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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통상정책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모형

통상정책 결정요인의 정치경제학적 분석

제3장 통상정책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모형 51

I. 기본모형

이익집단 혹은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통상정책을 통해 산업 별 개방의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것은 Grossman and Helpman(1994)의 ‘Protection for Sale’이다. 본 보 고서의 중요한 목적은 G-H가 제시한 통상정책의 정치경제학 모 형을 한국의 경우에 적용해 실증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통상정 책 결정과정에서의 정치․경제적 변수들의 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므로 본장에서는 먼저 G-H의 ‘protection for sale’ 모형에 근거하 여 기본모형을 설정하도록 한다.

모형에서는 먼저 소규모 개방경제를 가정한다. 이러한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국제가격은 외생적으로 주어지며, 자유무역이 가장 효율적이다. 따라서 자유무역에서 벗어나는 정책의 채택은 정치 적인 이유에 기인한다는 것이 논리적 설명이 될 것이다. 이 경제 는 n+1개의 부문으로 구성되고 표준부문의 재화(numeraire)는 노 동에 의해서만 생산된다. 나머지 n부문은 각각의 생산물이 노동 과 각 부문별 특수요소(specific factor)를 이용해 생산된다고 가정 한다.

각 부문별 특수요소 소유자들(specific factor owners)은 이익집단 으로서 해당부문의 무역보호(trade protection)정책9)을 채택하도록 정부에 압력을 넣기 위한 정치적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부문별

9) 관세(tariff), 수입쿼터(import quota) 등을 통해 해당산업을 외국과의 경쟁으로부 터 보호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러한 무역보호정책의 채택을 위해 정부에 로비를 통해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 behavior)라고 할 수 있다.

지대추구행위를 통해 보호정책이 채택되면 로비에 성공한 산업은 굴러들어온 이 익(windfall profits)을 얻게 된다. 유럽의 다양한 농산물에 대한 수입쿼터, 미국의 설탕수입제한 등은 유럽의 농민, 미국의 설탕산업에 보호를 통한 이득을 안겨주 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52 통상정책 결정요인의 정치경제학적 분석

혹은 산업별 정치조직화의 여부는 일반적으로 이익집단 내의 무 임승차문제(free-rider problem)의 극복과 관련한 외생변수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즉 어떤 부문의 요소 소유자들은 무임 승차문제를 극복해서 대정부 로비를 위한 조직화가 가능한 반면, 무임승차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정치적 조직화에 실패한 부문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목적함수는 정치적 지지함수(political support function)의 접근방법을 따라서 전체 사회후생과 정치헌금의 주어진 비중에 따른 합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익집단의 로비와 정부 의 정책선택은 공동 대리인 문제(common agency problem)로 모형 화할 수 있다. 즉 주-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에 있어서 다수의 주인(이익집단)이 하나의 대리인(정부)으로 하여금 대리인 에게 비용이 유발되는 행동(관세 및 보조금 등의 보호정책)을 하도록 유도하는 상황으로 묘사할 수 있다. 각 이익집단은 정부에 보호수 준에 따른 정치헌금 계획(contribution schedule)을 제시하고, 정부는 각각의 보호수준을 선택하고 그에 따르는 정치헌금을 걷는다. 균 형에서의 각 이익집단의 정치헌금 계획은 다른 이익집단의 계획 이 주어진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총효용을 극대화시키는 계획이 다. 이와 같은 정치헌금 계획의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에서 정 부의 균형 통상정책(각 산업별 보호수준)이 선택된다.

이 소규모 경제는 각자의 요소 부존량(factor endowment)을 지닌 개인들로 구성되고, 이들은 각각 한 단위의 노동과 적어도 하나 이상의 특수요소를 공급한다. 모든 개인들은 다음과 같은 효용함 수로 표현되는 동일한 선호체계를 갖는다.   

 

, 여기 서 는 개인의 재화 i 소비량이고, 하위 효용함수(sub-utility func-tion) ∙ 는 미분가능하고(differentiable) 강오목성(strictly concave)

제3장 통상정책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모형 53

을 가정한다. 재화 는 표준부문의 재화(numeraire)로 국내가격과 국제가격 모두 1이다. 즉,    이다. 수확불변 생산기술하에 서 노동에 의해서만 생산되는 표준부문의 투입-산출계수(input- output coefficient)는 1이고, 따라서 경쟁균형에서 임금은 1이다. 이 와 같이 임금이 1로 고정된 상태에서 나머지 n부문에서의 특수요 소 소유자들에 대한 총보상(aggregate reward), 는 국내가격()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의 통상정책에 따라 국내가격의 국제 가격으로부터의 괴리 및 그 수준이 결정된다. 따라서 정부의 통상 정책에 의해 각 부문의 특수요소 소유자들에 대한 총보상이 결정 된다.

각 부문의 특수요소 소유자들의 총후생은 관세벡터

 

에서 다음과 같다.

  

 

      (1) 여기서 는 i부문 특소요소 소유자들의 노동소득(노동공급량)이 고 는 전체 유권자 중 i부문 특수요소 소유자의 비율이다. 

 는 각각 통상정책으로 인한 1인당 재정수입과 1인당 소비 자잉여를 나타낸다. G-H에서와 같이 정부의 통상정책으로 인한 재정수입은 모든 개인에게 균등하게 배분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

∈

 



, 

∈

 





여기서 는 재화 i에 대한 개인의 소비(수요함수)를 나타내 고 는 재화 i의 국내 생산을 나타내며, N은 총유권자의 수를 나타낸다.

전체 사회후생과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한 정부의 목적함수는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54 통상정책 결정요인의 정치경제학적 분석

 

 

 

∈

 (2)

여기서 는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i부문 요소 소유자들의 정 치헌금을 나타내며 L은 무임승차문제를 극복하고 정치적으로 조 직화된 부문의 집합을 나타낸다.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다양한 이익집단들의 로비와 정부 간의 상호작용을 규정하는 통상정책 게임은 Bernheim and Whinston (1986)의 menu-auction problem의 구조를 따른다. 게임의 구조는 2단계 내쉬 비협력게임(two-stage Nash noncooperative game)으로 1 단계에서는 이익집단들이 통상정책(부문별 관세 및 보조금)별 정치 헌금계획을 동시에 제출하고, 2단계에서는 정부가 정치헌금 계획 에 근거하여 최적의 통상정책 수준을 결정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 의 subgame perfect Nash equilibria는 Bernheim and Whinston (1986)이 제시한 truthful Nash equilibria로 균형 통상정책 벡터  근방에서 각 이익집단이 정치헌금 계획을 정책의 변경에 대한 정 치헌금의 한계변화가 정책변경이 이익집단의 후생에 미치는 효과 와 일치하도록 설정된다. 따라서 최적의 통상정책 벡터는 정치적 으로 조직화된 모든 부문에서 ∇ ∇을 만족한다. 통 상정책 게임에 적용한 Bernheim and Whinston(1986)의 메뉴-경 매에서의 subgame perfect Nash 균형 개념은 다음과 같은 명제 로 나타낼 수 있다.

명제 1. 정치헌금의 집합과 통상정책 벡터

∈ 

가 통

상정책 게임의 subgame-perfect Nash 균형이 되기 위한 필요충 분조건은 다음과 같다.

제3장 통상정책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모형 55

1) 가 모든 로비집단(∀∈)에서 실현가능해야 한다.

2) ∈

  

 

∈



3) ∈

  

 

∈

 ∀∈4) 모든 로비집단(∀∈)에서 정부의 목적함수

  

  

∈



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 인 ∈이 존재한다.

명제 1의 조건 2)와 3)으로부터 최적의 정책벡터는 다음 식을 만족시킨다.

  

∇    ∈

∇  (3) 통상정책의 변화에 따른 각 부문의 후생변화는 다음과 같이 나 타낼 수 있다.





여기서  는 i=j일 경우 1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0인 지시변 수(indicator variable)이며, 는 수입수 요함수를 나타낸다. 이 편도함수(partial derivative)를 (3)에 대입하 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명제 2. 정부는 다음의 식을 만족하는 통상정책 벡터를 선택한 다.

 

 

 

 



×

여기서 Ii는 i부문이 조직화되어 있으면 1, 그렇지 않으면 0의

56 통상정책 결정요인의 정치경제학적 분석

값을 갖는 지시변수이고,

 ∈

은 전체 유권자 중 조직화된 유권자의 비율을 나타내며,  

는 수입의존도의 역수, ei는 수입수요탄력성의 절대값을 의미한다.

명제 2에서 도출된 균형 통상정책은 Grossmand and Helpman (1994)에서 도출된 변형된 램지공식(modified Ramsey rule)과 동일하 다. 이 공식으로부터 각 산업별 이익집단과 정부 간의 통상정책 게임에 의해 결정되는 산업별 보호수준은 그 산업의 정치적 조직 화 여부, 수입의존도, 수입탄력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함의를 도출 할 수 있다. 산업이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어 있을 경우, 수입탄력 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수입의존도가 높을수록 그 산업의 보호수 준은 떨어질 것이다. 수입수요탄력성이 높은 경우 정부개입으로 인한 국내가격과 국제가격 간의 괴리 증가는 사중손실(deadweight

loss)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므로 전체 사회후생 감소 또한 높아진

다. Becker(1983)에 따르면 정부는 정책결정에 있어 전체 사회후 생을 고려하므로 소득의 재분배를 결과하는 모든 경제정책은 경 제의 비효율성을 높일수록 그 채택 가능성이 낮아진다. 따라서 수 입수요탄력성과 보호수준은 부의 관계를 갖게 된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 명제 2는 이와 같은 예측이 그 산업 혹은 부문의 특수요 소 소유자들이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어 있는 경우에만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10)

또한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모든 산업에 대한 보호수준은 정부 가 전체 사회후생에 두는 비중()이 높을수록 떨어지고 조직화된 이익집단에 속한 유권자의 비중()과는 부의 관계에 있음을 알

10) 명제 2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지 못한 산업은 부(負)의 보호수준을 갖게 된다. 이는 그 산업에 해당하는 재화의 수입에 있어서 수입보조금(import subsidy)이 주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는 조직화되지 못한 산업이 보호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함의를 명제 2가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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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자유무역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경제의 효율성을 감소 시키므로 산업의 보호수준을 높이는 것은 전체 사회후생을 감소 시키는 정책적 선택이다. 따라서 정부가 전체 사회후생에 두는 비 중이 높을수록 산업에 대한 보호수준은 감소하게 된다. 조직화된 이익집단에 속한 유권자의 비중이 높을수록 정부의 정책으로부터 이득을 얻으려는 이익집단 간의 경쟁은 치열해진다. 이와 같은 경 쟁은 정부에 로비를 하는 이익집단들로 하여금 정책으로부터 얻 은 이득을 소진하게 만드는 지대소실(rent dissipation)의 결과를 가 져올 수 있다.11) 따라서 산업에 대한 보호수준과 조직화된 이익집 단에 속한 유권자의 비중은 논리적으로 부의 관계를 갖게 된다.

11) Dixit, Grossman, Helpman (1997)은 완전정보(complete information)와 양도할 수 없는 효용(non-transferable utility)의 가정하에서 이익집단 간의 경쟁은 균형 에서 이들이 차지할 수 있는 이득을 전부 정부가 차지하게 만드는 죄수의 딜레 마(prisoners' dilemma)에 빠지게 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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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고용 관련 변수를 고려한 확장모형

앞서 가정한 기본모형에서는 부문 간 노동의 이동이 자유롭고 따라서 경쟁균형에서 부문 간 임금이 동일했다. 새로운 모형에서 는 부문별 노동공급자와 특수요소 공급자가 분리된 것으로 가정 한다. 이 가정이 의미하는 바는 부문별로 특수요소 소유자들 외에 노동공급자들도 정치적으로 조직화될 수 있음을 말한다. 즉 부문 별 혹은 노동조합이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어 독자적으로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연관된 가정은 노동의 부문 간 이동은 가능하나 노동조합 의 영향력이 강한 부문의 경우 노동공급(Li)이 매우 비탄력적이며 따라서 임금(wi)도 부문별로 차별적이라는 가정이다. 노동공급이 비탄력적인 부문의 경우 그 부문에서 생산되는 재화 i의 가격상승 은 그 부문의 임금을 상승시킨다. 즉 



≥ 이 성립한다. 부문별 특수요소 소유자에 대한 보상은  로 국내가격과 임금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국내가격이 주어져 있는 경우, 임금의 상승은 그 부문 특수요소 소유자에 대한 보상을 줄이고, 임금이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국내가격의 상승이 특수요소 소유자에 대한 보상을 증가시킨다. 즉 



≤  



≥ .

위와 같은 가정에 따라 노동공급자의 소득은 임금과 정부수입 배분에 의해 결정되고, 특수요소 소유자의 소득은 특수요소에 대 한 보상과 정부수입 배분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부문별 노동공급 자의 소득은 그 부문의 노동공급이 비탄력적일수록, 그리고 재화 의 국내가격이 높을수록 상승한다. 반면 부문별 특수요소 소유자 의 소득은 그 부문에서 생산되는 재화의 국내가격이 높을수록,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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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그에 따른 임금상승이 높지 않을수록 상승한다. 따라서 부문 별 노동공급자와 특수요소 소유자 모두 그 산업의 보호를 위해 정부에 로비를 할 유인이 있다. 그러나 같은 부문 내에서의 특수 요소 소유자와 노동공급자의 정부 로비를 위한 조직화는 이해관 계가 일치하지 않으므로 별도로 이루어지게 된다.

부문별 정치조직화 여부는 기본모형에서와 같이 이익집단 내의 무임승차문제의 극복과 관련한 외생변수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 로 가정한다. 예를 들면 어떤 부문의 노동공급자들이 정치적으로 조직화되어 있는 경우, 그 산업의 보호를 위한 통상정책의 수립을 위해 또는 그 부문 고용의 유연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노동정책 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에 로비를 할 것이다. 이때 로비의 형태는 정치헌금 혹은 다른 방식의 정치적 압력이 될 것이다.

정부는 통상정책의 결정(부문별 관세 및 보조금의 결정)을 통해 개 별 경제주체의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부문 i의 조직화된 특수요소 소유자 및 노동공급자의 정치헌금 혹은 정치적 압력을 각각  라고 하면, 정부의 목적함수는 다음과 같은 식 으로 나타낼 수 있다.

   

∈  ∈ 

 

  (4)

여기서 

  

    

  

이고, 각 부문별 노동공급자의 후생 및 특수요소 소유자의 후생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       

식 (4)에서 W(t)는 전체 사회후생(aggregate social welfare)을 의 미하고   는 정부가 정치헌금과 전체 사회후생에 부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