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에너지이용 행태특성
전통경제학은 경제주체는 합리적(rational)이며,언제나 자기 이익(self-interest)만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한다.반면,행태경제학(behavioraleconomics)은 경제주체는 제한적으로 합리적(boundedrational)이며 자기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구 성원들의 이익도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상정한다.제한적 합리성은 인간의 의사결정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지만 그 합리성이 완벽한 상태 가 아닌 제한된 상태로 작용되어 선택의 결과가 최적 수준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 음을 의미한다(Simon,1955;Kahneman,2003).본고는 에너지이용의 행태특성을 에 너지효율 격차(energyefficiencygap)67)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전통경제학적 접근으로 는 설명하기 어려우나 행태경제학적 접근으로는 설명 가능한 특성으로 정의한다.
KastnerandStern(2015)이 언급하였다시피,에너지소비 및 에너지효율 투자를 결정 하는 것은 사람이므로,에너지사용의 기저에는 ‘human factor’가 존재한다.만약
‘humanfactor’,즉,제한적 합리성으로 인한 행동특성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다면,에 너지효율 격차 문제는 부분적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본고는 에너지효율 격차를 초 래하는 행동특성으로 손실회피적 성향,시간선호의 이례성,현상유지 성향,휴리스틱,
67) 에너지효율 격차는 좁게는 설비 에너지효율이 최적 수준보다 낮은 현상을, 넓게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모 든 행위의 비효율성을 의미한다(김지효·심성희, 2015).
사회적 선호를 제시한다.
(1)손실회피적 성향(lossaversion)
손실회피적 성향이라는 개념은 ‘전망이론(ProspectTheory)’에서 최초로 제시되었 다(KahnemanandTversky,1979).전망이론에 따르면 확실성이 결여되어 있는 세계 에서의 의사결정은 부(wealth)의 상태보다는 부의 변화,즉 이득(gain)과 손실(loss)에 근거해 이루어진다.손실회피적 성향은 사람들이 동일한 가치에 대한 선택사항에 놓 일 경우,이득보다 손실에 대한 가치를 더 크게 인지하는 경향을 가리킨다.에너지효 율 투자는 비용은 초단기에 투입하고 편익은 장기간에 걸쳐 에너지비용의 절감분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비용은 확실하나 편익은 불확실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HirstandBrown,1990).따라서 에너지효율 투자로 예상되는 비용의 현재가치와 편 익의 현재가치의 크기가 a로 동일할지라도,손실회피적 의사결정자는 비용으로 인한 불만족감의 크기(L)을 편익으로 인한 만족감의 크기(K)보다 더 크게 인식하게 된다 ([그림 1]).결국 순현재가치(NPV,netpresentvalue)분석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도출된 에너지효율 투자라 하더라도 손실회피적 의사결정자는 투자를 기피할 가능성 이 존재한다.이러한 메커니즘에 근거해 손실회피적 성향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적 정 수준의 에너지효율 투자와 실제 투자 간 괴리를 초래하여 에너지효율 격차를 야 기할 수 있다.
[그림 4-1] 손실회피적 성향과 에너지효율 투자
자료:KahnemanandTversky(1979)의 가설가치함수를 본 연구의 취지에 맞게 변형
AndersonandNewell(2004),Ameliand Brandt(2014)는 실증분석을 통해 에너지 효율 투자에서 손실회피적 성향이 나타남을 보였다.AndersonandNewell(2004)은 미국 9,034개 제조업체의 에너지진단 자료 분석을 통해 에너지효율 투자의 이득보다 투자비용에 약 40%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추정하였다.AmeliandBrandt(2014)는 OECD에서 수행한 가계의 환경에 대한 행동 및 태도 설문조사(OECD Survey on HouseholdEnvironmentalBehaviorandAttitude)자료를 활용하여 가계의 에너지 효율 투자에 대한 손실회피적 성향을 논하였다.
(2)시간선호의 이례성
Samuelson이 할인효용모형(Discounted UtilityModel)을 제안한 이후(Samuelson, 1937),일정한 시간할인율에 근거한 지수형 할인(exponentialdiscounting)가정은 미 래가치의 현재가치 환산에 규범적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실증적으로 시간할인율
이 시간에 따라 일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여러 실험을 통해 제기되었다.Thaler(1981) 는 사람들이 미래보다 현재의 경제행위에 더 높은 선호도를 가진다는 것을 보였다.
Loewensteinand Prelec(1992)는 단기적으로는 동일한 가치의 자산이라도 미래보다 현재에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하려는 이례성(anomalies),즉 현재편향 성향이 존재한 다고 주장하였다.현재편향 성향이 존재할 경우 할인계수(discountingrate)는 지수형 할인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Kruselletal.,2002).[그림 2]에서 볼 수 있듯 이 지수형 할인(β=1)에 비해 쌍곡형 할인,또는 현재편향 성향이 존재할 경우(β<1) 할인계수가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또한,Thaler(1981)는 경제주체들이 이득을 손 실에 비해 더 많이 할인하는 부호 효과(signeffect)와 작은 금액을 큰 금액에 비해 더 할인하는 크기 효과(magnitudeeffect)가 있음을 보인 바 있다.
[그림 4-2] 지수형 할인과 쌍곡형 할인의 할인계수 비교
자료:Kruselletal.(2002),p.47
경제주체의 시점 간 선택에 현재편향 성향,부호 효과,크기 효과 등의 이례성이 존 재한다면,에너지효율 투자는 이례성을 무시할 때보다 적게 이루어질 것이다.에너지 효율 투자의 비용-편익 구조를 고려할 때,현재편향 성향이 존재할 경우 할인계수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므로 미래 발생하는 편익을 더 많이 할인해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부호 효과 존재 시,손실은 적게 할인하는 반면 비용은 크게 할인해서 인식하 므로 에너지효율 투자의 경제성을 더 낮추어 평가하게 된다.또한,에너지효율 투자 의 비용-편익 구조 상,비용과 편익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기에는 매 기 발생하는 비
용의 크기가 편익의 크기보다 더 크게 된다.따라서 크기 효과 존재 시,비용은 적게 할인하는 반면 편익은 많이 할인하여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이 모든 이례 성들은 결국 에너지효율 투자비용의 과대평가,편익의 과소평가로 귀결된다.즉,경 제주체들은 시장할인율을 적용하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에너지효율 투자에 대 해서도 소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영국 DEFRA(Dept.forEnvironment,Food,and RuralAffairs)가 2010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연구에서 추정된 새로 운 에너지 설비·제품에 대한 할인율은 2~300% 수준으로,대개의 경우 당대 평균 시 장이자율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DEFRA,2010).
(3)현상유지 편향(status-quobias)
현상유지 편향은 사람들이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는 대신 그것을 고수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심리적 경향을 가리킨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같은 길로 출근 하는 것을 선호하며,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보다는 자주 다니던 식당,처음 앉았던 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이러한 경향을 설명하는 것이 현상유지 편향이다.
현상유지 편향은 일상생활 속에서 초기 설정값(defaultsetting)을 잘 바꾸지 않으려 는 성향과도 관련된다.현상유지 편향의 원인으로는 전술한 손실회피와 더불어 후회 회피(regretaversion)를 들 수 있다.후회회피는 행동을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후회보다 행동을 변화시킨 상태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상대적 으로 더 큰 후회를 느끼는 현상을 가리킨다(Gilovich& Medveck,1995).현상유지 편 향은 이득이나 손실이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론과 구분된다 (SamuelsonandZeckhauser,1988).
현상유지 편향은 에너지효율 투자의 의사결정을 연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합리 적 의사결정자라면 현재보다 조금이라도 큰 금전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에너지효율 투자를 주저하지 않겠지만,현상유지 편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 이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예를 들면,가정 내 에너지효율 현황을 한 번에 보여주는 스마트 홈 디스플레이 사용을 불편해하고,도리어 과거의 에너지요금 고지서 방식을 더 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이러한 사람들은 현상유지 편향을 만회할 만큼의 충분한 이득을 제공하거나 외부에서 변화를 강제하지 않는 한,에너지효율 투자 의사결정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특히,Learning-by-doing효과68)가 존재할 경우,경제주체의
68) 현재 사용 중인 기술 및 생산과정에 숙련됨에 따라, 특별한 기술변화 없이도 생산비용을 줄임으로 인해
현상유지 편향은 커질 가능성이 높으며,현상유지 편향은 기술확산 초기단계의 확산 속도를 더욱 느리게 만드는 유인이 될 수 있다.또한,현상유지 편향을 보이는 사람 들은 에너지사용 습관의 변화에도 보수적이다.예를 들어,실시간 요금제(real-time pricing)의 에너지절약 효과는 사람들이 시간대별 요금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시간대별 요금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에 너지소비 습관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기대한 만큼의 절약효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 다.
(4)휴리스틱(heuristic)
Kahneman(2003)에 따르면 사람들은 직관(intuition)과 추론(reasoning)이라는 두 가 지 인식 시스템(cognitionsystem)을 가지고 있는데69),어떤 인식 시스템에 주로 의존 하여 의사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최고의 효용을 가져다주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 다.경제주체들은 큰 비용과 편익에 관련된 의사결정은 최대한 심사숙고하지만,일상 생활에서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추론 시스템을 가동하기보다 는 직관 시스템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예를 들어,세 개의 점심메뉴 A,B,C를 선 택하는 의사결정에서 사람들을 효용극대화의 대안이 무엇인지 추론하기 보다는 간단 한 판단과정을 통해 직관적으로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휴리스틱은 이처럼 사 람들이 확실성이 결여된 세계에서의 의사결정을 매우 단순한 판단과정으로 환원시키 는 소수의 한정된 원리를 가리킨다(TverskyandKahneman,1983).
휴리스틱 성향에 있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첫째는
휴리스틱 성향에 있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첫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