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법령용어와 문장에 관한 검토기준
1) 정보(통신)과 ‘전자’개념의 명확화
먼저 현행 법령에 있어서 가상공간관련 기본개념의 하나인 정보(통신) 과 전자의 개념에 대한 실정법상의 혼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일 반적으로 현행법령에 있어서 정보 혹은 정보통신이라는 개념은 하나의 독립적 개념으로서 자리잡고 있으나 ‘전자’의 개념은 하나의 종속적 개념 으로서 ‘전자정부’, ‘전자문서’, ‘전자거래’ 등과 같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167) 가장 단적인 예로서 정부의 행정전산화와 정보화 관련 법률인 정보화촉진기본법 과 전자정부구현을위한행정업무의전산화촉진에관한법률에서 나타나듯이 행정부에서 시행하는 가상공간관련 기본법률에 있어서도 그 개념의 통일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 다는 점이다.
정보(통신)이라는 것은 하나의 무형적인 자산으로서의 실체를 인정하고 그 자체로서 하나의 주체 혹은 객체로서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자’라는 개념은 하나의 수단적 요소로서만 인정되 어지는 종속적 변수로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의 전자화, 문서의 전자 화, 거래의 전자화를 의미하는 하나의 기술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정보화촉진기본법 제2조의 규정을 살펴보면, ｢‘정보’라 함은 자연인 또 는 법인이 특정목적을 위하여 광 또는 전자적 장식으로 처리하여 부호․
문자․음성․음향 및 영상 등으로 표현한 모든 자료와 또는 지식을 말한 다｣(제1호)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정보통신’이라 함은 정보의 수집․가 공․저장․검색․송신․수신 및 그 활용과 이에 관련되는 기기․기술․
역무 기타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과 수단을 말한다｣(제3 호)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에 관하여는 기본적인 개념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전자정부’라 함은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행정기관 의 사무를 전자화함으로써 행정기관 상호간 또는 국민에 대한 행정업무 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정부를 말한다｣(전자정부구현을위한행정업무의 전자화촉진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라고 규정하거나, ｢‘전자문서’라 함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에 의하여 전자적인 형태로 작성되 어 송․수신 또는 저장되는 정보를 말한다168)｣(동법 동조 제5호)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전자거래기본법 제2조의 규정에는 ｢‘전자거래’라 함 은 재화와 용역을 거래함에 있어서 그 전부 또는 일부가 전자문서에 의 하여 처리되는 거래를 말한다｣라고 하여 ‘전자’의 개념에 대하여는 명확 한 개념규정을 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현행 법령상의 개념규정을 볼 때, ‘정보’와 ‘전자’의 개념은 별개 의 개념으로 치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정보’가 독립적․추상적 개 념이며, ‘전자’는 종속적․구체적 개념으로 정립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의 사용은 의미구분의 불명확화에서 비롯된 것이며, 소관부 처의 입법과정상의 개념으로 자리잡은 느낌마저 풍기고 있다169). 그러나 168) 전자거래기본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전자문서’라 함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
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양 개념은 ‘전자’ 혹은 ‘전자정보’라는 개념의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며, 이 점에 있어서 양 개념의 사용에 있어서의 통일화에 대하여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엄격히 기술상에 있어서 양 개념이 분리를 요하는 것이라면 그 개념들을 보다 명확하게 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170).
2) ‘전자문서’ 개념의 통일화
‘전자문서’의 개념정의는 가상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법제에 있어서 가 장 기본이 되는 텍스트의 내용을 정하는 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현행 법령에 있어서 ‘전자문서’의 개념은 매우 좁게 규정 하거나 법령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통일성이 제기 되고 있다171).
일반적으로 ‘전자문서’의 개념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 로 작성,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를 말한다172). 그러나 법령에 있 어서 전자문서의 개념은 여전히 정보의 개념을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에서 설명한 정보화촉진법상의 정보의 개념을 보다 폭 넓게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이용 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제2조 제5호), 산업기술기반조성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173), 화물유통촉진법(제2조 제11호)174), 무역업무자동화 169) ‘정보(통신)’은 정보통신부 소관입법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전자’는 기타 다른
부처의 소관입법에 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보인다(최승원, 전게논문, 24면).
170) 이에 대하여 전자(電子 : 음전하를 가지고 원자핵의 주위를 도는 소립자의 하나) 와 전자(電磁 : 전자기. 전기와 자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의 용어상의 구분은 보다 명확히 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171) 현행 법령에 있어서 ‘전자문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법령의 수는 115건, 332개 조문이다. 그 중 ‘전자문서’를 개념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법률은 전자거래기본법을 비 롯한 7개이다.
172) 정완용, 사법상의 사이버 법령용어 및 문장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사이버 법령에 서의 법령용어 및 문장의 문제점과 개선방향(한국법제연구원-한국인터넷법학회 공동 워크샵 자료집), 2003. 5. 23., 37면 참조.
173) ‘전자문서’라 함은 컴퓨터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이하 ‘컴퓨터’라 한다) 상호 간에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전송․처리 또는 보관되거나 출력된 문서 형식의 자 료로서 표준화된 것을 말한다.
174) ‘전자문서’라 함은 전기통신설비와 전자계산조직 및 전자계산조직의 이용기술을 활 용하여 정보를 처리․보관하거나 전송하는 전산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처리․보관 또
촉진에관한법률(제2조 제7호)175)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자문서의 개 념의 통일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전자문서의 형식이 표준화되어야 하는가에 관하여 논의 가 되고 있다. 이는 법령에 따라 전자문서의 표준화를 요구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문서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전자문서의 경우에 있어서는 문서의 공식성과 신뢰성을 인정받기 위하여 필요할 것으로 생 각되지만,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법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는 전자문 서의 표준화는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176).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거래의 경우에 있어서는 일반적이고 폭넓은 개념으로써 전자문서를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2) 기타 법령용어의 개념정립에 관한 논의 1) 전자서명
일반적으로 전자서명이라 함은 전자문서나 기타 전자적 정보에 있어서 문서나 정보의 내용을 증명하기 위하여 붙이는 표식을 말한다. 이러한 전자서명에 대한 법령의 용어정의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으로 전자거래는 물론 모든 가상공간활동에 있어서 문서나 정보의 내용적 타 당성과 증명성을 담보하는 요소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자서명과 관련된 기본법으로서 전자서명법이 제정되었다177). 그러나 전자서명법의 제정이전에도 다수의 법률에 전자서명에 관한 규정178)이 산재하고 있는 바, 이의 개념을 정립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이전
는 전송되는 문서형식의 자료로서 표준화된 것을 말한다.
175) ‘전자문서’라 함은 컴퓨터간에 전송 등이 되거나 출력된 전자서명을 포함한 전자자 료를 말한다.
176) 정완용, 전게논문, 38면; 노태악, 전자문서의 개념 및 전자거래기본법의 적용범 위, 전자거래기본법 개정 및 전자문서이용촉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2003.
5., 24면.
177) 1999년 2월 5일 법률 제5,792호로 제정되고, 2001년 12월 31일 법률 제6,585 호로 재정되었다. 개정 전자서명법의 내용에 대하여는 정완용․배대헌, 개정 전자서 명법 해설서, 정보통신부, 2002. 참조.
178) 무역업무자동화촉진에관한법률, 화물유통촉진법, 공업및에너지기술기반조성에관한 법률 등 다수의 법률이 있다.
의 규정들은 디지털서명방법에 한정되지 않고 스캐닝 등에 의한 서명이 미지도 포함하는 일반적인 전자서명에 관한 규정이며, 대부분 폐쇄적인 EDI통신망에서 개별법으로 예정하는 특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의 된 규정들이라고 하겠다179).
전자서명법 제2조 제2호는 ｢‘전자서명’이라 함은 서명자를 확인하고 서 명자가 당해 전자문서에 서명을 하였음을 나타내는데 이용하기 위하여 당해 전자문서에 첨부되거나 논리적으로 결합된 전자적 형태의 정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적 전자서명과 구별하여 동조 제3호 는 ｢‘공인전자서명’이라 함은 다음 각목의 요건을 갖추고 공인인증서에 기초한 전자서명을 말한다｣180)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법률 에 있어서 전자서명은 “전자문서의 명의인을 표시한 문자와 작성자를 식 별할 수 있게 하는 기호 또는 부호를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개방형 인터넷 환경에서 처리되는 전자문서의 안전과 신뢰성을 확보하 고, 전자거래의 활성화, 전자정부의 구현, 전자화폐의 이용 등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하여서는 디지털서명방법에 의한 전자서명법제는 반드시 필 요한 제도적 장치로서 기능한다고 하겠다. 이를 위하여 전자서명에 관한 개념과 내용은 전자서명에 관한 기본법인 전자서명법의 개념과 내용을 다른 법령이 수용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181).
2) 전자무역
전자무역과 관련된 내용은 대외무역법에 의하여 2000년 12월 29일 그 내용을 신설함으로써 법적인 무역의 한 형태로 법적으로 자리잡게 되 었다. 동법 제2조 제6호는 ｢‘전자무역’이라 함은 무역의 전부 또는 일부
179) 일반적으로 전자서명(electronic signature)은 광의와 협의의 두 가지 개념으 로 구별할 수 있다. 광의로는 모든 전자적 형태의 전자서명을 포함하여 수기서명을 스캐닝한 이미지, 키보드를 이용한 서명, 접근제어를 위한 비밀번호 등의 기술, 전자 서명에 사용할 수 있는 생체측정학적 기술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에 의한 전자서명 이 포함된다. 협의의 전자서명은 공개키 암호화기법(비대칭암호화 기술 : Asymmetric Cryptosystem)에 의한 디지털 서명을 말한다(정완용, 전게논문, 51면).
180) 공인전자서명에 한하여 법령상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법적 효력을 부여 하고 있다(전자서명법 제3조).
181) 정완용, 전게논문, 44면.
가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루 어지는 거래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과학적 무역업무의 처 리기반을 구축하고(동법 제18조), 물품 등의 수출입거래가 질서있고 효 율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동법 제9조의 5)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는 정보통신장치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무력거래를 종래 ‘사이버무역’ 혹은 ‘e-트레이드’ 등과 같은 이름으로 사용하던 것을
‘전자무역’이라는 법령상의 용어로 명확히 한 것이라 하겠다182). 전자무 역은 전통무역의 거래방식을 전자화하는 수준을 넘어 최신 정보통신기술 을 활용하여 무역구조와 절차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 궁극적인 의의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자무역이란 재화 또는 서비스의 국가간 거래인 무역행위의 본질적 업무를 인터넷을 포함한 IT수단을 활용하여 전자적․
정보집약적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무역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183).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대외무역법상의 ‘전자무역’의 개념규정은 ‘컴퓨 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라는 전자거래의 내용을 전자거래기본법 이 사용하는 포괄적 용어인 ‘정보처리시스템’이라는 용어로 변경함이 타 당하다고 하겠다. 이는 종래의 법령에서 사용했던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 력을 가진 장치’라는 개념을 전자거래기본법의 제정시 포괄적이고 기술중 립적인 개념인 ‘정보처리시스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용어의 통일성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이를 개정함이 타당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