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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탄소농사 (Carbon farming)

문서에서 세 계 농 업 (페이지 104-108)

탄소농사의 의미와 국제 동향

4. 탄소중립과 탄소농사 (Carbon farming)

4.1. 탄소중립을 위한 탄소농사의 의미와 필요성

탄소중립은 화석연료 사용과 토지이용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더 나아가서 배출량만큼을 흡수하여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실적으로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2100년까지 온도 상승을 1.5°C로 억제 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9) 탄소중립을 위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또는 탄소중립 에너지(태양광, 풍력, 수력 등, 바이오가스) 자원과 에너지 저장 장치 개발 등 산업과 에너지 분야의 탈탄소화는 물론 잔류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탄소포획·저장·이용(Carbon capture, storage, and utilization, CCSU)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그림 6>. 하지만, 공학적인 CCSU 기술은 기술 수준과 비용, 그리고 안전성의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으므로 또 다른 저비용의 온실가스 흡수 기술이 병행 개발되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림 6> 공학적 및 생물학적 탄소 저장

자료: https://www.nature.org and https://carbonremoval.economist.com.

자연생태계의 탄소흡수 및 저장능력은 농업생태계보다 뛰어나지만, 인위적인 관리가 어 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농업 분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원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인위적인 노력과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더 나아가

9) 2016 파리기후협약

흡수를 늘릴 수 있다. 농업(특히 경종)은 기본적으로 CO2를 유기물로 전환하는 광합성 산업 이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광합성 산물은 곧이어 다시 CO2로 분해되어 대기로 방출되기 때문에 경종 분야에서 CO2는 온실가스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종 활동 과정에서 당해연도 광합성 산물인 작물 잔사만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지질학적 연대 규모의 토양생성 및 발달과정에서 토양에 안정화되어 있던 유기물도 분해되어 CO2로 방출 된다는 점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농경지 토양 탄소 관리의 중요성은 농경지의 탄소순환과 수지(Balance)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한 옥수수 농장에서 단위 면적(ha)당 탄소 흐름을 조사한 결과, 연간 광합성량 7,500kg 중 토양에 유입되는 탄소량은 1,475kg(작물 잔사 1,200kg + 분뇨 275kg)이고, 토양의 탄소 손실량은 1,805kg(토양 호흡 1,625kg +토양유실 및 용탈 180kg)으로 토양의 순탄소 손실량은 330kg으로 추산된다<그림 7>.

<그림 7> 농경지의 탄소 흐름

단위: kg/ha/yr

자료: Brady and Weil(2006).

탄소 330kg은 휘발유 526L(연비를 10km/L로 가정하면, 5,260km 운행)가 연소될 때 방출 되는 탄소와 동일하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고투입 집약 농업에서는 토양 탄소 함량은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고, 감소된 토양 탄소만큼 대기 CO2 농도는 증가한다. 반면,

저투입 지속 농업을 통해서 기존의 토양 탄소를 보존하고, 새롭게 유입되는 작물 잔사에 포함된 탄소배출을 억제하여 토양 탄소 함량이 증가한다면, 그만큼 대기 CO2 농도는 감소할 것이다. 또한, 농경지에 저장된 탄소에 해당하는 만큼 에너지나 산업 분야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농경지의 탄소 저장은 농업과 농촌을 뛰어넘어 다른 산업과 도시에도 파급효과가 있으므로 그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농업은 농산물의 시장거래 를 통해 가격이 형성되고 가치가 실현된다. 벼농사와 고추농사를 통해 생산된 쌀과 고추를 시장거래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듯이, 농업의 대기 CO2 저장 가치를 인정하여 탄소중립 에 소요되는 사회경제적 자본의 일부를 탄소농사에 투자하여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탄소농사의 작동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전기자동차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4.2. 탄소농사 기술

탄소농사의 목적은 안정적 식량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더 나아가서 대기 CO2를 토양 탄소로 안정화하여 저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탄소농사는 농업 생산성, 경제성, 친환경성을 모두 고려하여 다면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로지 탄소 배출만을 고려한다면, 농경지를 자연식생으로 환원하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탄소를 토양에 저장할 수 있지만, 농업의 근본적인 사명인 식량 생산 기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외에서 제시되는 탄소농사 관련 기술은 탄소농사만을 위해 새롭게 제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기존의 농업의 환경훼손 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저투입지속가능농업(Low-input sustainable agriculture) 관련 기술이다<표 2>. 즉,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나 토양 탄소 증대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투입 지속가능농업 자체가 기후변화에 대응한 이로운 점이 있다는 의미이다. 농경지 관리를 통해 서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가뭄 등 이상 기상에 잘 대응하여 생산성을 확보하고, 적정양 분 관리를 통해서 수질오염을 예방함과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고 토양 탄소 함량을 증진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다. 또한, 각 기술에는 농업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측면에서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고 효과가 상충(Trade-off)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탄소 저장의 측면과 함께 농업생산성과 환경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표 2> 경종분야 대표적 탄소농사 기술

적용 분야 적용 기술 기대 효과 동반/상충 효과

시비 관리

NPK 균형 시비 균형 시비에 의한 작물 바이오매스 증가 수질오염 저감 가축분 퇴비

시용

난분해성 유기물 공급에 의한 토양 성질

개선 및 탄소 저장 양분공급 부족, 과잉 시용시 수질 오염 녹비 활용 질소 비료 사용량 감축에 의한 N2O 저감 비료 생산-운반 과정 중 온실가스 감

, 혐기적 조건에서 CH4증가 완효성

비료 사용

질소 비료 시비 횟수 및 시비량 감축에 따른 N2O 저감

노동력 절감, 추가 공정에서 온실가 스 배출 우려

작물 잔사

관리 잔사 환원 토양 유기물 공급에 의한 탄소 저장 가축분야 유기물(볏짚) 자원 활용 제약

논 물관리 논물 얕게 대기,

간단 관개 산소 공급으로 CH4발생 저감 용수 절약, 벼 수량 증대, 물 관리 추 가 노력 필요, 용배수 정비 필요 경운 관리 최소경운 토양 교란 최소화에 의한 CO2저감 및 탄소

저장

토양 보존, 에너지 사용 절감, 수량 감소 우려, 재경운시 CO2방출 증가 토양 유실

방지 지표피복 토양 유실에 의한 탄소 손실 저감 피복 잔사로부터 용존유기탄소 유출 에 의한 수질 오염 우려

토지 이용

혼농임업 수목에 의한 심토층 유기물 저장 경작지 면적 감소

답전 전환 CH4발생 저감 용수 절약, 식량 안보 위협, 유기물 분해에 의한 CO2방출

토양 개량제

바이오차 온실가스 배출 저감, 토양 개량, Black carbon 저장

바이오차 제조 에너지 소요, 장기연 용 연구 결과 부족

무기

광물질 CaCO3등 탄산 침전을 통한 무기탄소 격리 산업부산물 재활용, 중금속 오염 우려 자료: 저자 정리.

예를 들면, NPK 균형 시비를 통해서 생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수질 오염도 예방할 수 있다. 가축분 퇴비를 시용함으로써 가축분뇨에 의한 수질 오염도 예방할 수 있고 토양의 물리성도 개선할 수 있지만, 가축분 퇴비의 양분 공급 능력은 낮으며 과잉 시용하게 되면 수질오염 우려가 있다. 녹비의 경우에는 질소 화학비료를 대체함으로써 질소비료 원료 수입 -제조-운송 과정에서의 화석연료 사용도 줄일 수 있지만, 녹비가 토양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혐기적 논에서 CH4 발생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완효성

비료10)는 효과가 오랜 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시비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고 N2O 방출량을 줄일 수 있지만, 완효성 비료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 최소경운은 애초 토양침식과 토양 다짐을 방지하여 토양 자원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현재는 토양 유기물 관리의 측면에서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최소경운에 의해 수량이 다소 감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몇 년을 주기로 다시 경운할 경우 저장된 토양 유기물 분해가 촉진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식물 잔사를 이용한 지표 피복을 통해서 토양 유실을 저감하고 토양 유기물을 공급할 수 있으나, 식물 잔사의 분해에 의해 발생하는 용존유기탄소에 의한 수질 오염 우려가 있다. 혼농임업은 나무가 자라는 곳의 토양 유기물 증가 효과가 있지만, 경작지 면적이 줄어드는 것은 단점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차는 화석연료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여 바이오차를 제조하면 바이오차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바이오차는 Black carbon으로 토양에서 잘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농경지에 장기 연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무기광물질 을 이용한 무기탄소 격리는 기존의 유기탄소 격리와 병행하면 토양탄소 격리 효과를 증가시 킬 수 있지만, 광물질에 함유된 중금속 등의 문제가 공존한다.

따라서, 당분간은 기존에 효과가 널리 인정된 안정적인 저투입 지속가능 농업기술(예를 들면, 적정 균형 시비, 가축분퇴비 활용 등)의 단점 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현장에 적용하 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통해서 농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탄소농 사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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