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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촌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지향하는 주민 실천은 상당히 오랫동안 이루어졌다. 농촌 지역사회 주민은 경제․사회 여건 변화에 대응해야 했고, 정부 정책의 기본 관점이나 관련 법제가 변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양상의 실천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발전 접근방법이라는 관점에서 정책 영역에서나 실천 영역에서나 학술 영역에서 여러 제안들이 있었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에는, 비록 용어나 표현은 달리하더라도, 실제적 의미에서 자조 접근방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맞추어 관련 정책의 추진 방식도 꾸준히 바뀌었다.

요즘에는 농촌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을 주민들이 실천하고자 할 때 특정 정책 영역이나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조력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배치하

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마을만들기’ 혹은 ‘공동체’라는 명 칭을 사용하는 시․군 수준의 중간지원조직 형성 노력을 그 예로 들 수 있 다. 개별 기획에 대한 정책 투입이 갖는 한계를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 음을 알려주는 근거다.

한편, 특정한 정책 사업 혹은 개별 기획의 수준을 넘어 사회적 관계 구 조를 형성한 지역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농촌 지역사회 발전을 논의해야 한 다는 취지의 주장은 아주 최근에서야 제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주 장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지역사회 전체의 변 화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연구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지방자치제가 부활해 자리 잡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약 20여 년 동안 농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시도한 실 천을 분석한다. 시기에 따라 농촌 주민들이 추진한 지역사회 발전 기획의 내용과 그 조직 형식이 일정한 경향을 갖고 변화했음이 드러난다. 실천 영 역이 다양해졌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조직 실천 사례들도 증가했다. 주 민 실천의 틀이 되는 지역사회 조직의 형태도 다양해졌는데, 여기에는 정 부의 법제 변화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1. 변화의 윤곽

분석 틀을 미리 설정하는 것보다는 대중매체에 드러난 사건들을 선입견 없이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분석의 틀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중매체에서 특정 어휘의 출현 빈도를 분석함으로써 사건들 이 발생하는 패턴을 그려낼 수 있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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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빈도 분석 그 자체는 어휘들이 출현하는 맥락까지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맥락에서 해당 어휘들이 긍정적으로 아니면 부정적으로 활용되는지를 분

별할 수는 없지만, 분석 대상 집단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할 자료를 제공하며 중

요 구성 요소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yan & Bernard, 2000: 777).

<그림 3-1> 농촌 지역사회 발전 사례 신문보도 어휘 출현 빈도

자료: 한국언론재단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http://www.kinds.or.kr/main.do)에 제공된 중앙일간지 8 종(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농촌 지역사회 내부의 실천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도한 173건의 중앙일간 지 신문기사 자료는 199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작성되었다. 이 기사들 전체 를 분석한 결과,22 ‘마을’이라는 어휘가 388회 출현해 가장 높은 빈도를 보 였다. 그 다음으로는 ‘지역’(267회), ‘함께’(229회), ‘주민’(200회), ‘일자 리’(194회), ‘사회적’(186회), ‘모두’(100회), ‘농촌’(94회), ‘우리’(88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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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언 중에 명사만을, 용언 중에 형용사 및 부사만을 추출해 빈도를 검색하였다.

양한’(83회) 등의 순이었다. 신문 매체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농촌 지역사 회에서 일어난 실천들에 관해, 무엇보다 집합적 활동의 주체로서 농촌 주 민에, 그리고 활동의 내용으로서 일자리 및 사회적인 가치의 중요성에 주 목한 듯하다. ‘농촌’, ‘마을’, ‘지역’은 실천이 일어나는 맥락을 요약하는 어 휘이다. ‘주민’, ‘모두’, ‘함께’, ‘우리’ 등의 어휘는 그런 실천의 집합적 성 격을 드러낸다. 실천의 내용 측면에서는 ‘일자리’, ‘사회적’, ‘다양한’이라 는 어휘가 두드러지게 출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어휘 출현 빈도를 시기별로 구분해 관찰하면, 농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 는 실천의 세부적인 측면들이 여건 변화에 조응하며 달라졌음을 알 수 있 다. 2007년부터는 ‘마을’, ‘사회적’, ‘지역’, ‘함께’ 등의 용어가 변함없이 출현 빈도 상위를 차지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한 마을만들기 운 동, 2007년부터 시행된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 마을기업 육성정책, 2011년 의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등의 계기와 더불어 주민 실천의 여건이 바뀐 탓인 듯하다.

구분 전체

(1999~2016) 1999~2001 2002~2006 2007~2011 2012~2016

1위 마을 병원 함께 지역 마을

2위 함께 아이들 여성 일자리 함께

3위 주민 함께 마을 마을 사회적

4위 일자리 조합원 지역 주민 지역

5위 사회적 모두 유기농 사회적 우리

6위 농촌 개발 농장 함께 협동조합

7위 주민 농민 도시 다양한 농촌

8위 우리 농촌 농사 모두 경제

9위 다양한 사람들 모두 체험 주민

10위 일자리 출자금 사진 사업 모두

기사 건수 173 3 16 57 97

자료: 한국언론재단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http://www.kinds.or.kr/main.do)에 제공된 중앙일간지 8 종(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표 3-1> 농촌 지역사회 발전 사례 신문보도에 자주 출현한 어휘들

<그림 3-2> 농촌 지역사회 발전 사례 신문보도 어휘 시기별 출현 빈도

1999~2001년 2002~2006년

2007~2011년 2012~2016년

자료: 한국언론재단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http://www.kinds.or.kr/main.do)에 제공된 중앙일간지 8 종(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