쿨”이라 농담한 것에서 유래 하였다. 디스쿨의 인재양성목표는 특정영역의 전문이가이면서 보편적 교양과 지식을 가진 T자형 인재육성 이다. 디스쿨은 디자인사고를 근간으로 엔지니어링, 디자인,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요소를 결합한 다학제적 교육을 제공하는 디자인 커뮤니티이다(김자인 2015).

6 논리 구조와 관련한 프레임은 특정한 가치(value)를 만들어 내는 작동원리를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프레임은 문제 상황에 대한 특정한 인식, 그 상황을 표현하는 특정 컨셉 수용, 해결책과 핵심논문 을 지지하는 작동원리 등으로 구성된 일단의 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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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질보다는 양이라는 자세로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중요하 다. 브레인스토밍이 대표적이 방법인데, 공감과 정의를 통해 나타난 문제의 장점을 키 우고 단점은 줄여가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한다. 가능한 많은 아이디 어를 모으고 이를 쉽게 실현가능한지, 사용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지, 혁신적인 생각 인지 등의 기준으로 나누어 본다. 이 아이디어들을 빠르게 프로토타입화 하고 그 성공 가능성을 실험해 본다(김자인 2015).

네 번째 단계인 프로토타입 제작은 사용자들이 아이디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빠르 게 알아보기 위해 일종의 시제품이나 시범서비스를 만들거나 제공하는 과정이다. 실행 을 통해 생각한다는 원칙이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면, 아이디어와 통찰을 시각화하고 손에 잡히게 만들 수 있어 새로운 생각을 만들고 교류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단 하게 제작된 프로토타입을 활용하면, 사용자와 프로토타입 사이의 상호작용을 확인 할 수 있고, 사용자 관점에서 개선점을 찾는데도 수월하다. 이때 프로토타입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능한 저렴하고, 빨리 제작하여 사용자의 의견과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 프로토타입을 만들다 보면, 자칫 프로토타 입에 지나친 애정을 가지게 될 수 있고, 발견한 문제점을 쉽게 바꾸기 어려워 질 수 있다. 건축이나 도시설계에서 모형을 만들 듯이 서비스나 활용방안을 구상하는 과정에 도 스케치, 스토리텔링, 역할극, 목업(mock-up)을 활용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단계인 시험은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1단계에서 공감의 대상이 된 사람들 이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공감이 형성된 사람들은 프로 젝트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에 프로토타입을 개선하기 위한 효과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다른 장르와 연구영역으로부터 다양한 시각과 영감을 보충 받을 수 있다. 시험단계를 거치고, 공감-문제정의-발상-프로토타입의 과정을 반복 하면서 처음 만들어진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은 발전한다. 새로운 공감과 문제정의와 아이디어가 필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이 추구하는 가치 (value)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와 원하는 상 태가 분명해야,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what)을 어떻게(how) 할 것인지, 시험결과를 발 전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 진다. 문제를 해결해 이루고자하는 가치(Value)는 알려져 있고 공감하지만, 무엇(What)을 어떻게(How) 해 야 할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What)이나 어떻게(How), 둘 가운데 하나라도 모르면(0) 원하는 가치(value)를 이룰 수 없게 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V=W X H와 같은데, 가치(V)가 알려져 있을 때 여기에 적합한 무엇(W)과 어떻게(H)의 조합을 찾아가는 것이 문제해결 과정이다

7

. 디자인씽킹은 이러한 과정에 대한 생각의 틀을 구

7 Value(V) = What(W) x How(H)는 이 연구에서 정의한 것으로 원하는 가치(value)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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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는데 효과적이다(Dorst 2011).

디자인씽킹

프레임 공감

(Empathize) 문제 정의

(problem framing) 발상

(Ideate) 프로토타입

(Prototype) 실험 (Test) 원리 사용자와 가치

(value)

진전 될 수 있는 문제의 발견

(what)

문제 해결의 시작과 작동원리(how)

행동을 통한 생각, 지식 외부화,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와 소통

실패를 통한 경험의 축적과

반복 실행

- 사용자의 숨은 필요(needs), 아픈 곳 탐색 - 정성적, 맥락적,

참여적 연구

- 연구통찰의 종합, 패턴, 문제 재정의 - 문제 본질에 집중

(5 why)

- 문제의 본질이 작동하는 방식 - 질보다 양 - 선별기준 설정

빠르고 값싸게 아이디어 시각화- 목업(mock-up) - 역할극, 스토리보드

- 인간의 본성, 필요, 기술 등의 종합 표 1. 생각의 과정과 원리, 심층 분석구조의 관계

III.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

1.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 모형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주요구성요소와 한계,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의 가능성과 활용 용도의 수렴성, 창의적 융합사고와 디자인씽킹의 프레임과 같이 각각 나뉘어 있는 내 용을 연결하여,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융합적인 사고의 체 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창의적인 융합적 사고체계의 첫 번째 축은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의 핵심 원리이다.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전통적 계획과 다르면서, 추구하고자 하 는 핵심원리는 참여와 협력, 개방과 탄력이다. 활성화계획을 만드는 주체가 지역이 가 지고 있는 진정한 욕구를 탐색하고 발견하는 토대는 지역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 력이다. 이로부터 시작하여 지역의 구체적인 문제, 잠재력을 지닌 자원, 해결책 등을 찾아가는 과정은 개방과 탄력의 원리가 잘 작동해야 한다. 두 번째 축은 도시재생활성 화계획의 대상이 가진 고유성이다. 고유성은 그 대상이 처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사람 들이 가진 이미지, 물리적 시설의 특징, 입지여건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연구가 주목 하는 도시재생의 대상은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인데, 사람들이 가진 기억, 향수, 역사가 이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장비와 구성물, 그를 둘러싼 도시기반시설은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지닌 물리적 시설의 특징을 구성 한다. 과거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있던 곳은 도심이나 도시외곽이었던 곳으로 도시가

대상(what)과 방법(how)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비슷한 방식의 표현은 ...Dorst, 2011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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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산업유산의 고유성 프레임 그림 3.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 모델

발전하고 성장함에 따라 개발압력이 매우 커지거나 그 반대로 입지여건이 변화한 곳이 다. 이러한 조건을 산업유산의 고유성을 파악하는 프레임으로 활용할 수 있다(그림 2).

역사적인 의미와 현재 용도의 활용성이 높으면 원래의 목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림 2의 1사분면). 이와 반대로 역사성과 활용성이 모두 낮 으면 기존의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거나 전면적인 재개발이 가능하다(그림 2의 3사분면). 만약 역사성과 활용성 둘 가운데 한 부면에 장점이 있다 면 이를 장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역사성에 장점이 있다면 근현대유물 로 유지보존할 수 있다(그림 2의 4사분면). 반면 활용성에 장점이 있다면 기존 시설을 창조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그림 2의 2사분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핵심원리와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가진 고유성이 씨줄과 날

줄이 되어 플랫폼을 구성하고, 디자인씽킹의 각 단계가 자유롭게 플랫폼 위를 움직이

는 생각의 체계를 잡으면, 창의적 융합적인 사고의 체계를 그릴 수 있다(그림 3). 지역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 속에서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에 대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

지가 생각의 시작점이 된다. 예를 들어 지역의 구성원들, 사용자들이 이전적지나 산업

유산을 문화재와 같이 선대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중히 볼 것인지, 다양한 활용의 대상

이며 문화의 가치는 그 중 하나에 속한다고 볼 것인지와 같은 인식은 이전적지나 산업

유산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역의 구성원들, 사용자들과

의 공감에 이어서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이 가진 시설, 입지를 분석하여 지역이 진정으

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 혹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진전 가능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 한다. 구체적으로 정의된 문제에 대한 가설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싸고 빠

르게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문제해결의 시작점을 제시하고 작동원리를 파악한다. 이

렇게 지식과 생각을 외부화, 시각화하면 초기 아이디어를 지역의 구성원들과 함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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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키기 수월하다. 이 과정에 개방적, 탄력적 사고와 처리 방식이 요구된다. 프로토타 입을 가지고 반복하여 실험 과정을 거치면서, 실행과 실패의 경험이 쌓이게 되고 초기 아이디어는 발전하게 된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과정은 비선형(non linear)적이고 동시적으로 발생하게 되며, 실 제 실행과정에서는 각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현실세계에 서 이전적지와 산업유산을 새롭고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디서부터 어떤 과정으 로 생각을 펼쳐야 할지 고민하는 정책입안자, 연구자, 학자, 지역주민에게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생각의 체계가 있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여러 선행연구들이 산업유산을 정의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도 이것과 비슷한 맥락에 있다. 아쉬운 점은 이전 적지와 산업유산을 가지고 어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어떻게 목표하는 가치를 달성 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산업유산을 정의 하는 문제에 집중하다보면 정의에 들어맞는 이상적인 대상과 그렇지 못한 대상이 구분 되고, 그 구분이 사람들이 직면하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일부가 상상력의 바구니에서 애초부터 제거 되어 버릴 수 있다. 자칫, 남겨진 시설의 과거와 현재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되고 미래 의 필요에 둔감할 수 있다. 시설을 둘러싼 외부의 정치경제사회기술 발전이 요구하는 바를 간과하는 누를 범 할 수 있다.

2. 융합적 디자인 사고체계 모형을 활용한 심층분석의 구조

이론연구를 통해 만든 융합적인 사고의 체계가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 실제 작동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 해 고양시의 사례를 심층 분석한다. 융합적인 사고의 체계를 구성하는 각각의 단계에 서 어떤 요소를 분석할 것인지, 주요 내용은 <표 2>와 같다. 기존의 시설활용계획과의 큰 차별점은 시설 그 자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서, 시설을 둘러싼 산업환경과 그 시설을 활용할 주체들이 가진 애로사항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고민한다는 점이다.

융합적인 사고의 체계는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공감과 문제정 의이다. 이때 중요한 요소는 명쾌함(clarity)이다. 다른 하나는 발상과 프로토타입과 테 스트이다. 이 과정에 중요한 요소는 창의성(creativity)이다. 공감단계에서 시민, 전문가, 정책입안자 등이 가진 고양시가 처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과 추구하는 가치(value)를 도출한다. 가치(value)는 문제를 해결해 이루고자하는 가치나 원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정책철학이나 목적, 사업이 달성하고 싶은 결과 등이 해당된다. 문제정의단계에는 폐

쇄된 고양 정수장의 물리적인 시설과 그 활용 가능성, 영상콘텐츠 제작 과정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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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촬영시설의 특수성 등 시설 측면과 고양시와 고양 정수장이 처한 입지, 법제도 조 건, 접근성과 촬영용이성, 지역의 발전가능성 등 입지 측면을 분석한다. 공감과정과 문 제정의 과정의 분석내용을 종합하여 통찰을 얻고, 이로부터 문제의 틀을 새롭게 정의 하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명확히 한다. 발상과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는 특수효과 촬 영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아이디어의 전개과정, 단계별 특수효과촬영장 구축내용, 영상 콘텐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방향과 프로그램을 들여다본다. 실험단계에서는 발상과 프로토타입단계를 거친 아이디어가 실현된 구체적 내용과 이에 대한 사용자들 의 반응, 향후 개선방향을 다룬다. 대한민국 특수효과 촬영의 현실과 관련된 기업들의 반응, 촬영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등을 살핀다.

고양 정수장의 고유성

이미지 시설 입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의 핵심 원리

참여 <공감>

-주거 중심지의 탈피, 산업기반확보 -지역전략산업 육성의 역사성 -영상콘텐츠산업의 가능성 -고양정수장의 변천

<문제정의>

-폐정수장의 활용성 -영상콘텐츠제작의 특수성

-입지, 법제도의 조건 -접근성

-촬영용이성 -주변의 발전 가능성 협력

개방 탄력

<실험>

-대한민국 특수효과 촬영의 현실 -영상콘텐츠 기업의 경쟁력 강화

-세계 수준의 영상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기반 구축

<발상과 프로토타입>

-특수효과 촬영장으로 리모델링 -단계별 특수효과촬영장 구축

-영상콘텐츠산업 생태계 조성

-기업협력프로그램 운영 표 2.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로 본 심층 분석의 구조

IV.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심층분석

1. 공감 : 이미지 X 참여 X 협력

서울이 확장하고 교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울과 인접한 고양시는 주거지 중심 의 도시특성을 갖게 되었고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8

.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소나 화훼와 같은 근교 농업이 경제구조의 주요 기반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교외화와 더불어 고양 시로 들어온 사람들은 주로 서울이나 경기도에 일자리를 두고 있어서 출퇴근 시간이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계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정보통신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이 핵심 경제 기반을 형성하면서 고양시의 경제구조는 더욱 시대변화를 따르

8 2017년 2월 말 기준 고양시의 인구는 104만 명을 넘었다(고양시청 홈페이지http://www.goyang.go.kr/stats/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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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려워졌다. 이런 총체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보여주는 것이 경기도 내 시⋅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 규모이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고양시는 인구는 2번째로 많지 만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20위 권 밖에 있다. 양평군이나 의정부의 크기와 비슷하다 (통계청 KOSIS). 시대변화에 맞추어 고양시의 산업기반은 변화와 확충이 필요했다.

폐 정수장을 특수효과 전문 촬영장으로 탈바꿈 시켜보자는 생각과 그 가치는 고양시 와 고양시의 산하공공기관인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10여 년간 꾸준 히 공들인 지역전략산업육성 정책에 뿌리가 있다. 고양시는 영상콘텐츠 산업을 지역전 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상콘텐츠 산업이 고양시가 가진 제약조건을 넘어, 지역 에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고양시를 영상콘텐츠산업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2004년부터 기획되었으며, 2008년부터 본격적인 산업육성정책이 시행되었다. 경기도에서 관련 산업의 특화정도를 보여주는 입지계수가 2003년 1이하 이던 것이 2013년 1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서울대, 2016).

그림 4. 고양시 영상콘텐츠산업 육성전략 출처: 조준혁⋅김인환, 2015

콘텐츠산업진흥법은 콘텐츠와 콘텐츠산업을 정의하고 있는데, 콘텐츠는 부호, 문자,

도형, 색채, 음성, 음향, 이미지, 영상 등의 자료나 정보를 의미하며, 콘텐츠산업은 경제

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또는 이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제작, 유통, 이용 등과

관련한 산업을 의미한다. 콘텐츠산업은 상상력과 창의력에 기반 하는 고성장,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도시화경제가 작동하는 분야이다. 타 산업 활동을 지

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간접적 효과가 크다(조준혁⋅김인환, 2015). 글로벌 콘텐

츠 시장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성장률 4.4%를 기록하며 2조3507억 달러에 달할 것

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국내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측되는데, 2020년까지

연평균성장률은 4.4%, 시장규모는 64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어 세계7위 수준

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7). 스마트모바일기기와 유⋅무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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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워크가 보편화되고 속도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 며, 전 국민의 43.7%는 스마트폰을 TV보다 더 많이 이용하여 영상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방송통신위원회, 2013). 이상과 같은 결과는 2008년 특수효과촬영장을 조성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던 시점에서 예측했던 콘텐츠산업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된 모습이다.

주거중심의 도시구조를 탈피하여 산업기반을 확충해야한다는 필요성이 시민, 의회, 행정부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영상콘텐츠산업의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육성정 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기능을 상실한 산업시설인 폐정수장을 재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수효과 전문 촬영장으로 리모델링이 된 폐정수장은 과거 고양정수장으로서 고양시의 옛 고양군 시절 군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매우 중요한 기반시설이었다. 공릉천의 물을 정수장으로 끌어와 이를 처리해 고양군민에게 공급하 였다. 1984년부터 운영되던 정수장은 2000년 팔당광역상수도 공급으로 운영이 중단되 어 그 기능을 다하게 되었다(고양아쿠아스튜디오 홈페이지, 2017). 오랫동안 시민들에 게 삶의 근간인 깨끗한 물을 제공하던 시설이 이후 10여 년간 별다른 쓰임새를 찾지 못하였다. 영상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정책방향 아래서, 폐 정수장이 가 진 활용 가능성과 역사성에 주목하였다. 영상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과 인터뷰와 간담회를 진행하여 영상콘텐츠 촬영의 현실을 이해하였고, 남양주종합촬영 소, 부산영화촬영소, 몰타mfs, 영국쓰리밀즈, 이탈리아씨네시타 등 국내외 촬영장을 직 접 방문해 벤치마킹하였다.

2. 문제정의 : 참여 X 협력 X 시설 X 입지

고양시의 전 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 상 과밀억제권역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을 육성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군사시설보호구역, 농업진흥구역, 개발제한구역, 공장총량제와 같은 여러 규제 때문에 산업단지나 대규모 공장입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영 상콘텐츠 산업은 첨단지식산업으로서 수도권 규제를 피할 수 있었으며, 세계시장의 성 장과 한류의 세계화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조준혁⋅김인환, 2015). 고양시는 한강을 따라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인접해 있으면서 주요 방송국의 제 작센터가 입지해 있었다

9

. 더불어 파주는 북시티를 조성하여, 많은 출판사와 배송센터 가 들어섰다. 만약 고양시가 영상콘텐츠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게 되면 여의도-상 암-고양-파주를 연결하는 문화산업벨트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

9 여의도와 목동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던 문화방송과 서울방송은 고양시에 제작센터를 가지고 있다. 상암동 에 디지털미디어시티가 조성되면서 방송국 등의 콘텐츠 기업이 상암에 모여들었다.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있던 문화방송도 본사를 상암으로 이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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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정수장은 통일로와 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에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곳 이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과도 가깝다(그림 5, 참조). 공릉천이 정수장을 둘러싸 나 가는 하회(河回)하는 모양이며, 주변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큰 개발이 진행되 지 않은 곳이다(그림 6, 참조). 이러한 조건은 외부의 방해 없이 촬영을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되었다. 장기적으로는 정수장 인근 일대를 하나의 촬영단지로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 이다.

그림 5. 광역입지

출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2008, 브로멕스 아쿠 아스튜디오 조성방안 연구

그림 6. 정수장 주변 환경

출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2008, 브로멕스 아쿠아스 튜디오 조성방안 연구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영상물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가는 영상콘텐츠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탄생하기 이전에는 특수효과촬영이나 수중 및 수면촬영을 자유 롭게 할 수 있는 촬영장이 대한민국에 없었다. 예산에 제약이 많은 영상제작환경 때문 에 제작자는 특수효과촬영이 많이 필요한 내용을 피하거나, 많은 예산을 들여서라도 해외(미국, 영국, 몰타)로 촬영을 떠나야 했다. 자연히 영상물의 내용에 제약이 따르고 발휘된 상상력을 영상물로 옮기기 어려웠다. 헐리웃으로 대표되는 해외 블록버스터 영 상물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 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영상물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서는 빼어난 시나리오와 영상미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상황은 국내 에 특수효과촬영을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정수장은 단시간에 많은 양의 물을 수원지에서 끌어들여 몇 가지 단계를 거처 먹을 수 있는 물로 바꾼다. 공릉천에서 끌어들인 물은 혼화지-침사지(응집지+첨전지)-여과 지-정수지를 통해 가정에 공급되었다(고양시 상하수도사업소 홈페이지)

10

. 폐 정수장은

10 혼화지는 수원(水原)에서 들여온 원수와 원수에 섞여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응집약품을 혼합하는 시설이다. 침사지는 응집지와 침전지로 구성되는데, 응집지는 원수의 불순물과 응집약품이 섞여 불순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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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공릉천으로부터 짧은 시간에 대량의 물을 끌어들일 수 있는 관로를 갖추고 있고, 정수처리를 위한 각 단계에 대규모의 처리 공간이 있다.

사용된 물과 부산물이 정화과정을 거친 후 나갈 수 있는 통로도 있으며, 많은 차량이 동시에 주차도 가능하다.

그림 7. 옛 고양정수장 전경 그림 8. 시설현황 및 시설조성방향

이러한 물리조건은 블록버스터 영상물 제작에 반드시 필요한 특수효과촬영이나 수 중촬영을 위한 큰 장점이다. 이러한 촬영에는 대규모의 빈 공간과 많은 양의 물을 값싸 고, 빠르게 확보 해야만 한다. 정수장의 수처리조는 폭파, 화재, 폭풍, 강우와 같은 특수 효과촬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적합하다. 촬영에 물이 필요하면, 근처 공릉천 에서 대량의 물을 빠르고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확보할 수 있다. 원수를 그대로 촬영에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정수처리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만약 특수효과촬영을 위 해 상수도 물을 사용하게 되면 촬영장 사용료 외에도 물 값으로만 수천만 원이 발생하 여 현실적으로 촬영에 이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촬영이 끝나면 사용된 물은 처리 과정을 거쳐 공릉천으로 나간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point of view)는 이를 활용하는 방향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 의 기능이 다했기 때문에 나타난다. 자연히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가진 활용성(공간) 과 역사성(시간)이 관련된다. 폐 정수장은 역사성을 지닌 곳이라기보다는 과거 정수를 위해 사용되던 공간과 시설이 가진 활용성이 큰 곳이다. 이는 영상콘텐츠분야에서 필 요로 하는 특수효과촬영에 적합한 잠재요소를 가진 곳이다(그림 2, 참조).

고양시가 처한 입지와 법제도의 맥락, 물리적 환경, 산업육성정책방향과 추진사업,

큰 덩어리를 형성하도록 하는 시설이며, 침전지는 만들어진 불순물 덩어리가 자연적으로 가라앉도록 하여 제거하는 시설이다. 여과지는 침전 이후 남는 작은 불순물을 모래나 자갈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제거하는 시설이며, 정수지는 소독 과정을 거친 먹는 물을 가정으로 보내기 전에 저장하고 양을 조절하는 시설이다 (고양시 상하수도 사업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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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의 물리적 구조와 연혁, 대한민국 영상물 제작환경의 현실을 종합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시 정의하였다. 고양시 영상콘텐츠산업육성 정책의 맥락 속에서 영상기업 의 필요를 반영하고, 정수장 시설물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통합적 접 근을 시도하였다. ‘어떻게 하면 폐 정수장을 영상콘텐츠 산업 지원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까?’, ‘정수장에 있는 기존의 시설을 특수효과촬영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촬영에 필요한 특수효과기술을 어떻게 기업에게 서비스 할 수 있을까?’, ‘특수효과촬 영장을 이용하는 기업이 고양시의 다른 기업과 협업하도록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정의하였다.

3. 발상과 프로토타입 : 개방⋅탄력 X 시설 X 입지

공릉천의 물, 정수장에서 사용되던 양수시설, 침사지 등 정수계통을 구성하는 수조, 관리동, 사무동을 수중 및 수면, 폭파, 화재, 강우, 폭풍 등의 장면을 전문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예를 들어, 대형 수상 전투장면을 촬영해야 할 때 대형 수조에 물을 채우기 전에 세트팀이 촬영용 세트를 만들고, 정수장의 양수시설 을 활용해 대량의 물을 공릉천에서 끌어와 수조를 채우고, 사무동에 입주한 특수효과 기업과 협업하여 촬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폐 정수장의 혼화지, 침사지, 건조여상이 이러한 장면을 촬영하는데 적합한 대형 공 간을 지니고 있다. 가장 큰 시설인 침사지는 가로24미터, 세로58미터, 깊이4미터로 일 부 칸막이벽을 철거해 리모델링하여 대형 수조 촬영 공간으로 바꾸었다. 두 개의 건조 여상 가운데 한 곳은 원래 용도인 퇴수시설로 유지하여 촬영에 사용된 물을 배출하는 과정에 사용하였으며, 다른 한 곳은 가로20미터, 세로25미터, 깊이3.8미터의 중형 수조 촬영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표 2 참조).

기존의 관리동은 최소한의 변화를 가하여, 아쿠아스튜디오 운영센터, 출연자대기실,

분장실, 숙소로 변경하였으며, 사무동에는 저렴한 임대료로 특수효과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조성하였다. 여과지는 대형 수조 촬영장과 인접해 있어서 대형 수조

촬영을 위한 부속시설로 활용하였다. 촬영 중 스텝 대기, 촬영장비 보관, 식사 등을 위

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정수장의 관로들이 모이는 회수조는 촬영에 사용된 물을 정화

하는 수처리장으로 변경하였다. 공릉천에서 취수한 물을 촬영에 사용하고 회수조의 수

처리장을 거쳐 취수 전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기 위함이다. 정수지와 혼화지의 건물은

대형 수조 촬영공간에 필요한 진입로와 촬영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철거 하였다. 대형

수조에서 촬영이 이루어 지면 대형 크레인과 지게차가 자재나 세트를 직접 이동시켜야

하고, 촬영 중에는 카메라, 조명, 크레인, 운영인력 등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수조로 직접 연결되는 진입로와 넓은 촬영공간이 필수적이다(표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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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전(과거) 리모델링 후(현재) 기존 시설 조건 시설 활용 방향

침사지

-가로24미터, 세로58미터, 깊이4미터

-철근콘크리트조 -침전역할을 하던 칸막이

칸막이벽을 철거하고 대형 수조 촬영 공간

관리동 -고양정수장의 업무공간

-철근콘크리트조

아쿠아스튜디오 운영센터 촬영 스텝 대기실, 분장실,

관리사무실

건조여상

-가로20미터, 세로25미터, 깊이3.8미터

-철근콘크리트조 -슬러지 건조 공간

금속구조물 철거 후 중형 수조

촬영 공간

여과지 -여과설비와 제어실

-철근콘크리트조

대형 수조 촬영 시 스텝 대기, 촬영장비 보관, 식사 등을 위한

지원 공간

회수조 -침사지과 건조여상을

잇는 관로 -철근콘크리트조

촬영에 사용된 물을 정화하는

수처리장 표 2. 기존 시설 리모델링 방향

특수효과촬영을 위한 물리환경을 구축하는 것 뿐 아니라, 특수효과기술을 보유한 기

업을 전략적으로 촬영장에 유치하여, 촬영장을 사용하는 기업의 특수효과 수요에 대응

하였다. 특수효과촬영장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물리시설 그 자체만으로는 한계

가 있으며, 촬영 작품의 내용과 요구에 따라 특수효과기업이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시

설을 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야만 한다. 자연히 특수효과촬영장과

특수효과기업은 밀접한 협업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반대로 특수효과 기업이 촬영작

품을 특수효과전문촬영장으로 유치할 수도 있다. 작품제작자의 요구를 가장 효과적이

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특수효과촬영장이라고 소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특수효과촬영장과 입주기업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국내

외 전시회에 아쿠아스튜디오팀으로 함께 나가는 협력하는 체계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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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가 추진해 온 영상콘텐츠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상산업생태 계’를 촬영장을 사용하는 기업이 활용 있도록 협업지원프로그램, 촬영장 사용료 인센 티브 등을 구상하였다. 고양시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상후반작업(시각효과, 컴퓨 터그래픽, 편집, 음향, 색보정)기업이 집적해 있어, 특수효과촬영장을 사용하는 작품이 후반작업을 필요로 할 때, 이 기업들을 연결해 주고, 협업 활동에 인센티브를 주는 프 로그램을 마련하였다.

4. 실험 : 개방⋅탄력 X 이미지

폐 정수장을 리모델링하여 조성된 특수효과촬영장(1단계)은 2011년 개장하였다.

115편 이상의 유명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었다. 대표적으로 신과함께,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인천상륙작전, 임금님의 사건수첩, 7년의 밤, 군함도, 미씽나인, 푸른바다의 전 설 등과 같은 작품이 촬영을 진행하였다. 물과 불을 사용하는 대형 특수효과가 필요한 작품들 대부분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진행하였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명실상부하게 특수효과전문촬영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고양시 영상콘텐츠 산업생태계의 중심으로서 플랫폼역 할을 하고 있다(그림 9). 예를 들어, 아쿠아스튜디오에 촬영작품이 들어오면 제작사는 스튜디오에 사용료를 납부한다. 동시에 고양시에 소재한 제작서비스기업(촬영, 세트제 작, 특수효과, 소품, 스턴트 등), 후반제작서비스기업(편집, 색보정, 시각효과, CG, 음향, 음악 등) 등과 거래를 하게 되고, 고양시의 기업은 거래 매출을 올리게 된다(그림 10, 참조). 아쿠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고양시는 영상콘텐츠 제작사의 고양시 기업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거래 매출의 일정금액을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러한 순환과 정을 통해,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영상콘텐츠 산업생태계의 핵심 기반시설로서,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

그림 9. 고양시 영상콘텐츠 산업생태계 그림 10.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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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산업생태계의 효과는 금액으로 확인되는데, 고양시에서 촬영된 작품들이 고 양시의 영상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과 협업한 금액이 연평균 약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실내형 전천후 다목적 촬영장이 만들어 지면, 촬영 장의 가동일과 작품수, 기업간 협력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이러한 실험과정 을 통해 탄력적으로 아쿠아스튜디오의 시설과 운영프로그램을 산업생태계 관점에서 진화시켜나 갈 수 있다. 그리고 아쿠아스튜디오가 위치한 지역과 시설에 대한 이미지 도 점차 바뀔 것이다.

V. 결론 및 시사점

이 연구의 목적은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내는데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융합적인 디자인 사고의 체계를 구상하는 것이다. 이전적 지나 산업유산을 어떻게 도시재생에 창의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아이디어 도출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융합적인 디자인 사고의 체계가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찾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 사례분석을 통해 가능성을 가늠해보았다.

융합적인 디자인 사고의 체계는 활성화계획의 특징적 요구, 이전적지⋅산업유산의 고유성, 디자인씽킹의 생각을 디자인하는 접근방법을 결합하여 구축하였다. 전통적인 도시계획과 다르게 활성화계획은 참여와 협력, 개방성과 탄력성을 수립과정과 내용에 반영하도록 요구한다. 이전적지나 산업유산이 가진 이미지, 물리적 시설의 특성, 입지 여건과 같은 고유성을 찾아내는데 참여와 협력, 개방성과 탄력성이 바탕을 이룬다. 이 들 사이를 창의적으로 엮어내기 위한 생각의 과정으로써 디자인씽킹 프레임을 활용하 였다. 이러한 융합적인 디자인 사고의 체계가 창의적 산물을 만들어 내는데 자극이 될 수 있는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융합적인 디자인 사고의 체계는 다양한 수준의 창의성을 지닌 사람들 사이에 가교역할을 담당하여 의사소통과 생각의 발전, 혁신적 문제해결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융합적인 사고의 체계를 가지고 분석한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사례는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의 작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도시경제기

반형 2곳(부산역 창조지식 플랫폼, 청주 연초제조창 문화공간조성), 근린재생형 11곳이

지정되었다.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한 지역을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로

재편하고, 도시전체차원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조준혁, 2016).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경제기반형도시재생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조금씩 이루고 있어 시사 하는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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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탄생은 주거중심이며, 근교농업을 주축으로 하는 도시 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10여 년간 추진한 도시의 신성장동력, 미래 먹거리 육성 정책과 맥락을 같이하였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치 않고 재생사업 의 테마가 공원, 공연장, 박물관, 도서관과 같은 문화여가시설로 비슷해지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폐 정수장이 가진 이미지, 물리적 시설의 특성, 입지 요소를 콘텐츠 기업의 제작경쟁력을 높여 경제활동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코자 고 민한 결과로 탄생하였다. 과거 수돗물을 공급해 도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던 시설이 영상콘텐츠기업의 콘텐츠 제작 수준을 높이는 기반시설이면서, 지역의 경제구조를 바 꾸는 계기를 제공하는 특수효과촬영장이 되었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고양시의 특수촬영기업, 영상후반기업과 ‘아쿠아스튜디오얼

라이언스(alliance)’를 만들어 동반성장하는 체계를 만들어 도시전체차원의 경제를 활

성화하는 경제기반형 활성화계획의 목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아쿠아스튜디

오에 일감이 많아지면 이 기업들의 일감도 늘고, 기업의 일감이 많아지면 아쿠아스튜

디오를 찾는 작품도 늘어나는 관계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조준혁, 2016). 장기적으

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고양시 영상콘텐츠 산업 생태계의 핵심구성원으로 지속가능

한 재생의 방향을 보여준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의 외형은 외부에 노출된 빈 수조 공

간뿐이다. 그러나 작품촬영이 진행되면, 특수효과와 촬영스텝들로 인상적인 경관이 만

들어진다. 많은 돈을 들여 물리환경을 바꾸었지만 찾는 이, 쓰는 이가 없어 얼마 후

다시 쇠락해 버리는 시설이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아직까지 경제기반형활성화계획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사업의 구체적 내용이나 작동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부

족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고양아쿠아스튜디오는 영상콘텐츠산업과 ICT기술이 핵심

테마가 되어 도시의 경제체질을 바꾸는 상징적인 사례이며, 이러한 활용방법은 융합적

사고의 체계가 바탕이 되었다. 물리환경개선 중심의 기존 재생방식뿐만 아니라, 기업

의 필요와 지역의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 기업과 공공이 함께 협력하고 그 결과가 도시

재생의 효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수치

그림 2. 산업유산의 고유성 프레임 그림 3. 융합적 디자인 사고 체계 모델 발전하고 성장함에 따라 개발압력이 매우 커지거나 그 반대로 입지여건이 변화한 곳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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