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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과학자의 열정으로 세상에 충격을 주다: ‘충돌의 여왕’ 김영기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 석좌교수 -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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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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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SEPTEMBER 20 1 9 49 저자약력 이은희 작가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신 경생물학을 전공하였으며,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과학책방 [갈다]의 이사이며, 글과 강연과 과학 기획 으로 대중들에게 과학을 전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자의 열정으로 세상에 충격을 주다

‘충돌의 여왕’

김영기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 석좌교수

이 은 희

“작년에 비해 더딘 속도로 다가오던 더위가 갑작스레 전국 을 뒤덮은 뜨거웠던 날, 대전 카이스트 교정에서 귀한 인연을 만났다. 세계적인 입자물리학자로 ‘충돌의 여왕’이라는 별칭으 로 더 잘 알려진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 학과장이자,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기 교수님 이었다.(이 글을 빌어 교수님과의 만남 시간을 성사시켜 주신 [사이언스북스]의 노의성 편집주간님과 카이스트 물리학과 유종 희 교수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직접 만난다는 사실은 가슴 벅찬 영광인 동시에 긴장감을 내 려놓을 수 없는 부담이다. 하지만 직접 대면한 김영기 교수님 은 기본에 가지고 있던, 누군가를 수식하는 공식적인 직함이나 업적이 주는 무게감을 일시에 날려버리는 신선한 충격을 내게 선사했다. 자그마하고 가녀린 체구에 커다란 백팩을 메고, 뭔 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의 어린아이의 눈빛 같은 반짝이 는 눈동자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가벼운 발걸음을 지닌 단 발머리의 여성 물리학자라니.” ◀안녕하세요, 교수님 일단 간단하게 교수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경상북도 경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1990년 박사학위 를 받았다. 지금은 시카고대학교와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에서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살고 있다. 입자물리학자 로서 지금 하는 일은 세상의 모든 물질을 이루는 소립자들이 어떻게 결합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원자보다 더 작은 기본 입자를 보기 위해서 는 원자를 엄청난 속도로 가속시켜 충돌시킬 필요가 있다. 이 때 가속기 속에서 원자들을 충돌시키면, 기본 입자들을 검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빅뱅 이후 우주 초기에 있던 입자들도 찾 아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세상의 모든 입자들의 관계와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와 기타 다른 일로 바쁘실텐데, 이번 여름 동안 국내에서 머물면서 학술적인 연구 외에도 대중들과의 만남을 가지는 것으 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인가요? 카이스트가 초청하여 초빙 특훈 학자(visiting distinguished scholar)의 자격으로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3년간 이 곳을 계 속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는 국내에서 머무는 동안 대전의 카 이스트와 서울의 사이언스북스 건물에서 학자들이 아닌 대중들 과 만나 강연도 한다. 강연의 제목은 [양파 같은 원자]로 정했 다. 원자를 양파에 비유한 이유는 하나의 껍질을 까면 그 안에 또 다른 껍질이 존재하는 양파처럼, 입자에 대한 연구도 비슷 하다. 하나의 비밀을 알아내면 또 다른 비밀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둘은 다르다. 양파는 껍질을 계속 까다보면 언젠가는 끝나지만, 입자물리학의 탐구는 언제 끝날지, 과연 끝이 나기 는 하려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하는 대중 강연 외에도,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에도 출연할 예정이 다. ◀카이스트 대중강연은 [양파 같은 원자]로, 사이언스북스 대중강 연은 [양파 같은 원자, 물리학과 여자]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것 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제목이 더 흥미가 가는데요, 흔히 하는 생각들로 여성과 동양인에게 주어진다는 ‘유리 천장’을 뚫고 어떻게 지금과 같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셨는지 궁금합니다. 모국이 아닌 곳에서 사는 외국인이나 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남성이 아닌 성별에게는 일종의 차별이 주어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나는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한 1960년대 경상도에서 자매가 많은 집의 막내딸로 태어나 자랐 다. 주류에서 배제될 조건들을 매우 많이 가지고 시작한 셈이 다. 하지만 내가 가진 조건들이 나를 좌절시키지는 못했다. 물 론 어떠한 종류의 차별이나 부당한 일을 전혀 겪지 않았다고 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회와 제도와 관습이 내게 지우는 부담을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적당한 망각과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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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SEPTEMBER 20 1 9 50 ▲ 사이언스북스 대중 강연, [양파 같은 원자, 물리학과 여자]의 한 순간.(사진 제공, 사이언스북스) 끄기의 기술을 통해 헤쳐 왔다. 실제로 나는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이룰 때까지 앞만 보고 가는 성격이라서 결 국에는 결과가 긍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남의 말에 신경 을 잘 쓰지 않는 성격이라서 누군가가 내게 좋지 않은 말을 해도 귀담아두지 않고 잊어버린다. 다행스러운 것은 나의 이런 모습을 이해해 주는 좋은 이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그렇 게 꾸준하게 살아오니, 오히려 주변에서 나를 더 중요한 자리 에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의 살아오신 궤적을 보면 전형적인 과학자의 삶을 살아 오셨는데요, 어떻게 대중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실 생각을 하셨는 지 궁금합니다. 나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한 가지만 들라면 ‘열정’ 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난 언제나 열정적으로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 과학자의 열정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과학 커뮤니케이 션의 일부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과학을 알리는 일은 단 순히 과학적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연구하며 살아온 물리학자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리학에 대한 열정, 내가 이 연구를 얼마나 좋아 하는지, 얼마나 즐겁게 연구하는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구하 는지에 대해서 세상에 알리고 싶다. 과학자의 그 열정을 말이 다. 그건 자신의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매진하는 연구자가 가 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대중들에게 주는 울림이 분명히 있 다고 생각한다. ◀과학자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 만, 사실 과학자의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를 극복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는 발레와 전통 무용을 배웠고, 대학에서는 탈춤반에 들어가 봉산탈춤의 미얄 할미 역할을 도맡아서 했다. 춤에 대한 열정은 그 후에도 이어져서 연구를 위해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면 꼭 그 나라의 전통춤을 꼭 배워야 했다. 그래서 십여 개의 나 라의 전통춤을 배웠고, 지금은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서 한국의 살풀이를 배우고 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살풀이에 실린 처연함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 몇 달 동안 선생님과 연구하여 얼마 전에 어머니의 90세 생신연에서 이 춤을 어머 니 앞에서 추어드렸다.(그리고 교수님은 당신의 스마트폰에 녹 화된 살풀이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90세의 노모와 그녀의 피 를 이어받은 수십 명의 자손들이 자리한 가운데 세계적인 물 리학자가 보여주는 살풀이춤은 처연한 동시에 황홀했다. 독자 들과 이 영상을 함께 보고 공유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 다.) 어머니께서도 정말 좋아하셨다. 춤은 자신의 내면을 신체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고 대중 강연 역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나의 열정을 청중들에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물리학과 대중과의 만남에 대한 활동을 이어나가실 생각이신지요? 미국에서도 과학자들과 대중과의 만남은 점점 더 활발해지고 다양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 다. 앞서 말했듯이 과학을 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이 며, 그 열정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과학이 문화가 되는 일에 일조할 것으로 생각한다. *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크로스로드>지와의 상호 협약에 따라 크로스로드에 게재되는 원고를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본 원고의 저작권은 아태이론물리센 터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 ‘과학과 미래 그리고 인류’를 목표로 한 <크로스로드>는 과학 특집, 과학 에세이, 과학 유머, 과학 소설, 과학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과학 글을 통해 미래의 과학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sia 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창간한 과학 웹 저널입니다. http://crossroads.apct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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