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철학
제 5 주 두뇌로서의 마음: 심신동일론 2
김남중 경상대학교 철학과
논변
5: 심적 인과
이 논변에 의하면, 심적 사건의 인과적 역할들은 그 신경상관자가 수행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심적 사건을 그것과 연관된 신경상관자와 동일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바늘이 손을 찌를 때 통증으로 인해서 당신이 황급히 손을 빼는 사건 e를 생각해 보자. P1. 고통이 e를 일으키며 이에 따라 법칙적 상관관계 R1 를 맺는다. P2. 고통은 c-신경섬유의 작동과 상관관계 R2를 맺는다. P3. P1과 P2가 성립한다면, e는 c-신경섬유의 작동과도 R1의 법칙적 상관관계를 맺을 것이다. P4. 만일 e가 c-신경섬유의 작동과 R1을 맺는다면, 통증과 c-신경섬유의 작동은 동일할 것이다. C. 따라서 통증과 c-신경섬유의 작동은 동일하다.논변
5: 심적 인과 (계속)
왜 우리가 P4. 만일 e가 c-신경섬유의 작동과 R1을 맺는다면, 통증과 c-신경섬유의 작동은 동일할 것이다 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할까? 통증과 c-신경섬유의 작동이 e와 동일한 법칙적 상관관계를 맺지만, 앞의 두 사건들이 상이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c-신경섬유의 작동은 e와 이러저러한 물리적 인과관계를 맺기 때문에, 우리는 c-신경섬유의 작동을 e의 진정한 원인으로 봐야할 것이다.논변
5: 심적 인과 (계속)
이때 만일 통증 역시 e의 원인인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인과적 중층결정(overdetermination)이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하나의 물리적인 원인만으로도 충분히 손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통증이 더 이상 어떻게 인과적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통증이 수행하도록 요청되는 인과적인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통증과 그것의 근저에 있는 신경 사건을 동일시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논변
5: 심적 인과 (계속)
물론 부수현상론적 해결책(epiphenomenalistic solution)도 있을 수 있다. 즉, 손의 움직임과 통증의 원인은 c-신경 섬유의 작동이고, 통증 자체는 이 상황에서 아무런 인과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 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심신동일론의 해결책과는 달리, 이 부수현상론식 해결책에 의하면, 통증은 인과적으로 무력하게 된다. 따라서 격심한 통증으로 인해서 손을 황급히 뒤로 뺐다는 처음의 전제는 부정되어 버릴 것이다.동일성이란
무엇인가
?
동일론은 심적 사건과 두뇌 과정이 동일하다고 말한다. 때때로 상태, 현상, 발생이 사건, 과정과 혼용되곤 한다. 심적인 것과 신경적인 것의 동일성의 예로서, 통증은 c-신경 섬유의 작동과 동일하다는 진술을 다시 생각해 보자. 이것은 다음 과 같이 표현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생물체)이 통증을 느끼는 것은 그가 c-신경 섬유의 작동 상태에 있는 것과 같다. 동일론을 올바로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진술들의 논리와 존재론을 좀더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먼저 동일성이라 는개념부터 살펴보자.대등성
vs. 엄밀한 동일성
동일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우리는 엄격한 동일성 (strict identity) 이나 엄밀한 동일성 (1dentity proper) 보다는 동일한 종류나 동일한 유형에 속하는 사례나 개별자들이라는 것을 의미하거나 어떤 크기에서의 대등성(equality) 을 의미한다. 이등변 삼각형의 두 밑각이 동일하다 고 말할 때 우리는 그 각들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 각들이 단 하나의 각이라 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x가 y와 엄격한 의미에서 동일할 때에는 우리는 둘이 아니라 하나만 가지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의 남편은 동일하다고 할 때, 소크라테스 와 크산티페의 남편이라는 명칭은 둘이지만, 단 한 사람만을 가리킬 뿐이다.
선험적 동일성
vs. 후험적 동일성
어떤 동일성은 선험적으로 알려진다: 5 + 7 = 12 와 2 =가장 작은 소수 가 그 예다. 그러나 물은 H2O다 나 샛별은 개밥바라기이다 라는 사실은 관찰과 경험을 통해서 발견해 낸 것이다. 이것들을 선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요, 물, H2O, , 샛별, 개밥바라기라는 표현들과 연결된 의미나 개념을 연구해서 알아낸 것도 아니다.심신동일성의 후험성
동일론자들은 심신동일성이 이와 마찬가지로 경험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왜인가? 1. 통증이라는 개념과 c-신경 섬유의 작동이라는 개념은 서로 독립된 별개의 개념들이다. 2. 그래서 심적인 것과 신경적인 것 간의 동일성은통증과 c-신경 섬유의 작동의 의미들을 개념적으로 분석해서 확인되어질 수는 없다. 3. 그러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통증에 관해서는 많이 알면서도 c-신경 섬유나 그것의 작동에 관해서는 모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심신동일성은 정교하고 어려운 신경 생리학적인 연구에 의존하는 경험적인 진리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마음과 두뇌의 동일성은 과학에서의이론적인 동일성과 비슷하다. 예) 물은 H2O다. 열은 분자 운동이다. 후천성 면역 결핍증의 원인은 HIV 에 의한 감염이다. 빛은 전자기의 방사다.엄격한 동일성
: 동일자의 식별불가능성
엄격한 동일성은 다음과 같은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동일자의 식별 불가능성] X 와 Y 가 동일하다면, X 와 Y 는 모든 속성들을 공유한다. (즉, 임의의 속성 P에 대해서 X 와 Y 가 모두 그것을 가지든지 그것을 결여하든지 둘 중 하나다. ) 이 법칙을 통해서 우리는 X 가 가지지만 Y 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Y 가 가지지만 X 가 가지고 있지 않는 단 하나의 속성만이라도 있으면 X = Y 라는 동일성 진술이 반증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을 X 와 Y 에 대한차별짓 는 속성 (dierentiating property)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동일론의 적대자들은 바로 이 속성을 찾아내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들은 심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을 차별짓는 속성들로서 여러 가지 속성들을 제시해 왔다.엄격한 동일성
: 식별불가능자의 동일성 (옵션)
이 법칙의 역인 다음의(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원리를 부를 때에 도 라이프니츠의 법칙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식별 불기능자의 동일성 ] X 와 Y 가 모든 속성을 공유한다면, X 와 Y 는 동일하다.
심신 동일성과 사건
우리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동일론은 심적 사건이 두뇌의 물리적 사건과 동일하다고 하면서사건들에 관해서 언급한다. 그런데 사건이란 무엇인가? 사건에 관한 관점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이중에서 어느 관점을 취하느냐에 따라 동일론을 이해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심신 동일성과 사건
(계속)
첫번째 관점에 따르면: 사건이란 물리적 대상들과 함께 이 세계를 이루는 기본적이고 구체적인 개별자들이다. 그리고 사건들도 물체들처럼 속성을 가지며 유(類) 아래에 포섭된다. 그래서 다리의 폭발이나 붕괴가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으며, 사건이 빠를 수도 있고, 난폭할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을 수도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개별적인 고통의 발생은 고통의 유 아래에 포섭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 사건은`하나의 고통 사건임'이라는 속성을 가진다고 할 수도 있다. 그 사건은 다른 사건 유 아래에 포섭될 수도 있고, 다른 속성들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것은 둔하고 세찬 고통일 수도 있고, 충치에 의해서 생길 수도 있으며, 한밤중에 당신을 깨울 수도 있고, 세 시간 넘게 지속될 수도 있다. 그리고 동일론이 옳다면, 그 개별적인 고통 사건은 하나의 두뇌 사건이기도 하다. 즉 c-신경 섬유 자극의 두뇌 사건류(brain event kind c-ber excitation) 아래에 포섭되는 사건인 것이다.속성 예화 이론
(property exemplication theory)
두번째 관점은 사건을속성과 대상과 시간으로 이뤄진 구조화된 개체로 본다. 이 관점에 의하면: t시점에서 x 가 속성 P를 예화하는 사건이 t0시점에서 y 가 속성 Q를 예화하는 사건과 동일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은 x와 y 가 동 일하고 P와 Q가 동일하며 t와 t'가 동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을 기본적이고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첫번 째 관점과는 달리, 이 두번째 관점은 사건을 속성과 대상과 시간으로 이루어진 구조화된 개체로 본다. 그래서 심적 사건은 (한 시점에서 하나의 대상에 의한) 심적 속성의 예화가 되며, 마찬가지로 물리적 사건은 물리적 속성의 예화가 된다.개별자 물리주의
이제 동일론의 표준적인 형식을 살펴보자: (1) 모든 심적 사건은 물리적 사건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건 이론에 따르면, 이것은 다음의 (1a) 와 같게 된다.
(1a) [개별자 물리주의 (Token physicalism) ] 어떤 심적 사건류(mental - event kind) 아래에 포섭되는 모든 사건은 또한 물리적 사건류(physical-event kind) 아래에 포섭된다. 우리는사건류에 관해서 말하는 것이 사건의 속성에 관해 서 말하는것과 마찬가지라고 봐도 된다. 왜냐하면 사건들의 모 든 속성은 사건의 한 유즉, 그 속성을 지닌 사건들로 이루어 진 유 를정의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1a) 는 각각의 심적인사건 개별자와 물리적인 사건 개별자를 동일 시하기 때문에개별자 동일론 (token - identity theory)이라고 도 불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