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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실물경기변동과 글로벌 가치사슬

재생에너지와 무역동조성 분석

2. 국제 실물경기변동과 글로벌 가치사슬

본 절에서는 개방경제체제 하의 실물경기변동이론 모형, 즉 국제 실물경기변동이 론을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경제에서 수출입 비중이 차지하는 무역의존도가 높 아 대외경제 불확실성에 쉽게 노출되고 무역거래국의 경기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받 으므로 폐쇄경제체제 하의 모형보다 개방경제체제 하의 모형으로 분석하는 것이 적 합하다. 더욱이, 2000년 이후 세계 경제의 빠른 국제화 추세에 따라 생산체계의 국 제분업화를 의미하는 글로벌가치사슬 현상이 가속화되어 왔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며 글로벌가치사슬이 약화되기는 하였으나 무역의존도 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서는 글로벌가치사슬 분석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 다.6) 본 절에서는 글로벌가치사슬 현상과 함께 세계산업연관분석표를 소개하고 국 가 간 산업연관을 반영한 국제 실물경기변동 모형의 특징을 살펴본다.

그동안 국제화 추세는 국가 간 무역과 투자 거래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최종 재화 뿐만 아니라 각종 생산 요소들의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였다. 국가 간 생산가치사슬의 상호의존성은 심화되며 한국처럼 무역의존도가 큰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들의 산업 경제 불안 요인이 대외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글로벌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은 제품의 설계, 부품과 원재료 조 달, 생산, 유통, 판매의 과정에 관련하여 여러 국가 또는 지역에 걸쳐 형성된 국제 분업체계를 뜻한다. 글로벌가치사슬 상의 무역거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직접 거래뿐만 아니라 제3국과의 거래를 한 회 이상 거친 간접 거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직·간접 국경 간 거래를 포함한 생산가치사슬 구축의 예시로 휴대폰 제조의 국제분업 사례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사의 아이폰4는 미국, 중국, 한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국제 분업에 의해 생산된다. OECD(2011)에 따르면 아이폰4 공장도 출시가격 기준 최종재 가치 $194.04 중 애플사가 중국에 지급하는 가치는 $169.41이며, 중국이 한국, 독일, 프링스, 일본에 지급하는 가치는 각각 $80.05, $16.08, $3.25, $0.7이다.

6) 2020년 기준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31.8%이고 수입의존도는 28.55%이다.

[그림 3-1] 애플 아이폰4의 국제분업 사례

출처: OECD(2011) pp. 9 인용.

후자 4개 국가가 중국에 제공하는 중간재 생산에도 역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부터 수입한 부품이 소비되므로 국제분업 생산가치사슬은 더욱 복잡해진 다. 한편, 아이폰 산업에서는 기초 원자재인 콜탄과 같은 핵심 광물을 채굴하는 아 프리카 광부부터, 중국 조립공장 직원,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콜센터 직원까지 세계 각국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GVC 상의 각 국가의 부가가치 기여분을 측정하기 위해 널리 사용디 는 자료가 세계산업연관표(World Input-Output Table, WIOT)이다. WIOT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후원 아래 학자와 전문가들이 중 심으로 국가 간 무역(bilateral trade) 통계를 활용하여 국제무역 흐름을 측정하는 WIOD (World Input-Output Database)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WIOT 자료는 WIOD 프로젝트 웹사이트(http://www.wiod.org/home)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받 을 수 있으며, Release 2016 데이터베이스는 2000∼2014년 기간의 43개국, 56 개 산업(제조업 19개, 농·광업 4개, 건설·서비스업 33개)의 글로벌 산업연관 정보 를 제공한다.

WIOT를 이용하여 GVC측면의 국가·산업 간 연관분석한 문헌은 다수가 있다.

Hummels et. al.(2001)은 총수출 대비 중간재 수입 비중을 이용하여 수직분업을 분석하였으며, Koopman et. al.(2014)은 총수출을 자국 부가가치와 수직분업 가

치로 분해하여 세계 무역구조 변화를 분석하였다. Johnson and Nogura(2012)는 GTAP 자료를 활용하여 총수출 대비 수출 부가가치(VAX) 비중 정의하여 무역구조 를 분석하였고 Timmer et. al.(2013)은 WIOT를 이용하여 최종재 가치의 자국 부가가치 기여분과 국외부가가치 기여분을 분해하여 GVC 환경 변화를 분석하였 다. 국내 문헌에서도 해외 연구진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국내 무역구조 변화를 분석 하는 시도를 하였다. 최낙균·한진희(2012)는 Koopman et. al.(2014) 방법론을 이용하여 수출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고 김재덕 외(2014)는 Wang et.

al.(2013) 방식으로 부가가치 무역량을 도출하고 산업별 국제경쟁력을 분석하였다.

최봉석(2020)은 Timmer et. al.(2013) 방법론을 응용하여 국내 제조업의 GVC 상의 부가가치 기여도의 국제분업 추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Johanson(2014)의 방법론에 따라 GVC 상의 직·간접 거래를 포함 한 무역흐름을 근거하여 국제 실물경기변동(IRBC) DSGE 모형의 주요 모수를 결정 한다. Johnson(2014)은 최근 IRBC 문헌의 주요 주제인 무역 동조성 퍼즐(Trade -comovement puzzle)을 국가 간 중간재·투입재 무역거래 흐름을 이용하여 설명하 였다. 무역 동조성 퍼즐이란 현실 경제에서 관측되는 양자무역거래(bilateral trade) 와 GDP의 동조성 현상이 IRBC 모형으로 생산되지 않는 상황, 즉 현실 경제의 동조 성과 모형 경제의 동조성의 차이가 발생하여 모형 설명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본 고에서는 IRBC 모형을 활용하여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2030 정책이 국민경제 에 미치는 효과를 발전연료 수입대체 효과 측면에서 분석한다. 재생에너지 2030 계 획을 시행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19년 기준 37,612GWh(발전비중 6.5%) 에서 2030년 기준 121,918GWh(발전비중 20.8%)로 늘어나면서 2019년 기준 석 탄발전량(233,773GWh, 발전비중 40.4%)과 LNG발전량(148,133GWh, 발전비중 23.3%)은 2030년 각각 25%, 7.8%가 감소한다. 유연탄과 LNG 수입량 감소분을 모형의 양자무역거래 설정에 반영한다면 수입대체효과에 따른 국가 간 경기변동 동 조성이 약화되는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무역경제 규모에 비해 재생 에너지 2030 계획 이행에 따른 수입 연료비 감소분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으나 변동성 측면에서 모형 경제의 사소한 이탈이라도 그 방향성으로 경제가 받는 충격 을 파악할 수 있다.

WIOT의 구조는 [그림 3-2]와 같이  개 국가로 구성되며, 각 국가는 최종수요

개 부문과 산업 개로 구성된다. 최종수요 블록 는  ×  행렬이며, 자국 산업을 포함한 모든 국가별 산업이 각 국가별 최종수요에 기여도를 나타낸다.

[그림 3-2] 세계산업연관표의 구성

출처: Los et. al. (2015), pp 88.

중간재 수요 블록  는  ×  행렬으로 국가·산업 간 중간재 생산에 기여도, 즉 중간재 생산을 위한 양자거래 흐름을 보여준다. 즉, 행(row)면의 특정 국가, 특 정 산업이 생산한 재화가 열(column)면의 각 국가별 산업의 재화 생산에 대한 기여 도를 나타낸다. 중간재 수요 블록  를 이용하여    을 정의하자. 은 각 국 가별 산업의 총생산 합을 대각 요소로 구성하는 대각행렬이다. 따라서 행렬  의

 원소는 국가 , 산업 의 재화를 생산하는데 소비되는 국가 , 산 업 의 투입재 양을 총생산량 단위 대비 비중을 나타낸다. 열면 국가별 산업의 (총 생산량 대비) 단위 부가가치를 1로 정의하면 부가가치 한 단위 생산에 대한 중간재 직접 수요는  , 1차 간접수요는 , 2차 간접수요는 이 된다. 따라서 글로벌가 치사슬 상의 모든 직·간접 수요는     로 표현할 수 있다. 행렬     은 잘 알려진 레온티에프(Leontief) 행렬이며, 본 연구의 IRBC 모형의 양자 무역거래 흐름을 지정하는 모수 설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