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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술적 기대효과

이 연구는 그동안 주로 외국에서 논의되던 지역자산화(Community Wealth Building) 와 관련한 내용을 국내 논의의 장으로 가져오는 선도적 연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다. 지역자산화가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게 논의되고 여러 사례를 통해 실증된다면, 세계적으로도 기존의 이론적 논의를 더욱 발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으로 기대된다.

CHAPTER 2

1. 사회적인 것(The Social) 관련 논의 동향 ···15 2. 지역자산화의 실체와 가치 ···22 3. 사회적 부동산의 개념과 쟁점 ···34

사회적 부동산 관련

논의 및 쟁점

02 사회적 부동산 관련 논의 및 쟁점

이 장에서는 사회적 부동산 개념의 뿌리가 되는 ‘사회적인 것’에 대한 논의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살펴보아 ‘사회적’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자산화와 사회적 부동산의 개념을 정의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정리한다. 다음으로 ‘왜 이 시점에 우리나라에서 사회 적 부동산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며, 사회적 부동산의 실현을 위한 쟁점을 부동산의 취득 지원과 소유권의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검토한다.

1. 사회적인 것(The Social) 관련 논의 동향

1) 사회적인 것 관련 논의 동향 (1) 사회적인 개념의 부상

21세기 초 신자유주의의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세계질서를 모색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사회적 영역이다. 금융과 경제를 통해 세계 경제체제의 위기가 일상의 위 기가 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으로 사회적 수단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경 제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 사회적 기업, 사회책임투자, 사회적 회계, 윤리적 소비 등의 개념들이 부상하면서 사회적 자본, 소셜 네트워크, 사회적 가치 등의 개념들이 사회분 석과 정책에서 주요 개념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경제학 담론들에서는 합리적 경제 주체들 간의 자유경쟁 모델로부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

는 방향으로 연구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영역의 담론들은 국내에 서도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존 시민사회의 사회운동의 맥락과 연관되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공동체 및 마을운동, 시민참여활동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동안 ‘사회적’이라는 용어가 무분별하게 확산된 측면이 있으므로 개념적 탐구가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에서 공동체(Community)의 개념은 ‘인간의 집합체로서 국가라는 집단은 어떻게 규정되며 구성원인 인간은 어떠한 삶을 지향해야 하는가?’라 는 다소 정치철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플라톤(Plato, 2001)은 이데아 (idea)에 의한 국가의 이상적인 통치 철학으로 보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인 간답게’ 사는 존재의 목적 실현을 통한 공공선의 추구라는 덕(virtue)의 행위를 강조하 였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2016)의 공동체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 실 현을 위한 장(場)이었다.1) 고대 그리스에서는 근대적 의미의 사회나 사회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정치적인 것과 구분되는 사회의 개념은 16세기 사회계약론과 더불 어 등장하였다(김홍중, 2013).

(2) 근대 이후의 논의 동향

근대 초기 등장한 홉스, 루소, 로크 등이 주장한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사회적인 것 이란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의 계약에 의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질서 체계이다 (찰스 테일러, 2010). 서양 근대사상은 개인의 자유를 중심으로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 와 개인의 존엄성 문제를 강조하며, 이에 따라 사회적인 것은 개인들의 필요에 의해 계약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집합체를 의미한다(전지훈, 2016a).

근대 계몽주의에서는 사회를 존엄성을 갖는 인간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인식하였으 며, 헤겔은 시민사회를 가족과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영역으로 인간의 욕구충족을 위 한 상호의존적 관계가 발현되는 공간으로 규정하였다(Hegel, 2008). 한편, 시장경제 를 강조한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시장을 통한 자유경쟁체제를 주장하였는데, 국

1)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2007)는「정치학」에서 국가는 하나의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형성된 생활 공동체이며

부의 증가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연계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어떠한 국가나 지주들 의 간섭과 특혜 없이 자유로운 의지에 의한 선의의 공정한 경쟁환경이 경제발전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임을 강조하였다(Smith, 2016).

따라서 시장경제 원리를 수용하면서 근대의 사회적인 것의 개념은 호혜성과 상호성 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관계가 상품화, 화폐화의 영역과 뒤섞이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빈곤과 실업 등의 사회 문제가 사회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인식하거나 경제적 착취나 지배계층을 옹호하는 등의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홍태영, 2002; 김성윤, 2017). 즉, 19세기 이후 자본주의의 고도화에 따른 불평등의 극대화와 삶의 피폐화로 근대의 사회적인 것 개념이 옹호하던 시장경제와 시민사회, 자기조절 시스템의 한계 극복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시 고대 그리스의 정치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상과 운동이 등장하였 다. 이들은 사회적인 것의 추상성, 자기조절방식, 시장주의를 거부하고 계급없는 평등 사회와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시장자본주의의 폐해와 국가의 개입으로부터 자주적인 노동자들의 협력을 통한 경제적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박호성, 2009).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인 것에 대한 현대적 정의가 형성되었다. 즉, 사회적인 것은 상호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강한 소속감과 동질감에 기초해 구성원간 연대와 결속 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이러한 특성들이 개인의 생존을 보장하는 동시에 도덕적 규 범을 제공하여 삶의 안정성을 보장해준다는 것이다(김성윤, 2017: 65). 결국 현대적 의미에서 사회적인 것은 근대 이후에 상실되었던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회복이며, 구 성원 모두가 공동체성에 기반해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보장체계로서 의 의미를 갖는다.

2) 대안적 경제학 이론과 사회적인 것 (1) 고대부터 중세의 경제학 이론

영어 economy의 어원이 되는 그리스어 oeconomia는 ‘가정운영의 기술’을 뜻한다

(칼 폴라니, 2009: 196). 이 용어는 ‘가정’을 뜻하는 oikos와 ‘질서, 법률’을 뜻하는 nomos가 합쳐진 용어이다(홍기빈, 2012: 59-60). 즉, 고대 그리스의 경제학은 가정과 그 주변의 공동체(폴리스)의 운영 원리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oikonomia 라는 단어의 개념은 좁은 의미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경제 단위에 만족스 러운 질서를 부여하는 포괄적인 문제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의미는 확장되고 추상화되어 세계의 질서, 신의 섭리의 의미로부터 나라 살림이라는 의미로 변화되어 Political Economy의 어원이 되었다(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2015).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공동체의 공공선을 형성하고 준수 하는 덕(virtue)의 행위가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경제적 행위 역시 이러한 공동체적 가 치에 맞도록 공공의 재화를 분배하는 것이 옳은 행위이며, 이를 해치는 행위를 부정의 라고 하면서 개인적 이익 취득을 위해 타인과 사회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를 비판하였다 (Aristotle, 2004: 152). 이러한 차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에 관한 경제행위인

‘오이코노미아’와 재물을 획득하기 위한 기술인 ‘크레마티스티케(chrematistike)’를 명확히 구별하였다. 전자는 훌륭한 가정 관리를 위한 고민들을 포함하고 있다면, 후자 는 수단이다. 특히 ‘크레마티스티케는 나(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 킨다는 점에서 공동체적 삶의 선에 부합하는 ‘옳은’ 행위로 보지는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기반한 고전적 공화주의에서 인간다움은 공동체의 평등한 일원으로 공공선을 이루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덕을 발휘할 때 실현된다. 키케 로(Cicero, 2007)에 의하면 이러한 공공선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공화국 시 민들이 공동체의 정의에 대해 토론과 숙의 과정을 통해 합의해 나가는 것이었다.

중세에는 교회와 수도원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상호성의 원칙 에 기반한 계약과 증여의 방식으로 수행되었다(스테파노 자마니, 루이지노 브루니, 2015). 상호성의 원칙은 화폐와 같은 금전적 거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기도와 같은 종교적 가치 등의 비화폐적인 거래도 중요시한다. 중세 말기에는 인본주의가 확 대되면서 교회에서 벗어난 ‘시민적 덕’을 강조하게 되었고, 이것은 능동적인 삶을 통 해 성취되며 고립된 삶에는 아무런 덕도 없고 불완전한 인간들은 시민사회 안에서 완전

함에 도달한다고 생각하였다(스테파노 자마니, 루이지노 브루니, 2015:72).

(2) 고전 경제학과 주류 경제학: 경제학의 비인간화

중세를 거치면서 화폐와 시장이 등장하였고, 유럽에서는 절대주의의 등장으로 국가 의 부 획득을 통한 국력 신장을 추구했다. 이를 위해 절대군주와 상공인들 간 유착이 심화되었으며 각종 보호무역정책이 강력히 추진되는 중상주의(mercantilism) 경제정 책이 주목받게 되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이러한 중상주의를 배격하며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국부와 국민 복지의 상호 발전을 위해 기업과 상공업자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하는 자유시장경제체제2)를 옹호하였다(칼 폴라니, 2017: 91).

그는 가정에 관한 경제행위와 재물을 획득하기 위한 기술을 하나로 통합하는 최초의

그는 가정에 관한 경제행위와 재물을 획득하기 위한 기술을 하나로 통합하는 최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