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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연구 내용과 방법

이 연구에서는 ‘지역사회 발전’을 ‘특정 지역에서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 어 주도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상황을 변화시키려

는 사회적 행위 과정’(Christenson 외, 1989: 14)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농 촌 지역사회의 장소적 범위를 자연 마을에서부터 시‧군 수준까지라고 정의 한다. 지역사회 발전 기획을 실행하는 단위는 개인 또는 조직인데, 조직에 중점을 두어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연구의 주요 내용과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장에서 ‘지역사회’, ‘지역사회 발전’ 등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려고 관 련 이론을 검토하였다. 지역사회 발전 이론에서 논의되어 온 지역사회 발전 접근방법 중 세 가지의 특징에 관해 고찰하였다. 그리고 한국 농촌에서 각양 각색으로 등장했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주민 실천을 개관하였다.

3장에서는 한국 농촌에서 1995년 이후 최근까지 이루어진 주민 실천의 동향을 그려내려고 신문 보도 기사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분석하였다. 한국 언론재단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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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검색해 중앙일간지 8종에 1995년부터 2016년까 지 게재된 농촌 지역사회 발전 관련 기사를 기본 자료로 활용했다. 즉, 농촌 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기사들 가운데 ‘농촌’ 또는 ‘지역사회’라는 장소를 지시하는 열쇳말을 포함하는 동시에 ‘마을기업’, ‘협동조합’, ‘공동체회사’,

‘사회적 기업’, ‘자활’ 등의 조직 형식을 지시하는 열쇳말을 포함하는 신문기 사를 검색하였다.

위의 5개 조직 형식과는 다른 형식의 조직 활동이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은 실천 사례를 포착하려고 ‘평생교육’, ‘복지’ 등의 열쇳말도 함께 검색에 사용하였다. 그렇게 검색한 2만 152건의 신문기사 자료 중에서 주민들이 일정한 형식의 조직을 이루어 활동한 사례를 소개한 내용을 담은 것만을 추려내니 약 173건이었다. 이 기사들을 토대로 농촌 지역사회에서 어떤 종 류의 주민 실천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동향을 분석했다. 실천 영역과 조직 형식의 출현 빈도를 주로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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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의 명칭은 ‘빅카인즈’다(https://www.kinds.or.kr/main.do). 경향신

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등 중앙일간지 8종과 수십 종 지방신문의 모든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중앙

일간지 가운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기사는 이 데이터베이스에 포

함되지 않는다.

<그림 1-1> 농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주민 실천 동향 분석

신문기사 20,152건

(열쇳말: 농촌, 지역사회, 평생교육, 복지, 마을기업, 협동조합, 공동체회사, 사회적 기업, 자활)

신문기사 173건 (구체적 실천 사례)

어휘 출현빈도 분석 실천 사례 내용 분석

4장에서 농촌 지역사회 발전 조직의 구체적인 활동 사례를 분석하였다.

지역사회 발전 기획을 실천하고자 주민들이 만든 조직의 활동 과정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려고 해당 조직의 핵심 관련자 면담조사를 실시하였다. 충청 남도 홍성군 홍동면‧장곡면의 39개 조직과 전라북도 진안군 44개 조직을 대상으로 ‘어떤 필요 때문에 조직을 만들었는가?’,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 서 어떤 활동이 있었는가?’, ‘조직의 형식은 무엇이며 어떤 활동을 하는 가?’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홍동면‧장곡면과 진안군 두 지역은 주민들이 지역사회 발전을 지향하는 여러 조직을 활발히 만들어 실천하는 곳으로 알 려져 있다. 그 같은 실천의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주민 조직 활동이 활 발하다는 점에서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하였다. 면담조사 자료를 분석해 농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실천 사례를 유형화하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지역사회 내 행위자들의 사회 연결망 변화 과정을 파악하고 분석하였다. 사회 연결망의 구조나 밀도는 지역사회의 사 회자본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농촌 지역사회의 발전 과정을 사회 연결망의 변화 과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주로 지역사 회 발전 조직의 실천을 분석하므로, 조직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 연결망을 분석했다. 즉, 주민 개인들이 아니라 조직들의 협력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 어 있으며,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지역사회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를 얻고자 하였다. 첫 번째 분석에서는 홍동면‧장곡면 지역사회 소식지 (마실통신) 통권 1~99호까지의 자료4를 살펴보았다. ‘마실통신’ 기사에 등 장하는 협력 활동 관련 텍스트 자료를 정리하여 연결망 데이터를 구성했 다.5 연결망의 밀도와 직경(diameter), 조직들의 중심성(centrality),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 등 몇 가지 지표를 분석하였다.

5장에서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장곡면 지역사회의 발전 과정을 주민이 공유하는 서사(narrative)와 조직 실천의 분화‧발전 과정으로 파악하고 분석 하였다. ‘지역사회의 발전’은 여러 종류의 ‘지역사회 발전 기획’이 실행된 결과의 단순한 합계가 아니다. 특정 지역사회를 변화 도정에 있는 하나의 단위로 가정하고 그 역사적 변동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지역사회의 발 전’을 논의할 수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장곡면 지역사회를 ‘지역사 회의 발전’ 과정을 분석할 사례 지역으로 삼았다. 이곳은 한국 농촌 전체의 변동을 초래한 거시적 요인 변화에 조직적 실천으로 부단히 대응해 온 지 역사회로 유명하다. 유기농업 운동, 협동조합 운동, 지역사회 교육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다른 농촌 지역보다 먼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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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통신’은 2010년 6월호(통권 1호)부터 매달 1~2회 발간되었다. 지역사회 내 다양한 조직, 기관 등의 활동과 여러 조직 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활 동에 대한 소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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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발간된 마실통신 1~19호, 2016년 발간된 89~99호의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마실통신 기사에 등장하는 둘 이상의 지역사회 조직이 참여한 활

동이나 행사의 내용과 참여 조직을 조사하여 소속 연결망(affiliation network)

행렬을 구성했다. 그것을 조직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행렬로 전환해 중심성,

밀도, 구조적 공백 등의 지표를 도출하고 분석했다. 이 같은 방법 적용에는 한

가지 가정이 있다. 공동 활동에 함께 참여한 빈도가 높은 조직들일수록 직접적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한다. 여러 종류의 공동 활동에 중첩적으

로 참여하는 조직들 사이의 관계가 그렇지 않은 조직과의 관계보다 더 긴밀할

확률이 높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마실통신에 홍동면 지역 모든 조직의 소식이

포함되지는 않는다. 각 조직이 자율적으로 일정이나 홍보할 내용을 발행처(마

을활력소)에 보내고, 발행처가 취합 정리해 발간한다. 실제로 공동 활동이 있

더라도 마실통신에 소식을 전송하지 않는 경우 이 분석에서는 제외되는 한계

가 있다.

다. 이 연구에서 ‘지역사회의 발전’ 과정을 분석하는 목적은 일반화하려는 의도로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을 검증하려는 데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지 역사회의 발전’ 과정을 설명할 가설적 틀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발견’에 목적을 둔다. 한국 농촌 지역사회의 발전을 일반론 수준에서 이론화할 수 있을 만큼의 경험적 자료는 축적되어 있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구체적 사례에 대한 심층 조사와 분석이 더 긴요하기 때문이다. 농촌 지역사회의 발전을 스스로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집합적 실천의 연쇄 과정이 라고 볼 때, 필연적으로 출현하는 것은 ‘서사’와 ‘조직 실천’이다. 이 두 층 위의 사건은 지역사회 발전의 매 계기마다 서로 조응하면서 주민들을 일정 한 방향의 실천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그림 1-2> 연구 흐름도

1. 지역사회 발전 이론

1.1. 개념: 지역사회 발전, 지역사회, 발전

지역사회 발전6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집합적 행동을 취함으로써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UNTERM, 2016)이라고 정의된다. ‘지역사회 발전’의 다양한 정의들을 검토하여 핵심 의미를 정리한 연구도 있다. 가령, 지역사회 발전을 “특정 지역에서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어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주도하는 사회적 행 위 과정”(Christenson 외, 1989: 14)이라고 정의한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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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community’를 ‘공동체’, 또는 ‘지역공동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에 ‘community development’ 실천이 전해진 이래 수십 년 동 안 정착된 용어 사용의 전통을 따라 ‘community’를 ‘지역사회’라고 번역한다.

‘community development’라는 전문 영역에서 community라는 단어는 항상 일정

한 지역성(locality)을 함의한다는 점에서도 ‘공동체’라는 번역보다는 ‘지역사

회’라는 번역이 오인의 소지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development’는 ‘개발’이

아니라 ‘발전’이라고 번역했다. 한국에서 1950년대 이후로 ‘지역사회 개발’이

라는 번역이 정착되었으나, ‘개발’에 붙어 있는 말맛(nuance)이 ‘community

de-velopment’의 기본 개념과 어울리지 않아 이 연구에서는 ‘발전’이라고 번역해

사용한다.

영국 식민지 행정관 회의

지역사회 발전이 분과 학문 및 실천으로서 자리매김해오면서 여러 사람 들이 ‘지역사회 발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꾸준히 제기했고, 다양한 답변이 제출되었다(표 2-1). 그 답변들에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핵심 요소는 ‘자기주도(self-direction)’, ‘집합적 행동’, ‘과정’ 등이다.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용어를 구성하는 각각의 낱말 ‘지역사회’와 ‘발 전’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지역사회’의 개념 정의와 관련 하여 자주 쟁점이 되는 물음은 ‘지역사회라는 용어가 지역성을 함축하는 가?’와 ‘지역사회라는 용어가 지역성을 함축한다고 가정할 때 그 장소적 범위는 어느 정도까지인가?’이다. 논쟁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지역 사회 발전 이론에서는 ‘지역성’이 덧붙여진 지역사회 개념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20세기 종반부터 진행된 지구화(globalization)와 더불 어 지역 수준에서 경제적‧경제적‧사회적 제 관계들의 구조가 재편되기 시작 한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사회적 관 계를 규율하는 제도 형식들이 크게 흔들리면서 대중들이 집합적인 이해관 심(collective interests)을 공유할 방법이 새롭게 마련된 것도 사실이다. 가 령,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힘입어 등장한 매체들은 의사소통의 공간적 한계 를 지워버렸다. 서로 다른 장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동일한 관심사를 놓 고 의견을 교환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기업들 도 수익성이 더 높은 사업 환경을 찾아 전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한 다. 이처럼 지역이라는 경계 안에 사회적 관계가 국한되지 않는 것이 현실 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역성이라는 개념을 폐기해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빈슨과 그린(Robinson & Green, 2011: 2)은 장 소의 힘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며, 교육‧주택‧보건‧고용 등과 같은 지역 문 제들은 지역사회 주민 대부분에게 중요한 관심사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들이 자산(asset)을 동원해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하려는 노 력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계속 유지되고 있다(Green & Haines, 2007;

Kretzmann & McKnight, 1993).”는 주장도 있다. 즉, 지구화가 농촌 지역 사회의 경제, 문화 등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사회 내 부의 관계나 이슈들은 여전히 주민 일상생활에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처럼 지역사회라는 개념이 지역성을 함축한다고 볼 때, 제기되는 다음 문제는 지역사회의 장소적 범위를 어떻게 획정할 것이냐는 것이다. 물론, 지역사회의 장소적 범위를 일의적(一義的)으로 정의한 이론은 거의 없다.

게다가 지역사회라는 개념을 구성하는 구인들(constructs)에는 물리적인 요 소 외에도 사회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가르코비치는 지역사회를 두고 “사 람들이 거주하는 장소이자 서로 심리적인 유대를 지니며 상호작용이 이루 어지는, 지리적으로 정의되는 장소”(Garkovich, 2011: 13)라고 정의하였다.

이 같은 정의가 지역사회 발전 이론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그런데 ‘심리적인 유대’라는 표현이 함의하는, 이른바 ‘공동체로서의 정체 성’이 지역사회 개념의 필수 전제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기도 한다. 흔히, 공 동체는 동일한 가치나 규범을 공유하는 집단이라고 이해된다.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다수가 바로 그런 공동체라는 가정이 지역사회 발전 논의에서 전제되는 경우도 많다. 공동체로서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 집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일종의 사회자본(social capital) 효과라 는 논리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사회 주민의 집합적 행동에 합의 과정이 전제 될 필요가 없는 건 아니며, 단지 특정한 지리적 위치에 함께 거주한다는 사실 이 자동으로 공동행동(지역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특정 지역 의 주민이 지역성을 지향하는 집합적 이해관심에 기초하여 행동할 때 지역사 회가 구성된다.”(Robinson & Green, 2011: 2). 윌킨슨(Wilkinson, 1991)은 지 역사회를 정의할 때 지역 수준의 제도라는 요소를 부가한다. 지역 수준의 제 도는 규칙적인(regular) 사회적 상호작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공 동행동적 성격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7

발전이라는 용어도 여러 의미를 지니지만,8 ‘지역사회 발전’이라고 할 때

‘발전’은 어떤 사회적 혹은 경제적 목표를 지향하는 변화가 수반되는 경우

‘발전’은 어떤 사회적 혹은 경제적 목표를 지향하는 변화가 수반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