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사학과 BK21+ 2013년 10월 16일
지구사(Global History)란 무엇인가?
조지형(이화여대)1. 우리 안에 있는 ‘지구적 층위의 역사’
“아! 커피를 마셔야 해!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덜 깬 것 같단 말이야!” 매일 아침 거침없이 커피전문점으로 뛰어 들어가야 하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지 구화된 문화 일상을 발견한다. 필자에게 커피 향기는 일종의 중독성 마약이나 다름없다. 커피를 들 고 다니는 모습은 아침마다 내겐 황홀경이기 때문이다. 카페인 중독뿐 아니라 커피 문화 중독은 외 국문화에 대한 동경, 명품의 과시적 소비, 물질주의의 천박성 등 피할 수 없는 논제를 불러일으키 지만, 분명 오늘날 지구화 시대의 일상문화임에는 틀림없다.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알려진 커피의 최대생산지는 브라질이다. 그러나 제2의 최대생산지가 베트남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극히 적다. 콜롬비아나 멕시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 다. 이들 국가는 인도네시아 다음의 최대 생산지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누구도 지구화된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커피 문화에서 단적으로 살펴볼 수 있듯이, 지리적 개념의 ‘한국’ 사회에는 문화적 개념의 지구 사회(global society)가 존재한다. 물론 그 ‘한국’ 사회에는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 개념의 지구 사회가 존재한다. 언뜻 생각에, 한국 사회 안에 지구 사회가 존재한다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 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이 그렇다. 때로는 우리가 사용하는 가전 제품이 중국 제품, 말레이시아 제품, 혹은 멕시코 제품일 수도 있고, 우리가 마시는 와인이 프랑스 산, 독일산, 영국산, 미국산, 혹은 칠레산일 수도 있다. 한국사회는 한국제품 혹은 한국산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태 어나 사육되다가 도축하기 몇 개월 전에 수입되어 도축되는 가축도 있다. 그 가축은 한국산일까 호 주산일까? 만약 한우의 수정된 정자를 가져다가 호주의 소에서 키워 생산시킨 다음 한동안 호주에 서 사육하다가 한국으로 수입하여 1개월 후 도축했다면, 그 소는 한우일까? 이 글에서는 한우의 기 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단 넘어가자.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우리의 것만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 달리 말하면,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조건에는 여러 층위(차원)가 존재하며 그 가운데 하나는 전 지구적 층위라는 점이다. 커피문화가 그런 지구적 층위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복문화도 그렇다. 이렇게 말하면, 독자들은 한복문화는 우리의 고유한 문화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한복문화는 지리적 개념의 ‘우리’ 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도 ‘한인의 날’이 되면, 미주 한인들이 한복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한다. 미국만이아니다. 멕시코, 칠레, 호주, 프랑스, 이집트 등. 웬만한 거의 모든 지구상의 지역에서 한복이 퍼져 있다. 고유문화적 개념의 한복은 우리의 것이지만, 지리문화적 개념의 한복은 지구사회의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2010년 신종 플루는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어 지구상의 모든 사회가 심각한 경 계심을 가지고 공동 대처를 하기도 했다. 1918년에는 ‘스페인독감’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어 약 4 천만 명 혹은 1억 명의 인명을 빼앗아갔다고 추정된다. 오늘날에도 부자 국가이든 가난한 나라이든 상관없이,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 지구사회의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구사회의 어느 곳에서도 문화, 경제, 종교, 정치, 생태의 지구적 층위가 없는 곳이란 없다. 우리의 삶에는 당위적 조건으로서 지구적 층위가 존재한다. 지구사(global history)는 바로 이러한 전 지구적 층위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적 층위가 우리 삶의 당위조건의 일부분인 까닭에, 역사를 연구함에 있어 지구사 연구는 당연히 당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2. 지구사란 무엇인가
지구사를 정의해 보자. 일단, 용어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국어사전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세계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라 하고, 지구는 “태 양에서 세 번째로 가까운 행성. 인류가 사는 천체”로 정의된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는 중 세 영어에서 비롯한 용어로 ‘인류의 현존’을 의미하며, 지구globe는 라틴어 globus에서 기원한 구 형球形의 행성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정의의 문자적 의미를 따르게 되면, 세계사가 인류의 역사라면, 지구사는 행성의 역사다. 이 정의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타임머신을 타고서, 지구가 구형의 행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 지 못했던 시대, 예를 들면 사마천이나 헤로도토스의 시대로 날아가 보자. 그 시대로 돌아가면, 세 계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 혹은 인류 사회 전체’가 아니라 단지 ‘모든 나라 혹은 인류 사회 전체’일 뿐이다. 이 때, 인류는 단지 지구상의 인류가 아니라 사마천이나 헤로도토스가 경험하고 인지하는 한 도 내에서의 인간 전체이며, 세계는 지구 전체가 아니라 그가 알고 있는(지구의 일부 지역의) 모든 나 라 혹은 인간 사회의 세계일뿐이다. 주변 지역에 있는 민족들을 모두 망라하여 서술했던 사마천이나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세계사” 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구사일 수는 없다. 그들은 지구 전체를 몰랐으며 그들의 역사서는 지구상의 모든 국가나 민족을 포괄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에게 알려지거나 의미가 있었던 모든 지역을 망라하여 역사를 저술했다는 의미에서, 그들의 역사를 세계사라고 말할 수는 있다. 요컨대, 그들의 세계사는 그들에게 “알려진 혹은 의미 있는” 세계의 역사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저술했던 역사는 기껏해야 지역사(regional history)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구사는 행성으로서의 지구를 인식할 때 이후의 역사만이 그 연구대상이 되는 것일 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설령 인간이 행성으로서의 지구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 더라도, 전 지구적인 현상이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호모 에렉투스나 현생인류인 호모 사 피엔스는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어, 인류의 지구화 시대를 열었다. 어느 학자 는 이러한 인류의 전 지구적 확산을 “지구 식민화(global colonialization)”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구적 층위를 생각해보자. 신종 플루나 1918년의 스페인독감처럼. 우리의 삶에는 자연 과 인간의 상호성 내지 교호성의 층위가 존재한다. 인류가 행성으로서의 지구를 인지하던 인지하지 못했던 간에 상관없이, 인류는 전 지구적으로 움직이며 작동하는 지구 생태계의 각종 생물 및 자연 환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다. 이 같은 상호관련성 혹은 상호의존성의 영 향관계에 관한 경험은 당연히 인류의 역사, 즉 지구사의 연구대상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구사는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중심주의 혹은 중화주의에 입각한 기존의 세계사를 극복하는 개념으로서의 “새로운 세계사(new world histories),” 지구상 모 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의 “보편사(universal histories)”, 기존의 모든 세계사와 역사들을 통합하는 개념으로서의 “통합사(ecumenical histories)”, 기존의 역사틀인 국민국가를 넘어서 역 사를 보아야 한다는 개념으로서의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ies)”, 국민국가 등의 미시적인 것 들보다는 더욱 더 큰 역사현상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개념으로서 “거시사(macrohistory),” 국제관 계사에서 발전시켜 국제적 층위를 강조하는 “국제사(international history)”, 인간은 자연 속의 한 존재이며 인간의 역사는 자연의 역사 속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까닭에 역사란 결국 우주의 시작 인 빅뱅으로부터 살펴보아야 한다는 개념으로의 “거대사(big history)” 등이 지구사의 또 다른 이 름이다.
3. 지구사는 무엇을 연구하는가?
그렇다면, 지구사의 연구대상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지구사 연구대상의 범주에 대한 설명을 쉽 게 하기 위해 아래의 그림을 활용해보자. 공간 규모 주제 시간 <그림 1> 지구사의 연구 대상 <그림 1>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지구사는 네 가지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그림 1>의 x축인 시간의 축을 살펴보자. 지구사의 연구대상은 단순히 문자와 기록의 시 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지구 식민화’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는 현생 인류의 출현 혹은 지구 행성의 출현(46억년)을 넘어 빅뱅(137억년)에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이러 한 시간적 층위의 확대로 지구사는 인류학, 지질학, 지구과학, 천문학 등 다른 학문분야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 다음으로, <그림 1>의 y축인 공간의 축을 살펴보자. 지구사의 연구대상은 한 국가의 영토에 국 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지역들과 지구사회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보자. 지구 사는 지역적 개념으로서의 한국, 즉 한반도에 위치해 있는 국가로서의 한국의 지리적 영역을 넘어 서 동북아시아, 아시아, 유라시아, 아프로-유라시아(Afro-Eurasia: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모두 포함하는 반구) 등으로 넓어져가는 공간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까닭에, 지구사는 한국사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사, 아시아사, 유라시아의 역사 등의 전문가들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 이젠, <그림 1>의 규모(scales)의 축을 말해보자. 일반적으로 규모는 전문적인 역사가들에 게 너무나 당연시되어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층위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들은 역사현상을 연 구함에 있어 연구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의 규모와 공간의 규모를 상정해 왔다. 사료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근간으로 하는 ‘과학적’ 역사 연구방법론은 수 년 혹은 수십 년의 기간을 바람 직한 시간적 규모로 관습화했고, 민족국가에 대한 관심은 한 민족국가의 지리적 영역을 자연스럽고당연한 공간적 규모로 규정해왔다. 이런 “바람직한” 규모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과학적 타당성과 진 정성이 없는 것으로 비난하기 십상이었다. 실제로, 문명의 역사를 연구했던 오스왈드 슈펭글러 (Oswald Spengler), 웰스(H. G. Wells)나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등의 노력은 역사적 근거가 없다는 말로 쉽게 폄하되었다. 지구사는 지금까지의 “바람직한” 규모를 넘어서 새로운 규모 를 설정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 1>의 또 다른 축인 주제의 축을 살펴보자. 일반 역사와 달리 지구사 분야 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주제는 ‘거대사’가 제공하는 주제일 것이다. 지구를 하나의 역사대상으로 삼는 거대사는 천체물리학, 지질학, 지구과학 등의 자연과학적 지식과 창조신화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요구한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인류의 역사(10만 년~400만 년의 역사)를 훌쩍 넘어 지구 행성의 역사(46억 년)와 빅뱅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거대사’(137억 년)를 주장한다. 1960년대 우주 탐험으로부터 각인된 ‘행성으로서 지구’의 경험은 지구에 생존하는 모든 생물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생물체 가이아(Gaia)로서의 지구를 인식하게 했다. 지구 행성의 역사에서는 하나의 생물권 (biosphere)에 대한 인류의(출현과 과정의) 영향과 역할, 여타 생물체의 영향과 그 비교 등이 연구 된다면, ‘거대사’에서는 우주 안에서의 인간의 위치, 인류 역사의 우주적 본질 등이 탐구된다. 그리고 지구사를 하나의 독특한 연구 분야로 만든 주제는 생태와 보건 그리고 기술이다. 인간 중심주의와 근대 사회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성찰적 인식의 결과로 출현한 생태사(ecological history) 혹은 환경사(environmental history)는 자연 환경과 생태의 환지구적 가치와 역사성을 탐구하는 것이라면, 보건사(history of health)는 질병과 이에 대해 인간이 경험한 대가代價와 대 응(의료)의 역사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기술사(technological history)에서는 어떤 기술을 누가 언제 발명했으며 어떤 시기에 다른 사회(문명, 공동체)에 확산되었고 각 사회에서 어떤 역학구조를 가지면서 발전하고 변화했으며 어떤 유산을 남겼는지가 연구된다. 기술사에는 식량생산과 주택(건 축), 운송 및 교통, 화학과 야금술, 산업, 각종 도구뿐만 아니라 문자, 글쓰기, 통신 등을 포함하는 의사소통의 기술까지가 포함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지구사의 역사적 흐름이 일방적인 전파로 이루 어진 것이 아니라 쌍방적인 역동적 대화과정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래서 지구사회는 상호의존적이었 음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지구사는 중국사회든 유럽사회이든 그 어떤 사회의 우월성을 강조 하거나 그것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지구사 연구에서 가장 괄목하게 성장해 온 하위분야는 아무래도 정치경제사다. 이것은 정치경제적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오늘날의 지구사회, 그 속의 다양한 지역들과 권력 관계들을 이해하기 위해 지구사가 시급하게 요청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국의 흥망과정과 세계 지배전략뿐 아니라 아프로-유라시아에서의 크고 작은 각종 통상로가 탐구되고, 통상품의 종류, 통 상 관행과 문화, 협상과 경쟁 관계, 그에 따른 정치적 변화와 통상구조의 변화 등이 심층적으로 연 구되고 있다.
5. 지구사를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인간의 삶과 역사에는 지구적 층위가 존재한다. 그런데, 그 층위는 하나의 단일한 층위가 아 니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지구적 층위이긴 하지만, 그 층위 안에는 커피뿐 아니라 향료, 면직 물 등과 같은 수많은 교역물이 존재하고, 자유, 권위, 평화 등의 철학적 이념들도 있으며, 크고 작 은 집단 혹은 조직 등도 존재한다. 지구적 층위는 단일한 층위가 아니라 그 속에는 복잡다단한 여 러 작은 층위들이 얽혀 있는 층위인 것이다. 여기에서 명심해야 할 또 하나의 사항은 그 지구적 층위가 역사의 다른 층위들, 즉 개인적 층위와 지방적 층위, 국가적 층위와 함께 나란히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서로 얽혀 있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2008년 봄에 벌어진 미국 쇠고기 수입문제에 기인한 촛불집회를 떠올 려 보자. 그것이 단순히 국내문제만도 아니고 단순히 국제적 문제만도 아니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서로 얽혀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역사현상들은 단순히 국민국가적 차원으로만 혹은 지구적 차원으 로만 환원시킬 수 없다. 그래서 지구사는 서로 “얽혀 있는 역사(histoire croisée)”일 수밖에 없다. 지구사의 범주는 시간․공간․주제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 요한 차원은 공간이다. 이를 도식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그림 2> 지구사의 공간적 범주 지구사 범주의 기준점은 물론 지구다. 데이비드 크리스찬 교수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거대사 는 137억 년 전의 빅뱅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역사를 모두 포괄하기 때문에 지구사의 공간 범 주는 우주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조금 깊게 생각한다면, 한 개인이나 가족, 가문 혹은 이념이 지구사의 연구범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떠 올릴 수 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나 이븐 바투타, 마르코 폴로, 혜초 등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종류의 지구사다. 그들은 국가의 틀을 넘어 지역과 세계를 탐험한 사람들 이다. 그들만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도 커피를 마시며 지구적 차원의 현상을 경험하 고 재생산하며 강화하기도 하고 소멸시키는데 일조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 든 개인은 그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지구적 층위의 삶을 누린다는 점에서 지구사의 연구 범주가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도시도 지구사의 연구 범주가 될 수 있다. 도시가 국가라는 범주 안에 위치 해 있을지라도 지구성을 지닌 도시들이 명백히 존재한다. 현대의 뉴욕이나 런던, 파리, 상하이, 서 울뿐만 아니라 고대의 바빌론, 로마, 바그다드, 경주 역시 지구사의 좋은 연구 범주이다. 반구는 1950년대부터 지구사의 연구 범주로 제시되어 왔다. 반구의 관점에서 보면, 세계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아프로-유라시아의 동반구, 남북 아메리카의 서반구, 호주와 뉴 질랜드 등을 포함하는 오세아니아 등의 세 개의 반구로 구분된다.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생태적 으로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를 통해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는 각 반구들은 지구사의 개별적인 연구 범주가 된다. 반구보다도 더 유용한 분석틀로는 지역과 간지역(interreginonal)을 들 수 있다. 몽골제국의 등장 이전, 아프로-유라시아에서 나타났던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은 부분적으로 중첩되는 여러 지역들로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재닛 아부-루고드(Janet L. Abu-Lughod)의 주장에 따라 13세 기의 아프로-유라시아에 존재했던 지역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1)
<그림 3> 13세기의 세계체제와 8개의 지역(하위체제) <그림 3>은 비록 13세기에 아프로-유라시아 전체를 포괄하는 하나의 지역 혹은 세계체제 가 없지만, 여러 지역들의 연관관계를 통해 아프로-유라시아 전체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보 여준다. 각 지역의 내부에는 중심부-반주변부-주변부의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있으며, 각 지역 의 도시들은 네트워크의 결절점(node)으로서 중심부 역할을 담당했다. 이와 같은 지역간 혹은 중심부간의 접촉은 교류, 갈등, 협력 등을 야기했으며, 역사를 이끄는 주요 추동력 가운데 하 나로 작용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지역 간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고 모호했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 역들이 서서히 등장했으며 때로 기존의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거나 강력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은 시대에 따라 <그림 3>의 지역 크기보다 크거나 작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숫 자도 달랐을 것이다. 각 지역들이 발전하면서 인접한 지역들 혹은 원거리의 지역들과 접촉, 교류, 충돌이 발생 했으며, 이에 대한 지구사 연구는 간지역사(interregional history)로 불린다. 또한 각 지역은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나 문명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구사 연구는 상호문화의 역 사(cross-cultural history) 혹은 초문화사(transcultural history)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지 역간 교류는 육상로 뿐 아니라 해상로를 통해서도 확대되었으므로, 실크로드의 역사뿐 아니라 해양사(maritime history) 역시 지구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떻게 불리든 간에, 이러한 역사연구는 기본적으로 지역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그러한 점에서 시기별로 지역의 출현과 발전 및 쇠퇴를 연구하는 것은 지구사의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지구사는 공시적 연구방법과 통시적 연구방법에 의해 연구된다. 공시적 연구방법은 교류와 비교를 통해 이루어진다. 교류에 의한 지구사 연구는 개인, 지역 등 지구사 연구대상 사이의 접촉, (전쟁을 포함한) 갈등, 교환, 저항, 혼합, 변형, 차용, 혁신 등의 다양한 형태의 역사적 메커니즘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 교류대상은 커피, 비단, 향료, 도자기 등의 상품이나 물질로부터 언어, 이념, 가치, 신념, 종교, 문화까지 포함하는 것이며 인간(집단), 동식물, 병균 역시 포함된다. 또한 교류 네트워크의 형성과 발전, 교류 양상, 교류에 참여한 집단들 사이의 권력관계나 교류를 통해 자극받은 결과로서 발생한 파생효과 또는 영향 역시 연구대상이 된 다. 반면에 비교에 의한 지구사 연구는 특정 주제와 관련하여 개인이나 지역과 같은 연구 차원 1) 재닛 아부-루고드, 박홍식, 이은정 옮김, 유럽 패권 이전: 13세기 세계체제 (서울: 까치, 2006), 58.
에서 비교하고, 역사적 성격과 특징을 검토하는 방법론이다. 비교 연구에서는 도시나 지역, 문 화뿐 아니라 문화적 인공물, 제도, 조직, 사회적 관습, 신념, 정치․사회․경제적 특징 등 지구사 연구대상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럽 역사를 보편적 기준으로 설정하 고, 나머지 비유럽의 역사를 특수한 현상으로 배치하는 위계질서적 비교가 아니라, 상대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상호적 비교여야 한다. 통시적 연구방법으로는 수렴(convergence)과 분기(divergence)를 들 수 있다. 이는 지역, 반구, 지구적 차원에서 수렴이 되거나 분기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것이다. 제리 벤 틀리에 따르면, 지구사에서 모두 4번에 걸쳐 수렴과정이 존재했다. 제1차 수렴시기는 고대 실 크로드의 시대로서 대략 기원전 200년부터 기원후 400년까지 진행되었으며, 제2차 수렴 시기 는 당과 압바스 왕조, 카롤링거 왕조에 의해서 수렴된 기간으로서 대략 6세기경부터 1000년 경까지 이르는 시기이다. 제3차 수렴 시기는 투르크족과 몽골족이 제국을 건설함에 따라 새로 운 역사 추동력의 조합 및 새로운 형태의 수렴이 이루어진 시기로서 대략 1000년에서 1350년 까지의 시기이며, 마지막 수렴 시기는 1500년에서 1900년까지의 시기이다. 물론 이와 같은 수렴과 분기에 따른 편입, 결합, 혹은 분리는 동일한 시기에 모든 지역과 지방에서 동시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거대 서사 혹은 거대 서사의 패러다임에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더욱이 거대 서사가 지구사의 유용한 도 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자체로 과거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항상 신중하게 접근해 야만 한다. 지구사도 역시 역사학의 한 분야인 까닭에, ‘거대사’를 제외한다면 일반 역사학에 대해 배 타적인 연구대상을 특별히 더 폭넓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별화해서 말하자면 지구사는 다양한 학제적 연구방법을 통해 지구성(globality)과 지구적ㆍ지역적 차원의 역사적 동력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부연하자면, 지구사는 주로 (1)인류의 존재조건 으로서의 지구성 (2)하나의 역사단위로서의 지구 (3)지구적ㆍ지역적 상호연관성 및 상호의존성 (4)역사행위자의 지구적ㆍ지역적 층위 혹은 의미를 연구하는 것이며 (5)서유럽 중심주의와 모 더니티를 뛰어넘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 지구사 학회들과 정체성의 정치
2008년 7월 2일, 지구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미국 중심의 세계사학회 (WHA), 유럽 중심의 보편사․지구사 유럽 네트워크(ENIUGH, European Network in Universal and Global History), 그리고 아시아 중심의 아시아세계사학회(AAWH, Asian Association of World Historians)의 대표들과 아프리카의 개별 대표들이 모여 전지구적인 세계사 연구 단체를 결성했다. NOGWHISTO로 약칭되는 지구사․세계사 학회 네트워크 (Network of Global and World History Organizations)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연구자들을 결속시키는 것뿐 아니라 지구사를 정치사, 경제사, 사회사, 문화사 등과 더불어 하나의 역사학 분야로서 확립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는 국제역사학 위원회(CISH, Comité International Des Sciences Historiques)에서 역사학의 한 세부분과 로서 등록되었다.그렇다면 왜 아시아와 미국에서는 ‘세계사’라는 용어를 선택했고 유럽에서는 ‘보편사’와 ‘지구사’를 선택했으며, 지구사․세계사 학회 네트워크의 창설자들은 ‘세계사’와 ‘지구사’를 선호
하게 되었을까? 흔히, 새로운 세계사는 학자의 주장과 접근방법에 따라 지구사(global history), 보편사(universal history), 통합사(ecumenical history), 거시사(macrohistory),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 거대사(big history), 세계체제사(world-system history), 간 지역사(interreginal history), 새로운 지구사(new global history), 그리고 세계사(world history)로 불리기도 하고, 때로는 등치 개념으로 호환되어 사용된다. 이 용어들은 공통적으로 유럽중심주의, 중화주의, 자민족중심주의, 국가(일국)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등의 거부를 표방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사는 용어의 대중성에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새로운 세계사의 생존과 발 전을 위해서는 학회를 구성하고 가능한 한 많은 회원들을 확보하고 지지 세력을 확대하는 것 은 필수적이다. ‘새로운’이라는 형용사는 기존의 세계사와의 학문적 단절을 표명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반면, 세계사 추종자들을 자연스럽게 포섭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이 러한 상황에서, 1982년에 창립된 세계사학회(WHA)는 세계사의 정의와 범주를 의도적으로 모 호하게 했고 “회원모집(Invitation to Membership)”에서는 “전 세계의 전체 역사(whole history)”를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세계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참신성이라는 측면에서 지구사(global history)는 세계사보다 좋은 용어였다. 특히, 지구사 는 20세기 후반의 지구화(globalization)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았 다. 브루스 매즐리쉬(Bruce Mazlish)는 지구사를 두 가지의 의미로 정의했다. 하나는 지구화 과정에 대한 역사적 성찰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역이나 국가의 층위가 아니라 지구적 층위에서 의 연구였다. 매즐리쉬는 전자를 고유한 지구사의 영역이라고 주장했고 후자는 세계사와 범주 적으로 중첩될 수 있는 부차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 결과 및 주장으로 인 해, 지구화의 시점이 20세기 후반으로부터 산업혁명, 프랑스혁명, 그리고 ‘1500년’의 대항해시 대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심지어는 농경문화의 전파 혹은 최초 인류의 전지구적 이동시 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서 지구사의 범주는 모호해졌다. 또한 지구사는 전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환경ㆍ생태의 역사를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사보다 상대적으로 유용한 용어였다. 비록 환경 및 생태의 문제가 국지적으로 발생할지라 도 종국에는 전지구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새로운 역사학 분야로 등장한 환경ㆍ생태의 역사는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관점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구사는 세계사라는 용어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많은 연구자들이 전지구적 맥락과 관점을 차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구적 관점(global perspective)”이라는 문 구를 애용했지만, 1980년대까지도 지구사는 여전히 생소한 용어였다. 매즐리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지구사는 무엇보다도 지구적 차원의 역사 연구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에 특히 분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논문 저술에서 있어 많은 연구자들에게 실질적 부담을 안겨주었다. 이에 비해, 2002년에 창립된 보편사ㆍ지구사 유럽 네트워크(ENIUGH)는 적극적으로 지구사 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이는 유럽 연구자들이 미국 연구자들에 비해 1500년 이후의 지구화 과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미국 연구자들보다 사회과학이나 문화학(cultural studies), 지구학(global studies) 등의 학제적 관점이나 공동연구의 가능성에 더욱 주목한 결과이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지구사가 발전해온 과정, 즉 인접학문과의 적극적인 교류와 학제적 연구 성과의 축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유럽의 경우, 특히 눈에 띄는 용어는 다름 아닌 ‘보편사’이다. 보편사가 유럽중심주의를 상 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채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칼 램프레흐트 (Karl Lamprecht)의 유산 때문이다. 20세기 전환기, 라이프치히 대학(University of Leipzig) 교수였던 램프레흐트는 과거 역사에 대한 초국적이며 지구사적인 관점을 강조했고, 1909년에
는 문화사ㆍ보편사 연구소(Institut für Kultur- und Universalgeschichte)를 설립했다. 그는 세 계사를 “유럽 팽창의 역사와 유럽 팽창이 역사적으로 근거하고 있는 서아시아와 지중해 문화 의 역사”로 규정하는 한편, 보편사를 “하나의 전체로서 인류의 역사”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램프레흐트의 구분이 역사학계에서 수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럽 헤게모니 역사 에 대한 거부는 라이프치히 대학의 전통으로 계속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맨프레드 코작 (Manfred Kossak)은 보편사와 지구사를 개념적으로 등치시키면서 램프레히트식의 보편사 부 활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에는 미국과 또 다른 특징이 있었는데, 그것은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와 연계되면서 지구사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라이프치히 대학의 고등교육 센터(Center for Advanced Study, CAS)에서는 초국사 분야에 관련된 국제적인 박사과정을 개설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을 양성했다. 이 과정에서, 지구사에 대한 연구방법론과 더불어 지구화 과정 속에서 세계 각 지역의 경험들이 연구되었다. 특히, 공간을 “지리학적 풍 경의 끊임없는 형성과 재형성”이 이뤄지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국가나 제국을 불변하는 존재로 파악하기 보다는 이를 역사 행위자의 구성물이자 산물로서 파악하는 “공간적 전환(spacial turn)” 연구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들이 이루어졌다. 물론 초국사 연구가 독일에만 한정된 현상 은 아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을 비롯한 여러 EU 국가들에서도 연구소 및 연구자 들과 국제적 협력을 통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4년 이후 보편사․지 구사 유럽 네트워크에서 “역사.트랜스내셔날”(geschichte transnational)라는 온라인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08년 5월 중국 텐진에서 창립된 아시아세계사학회(AAWH)는 학회 명칭을 채택할 때 무 엇보다도 세계사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와 같이 처음부터 지구사보다는 세 계사가 바람직한 용어로 간주되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초국사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지만 결코 널리 확산되었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초국사는 처음부터 학회명칭에서 제외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 회칙에서는 세계사가 개념적으로 우월한 것이라기보다는 단 지 편의적인 것이며, 지구사, 초국사, 초지역사(transregional history), 국제사(international history), 거대사(big history) 등의 용어들과 상호 치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아시아세계사학회의 창립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각국의 개별적 상황 이 고려되었다는 점이다. 세계사학회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세계사학회 역시 기존의 세계사 연 구자들과의 협력관계를 고려해 세계사라는 용어를 채택했지만, 이와 더불어 각국 학계의 상황 에 따라 학회 명칭을 번역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역사학계의 경우, 중국사를 제외한 역사라 는 의미로서 세계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구사의 중국어 역어인 전구사(全球史, global history)가 상당히 일반화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구사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그러나 (주 요) 국가들의 총체적 집합의 역사라는 의미로서 세계사를 사용하고 있는 일본이나 한국의 경 우, 지구사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지 않거나 글로벌 히스토리라는 음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사라는 용어가 권장되었다. 2개월 뒤 독일 드레스덴(Dresden)에서 3개의 세계사학회를 중심으로 지구사․세계사 학회 네트워크(NOGWHISTO)가 결성되었다. 현재 유럽의 지구사 연구자들의 현황과 적극적 참여 가능성을 고려해 학회 명칭의 일부로서 초국사를 숙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구 전체를 망라 하는 차원과 규모로 인류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는 새로운 세계사의 이상을 무시할 수는 없 었다. 한때 유럽중심주의를 상징하기도 했던 보편사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고려대상 에서 제외되었다. 남은 대안은 세계사와 지구사 가운데 하나의 용어를 채택하거나 이 두 용어 를 병기하는 것이었다. 각 지역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공약수를 찾으려는 노력은 결국
택일보다는 두 용어를 병기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