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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문서에서 세계농업 (페이지 31-36)

외세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일본은 쇄국만이 살길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근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국력을 길러야 하고, 국력 신장에 농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목격한 일본은 권농정책을 추진하였다.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독일과 네덜란드 등 선진 농업국의 농업교육 시스 템을 벤치마킹하여 전국 각지에 농업인 교육기관이 설치·확대되었다.

일본 농업인력 육성기관의 변천과 시사점

해외 농업・농정 포커스 ∙ 23 제2차 대전 후에는 미 군정의 영향을 받아 농업보급체계가 갖추어진다. 일본근대화 초기 농업근대화에 기여한 농업견습농장은 폐지되고 농업대학교로 발전한다. 농업대학교는 전국 각지()에서 지역의 농업경영인 양성을 위한 교육을 다양하게 시행해오고 있다. 한편 일본 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농업기술뿐만 아니라 농업경영을 중시하여 1968년 농업자대학교가 설립되었다. 그러나 40여 년간 많은 농촌지도자를 양성한 농업자대학교는 재기의 몸부림에 도 불구하고 그 역할이 애매하여 폐교되었다. 곧바로 농업자대학교의 그동안의 역할에 더하 여 새로운 시대의 일본 농업을 담당할 전문농업경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의견이 모아져 일본농업경영대학교가 도쿄에 설립되었다. 농업자대학교와 얼마나 차별화된 교육을 시행하며 얼마나 존속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메이지 정부 초기(1891)에 설립된 동경농업대학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큰 농학계 사립 종합대학이다. 메이지 정부 초기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일본근대화에 기여한 창립자 는 네덜란드 유학을 통해 농민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농업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 농학계의 대학자를 초대 학장으로 초빙하여 실학주의를 건학이념으로 하는 학교 기반을 구축했다. 그동안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여 일본 농업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약

1만 3,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단과대학 외에 고등학교와 중학교 및 초등학교를

거느린 거대 사학재단으로 나름대로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졸업생의 취업 상황을 보면 농업 분야 취업률은 매우 낮다. 시대 상황의 변화에 대응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창립자나 초대 학장이 내세운 실학주의가 아직도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 일본 농업인력육성기관의 변천 과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이로부터 얻 을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정리해본다. 첫째, 농업인력 육성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지속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하 다. 미래 시대에 농업은 국민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이를 담당할 미래의 농업 인재는 지식·기술·인격을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전망하여 설정해야 한다.

둘째, 농업인력육성기관은 상황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응·변모해야 한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추어 해당 기관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파악하여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는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각의 농업인력 육성기관은 본연의 역할과 임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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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지를 항상 인식하면서 위상을 명확하고 굳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기관의 비전과 목표 및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셋째, 농업인력 육성을 지역 특성에 맞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농업은 과거보다 다양해졌 으며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농업의 다양성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인 교육이 되려면 지역밀착 교육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지역(현 단위)별로 농업 인재20)교육 기관들 이 자리 잡고 다양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넷째, 기관 간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농업인력육성기관의 주체는 공공과 민간 및 제3섹 터 등 다양하다. 기관별로 나름대로 목표와 계획을 세워 교육을 시행하겠지만, 자칫 중복이 나 반복 교육이 되면 한정된 자원의 비효율적 이용은 물론 낭비마저 우려되기 때문이다. 공공-민간뿐만 아니라 농업-비농업 간의 협력 및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다섯째, 농업인력 육성 및 교육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어디에서 어느 기관에 의해 어떤 교육이 시행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여 중복과 반복으로 인한 자원 낭비 를 줄이고 필요한 교육 수요를 파악하여 더욱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부표> 근대 일본의 연호 연도

연호

18 68

19 12

19 26

19 45

19 89

20 19

에도(江戶)시대 ⇐〜

메이지(明治) 1 45

다이쇼(大正) 1 15

쇼와(昭和) 1 64

헤이세이(平成) 1 31

레이와(令和) 1 ?

자료: 필자 작성.

20) 일본은 최근 ‘인력(人力)’이라는 용어 대신 ‘인재(人材)’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음. 단순히 농업노동력으로서만이 아니 라 경영력과 지도력 등 경영인으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두루 갖춘 인적자원이라는 면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판단됨.

일본 농업인력 육성기관의 변천과 시사점

해외 농업・농정 포커스 ∙ 2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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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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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이트

일본 농림수산성 홈페이지(www.maff.go.jp) 일본 문부과학성 홈페이지(www.mext.go.jp) 농업대학교협의회 홈페이지(www.noudaikyo.jp) 일본농업경영대학교 홈페이지(www.jaiam.afj.or.jp) 동경농업대학 홈페이지(https:www.nodai.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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