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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살펴본 영국, 프랑스, 일본의 사회적기업 지원정책 및 개별 사 회적기업의 농촌지역개발 활성화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농촌지역의 사회 적기업과 관련한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사회적기업 조직 유형의 다양성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제도 자체 에 제한되지 않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을 육성하 도록 해야 한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사회적기업이 여러 법적 체계 속 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경제조직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 이 특정 법률에 의한 인증제도에 의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영국의 CIC처럼 특정 법률에 근거하여 특정 형태를 갖는 사회적기업의 조 건을 규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 역시 다른 형태의 조직을 사회 적기업에서 배제하지는 않는다.

둘째,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매개할 전문적인 중간지원조직 육성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민간재단인 플렁켓재단이 농촌의 사회적 경 제와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 오랜 동안 노하우를 축적해오며 중간조직 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농촌이 마주하는 문제적 상황이나 사업 여건이 도 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농촌지 역 사회적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해서는 플렁켓재단과 같이

농촌지역의 여건과 한계점, 지역사회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지원 책을 제공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전략적으로 육성될 필요가 있다.

셋째,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지역 주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영국이나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농 촌지역개발은 그간 LEADER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 주체의 역량 강화 를 강조해 왔으며, 이를 통해 농촌의 다양한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 영국이나 일본 사례에서 제시된 중간지원조직이나 CB 네트워 크는 농촌지역 사회적 경제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농촌지역의 사회적기업 역시 이들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독립 성을 갖춘 사업조직으로 전환한 것에 다름 아니다.

넷째, 일본의 지정관리자제도와 같은 공공시장의 제공은 농촌지역 사회 적기업이 재무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정관 리자제도는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공공시설의 대리 운 영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에 적절한 수 준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요구하되, 사회적기업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공공 의 우선구매 시장을 열어줌으로써 사회적기업이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수 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 활성화 국내 사례 5

우리나라 농촌지역은 대부분 도시에 비해 여러 모로 낙후되어 있는 상황 이다. 인구 과소화는 물론 초고령화로 지역의 활력이 침체되어 있으며, 마 땅한 일자리와 기본적인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공공서비스 역시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부의 실패와 시장의 실패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우리 농촌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

앞서도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이런 새로운 방안의 하나로 최근에는 사 회적기업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증대하고 있다. 농촌지역개발 특히 내생적 농촌개발의 수단으로 사회적 경제의 구축과 사회적기업 육성이 관심의 초 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경제의 구축과 사회적기업 의 활동이 농촌지역개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전라북도 진 안군과 강원도 횡성군의 사례를 통해 검토하였다. 두 지역은 모두 전형적 인 농촌지역으로서 최근 지역 내 사회적 경제의 구축과 사회적기업 육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국내 사례에 대한 분석을 위해 먼저 두 지역의 지역 실태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각 지역의 사회적 경제 구축을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을 검토함으로 써 농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경제의 주요 주체들이 육성되고 있고, 이들 간 네트워크가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는지 알아보았다. 또 지역 내 개 별 사회적기업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떻게 농촌의 내생적 발전에 기여하 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1. 진안의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기업

1.1. 진안군 지역 실태

무진장. 이 말이 무주·진안·장수를 의미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낙후지역 의 대명사로 쓰인다. 진안군은 그 정도로 낙후된,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그러한 반면 진안은 최근 10년 가까이 농촌지역개발에서 많은 경험을 축 적해왔고 이제는 그 경험을 배우고자 매년 2천 명 이상이 방문하는 지역이 되었다.

진안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만나는 해발 200∼400m의 산간 구릉지 이며 82.4%가 산림이다. 이러한 지형으로 경작지가 부족한 데다 2000년 완공된 용담댐으로 그나마 비옥한 토지들은 대부분 수몰된 상태이다. 농촌 이라고는 하지만 경지가 전체 면적의 10.1%(79.4㎢)에 불과하다.

군 전체 면적은 789.1㎢로 서울 면적의 1.3배지만 인구는 2005년 인구센 서스 기준으로 23,915명으로 서울 인구의 0.2%에 불과하다. 고령인구 비율 이 29.2%에 이르러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고령화율 20%를 이미 훌쩍 넘겼 다. 안천면의 경우는 고령화율이 38.6%에 이른다. 2005년 기준으로 전국 165개 시·군의 서비스 공급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진안군은 뒤에서 10등을 차지하고 있다(송미령 외, 2009).

지역 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낙후의 심화로 인한 진안군 지역사회의 위 기감은 2000년 용담댐이 완공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당시 용담댐으로 인해 4개 면소재지와 68개 마을이 수몰되었고 1만 3천 명이 이주했다. 진안군 내에서는 위기에 대한 문제 인식과 함께 기존 지역개발에 대한 반성을 바 탕으로 내생적 발전전략으로서 마을만들기라는 새로운 시도가 생겨났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난 10년간 이를 지속하고 있다.

1.2. 진안군의 사회적 경제

1.2.1. 사회적 경제 구축과 지역주민 주도의 마을 만들기

진안군은 마을 만들기를 농촌의 사회적 경제 구축 과정과 동일시한다.

마을 만들기란 농촌 주민들 스스로 자조와 협력을 바탕으로 주도해가는 지 역발전 전략이다. 또 시장과 행정에 덜 의존하는 농촌사회를 만드는 주민 자치운동이기도 하다. 자급경제와 공동체경제가 시장경제 및 공공행정과 균형을 이루는 농촌지역, 이것이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르지 않은, 진안이 추구하는 마을 만들기의 기본 목표이다.

이 과정을 처음에는 행정이 주도했다. 지역사회가 해체 위기에 놓이고, 인구 과소화 및 고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사회적 경제의 구축을 지역주민 들 스스로 시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1년 주민 참여형 ‘읍면지역 개 발계획’을 추진함으로써 마을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읍면지 역 개발계획은 ‘으뜸마을 가꾸기’로 사업 명칭을 변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진안군은 독자사업으로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와 ‘그린 빌 리지 사업’을 각각 2007년과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진안군은 이러한 독자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재를 발굴하고 지역 역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초기에 필 요한 주민 교육과 훈련, 지역 핵심 리더 형성, 기타 행정사무 등은 군 행정 에서 지원하지만 마을 만들기의 과정은 주민 스스로 참여하여 주도하는 내 생적 발전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군 행정에서 주민들과의 의사 소통을 통해 학습모임을 만들어 지원하면, 학습모임 참여자들 스스로의 결 정에 따라 모임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지역과 주민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구상한다. 결국 마을 만들기의 과정 을 통해 내생적 지역발전을 위한 주체가 육성되고 이들 간의 지속적인 교 류와 협력의 기반이 구축되며,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 창출된다.

마을 만들기와 같이, 사회적 경제를 구축하고 이의 주요 주체들을 육성 하는 진안군의 또 다른 전략은 귀농․귀촌 지원 사업이다. 이는 농촌에 필

요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진안의 전략적 프로젝트이다. 구체적인 지원 사업은 세 가지로 구분되어 추진되어 왔다. 첫 번째는 ‘마을 간사’ 제도의 도입으로, 이는 인적 자원이 부족한 농촌의 현실을 고려한 주민 주도 마을 만들기의 보완책으로 추진되어 왔다. 두 번째는 도시민 유치 프로그램 사 업이다. 이는 인재를 유치함은 물론 농촌사회에서 농업생산 외 영역을 활 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끝으로 세 번째는 귀농․귀촌 민 간전문조직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안군에는 지난 10년간 군 행정의 도움과 주민들 간 자조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조직이 형성되고, 또 다양한 사업들이 시도 되어 왔다. 물론 여전히 행정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사회적기업과 같은 독립적 사업체로의 성장을 준비하는 많은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다.

군 행정에서는 마을 축제, 마을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이들 간 연대 역시 지

군 행정에서는 마을 축제, 마을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이들 간 연대 역시 지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