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90%이상이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밑변이 넓은 피라미 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대기업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구해온 한국적 맥락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앞서 논의할 선진국의 과학 기술 수입과정에서 발생한 인문과 기술의 독자적 진화와 맞물리면서 기업이 자생적으 로 인문․기술융합의 단계로 진화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인문․기술의 융합은 3장에서 개념을 구조화 한 것과 같이 인문․기술융합의 전문 조직을 기업내 편성함으로써 고도화 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대다수 중소기업의 경 우 인력확보를 위한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융합의 적용을 통한 새로운 창조는 기존의 전통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새롭고 창의적인 분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사이에 격차(Miss match)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중소기업 혹은 초기창업기업은 인문적 소양을 가 진 대표 혹은 창업동료에 의해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인문․기술융합적 혁신을 달성하는 추세에 있다. 하지 만 이러한 혁신은 지속적 인문․기술융합형 혁신을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왜냐하 면 인문․기술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일회 적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
104 인문·기술 융합에 기반한 기업혁신 사례 분석 및 활성화 방안
으로 창출하고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의 생태 에 부합하지 못한다.
본 연구에서 검토한 국내의 주요 사례들 역시 대기업의 인문․기술융합 사례보다 중소기업 혹은 그보다 더 초기상태인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들의 다수가 인문․기술적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기 보다, 인문․기술 융합적 아 이디어를 바탕으로 필요한 역량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인력채용과정에서 난 관을 겪고 있다.
나. 인문․기술융합 아웃소싱 기업의 필요성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의 과도기적인 단계는 외부의 인문사회적 전문가집단 의 지식을 사들이는 단계이다. 이는 인문․기술융합의 개념이 모호한 상태에서 이러 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의 구조와 체화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효 과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앞서 살펴본 필립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사례를 보면 ‘인사이트 프로바이더’
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과정이 잘 설명되어 있다. 필립스는 전통적인 생활환경관련 제품과 정밀기계 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기술적 요소를 통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현대적 비즈니스화경을 인식하고 사람에게 더욱 친밀 한 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인문적 요소의 활용에 노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본 연구에서 다룬 소아과용 MRI장비 개발사례는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 성과로 볼 수 있다. 즉, 기술적 진보에 치중하는 것을 넘어서 MRI장비가 활용되는 환경을 면 밀히 분석하고 非기술적 대안을 포함하는 종합적 솔루션을 만들어냄으로써 기존의 기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여 더 나은 성과를 창출 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 과정은 엔지니어가 주도해 왔던 기존의 기술개발방식 을 넘어서 인문사회적 배경을 갖춘 전문컨설팅 업체를 통해 주도했다는 것이 특징 적이다. 인사이트 프로바이더는 기술개발을 직접 수행하지 않지만 이 기술이 적용 되는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주 사용자인 소아아동이 가지는 심리적 요소를 기술 개발과정에 반영하였다.
제4장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 저해요인 및 정책제언 105
앞서 논의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중소기업비중이 높고 인문․기술융합을 기업의 핵 심가치로 삼고 있는 창업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문․기술융합형 인력의 확 보나 전문조직화는 어려운 상황에 있어, 이러한 간극을 매워줄 전문적 아웃소싱집 단의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제품개발과정에서 디자인의 요소가 강조되면서 최근 디자인 분야에서 ‘인터페이스 다자인 전문회사’와 같은 컨설팅회사가 나타나 고 있는 추세이나 아직까지 대기업의 용역을 수행하는 정도와 특정분야에 한정된 수준에 머물고 있어 중소기업의 이러한 인력적 한계를 지원하기 위한 시장영역으로 의 확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 인문 및 기술분야 인력의 단순통합적 구성
인문 및 기술분야 인력의 확보를 통한 전문조직화는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의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이다. 이러한 단계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각 분야별 새로운 방법론의 활용 등을 통해 적극적인 융합이 추구될 수 있도록 인문사회 및 과학기술 분야의 다양한 전공자들을 채용함으로써 혁신을 이룬다.
인텔의 경우 ‘상호작용 및 경험연구소(IXP)’에 인문분야 및 기술분야 전공자들을 통합적으로 구성한 조직을 신설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컴퓨팅 기술을 연구 하고자 하였으며 IDEO의 경우 혁신적 디자인 설계를 위해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였 다. 이들의 경우 이러한 인문․기술융합적 전문조직을 통해 서로 협업하는 환경을 제 공하였으며 구성원들이 보유한 전문지식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운영원칙 과 권한설계, 방법론의 구상 등을 시도하였다.
특히 IDEO의 경우 단순히 인문과 기술분야의 인력을 통합하는 차원을 넘어서,
“기술적(Technical), 인간적(Human based), 사업적(Business oriented)요소간의 균형”을 디자인 철학으로 제시함으로써 이를 구현하기 위한 인문․기술적 융합조직 의 활동차원에서 방향성을 명료하게 하였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인문․기술융합적 조직의 운영에 대한 체험적 지식이 부족 한 상황으로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문․기술융합형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있으 나 그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은 몇몇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업들은 우선 조직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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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고 상호간의 협력활성화를 위한 협업방법 교육(ex. 브레인스토밍 기법 등)과 자신외적 분야에 대한 탐색적 교육 등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상호간의 협력을 증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고도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문․기술융합을 통해 기업이 추구해야하는 비전의 명료성에서 출발해야 하며, 또한 다양한 학분문야의 융합이 추구되는 만큼 상호간의 협력방식과 조정권한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라. 인문․기술융합 추진을 위한 리더의 중요성 부각
인문․기술융합의 성공적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로서 ‘주도적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사의 스티브잡스와 같이 애플사의 전체적인 제품개발 철학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문적 요소를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반영하는 결 과를 창출한다. 이러한 특징은 거의 대부분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영국기업 인 Dyson의 경우도‘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는 과저에 기업 창업자인 제임스 다 이슨(James Dyson)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역 량을 바탕으로 제품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우리나라의 인문․기술융합형 제품을 추구하는 기업들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 출하고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혹은 특정 리더에 의한 제품기획 주도과정 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은 인문․기술융합이 창조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특징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인문․기술융합이 가지는 창조적 특징은 인력의 양적투입보다는 전적으로 인력의 질적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내에서 창의적 아이 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과감히 실행하고 이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조직원이 추진권한이 없어 성과로 연결되 지 못하거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추진권한을 가진 관리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채널 이 없는 조직구조로 인해 쉽게 무산되어버리는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인문․기술융합형 리더의 육성과 창의적 아이디어의 도전적 추진을 위한 조 직구조와 시스템, 권한설정은 인문․기술융합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제4장 인문·기술융합형 기업혁신 저해요인 및 정책제언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