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특징 및 고려사항 1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특징 및 고려사항
민 정 훈 미주연구부 교수
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 기존 입국금지 대상 이슬람권 7개 국가(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수단, 소말리아) 중에서 이라크를 제외한 6개국 국적 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반(反)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테러를 비롯한 범죄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 으로 발동했던 반이민 행정명령(Executive Order:
Protecting the Nation from Foreign Terrorist Entry into the United States)이 연방법원에 의해 시행이 중단되자 약 6주 후에 수정된 내용의 행정명령 을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이민 수정 행정 명령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혼란과 법적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 ‘1.27 대통령 행정명령’ 이후의 전개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테러 위험이 있는 이슬람권 7개 국가에 대해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고, 난민의 미국 입국을 120일 동 안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시리아 난 민의 경우에는 입국 불허 기간을 특정하지 않았다.
반이민 행정명령의 발동 직후 수백 명이 미 공항에 억류되고 미국행 비행기 탑승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선이 빚어졌다. 또한, 이민자가 세운 나라인 미국 의 건국이념에 어긋나는 인종·종교 차별이자 외국인 혐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그들을 들여보
내라(LET THEM IN)”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집회 에 나섰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우려를 표명하였다.
전·현직 관리들, 시민·인권 단체, 실리콘밸리 IT 기업 들까지 행정명령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행정부 내부 에서도 반발이 일어나 외교관 1천 명 이상이 행정명 령에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고, 샐리 예이츠(Sally Yates) 법무장관 대행은 정부를 변호하지 않겠다고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비난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연설 등을 통해 반이민 행 정명령을 파기하면 나라가 위험에 처한다는 논리를 역설했고, 반기를 든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을 해임했 다. 또한, 내각 인준을 지연시킨다며 야당인 민주당 을 비난했다.
미국의 여론은 분열된 미국을 반영하듯 뚜렷하게 갈렸다. 미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 (POLITICO/Morning Consult)’가 2월 초에 실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55%가 지지(35% 강력 지지, 20% 다소 지지)한 반면, 38%가 반대(26% 강력 반대, 12% 다소 반대)하였다.
결국, 반이민 행정명령의 운명은 연방법원에 의해 결정되었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 지방법원과 캘리포니 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등이 시민단체와 피해자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반이민 행정명령 이행금지 긴급 명령을 내렸고 매사추세츠 등 일부 주에서도 행정명령 효력이 한시적으로 중단됐다. 이어 시애틀 연방 지방 법원은 지난 2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 명령이 수정헌법 1조 위배(헌법상 평등한 보호, 종교 차별 금지 조항 위반)라는 워싱턴, 미네소타 주의 가
IF 2017-03K March 13, 2017
도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특징 및 고려사항 2 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바트(James Robart)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 판사와 사법체계에 대해 비판하고 항고했다. 그러나 제9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2월 9일 항고심에서 만장 일치로 하급 법원 결정 효력을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7개국 입국자들이 테러를 자행했다는 근거 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법부는 행정부 조치가 위헌인지를 판단할 권한을 가졌다”며 사법체 계를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심기도 내비쳤다. 그러나 해당 행정명령이 무슬림 차별인지 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연방항소법원의 결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은 곧바로 트위터에 “법정에서 보자”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대법원에 재항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추가 법적 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에 법원의 행정명 령 중단 결정을 우회할 새로운 행정명령을 만드는 쪽 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막 으려 했던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들의 미국 입국이 허용되고 있다.
2. ‘3.6 대통령 행정명령’의 특징과 한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 기존 입국금지 대상 이슬람권 7개 국가 중에서 이라크를 제외한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반(反)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새로 발표된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따르면,
▲
6개 이슬람 국가(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국적자들은 90일간 미국 입국이 금지되며,▲
미국 입국이 무기한 금지됐던 시리아 국적자는 여행 목적의 방문일 경우 90일, 난민일 경우 120일 동안 만 미국 입국이 불허(不許)된다. 또한,▲한해 5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한 편 ▲이들 6개국에 대해서도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 권자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국이 허용된다. 이와 더불 어 ▲다른 국가의 여권을 사용하는 미국 이중국적자, 외교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자, 망명 또는 난민의 지위를 부여받은 사람들도 미국 입국이 허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한 300명이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명시해 난민들의 입국 심사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반이민 행정명령 2.0’이라고 도 불리는 이번 수정 행정명령은 3월 16일부터 효력 이 발생된다.
3.6 행정명령은 지난 1.27 행정명령에 비해 크게 5가지가 바뀌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첫째, 가장 큰 변화는 입국 금지국 명단에서 이라 크가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수정 행정명령에서 이라크를 제외한 것은 미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고 있는 이라크와의 관계를 고려 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에는 모술(Mosul)에서의 IS 격퇴를 위한 공습 지원과 이라크군 훈련을 위해 수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 정부가 비자 검증을 한층 강화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새로운 검증 절차를 갖췄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둘째, 종교 차별 문구를 제외했다. 즉, 이슬람 국가 에서 소수파에 해당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기존의 선호적 문구를 지워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측은 새 행정명령에서 특정 종교의 차별 문구를 삭제 했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무슬림 국가 이민자들의 입국을 막겠다는 큰 틀에서의 변화는 보이지 않아 종 교 차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6개국 국적자 중 미국 영주권 소지자는 미국 입국이 허용된다. 기존 행정명령에서는 미국 영주권 소지자도 입국금지 적용 대상이 되면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수정 행정명령에서는 합법적 인 영주권을 가진 6개국 국적자가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도록 보완하였다.
넷째, 시리아 국민의 무기한 입국금지 조항도 완화 됐다. 기존 행정명령은 시리아 난민 유입이 미국 국익 에 해(害)가 된다며 입국을 무기한 금지했지만, 수정 행정명령은 시리아 국적자도 여행객의 경우 90일, 난민의 경우 120일간 한시적으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다섯째, 효력 발생까지 대기 시간을 두었다. 1.27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직후 즉시 효력이 발생하여 전 세계 공항에서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
이번 수정 행정명령은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명 후 10일간의 시차를 두었다. 이번의 수정 행정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특징 및 고려사항 3 명령은 3월 16일부터 발효된다.
하지만 이상과 같은 보완에도 불구하고 반이민 행 정명령을 둘러싼 혼란과 법적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정 행정명령도 다소 축소되기는 했 으나, 여전히 무슬림 차별 조치라는 반발 여론이 거세 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각지에서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 효력정지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8일에는 하와이주가 수정 행정명령 효력을 잠정적으로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호놀룰루 연방 지방법원에 제기하였고, 9일에는 워싱턴주가 연방법 원에 수정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킬 것을 요구하 는 청원을 제기했다. 뉴욕, 오리건, 매사추세츠 등도 수정 행정명령 반대 소송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 행정명령이 3월 16일 발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은 그 이전에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3. 평가 및 고려사항
전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충격 을 받았다. 무슬림 입국 금지는 멕시코 장벽 설치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는 하지만, 워 낙 반론이 많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전문가 들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한 배경에는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백악관 수석전략가 및 고문의 주도적인 역할이 있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배넌은 백인 우월주의적 사고를 가진 인물로, ‘경제 민족주의(Economic Nationalism)’와 정부 시스템 해체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극우 성향 온라인 매 체 ‘브라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를 운영하 다 트럼프의 선거본부 최고 책임자로 스카우트됐다.
배넌은 스티븐 밀러(Steven Miller) 백악관 수석정 책보좌관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하여 TPP 탈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반이민 행정명령 등 초 강경 정책을 견인하고 있다. 또한, 1.27 반이민 행정 명령 대상에 미 영주권자를 포함하도록 강행한 인물 도 배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8일 서명한 국가안보회의(NSC: National Security Council) 개편 관련 행정각서(Presidential Memorandum
of the National Security Council and the Home- land Security Council)에서
▲스티브 배넌을 NSC
당연직 위원에 임명하는 한편,▲합참의장 및 국가
정보국장을 NSC 당연직 위원에서 배제하고 직접 관 련된 이슈가 있을 경우에만 NSC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30여 년 전 해군에 잠시 복무 했던 것이 군 경력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배넌이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주요 인사로 격상된 것을 의미한다.북핵 문제 포함 한반도의 안보 이슈를 다루는 곳이 NSC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외교·안보 정책에 있 어서 배넌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규제의 폭을 더 넓힐 가능성 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취업비자와 투자 이민비자 등을 제 한하는 행정명령을 입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을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 취업 비자를 줄이거나 발급 조건을 깐깐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 한 조치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한국 유학생이나 한인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배정하는 전문직 취업비자(H-1B Visa)가 축소되면, 한국이 배정받는 비자 수(2015년의 경우 약 3천 개) 도 축소될 것이다. 또한, 투자 이민비자(E-2 Visa) 쿼터가 줄어들고 발급 조건이 까다로워지면, 미국으 로 이주하는 투자 이민 기회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2월 초 공화당 의원들이 합법적 이민자 수를 향후 10년간 절반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알려졌다. 톰 코튼(Tom Cotton) 상원 의 원(아칸소주)과 데이비드 퍼듀(Davide Perdue) 상원 의원(조지아주)이 발의한 ‘고용 강화를 위한 미국 이민 개혁 법안(RAISE: Reforming American Immigration for Strong Employment Act)’은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연간 신규 영주권 취득자 수를 10년 내 50만 명까지 줄이는 것이 핵심이며, 연내 상원 표결을 목 표로 하고 있다. 코튼 상원 의원은 이 법안의 발의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였다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더욱 공세 적인 이민 규제 정책을 시행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선거 기간 중 초강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특징 및 고려사항 4 경 이민 정책 공약을 내세웠다.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금지, ▲불법체류자 추방 등을
천명하였다. 또한,▲오바마 정부의 추방 유예 행정
명령도 즉시 중지해 불법체류자 사면 관행을 없애겠 다고 하였으며, ▲출생 시민권 제도도 폐기해야 한다 고 주장하였다. 트럼프 후보의 강경한 이민 정책은 이민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백인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이민 행정명령,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등 일련의 조치들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 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핵 심 공약들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임기 초반 법원에 의한 반이민 행정명령의 중지 등 시행착오를 통해 체득한 학습효과를 통해 자 신을 둘러싼 정치 행위자와 시스템을 고려하는 보다 정제된 정치적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열린 외교’의 구현과 외교정책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된 것으로서 외교부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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