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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순환적 자연관

문서에서 인디언의 생태철학에 대한 고찰 (페이지 30-39)

1.‘ 생명의 그물’ 에 대한 통찰

모든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무기물과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살아간다.따라서 어떤 생명체도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경쟁하고 협동하면서 상호 의존관계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생명의 그물로 나타나기도 하고,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먹이사슬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먹이사슬의 측면에서 본다면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각각의 생명체는 먹이사슬 을 따라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끊임없이 순환하기 때문에,만물은 공평하다 고 볼 수도 있다.

인디언은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거대한 생명의 그물의 작은 매듭에 불과 하다고 생각한다.그들은 자연에 대한 지배보다는 조화를 이루고,경쟁보다는 공생 을 강조하였으며,대지를 어머니로 여기며 인간은 대지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다.그러한 생각은 시애틀 추장의 연설에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대지를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여기가 바로 우리 홍인들 의 어머니 품속이기 때문이다.우리는 대지의 한 부분이고 대지는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이다.사슴,말,큰 독수리,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바위 산 꼭대기,풀의 수액,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만물은 마치 한 가족을 맺어주는 피와도 같이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인간은 생명의 거미 줄을 짜는 것이 아니라 그 거미줄의 한 가닥에 불과하다.그가 그 거미줄에 행한 일은 곧 자신에게 행한 일과 다른 것이 아니다.67)

인디언은 위대한 영이 만들어준 자연의 한 가닥을 차지하고 그들과 화합을 이루 며 평화롭게 살았다.그들에게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을 순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지혜를 넓

67)김종철 옮김,「시애틀 추장의 연설-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다」, 녹색평론 창간호,녹색평론사, 1991년 11-12월호,60쪽.

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타다시(M.Tadaschi)는 “자연의 대지에 누워 바람의 속삭 임에 귀를 기울이고 짙은 녹음 속에서 향기를 맡으며 생명을 지닌 숲과 공감할 때 모든 이어짐 속에 나는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낄 수가 있다.그러나 현 대인들은 그들이 이룩한 과학기술문명과 물질적 풍요 속에 살면서도 정서적으로 안 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자연에 펼쳐진 숲과 새와 들짐승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 고 자연의 시간을 떠나 현대라는 시간 속에 고립된 존재로 살고 있다”68)고 하였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은 나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나 이 외의 존재는 나를 위한 존재들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코타족 인디언은 “하우 메타쿠예아야시(Hau Metakuyeayasi)!”라고 인사한다.

이는 ‘안녕,나의 친척들’이란 뜻이다.원래 ‘친척(kinfolks)’이라는 말은 ‘이해하는 사 람’,‘이해를 함께 하는 사람’,‘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한다.69)그러나 인디언에게 친 척관계는 단순히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그들의 친척관계를 광의로 해석하면 모든 존재와의 관계로 확대된다.

나는 라코타족 사람들이 ‘메타쿠예아야시’라고 할 때,이 말은 단순히 일가친척과 조상 들,장차 태어날 자손들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물론 이런 친척들도 포 함되지만,여기에 그치지 않는다.이 말에는 온 인류가 포함되며,나아가 우리가 서 있 는 땅과 머리 위의 하늘,햇빛,바닷물,호수와 하천,들 그리고 온갖 식물들과 네발달린 짐승,새,물고기와 벌레들이 모두 포함된다.라코타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모두 친척으 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이 라코타족 개념이 뜻하는 것은 만물을,모든 존재를 단일한 쌍방향 유기체의 능동적이고도 본질적인 부분으로 보는 전체적 관계로서의 우주관이다.

각 부분의 기능과 의미를 알지 못하면 전체를 결코 이해할 수 없으며,반면에 전체와의 관계에서가 아니면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70)

모든 존재는 생존을 위해 전적으로 서로 의존하는 수많은 관계들 중에 하나에 불 과한 존재이다.그러한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부분의 기능과 의미를 이 해함으로써 점차적으로 전체적 관계를 이해하고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를 이해해야

68)마츠키 타다시, 힘겨운 삶의 아름다운 비밀을 찾아서 ,정택상 옮김,정한PNP,2004,45쪽.

69)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조경숙 역,아름드리미디어,1996,68쪽 참조.

70)워드 처칠, 그들이 온 이후 ,황건 옮김,당대,2010,313쪽.

한다.각 부분의 기능과 의미를 알지 못하면 전체를 알 수 없으며,반면에 전체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으면 부분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하나는 전체와 연결되 어 있고,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하나는 서로 공생과 상생의 관계를 이루며,인간과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디언은 자연의 풍성함 속에 살았지만 허기를 채우는데 필요한 양의 열매만 따 고 필요한 만큼만 사냥을 했다.그들은 사냥감을 너무 많이 죽이는 것을 수치로 여 기고 그런 행동을 한 사람은 언젠가 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71)그리고 인디언 부족들은 7세대 앞을 내다보면서 자원을 보전하는데 모든 지혜를 기울였다.“거북 이섬 인디언들은 거북이 섬에서 약초를 캘 때 먼저 그 약초의 추장인 그 지역의 가 장 큰 약초에게 선물을 바치고 허락을 구했다.허락을 받는다 해도 처음 발견하는 일곱 개의 약초는 손대지 않았다.약초들이 계속해서 번성하고 7세대가 그것을 이 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이는 인디언들이 ‘생명의 그물’을 단순히 공간적 의 미에서만 쓴 게 아니라 시간적 의미에서도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다시 말해서 생 명의 그물은 만물이라는 공간 속에 짜여 있을 뿐만 아니라,현세대를 넘어서 7세대 라는 시간 속에서 짜이고 있는 것이다.인간은 그러한 공간과 시간 속에 짜이는 생 명의 그물의 한 매듭일 뿐이다.

인디언의 관점에서 볼 때 오늘날 환경파괴에 대한 생태학적 논의를 하는 학자들 은 문제를 평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왜냐하면 생태학에서는 생태계의 구성원들 을 물질적으로 보거나 기껏해야 유기적 생명들로만 본다.이는 자연 내지는 만물을 영적인 것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관점과는 거리가 있다.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생 명의 그물을 짜는 모든 존재들 간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다.인간은 생명의 그물의 작은 매듭에 불과하며 모든 존재와 이어져 있고,그들 모두는 동등 한 존재이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생명의 그물의 터전인 대지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크게 염려하였다.

땅을 파서 돌을 파내는 것은 내 어머니의 피부를 벗기고 가슴을 도려내는 짓이다.그러 면 죽은 후에 누구의 가슴에 안겨 쉴 수 있으며 누구의 몸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겠는 71)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김영사,2003,30쪽.

가.인디언들은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나는 부족과 함께 이곳에서 오래도록 평화롭 게 머물기를 바랄 뿐이다.72)

그러한 인디언의 반문명적인 사고에 대해 그들도 오늘날처럼 인구가 팽창하였다 면 그러한 사고가 유지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남는다.인구증가가 자원고갈을 촉 진시키고 자원부족상태에 이르면 과학기술에 의한 자연파괴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 을 것이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형태와 관련지어 다음 기 회에 논하고자 한다.

2.순환적 생명관

생명의 그물 속의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생명체나 사체를 먹이로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먹이 없이 태어나는 생명체는 없다.따라서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이 순환에 따르고 결핍되면 죽음 에 이르고 고통을 느끼게 된다.따라서 먹이사슬은 먹고 먹히는 생명의 연결고리이 고 자연의 순리이다.한 생명은 다른 생명을 희생함으로서 존재한다.그렇기 때문에 슈바이처는 먹이사슬에 대하여 고민한다.

존재는 존재를 희생시키고 존재는 존재를 파괴한다.생의 의욕은 생의 의욕에 대하여 배격할 뿐만 아니라 생의 의욕은 생의 의욕에 대하여 아랑곳하지도 않는다.그러나 우 리 속에 있는 생의 의욕은 다른 생의 의욕을 이해하려 한다.[…]창조적인 의욕이 파괴 적인 의욕으로도 되고 파괴적인 의욕이 창조적인 의욕으로도 된다.이러한 세계 가운데 서 생명 존경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만이 풀기 어려운 수수 께끼로 남을 뿐이다.73)

모든 존재는 생명의 그물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순환한다.그렇기 때문에 인디언은 생존을 위한 동물 사냥이라 하더라도 동물을 죽이는 것을 절대 가볍게 여

72)위베르 망시옹 외,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권지현 옮김,흐름출판,2012,7쪽 재인용.

73)슈바이처, 문화와 윤리 ,김석목 역,슈바이처 전집3,경지사,1965,356쪽.

기지 않는다.그들에게 사냥은 신성한 것이며,동물과 사냥꾼은 형제처럼 생각한다.

기지 않는다.그들에게 사냥은 신성한 것이며,동물과 사냥꾼은 형제처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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