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인문・기술융합 정책동향에 따른 저해요인 도출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창조경제 구현’에 있어서 융합이 핵심 정책 아젠다로 부상 한 상태이고 창조경제 구현의 수단으로 ICT와 과학기술의 융합과 더불어 지식(디 자인, 콘텐츠 등)과 제조의 융합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인문․기술융합은 이와 같은 정책기조의 확장범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문화와 산업의 융합도 중요한 국정과제로 제시되고 있어 이러한 국정과제

100 인문·기술 융합에 기반한 기업혁신 사례 분석 및 활성화 방안

실현에 있어서 인문·기술 융합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의 주요 사례를 통해 인문․기술융합의 진화양상을 볼 때 민간에서 주 도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어, 국내의 정책운용의 철학만으로 관주도형 인문․기술 융합의 촉진은 그 효과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한국적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측면이 있는데, 이는 한국전쟁을 치룬 후 60여년 간의 단기에 선진국의 기술을 추격하여 산업화를 이루어 낸 배경적 사실 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현재 달성한 기술과 산업의 수준은 자국의 고유한 기술적 특성의 진보보다 기술선진국의 모방과 기술이전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이 러한 특징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술혁신과정은 현대기술의 기반이 되고 있는 유럽 선진국들의 철학적 사유와 인간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고 있지 못한 것이 실정이다.

이러한 한국적 특성은 인문․기술융합에 대한 기업들의 소극적 태도를 만들어내는 기저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적 상황하에서는 민간주도적 인문․기술융합의 활성화를 촉발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의 기술R&D를 통한 기술혁신의 촉신과 산업화 연계차원의 정책과 더불어 인문․기술융합의 자생적 발현의 극대화를 위한 기업지원정책의 복합적 고려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나. 인간중심적 접근법에 대한 본질 왜곡

인문․기술융합은 지금까지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명료한 특정방식이 존재하거나, 몇몇의 유형으로 구체화 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인문과 기 술의 융합과정이 보다 활성화되고 있는 주요 분야와 방식이 존재하는 것 또한 존재 하는 사실이다.

본 연구에서는 인문․기술융합의 이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였으며 기업사례와 병행하여 주요국의 정책적 동향과 인문․기술융합의 개념정의를 검토하 였다. 이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다양한 인문․기술융합에 대한 접근법이 존재하고 공학적으로 규칙화 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지만 다수의 사례가 공통적으 로 추구하고 있는 ‘인간중심(Human-centric)"이라고 하는 가치이다.

제4장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 저해요인 및 정책제언 101

이러한 경향은 미국보다 유렵의 주요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확인 하였다. 대표적으로 EU의 ‘유럽지식사회 구현을 위한 융합기술(CTEKS)' 가이드라 인에서 인문과 기술의 융합의 목적을 사회문제해결로 정의하는 사례를 들 수 있는 데 인문․기술융합의 목적을 사회문제해결로 귀결시킴으로써 유럽연합의 구성원들 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전반의 실제적 문제의 새로운 해결책 마련을 추구하는 기술 의 방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외 영국과 독일의 정책방향을 검토한 결과 역시, 인간성(Humanities)을 인문․기술융합의 방향성에서 핵심적인 가치로 다루고 있으 며 이러한 개념은 정부R&D의 주요 프로그램에 반영되고 있다. 주요 민간사례의 경 우도 휴머니티에 대한 접근법을 강조함으로써 인문․기술융합형 제품의 개발 혹은 기업혁신을 추구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5' 가전 박람회에 출품된 주요한 제품들의 경향을 분석하여 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인

‘인간지향적인 기술(Technology for Human)’이다.

이렇듯 인문․기술융합은 인간중심적 기술의 구현방향으로 큰 흐름이 정착되어 가 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인문․기술융합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방향은 ‘창조경제실현을 위한 융합기술발전전략, 2014’를 통해 인문․기술융합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담았 으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성이 담기지 않았다.

또한 민간의 다양한 사례를 검토해 본 결과, 인문․기술융합을 경제적 목적에 의해 추진하거나 기존 기술간융합의 연장선상에 추진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기술, 보 다 새로운 기술’의 측면만이 강조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인문성이 기술과 융합되면서 우리에게 전달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 대한 발견,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의 증대, 기술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와 전달가치의 풍요, 만족보다 감동, 새로 운 영감의 증폭 등과 같은 한 차원 더 높은 가치의 창출과 교류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102 인문·기술 융합에 기반한 기업혁신 사례 분석 및 활성화 방안

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이원화 구조

우리나라에 인문․기술융합이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느리게 시작되고 개념의 정립 에도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 다. 이는 미국이 유럽에 비해 더 먼저 융합기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세계적으 로 융합기술의 표준이 될 수 있는 연구들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10여년 만에 인 문․기술융합에 대한 개념을 구체적인 정부정책의 방향으로 삼게 된 이유와도 유사 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학문의 발달사와 유구한 전통이 만들어낸 문화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현대 과학기술의 학문적 발전은 그 뿌리가 유럽의 학문체계로부터 왔 으며 유럽의 학문발달과정은 과학과 기술이 인문학과 본래 하나에서 출발했다는 사 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학문의 발달과정은 유럽사회에 문화적으로 내재된 인 식을 바탕으로 과학에 철학적 요소가 함께 공존하여 왔으며 여전히 인문과 과학은 서로 다르지만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연계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술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융합기술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였 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 개념은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게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인식은 우리가 가지고 있 는 전통적인 학문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서구에서 유입된 기술에서부터 시작하 여 과학과 기술이 근본적으로 인문과 어떠한 관계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과학기술의 선진국을 모방하고 추격하는 것에 집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과 정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인문사회분야와 별개의 것으로 정의되었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에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는 구분된 결과를 낳았다. 교 육측면에서도 문과(인문사회계열)와 이과(이공계열)가 구분되어 있으며, 국가 연구 개발사업 역시 ‘인문사회분야’와 ‘과학기술분야’로 이원화된 분류체계를 통해 관리 됨으로써 두 분야간의 교류와 연결은 거의 없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로 인식되는 상 황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이원화된 구조는 최근 인문․기술융합의 트랜드 앞에서 매우 큰 장애요소 로 작용하게 되었는데, 인문과 과학기술분야의 융합형 R&D를 추진하려고 해도 상 호간의 역할 모호, 연구책임자와 주도분야의 선정방법, 연구방법론의 설계, 산출물

제4장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 저해요인 및 정책제언 103

의 인식과 연구기간 등 모든 면에서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에서 역 시 IDEO와 구글의 조직혁신 사례에서와 같이 다양한 전공자의 채용을 통한 인문․기 술융합적 산출물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유사한 시도를 하였으나, 초등교육과정 부터 뿌리 깊게 작용하고 있는 인문사회와 과학기술분야의 사고방식차이와 습득한 방법론의 차이를 극복하고 협력적인 과정을 통해 창조적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데 에는 수많은 애로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인문・기술융합 기업혁신단계 분석에 따른 저해요인 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