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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배경

2. 외상후 스트레스

외상(trauma)은 사고나 폭력으로 인하여 외부에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으 로 인해 신체에 직접 해를 주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심리적 외상으로 정신 과 신체 모두에 피해를 주는 심리적 반응을 의미한다(APA, 2013). 사람들은 외상 사건 이후 회복되기 힘든 정도로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기도 하고, 단기간 동안 경미한 정도의 고통을 겪기도 하며,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것 처럼 보이다가 갑작스러운 건강상의 문제나 집중력의 저하 등으로 일상생활 을 영위하지 못하기도 한다(Nugent, Sumner, & Amstadter, 2014). 이처럼 외상을 경험한 개인들은 이후 이와 관련된 불안, 회피, 각성 반응을 나타내 기도 하는데 이를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posttraumatic stress symptoms [PTSS])이라고 한다(APA, 2013).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은 외상 경험의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충격적인 사 건을 경험하고 난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하나이다(APA, 2013). 정신의 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외상후 스트레스를 외부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으 로 인해 고통스러운 감정을 동반하는 심리적 외상으로 정의하며 정신적 상 처(traumatic event)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김순진, 김환, 2000;

Allen, 2008). 이와 같이 외상후 스트레스는 외상 사건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심리적 고통을 가져오고, 그러한 고통은 개인에게 심리적·

정신적 충격을 가져와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외 상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발전할 수 있다(APA, 2013).

외상후 스트레스는 대개 외상 사건 발생 직후부터 3개월 이내에 시작되 지만,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APA, 2013). 즉, 대상자

는 외상후 스트레스를 진단받지 않더라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거나 감춰지기 때문에 심 한 경우 치명적이 될 수 있다(한인영, 이지영, 구승신, 2009). 실제 중대 범 죄사건을 일으킨 자 중 일부는 외상후 스트레스와 연관된 사건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정미숙, 2014). 이처럼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은 일반적으로 우울증과 더불어 불안, 죄책감, 대인관계 손상이 포함되며, 심각한 점은 이 로 인해 사회 적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김순진, 김환, 2000)는 것이다.

외상후 스트레스는 극복하게 되면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로 삶에 집 중하게 되고 삶의 중요한 우선순위와 가치관 등이 변화하지만, 외상후 스트 레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분노, 수치 심, 죄책감과 같은 인지와 정서적 조절 능력을 잃어 외상후 스트레스는 더 욱 악화된다. 일반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의 발생 기간은 다양하며, 외상 사건 발생 후 1주∼6개월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을 하는 경우도 있고 수 십 년 이상 그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하진의, 2013; APA, 2013;

Nydegger, Nydegger, & Basile, 2011). 그러므로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에 대한 평가와 이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을 할 수 있는 적극적 지원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외상을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 외상후 스트레스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각 개인의 사회 심리적 요인이 외상후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미친 다(송승훈, 이홍석, 박준호, 김교헌, 2009). 외상에 대한 반응은 외상에 노출 된 개인의 취약성과 탄력성에 의해 좌우된다. 개인에게 외상 사건이 주관적 으로 어떤 경험이었는가 하는 것은 사건 그 자체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경 험한 외상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는가의 인지 과정은 외상 경험 이 후 적응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이수림, 2015). 외상을 경험한 사 람들 가운데는 사건을 반복해서 생각해봄으로써 이해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 다(Nugent et al., 2014). 이는 외상 경험으로부터 개인적 의미를 찾음으로써 그 경험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써 하나의 적응적인 인지 과정으로 볼 수 있 다(박혜원, 안현의, 2006). 외상후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까 지 외상 경험에 관해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외상을 극복한 사람

이라도 외상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나 외상후 스트레스를 여전히 겪고 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나 증상이 극복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Tedeschi & Calhoun, 2004). Morris, Shakespeare-Finch, Rieck와 Newbery (2005)는 외상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은 자신이 경험 한 사건을 재해석함으로써 긍정적인 측면을 찾을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였 다. 이처럼 외상후 스트레스 극복은 정서적 불안정에서 새로운 학습을 통하 여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기 신뢰와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는 긍정적 자기 인지에 대한 발전을 가져오며, 적극적으로 삶에 대처하도록 해준다(김준기, 2009). 외상을 경험한 대부분의 사람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예외 적인 경우 외상으로 인하여 성장하기도 한다(미야지 나오코, 2013; Foa, Gillihan, & Bryant, 2013). Tedeschi와 Calhoun (1996)은 외상 이후 개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외상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이라고 하였고, 이를 외상 사건과 투쟁한 결과, 개인에게 긍정적인 심리 변화가 일어나는 주관적 경험이라고 하였다(그림 1). 외상후 성장은 단적으로는 적응 향상에 큰 관련이 없을 수 있겠으나, 외상 성장의 지각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적 응을 증가시키고 고통을 완화시키며, 그 기간은 외상 후 대략 2년의 시점이 다. 그러나 중재가 제공되었을 때 6개월 미만 사이에 외상후 성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2년이 경과한 후에도 대체로 높은 외상후 성장을 보인다고 보고 한 바 있다(전상원 등, 20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상 후 긍정적 변화가 일 어나고 외상후 성장이 촉진되었더라도, 적응은 잘 안될 수 있고, 잘 될 수 도 있다(Tedeschi & Calhoun, 2004). 개인의 정서 상태, 심리, 신체적 건강 이 좋지 않더라도, 개인의 삶에서 건설적이고 철학적 그 이상의 변화가 일 어났다면 적응 정도와 관계없이 외상후 성장이라고 본다. 즉, 외상후 성장 은 반드시 적응의 향상, 고통의 감소와 같은 것이 아니다(Tedeschi &

Calhoun, 2004).

그림 1. 외상후 성장(Tedeschi & Calhoun, 1996)

이상으로 본 바와 같이 외상후 스트레스는 회피하거나 억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산재를 경험한 근로자가 산재에 대한 기억을 회피하 려고 하면 그것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하지만 산재가 일어 난 장소를 간다든지, 비슷한 경험을 한다든지 등, 이들이 기억을 다시 유발 하는 요소들과 마주했을 때 사고의 기억과 부정적인 정서들이 다시금 개인 을 무력하게 만들고 나아가 전반적인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