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서유럽의 축산계열화는 크게 세 가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루어져왔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최종 소비자용 육제품 품질의 일관성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육제품의 공급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브 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수의 농가와 공급체인 내 다양한 단계 간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계열화를 추진하여 왔다.
둘째, 최종 소비자용 육제품의 품질의 향상 및 제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 한 것이다. 육질과 육색 등의 육제품 품질의 향상이나 특정 소비자군을 목 표로 한 육제품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급체인 내의 다양한 단계 간 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계열화가 필수적이다.
셋째, 공급체인 내 각 단계 간의 협력 수준을 제고함으로써 각 단계의 생 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돈사나 도축장의 시설 이용의 최적 화를 위해서는 농가와 도축업체 간의 가축의 흐름에 관한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열화가 추진되어 왔다.
이러한 계열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계열화의 형태 및 주체는 각 국 가의 기술수준, 산업구조, 제도적 환경, 정책내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특정 계열화 형태나 주체를 고집하기보다는 계열화의 최종 목적과 목표, 구체적인 수단 사이의 관계를 해외사례를 통하여 이해하는 것이 우리나라 계열화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위에서 열거한 세 가지 계열화의 목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목표의 설 정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다. 첫째, 공급체인의 각 단계에서 획득된 생산기 술, 질병, 생산 현황, 품질, 소비자의 기호 및 반응 등에 대한 정보가 공급 체인 내의 다양한 참여주체 사이에 용이하게 전달될 수 있는 체제를 구축 하는 것이다. 즉, 공급체인 내 각 단계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 기 위한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덴마크는 도축가공협회(Danske Slagterier)와 데니쉬 크라운 (Danish Crown)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돼지도 축기업인 스미드필드(Smithfield)는 수직통합, 위탁사육 계약, 조달계약 등 의 수단을 통하여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둘째, 공급체인 참여자들이 각 단계에서의 이익 극대화보다는 체인 전체 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행동 및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용 육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각 종 투입재와 사양 및 도축 가공방식을 선택하는 권한을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통제권 배분), 생산 및 가격 위험의 적절한 배분 문제, 공동 노력을 통해 실현된 수익의 공평한 배분 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미국 육계산업에서 발달되어온 생산물 소유 위탁사육 계약 방식은 통제권의 배분과 위험의 배분 간에 일정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으 나, 실현된 이익의 공평한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계열화 주체와 계약농가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조직된 미국 육계계약농민연합회(National Contract Poultry Growers Association)의 활 동 사례47는 한국 육계부문에서의 도계기업과 계약농가 간의 갈등문제를 축소하는 데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급체인 참여자들 간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제 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거래주체들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할 수 있 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회주의적 행동은 협동조합형 계열화
47 미국육계계약농민연합회는 1991년에 설립되었는데, 육계계약농민들이 집중적 으로 분포되어 있는 앨라배마,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육계계약농민연 합회들의 연합회임. 이 연합회는 계약농가들에 불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계 약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농민교육 및 정책활동을 전개해오고 있음. 이 연합회 는 1967년에 제정된 농업공정거래법(Agricultural Fair Practice Act)에 의하여 보호를 받고 있음. 농업공정거래법은 농민들이 상인과 가공업자와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합회를 결성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 며, 상인과 가공업자가 연합회 소속 농민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음(Young and Hobbs, 2002).
나 기업형 계열화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적절한 계약기간의 설정, 계 약조건의 강화, 계약위반 시 페널티 조항의 강화, 거래 당사자 간의 장기적 신뢰 관계의 구축, 수직통합이나 가축에 대한 소유권 확보 등을 통하여 기 회주의적 행동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덴마크의 데니쉬 크라운은 명시적인 계약보다는 조합원에 대한 지속적 인 교육을 통하여 조합과 조합원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해오고 있 다. 반면 미국의 기업형 양돈계열화의 경우에는 계약조건의 강화를 통하여 기회주의적 행동의 축소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 육계산업에서의 위탁사육 계약에서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가 계약기간의 설정 문제이다. 전체 계약 서의 78%가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1년 미만인데 계약농가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시설투자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팩커의 기회주의 적인 행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농가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MacDonald and Korb, 2006).
위에서 서술한 축산계열화의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은 축종, 기술수준, 산업구조, 제도적 환경, 정책 등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특히 기술수준, 산업구조, 제도적 환경이 구체적인 수단의 채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토지가 광활하고 축산업의 규제가 약한 미국에서는 규모의 경제와 분업화를 크게 진전시킬 수 있었으며, 이 를 바탕으로 기업형 계열화가 진전될 수 있었다. 또한 경제주체 사이의 계약거래 문화가 발달된 사회적 여건하에서 위탁사육 계약 중심의 계열화 가 발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경제 주체 사이의 ‘명시적인’ 계약거래보다는 ‘암 묵적인’ 계약거래 문화가 발달되어 왔다. 이런 이유로 명시적인 계약 내용 의 설계나 이행을 둘러싼 규칙의 제정에 대하여 농민을 비롯한 경제주체들 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깊은 고려가 필요하며, 계열화를 추 진하고자 하는 해당 산업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계열화와 계약거래에 관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축산계열화의 여러 가지 수단 사이에는 상호 보완성이 존재할 수 있다 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한 육류공급 체인 내에서 암묵적 조달계
약, 명시적 조달계약, 생산물 소유 위탁사육 계약, 합작투자, 협동조합, 수 직통합 등을 부분적으로 결합하여 동시에 사용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돼지 팩커인 스미드필드는 도축용 돼지의 조달을 위하 여 수직통합, 합작투자, 생산물 소유 위탁사육 계약, 명시적 장기 조달계 약, 명시적 단기 조달계약 등을 이용하고 있다. 덴마크의 데니쉬 크라운은 돼지의 조달을 위해서 조합원과 암묵적 조달계약을, 특수 돼지의 조달을 위해서는 명시적 조달계약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계열화의 다양한 수단들 사이에 서로 장단점이 있다는 것 을 보여주며, 계열화 주체가 타깃 시장의 특성, 농가의 태도, 지역의 여건 등 에 따라 여러 수단을 적절히 혼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나 서유럽의 축산계열화는 우리나라의 경우와 달리 정부의 지원 없이 해당 산업의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하여 이루 어져 왔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축산계열화는 시장에서의 이윤기회 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이 없이도 경쟁적인 시장구조하에서는 계열화가 진전될 수 있다. 정부는 환경친화형 기술혁신이나 축산물의 안전성 혹은 가축질병의 예방을 위한 투자 등 공공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민간부문의 활동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축산계열화에 대한 교육이나 계약농가의 조직화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새로운 거래 방식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적응능력을 강화하고 계열화 추진과정에서 발생되는 불공정적인 요소를 해소하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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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육계계열화의 성과 분석
1.1. 육계 농가
1.1.1. 조사개요 및 기본 사항
대한양계협회에 소속된 농가를 대상으로 계열화 참여여부, 경영유형, 사 육규모, 사육방법, 성과 등을 조사하였다. 설문 조사는 2010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분석대상 농가는 300농가였다. 조사농가의 일 반 현황을 <표 5-1>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평균 나이는 54세이며, 사육경 력은 16년(최소: 6개월, 최대: 40년)으로 조사되었다. 93.8%의 높은 계열화 참여비율을 보였으며, 지역 분포로는 충남(28.7%), 경북(23.2%), 경기(21.9
%) 순으로 나타났다.
환경개방식(유창계사) 계사로 사육하는 농가 비중은 38.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환경조절식(무창계사)이 31.7%, 재래식(하우스)이 28.8%를 차지하 였다. 6만수 이상 규모로 사육하는 농가의 비중은 전체 응답농가의 28.9%
환경개방식(유창계사) 계사로 사육하는 농가 비중은 38.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환경조절식(무창계사)이 31.7%, 재래식(하우스)이 28.8%를 차지하 였다. 6만수 이상 규모로 사육하는 농가의 비중은 전체 응답농가의 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