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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과 국토

Ⅱ. 지속가능성과 국토관리

1. 지속가능성과 국토

1) 지속가능성의 개념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1980년대 후반부터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어 온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는 1992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 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지향하는 ‘리우선언’을 채택하면 서 지구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된 것이다. 이어 1996년에 개최된 제2차 UN 인간정주회의는 지속가능한 정주지 개발의 세계적인 추진을 위한 Habitat II 선언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2001년 6월에는 Habitat Agenda 이행상황을 평가하 기 위한 유엔특별총회(Istanbul + 5)가 개최되었다.

이와 같이 범 지구적 이념으로 확대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개념은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제목으로 1987년에 발간된 브룬트 란트 보고서에서 제시되었다. 이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후진국의 빈곤과 미개발, 환경파괴의 악순환은 개발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지속가능 한 개발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또한 현세대의 개발이 미래세대의 복지를 저해 하지 않도록 세대간․계층간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한다’로 정의하고 있다(WCED 1987, 43).

미국의 대통령자문기구인 「지속가능개발위원회」 (Presidential Commission on Sustainable Development)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경제적 번영(economic prosperity)과 건강한 환경(healthy environment), 그리고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 (just and equitable society)를 이루어 가는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영 국의 계획정책지침(Planning Policy Guide)의 12항 3)은 영국전략계획의 중심에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두고, ‘정부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과 일치하는 정 책의 개발을 계속할 것이며, 계획체계, 특히 개발계획의 수립은 개발과 성장이 지속가능 하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김귀곤, 새국토연구협 의회 2000a, 192).

그렇지만 지속가능성의 개념은 현실적으로 매우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관념적이고 선언적인 것이 사실이다. 생태적인 지속가능성을 강조 하는 개념을 넘어서 사회정의나 지속가능한 경제 등 사회적․경제적 지속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폭 넓게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성의 가장 보편적인 개념은 ‘다음 세대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용량을 저해하지 않은 채 지금 세대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요즘 들어 지속가능성 개념에서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자연환경 보호 (수용능력 한계 내의 인간생활을 포함)와 함께 세대간 평등, 세대내 평등(사회적, 지리적, 행정적 평등을 포함), 비재생자원 이용의 최소화, 경제활성화와 다양성, 지역사회의 자족성, 개인복지와 인간의 기본수요 충족 등이다. 이 때문에 지속가 능성에 대한 개념 정의 학문분야는 물론이고, 국가간 지역간에도 상당한 시각차 가 있다(정순오 2001. 6, 7). 이렇게 볼 때 지속가능 개발의 핵심적인 사항은 다 음 몇 가지와 같다(김귀곤, 새국토연구협의회 2000a, 192).

첫째,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개발의 전제조건이며, 개발에 대한 장애는 아니다.

환경과 개발은 서로 대체적이거나 반대되는 것이 아니며 상호의존적이다. 둘째, 많은 인간적 활동은 환경의 물리적 수용능력(carrying capacity)에 의해서 제한을 받는다. 셋째, 인간의 복지는 물질적 차원을 가진다. 개발은 모든 차원의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다른 차원의 복지를 희생하면서 특정 차원의 복지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넷째, 개발은 경제성장과는 아주 다르다. 개발 없는 경제성 장이 가능하며, 경제성장이 없는 개발도 가능하다. 개발은 정책의 일차적인 목표 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발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 외의 광범위한 지표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개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경적 지속성 (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이 강조되어야 한다. 환경이 우리 인류에게 자연자 원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과 환경오염물질의 자정능력 범위 내에서 발전을 이룩 해야 한다. 둘째로는 형평성(equity)을 추구해야 한다. 시간적으로는 미래세대의 발전가능성, 그리고 공간적으로는 국가내와 국가간의 빈부격차 등을 줄여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효율성(efficiency)이 제고되어야 한다. 에너지, 물 등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각종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되, 공급

위주가 아닌 수요관리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2) 지속가능성과 국토이용

국토이용 차원에서도 이와 같은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때 지속가 능한 국토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우리 국토는 경제적 논리에 치 우쳐 관리되어 왔다. 모자라는 주택과 산업시설, 공공시설 등을 공급하기 위해 주거지, 산업단지, 공공시설용지 및 주변지역의 지속가능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한 채 오로지 공급을 확대하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였다. 더욱이 산업 용지와 주거용지는 가급적 싸게 공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입지를 정하고 규제를 완화하였다. 그리고 개발계획은 가급적 개발이익을 많이 올릴 수 있도록 토지이 용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환경의 특성과 생태계를 간과하였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야 할 주민의 편익까지 간과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바로 국토의 난개발이다. 난개발이 일어나는 이유는 한 사회의 가치체계, 제도적 측면, 기술적 측면, 그리고 재정적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지속가능한 국토는 환경적 또는 생태적인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넘어서서 ‘사회적 정의’와 ‘지속가능한 경제’

등 사회적․경제적 지속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폭넓게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환경적 지속성을 기초로 하고, 그 위에 사회적 지속성과 경제적 지속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존재론보다는 관계론에 입각한 국토이용 및 관리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를 국토에 존재하는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재음미하 면,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역사와의 관계를 회 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김일태, 새국토연구협의회 2000a, 238).

그러나 이와 같이 개념화한 지속가능한 국토관리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와 환경과 사회라는 3자간의 긴장관계를 화해시킨다는 의미 를 가지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들에 대한 이해 속에 서 정의되어야 실천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국토를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한 이해당사들의 합의 과정의 하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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