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성립요건은 국토, 국민, 주권이다. 국가성립의 삼요소 중 국토와 국민은 자연물로 스스로 형태를 갖추고 존재한다. 그러나 주권은 무형의 권리인식이다. 그 러므로 주권은 인위적으로 형체를 만들어서 존재하게 하여야한다. 이때 대내외적인 국가주권의 실체적 형태가 정부이다. 정부는 국토와 국민을 통치하는 권한을 갖는 다. 정부의 권한에는 책무가 동반된다. 그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정부 기관의 업무 이다. 국가의 업무는 방대하고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업무를 전문성으로 나 누어 분담하여야 한다. 이러한 국가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조직된 정부기관이 五官 이다.
五官은 五行(오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五行은 지구의 원소로서 水, 火, 木, 金, 土 를 이르며, 방위로서 東, 西, 南, 北, 中央을 이르고, 색상으로서 靑, 赤, 白, 黑, 黃을 이르며, 계절로서 春, 夏, 秋, 冬, 季間(계간)을 이른다. 五行은 고대중국사상의 基底 (기저)이다.
五官은 모든 관직을 총괄하는 명칭이다. 五官에 관한 先秦(선진)문헌의 기록은『좌 전』,『국어』,『상군서』,『예기』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좌전』에서는「소공십칠 년」조와「소공이십구년」조에 기록되었다. 그 기록에 의하면 五官이 五行의 개념 위에서 조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소공십칠년」조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黃帝(황제)는 官名에 雲(운)자를 썼다. 炎帝(염제)는 官名에 火자를 썼다. 共工(공공) 은 官名에 水자를 썼다. 大皞(대호)는 官名에 龍(룡)자를 썼다. 少皞(소호)는 官名에 五鳥(오조) 五鳩(오구) 五雉(오치)를 써서 새의 이름으로 官名을 삼았다.224)
黃帝는 官名에 雲자를 썼다. 春官(춘관)을 靑雲(청운)이라 하고, 夏官(하관)을 縉雲 (진운)이라 하고, 秋官(추관)을 白雲(백운)이라 하고, 冬官(동관)을 黑雲(흑운)이라 하고, 中官을 黃雲(황운)이라 하였다. 이것은 五行의 색상을 사용한 官名이다.
炎帝는 官名에 火자를 썼다. 春官을 大火(대화)라 하고, 夏官을 鶉火(순화)라 하고, 秋官을 西火(서화)라 하고, 冬官을 北火(북화)라 하고, 中官을 中火(중화)라 하였다.
이것은 五行의 방위를 사용한 官名이다. 大火는 28수의 卯方(묘방)으로 正東(정동) 을 가리킨다. 鶉火는 12次의 별자리로 正南(정남)을 가리킨다. 西와 北은 방위명칭 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共工은 官名에 水자를 썼다. 春官을 東水(동수)라 하고, 夏官을 南水(남수)라 하고, 秋官을 西水(서수)라 하고, 冬官을 北水(북수)라 하고, 中官을 中水(중수)라 하였다.
이것 또한 五行의 방위를 사용한 官名이다.
大皞는 官名에 龍자를 썼다. 春官을 靑龍(청룡)이라 하고, 夏官을 赤龍(적룡)이라 하 고, 秋官을 白龍(백룡)이라 하고, 冬官을 黑龍(흑룡)이라 하고, 中官을 黃龍(황룡)이 라 하였다. 이것 역시 五行의 색상을 사용한 官名이다.
少皞는 官名에 五鳥 五鳩 五雉를 써서 새의 이름으로 官名을 삼았다.
五鳥는 曆正(역정)225)을 鳳鳥氏(봉조씨)라 하였고, 春分과 秋分을 관장하는 官職을 玄鳥氏(현조씨)라 하였고, 夏至와 冬至를 관장하는 官職을 白鳥氏(백조씨)라 하였고, 立春에서 立夏까지를 관장하는 官職을 靑鳥氏(청조씨)라 하였고, 立秋에서 立冬까지 를 관장하는 官職을 丹鳥氏(단조씨)라 하였다. 이것이 五鳥이다.
224) 劉利 譯注, 『左傳』 : 「昔者黃帝氏以雲紀,故爲雲師而雲名,炎帝氏以火紀,故爲火師而火名,共工氏以水 紀,故爲水師而水名,大皞氏以龍紀,故爲龍師而龍名,我高祖少皞摯之立也,鳳鳥適至,故紀於鳥,爲鳥師而鳥 名.」 中華書局, 2007. 216쪽.
225) 曆正(역정)은 년 월 일 시 세시 등을 관장하는 관직을 말한다.
五鳩는 司徒(사도)를 祝鳩氏(축구씨)라 하고, 司馬(사마)를 雎鳩氏(저구씨)라 하고, 司空(사공)을 鳲鳩氏(시구씨)라 하고, 司寇(사구)를 爽鳩氏(상구씨)라 하고, 司事(사 사)226)를 鶻鳩氏(골구씨)라 하였다. 이것이 五鳩이다.
五雉는 木工(목공)을 鷷雉(준치)라 하고, 陶工(도공)을 鶅雉(치치)라 하고, 鐵工(철 공)을 翟雉(적치)라 하고, 革工(혁공)을 鵗雉(희치)라 하고, 染色工(염색공)을 翬雉 (휘치)라 하였다. 이것이 五雉이다.
「소공이십구년」조의 기록에는
모든 사물에는 담당관이 있는데 이를 五行官이라 한다. 五行官은 木正, 火正, 金正, 水正, 土正이다. 木正을 勾芒(구망)이라 하고, 火正을 祝融(축융)이라 하고, 金正을 蓐 收(욕수)라 하고, 水正을 玄冥(현명)이라 하고, 土正을 后土(후토)라 하였다. 少皥氏 (호소씨)에게 아들 4형제가 있었는데 맏이인 重(중)을 勾芒으로 삼았고, 둘째인 該 (해)를 蓐收로 삼았고, 셋째인 修(수)와 넷째인 熙(희)를 玄冥으로 삼았다. 그리고 顓 頊氏(전욱씨)의 아들인 黎(려)를 祝融으로 삼았고, 龔工氏(공공씨)의 아들인 勾龍(구 룡)을 后土로 삼았다.227)
하였다. 木, 火, 金, 水, 土는 五行이고, 正은 官府(관부)의 長(장)을 이른다. 五官에 관한 기록을 더 살펴보면『국어·초어』에
하늘과 땅과 神(신)과 백성과 萬物(만물)의 부류에 따른 관직을 두었는데 이를 五官 이라 한다. 五官은 각기 맡은바 서열에 따라 직책을 수행하였으므로 政務(정무)에 혼 란이 일어나는 일이 없었다.228)
하였고,『상군서·군신』에는
고대에 君臣(군신)上下가 없던 시기에는 세상이 어지러워도 이를 바로 잡을 수단이 없었다. 이에 聖人(성인)이 貴賤(귀천)을 구별하고 爵位(작위)제도를 수립하여 각 名 號(명호)를 세워 君臣上下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고, 땅이 광대하고 인구가 많고 만물 이 중다하였으므로 五官의 관제로 政務를 분담하여 담당케 하였다. 이로부터 사회생 활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229)
226) 司事(사사)는 농업을 관장하는 관직이다.
227) 劉利 譯注, 『左傳』 : 「五行之官,是謂五官,木正曰句芒,火正曰祝融,金正曰蓐收,水正曰玄冥,土正曰后 土,少皞氏有四叔,曰重,曰該,曰修,曰熙,實能金,木及水,使重爲句芒,該爲蓐收,修及熙爲玄冥,世不失職,遂 濟窮桑,此其三祀也,顓頊氏有子曰黎,爲祝融,共工氏有子曰句龍,爲后土.」 中華書局, 2007. 237쪽.
228) 左丘明 撰, 『國語』 : 「於是乎有天地神民類物之官,是謂五官,各司其序,不相亂也.」 齊魯書社, 2005.
105쪽.
229) 石磊 譯注, 『商君書』 : 「古者未有君臣上下之時,民亂而不治,是以聖人別貴賤,制爵位,立名號,以別君臣
하였으며,『예기·곡례』에서는
天子의 五官은 司徒, 司馬, 司空, 司士, 司寇이며 五官의 長은 소관부처의 업무와 속 관들을 관장한다.‘司徒는 교육업무를 담당한다. 司馬는 군사업무를 담당한다. 司空은 국토와 민사를 담당한다. 司士는 관료의 爵祿(작록)과 직무감찰을 담당한다. 司寇는 치안업무를 담당한다.’하였고, 그 주석에 이 五官은 殷代(은대)의 五官이다.230)
하였다. 五官의 기록 중『좌전』의 기록인 黃帝, 炎帝, 共工, 大皞, 少皥의 기록들은 모두 先史時代(선사시대)의 일이다.『사기』가 正史로서 黃帝를「五帝本紀(오제본 기)」에서 다루고 있으나 사실상「五帝本紀」 는 전설적 기록이다. 실제 歷史時代 (역사시대)는 殷代이다. 갑골문이 발견으로 殷代가 歷史時代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 다.『설문해자』에서 司(사)자의 해설을 보면
신하가 임금의 명에 의하여 四方에서 공무에 진력하는 것이다.231)
하였다. 司자는 后(후)자를 반대로 돌려놓은 글자이다.『설문해자』의 后자 해설은
后는 임금이다.232)
하였다. 임금인 后를 향하여 마주대하고 있는 司로 신하를 나타내고 있다. 司는 동 사인 경우는 ‘관장하다’이고, 명사인 경우는 ‘관부’ 또는 ‘관리’이다. 따라서 殷代의 五官인 司徒(사도), 司馬(사마), 司空(사공), 師事(사사), 司寇(사구)에 모두 司가 있 는 것은 ‘소관업무를 관장하는 관리’를 나타내는 것이다.『한어대사전』에서 司의 詞義(사의)는 ‘관리, 주관, 承擔(승담: 담당하다), 직책, 관서’등이다. 이에서 보듯이 司자는 관직이 생기면서 그 관직을 나타내기 위하여 만들어진 글자임을 알 수 있 다. 따라서 국가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분담하여 관장하는 부서 명칭에 司자를 사용 한 殷代에 비로소 국가의 틀이 잡힌 王朝(왕조)가 수립되고 국가의 관리는 五官에 의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게 되었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上下之義,地廣,民衆,萬物多,故分五官而守之.」 中華書局, 2009. 190쪽.
230) 呂友仁 整理,『禮記正義』 : 「五官,曰司徒,司馬,司空,司士,司寇,典司五衆,司徒主敎,敎其徒衆,司馬主征 伐,馬是征伐所用,司空主士居民,司士主公卿以下版藉爵祿之等,司寇主除賊寇.」 上海古籍出版社, 2008.
190쪽.
231) 許愼 撰, 『설문해자』 : 「司,臣司事於外者.从反后.凡司之屬皆从司.息兹切」 天津古籍出版社, 2005.
186쪽.
232) 孔穎達 撰, 『毛詩正義』 : 「后,君也.」 上海古籍出版社, 1990. 5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