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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이탈리아의 의료 시스템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변화

1. 배경

이탈리아 국가보건제도(National Health System)는 이탈리아어로 Sistema Sanitario Italiano (SSN)로 불린다. 법령 제883호에 의해

1978년 수립되었고 1980년에 모든 지역에서 시행되었다. 이 제도의 수 립은 의료 서비스가 “indigenti” (극빈층)에게 무료로 제공되어야 하고 보건이 전체 지역사회/국가에 혜택을 주는 집단적 이익이라는 헌법 원칙 에 따라 이루어졌다. SSN은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부분 무료로 치료가 제공되며, 일 부 서비스에서 대해 본인부담금(co-payment)이 있다. SSN은 병원, 지 역, 일반의 (GP) 및 소아과 진료를 통한 치료 서비스를 감독하는 “unità sanitaria locale” (USL)라는 이름의 지역 보건 당국 내에 조직되었다.

의료 서비스에는 두 접근지점이 있다: GP나 소아과 의사, 그리고 응급 실이다. 따라서 GP 및 소아과 의사는 보건 제도의 문지기 역할을 한다.

이들은 해당 지역 내 USL과 계약을 맺은 독립 전문가이다.

2.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의 의료 개혁

SSN는 설립 이래 자금 부족난을 겪어 왔으며 의료비는 수년 동안 증가 했다. 여러 요인들이 있었지만 이와 같은 자금난을 이유로 입법 법령 502/1992 및 517/1993을 통해 1992-1993년 대규모 의료 개혁이 일어났다. 이 개혁을 통해 USL은 “azienda unità sanitaria locale”

(AUSL)이라고도 불리는 “azienda sanitaria locale”(ASL)로 변경되었 으며, 지역과 관련된 일부 병원들은 병원 재단인 “azienda ospeda-liera”(AO)로 여겨지게 되었다. “azienda”라는 단어는 “회사”를 의미하 는데, 의료 관리에 대해 보다 비즈니스적인 접근방식을 취하려는 정부의 정책을 반영한다.

해당 개혁은 과도한 지출을 억제하고 ASLs 및 AOs의 예산 내 손익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각 ASL 과 AO는 ASL/AO 성과에 책임을 지

는 CEO를 임명해야 했다. 하지만 CEO 임명 시 정치적 개입의 범위로 인 해 우려가 일어났다 (예 : Troisi 및 Guida, 2018 참조).

또한 이 개혁으로 지역들이 의료 예산 및 자신들이 제공하는 치료에 대 해 더 많은 통제권을 얻게 되면서 의료 제도 자치 위임의 길을 열게 되었 다. 하지만 각 지역은 최저 의료 서비스 수준인 “livelli essenziali di as-sistenza(LEA)”를 충족해야 했으며 LEA 수준 이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들의 예산에 의존해야 했다.

이러한 개편으로 지역별 의료 시스템에 다양한 차이가 생겼다. 특히 Mapelli (2007)는 ASL과 AO 간의 구조적 분리를 기반으로 통합 수준을 네 가지로 구분했다: 완전 통합, 준 통합, 준 독립, 완전 독립이다. 베네토 를 포함한 7 개 지역은 AOs가 없거나 AOs 병상의 비율이 적은 완전 통 합 시스템을 실현했다. 에밀리아-로마냐를 포함한 9 개 지역은 AOs가 좀 더 지배적이지만 모두 지역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준 통합 시스템을 선택했다. 네 개 지역은 준 독립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롬바르디아에서는 AOs가 완전히 독립적이며 ASLs과 AOs 는 구매자-제공자로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다. 우연히도 ASL과 AO 간 통 합 수준이 크게 다른 롬바르디아, 베네토 그리고 에밀리아-로마냐는 팬데 믹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포함된다. 우리는 3장에서 이 세 지역 의 서로 다른 의료 제도가 코로나 1차 확산에 대한 해당 지역의 대응에 어 떤 영향을 주었는지 논의한다.

의료 서비스의 지역화는 2001년 헌법 개정으로 더욱 강화되어 의료 지 출에 대한 지역 거버넌스와 책임이 강조되었다. 2004년부터 의료 예산 적자 규모가 큰 지역들의 경우 적자 감축을 위해 의료 지출 제한에 대한 큰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Ferrè et al., 2012).

3.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의료 개혁

가. 글로벌 금융 위기와 이탈리아 내 위기의 여파 (2008-2010)

2007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 위기가 글 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8년 9 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서브프라임 위기를 치명적인 글로벌 금융 위 기로 변모”(Mishkin, 2011, p. 52)시켰으며, 2008년 마지막 분기에 세계 경제 성장률이 연간 6.4% 하락했고 2009년 1분기에는 7.3% 하락했다.

〔그림 4-1〕 이탈리아의 일반 정부 부채 (GDP 대비%) 및 EU 국가 (영국 포함)의 평균 대비 정부 / 의무 의료 지출 (1 인당, USD)

자료: OECD (2020), 의료 지출 (지표), doi : 10.1787 / 8643de7e-en; 일반 정부 부채 (지표), doi : 10.1787 / a0528cc2-en (2020년 10월 10 일 기준).

이탈리아의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008년 4분기에 3.5%, 2009년 1 분기에 7.2% 하락했다. EU 평균인 2% 및 5.3%보다 큰 하락폭이었다.17) 2009년 나머지 기간 동안 분기별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유지했으며 EU 평균을 하회했다.

〔그림 4-1〕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이, 이탈리아의 정부 부채는 글로벌 금융 위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2000-2008년 사 이에 일반 정부 부채는 GDP의 110%에서 120% 사이였는데, EU (영국 포함) 평균의 약 두 배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GDP가 하락하 면서 정부 부채는 GDP의 125%를 초과하게 되었다.

de Belvis et al. (2012)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이탈리아 의 경기 침체에 대한 의료 정책 대응은 새로운 개혁을 도입하기보다는 주 로 진행중인 개혁을 촉진하는 것이었는데, 이탈리아가 이미 지역별 지출 을 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de Belvis et al.

(2012)은 회복 계획(“Piani di Rientro”)을 따라야 했던 지역들의 보건 지출이 2006년에서 2011년 사이 0.6% 감소한 반면, 나머지 지역들은 9%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의 수치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 년까지 380억 유로의 적자가 누적되었는데 라치오(Lazio), 캄파니아 (Campania), 시칠리아(Sicily)가 이 중 69%를 차지했다. Bordignon et al. (2019)는 회복 계획이 인건비 및 병상 수 감소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설명한다. Belvis et al. (2012)와 마찬가지로 Bordignon et al. (2019) 역시 회복 계획이 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LEA의 보다 효율적 인 제공에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17) OECD (2020), 분기별 GDP (지수). doi: 10.1787/b86d1fc8-en (2020년 10월 10일 기준).

나. 유럽 국가 부채 위기와 이탈리아 내 여파 (2011-2015)

〔그림 4-1〕에서 2000-2010 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1인당 정부/의무 의료 지출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EU 국가(영국 포함) 평균 이상을 유지했 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10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반대로 EU 평 균은 계속 상승하면서 두 수치 간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 격차는 2014 년에 완전히 좁혀져 그 이후로 이탈리아는 EU 평균보다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1인당 정부 의료 지출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동안 정부 부채는 계속 증가하여 2019년에는 GDP의 150%를 넘어 섰다.

물론 정부 지출 삭감의 주요 목적은 정부 부채를 줄이는 것이었기 때문 에 이는 큰 문제다. 정부 부채 감축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그 주요 원 인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은 유럽 국가 부채 위기였다. 해당 위기의 중 심에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이 있었지만 이탈리아는 이 위기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또 다른 대규모 유럽 국가였다. 사실, 경멸적인 약어인 “PIGS”나 “PIIGS”는 이 위기 기간 동안 해당 국가들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위기로 인해 2011년 11 월 베를루스코니가 사퇴했다. GDP는 2011년 4분기에 하락하기 시작했 고 2012년과 2013년 내내 계속 하락했다. 이는 2011년부터 2014년까 지 GDP 대비 정부 부채의 증가를 설명해 준다 (〔그림 4-1〕 참조). 전반 적으로 이탈리아의 1인당 정부 의료 지출은 현재 EU 평균보다 낮지만 이 탈리아는 계속해서 유럽 내 공공 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정부의 1인당 보건 지출이 감소한 것은 해당 기간 동안 실시된 몇 가지 조치 때문이다. 인구 1,000명당 병상은 2010 년 3.64에서 2015년 3.21로 감소했다.18) 2011년 입법 법령 98/2011

는 불필요한 응급실 서비스 사용에 대해 25유로, 처방전에 대해 10유로 의 추가 본인부담금을 도입했다 (Ferrè et al., 2014). 또한 2014년의 안 정화법(“Legge di Stabilità”)은 지역 의료 지출을 포함한 공공 지출의 대 폭 삭감을 의무화했다.

다. 팬데믹 이전의 몇년 (2016-2019)

1992-1993년의 주요 보건 개혁 이후부터 이탈리아 의료 제도의 주요 주제는 관리통제주의, 지역화 및 관리된 경쟁이었다 (Ferrè et al., 2014). 2016년에 열린 개헌 국민 투표는 이러한 추세의 전환을 시사했 다. 무엇보다도 이 국민 투표에서는 중앙 정부와 지역 당국 간 권력 균형 에 대한 조항인 제117조의 변경이 제안되었다. 의료와 관련하여 이는 지 역의 입법 권한이 의료 서비스의 계획 및 조직으로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 했다. 하지만 국민 투표 결과 “반대”로 나오면서 해당 제안은 시행되지 않 았다.

우연히 중국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첫 확진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2019년 12월에 이탈리아 상원은 3년 간 (2020-2022) 75억 유로의 의 료 지출 확대를 제안하는 정부 법안을 승인했다. 총 금액 중 2020년에는 20억 유로, 2021년에는 15억 유로가 예산으로 책정되었으며, 인프라 투 자에는 20억 유로가 배정되었다. 또한, 2011년에 도입된 소위 “슈퍼 티 켓”이라 불리는 처방전에 대한 추가 개인부담금 10유로(3절 3.나. 참조) 를 폐지하기 위해 7억 4,000만 유로가 배정되었다.

18) OECD (2020), 병상 (지수). doi: 10.1787/0191328e-en (2020년 9월 20일 접속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