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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기 행동의 개념

Ⅱ. 이론적 배경

1. 속이기 행동의 개념

유아들의 속이기 행동연구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하면, 먼저 속이기 행동에 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이 되어 있어야 한다. 속임에 대해, Peskin(1996)은 다른 사람에게 틀린 믿음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그 사람이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Perner(1991)에 의하면 속임이란 타인으로 하여 금 실재와 다른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하도록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여 타인 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이 두 사람의 견해에 의하면, 속이기란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허위신념을 가 지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Ruffman(1993) 등은 진정한 속임 능력 이란, 거짓으로 행동(act, A )하고 그러한 행동이 속은 사람으로 하여금 틀 린 믿음(belief, “B”)을 갖게 한다는 것을 자각(conscious C )하는 능력이라 는 ABC 모형을 제시하였다. 즉 남을 속일 수 있으려면 먼저 거짓말 또는 허위 신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자신이 거짓말을 할 때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 속에 어떤 신념을 만들어내게 될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Kant(1949)는 거짓말이란 의도적으로 하는 진실이 아닌 모든 말을 칭한 다고 하였다. 그는 거짓말을 좀 더 명백히 정의하기 위하여 진실과 비교하였는

데 인간은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것을 의무라고까지 하여 도덕적으로 평가하였다. 고정일(1995)에 의하면 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하는 말, 엄밀히 말 하면 상대방을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가공의 상태를 만들어 내어 이것을 언 어․표정 등의 수단으로 실감나게 표현, 상대방을 그르치게 하여 어떤 의미에 서 볼 때 사기 사건 등에 나타나는 거짓말이 가장 전형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 다.

Ekman(1985)은 거짓말 또는 속이기를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이 잘못 판단하 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는 데 첫째, 숨기는 것으로 다른 사람이 잘못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그 사람에게 잘못된 사실을 얘기하지 않음으로써 정보를 보류하는 것이다. 둘째, 속이는 것으로 거짓말하는 사람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 에게 거짓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얘기하는 것이다(강근화, 1999).

그런데 거짓말을 이렇게 이해하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매우 나쁜 것이고, 따 라서 인간은 어떤 위기상황에서라도 진실만을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거짓말이 항상 다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유아들이 하는 거짓말은 어 른들이 하는 거짓말과는 다르다. 거짓말이란 타인을 속이기 위해서 잘못된 정 보를 전하고 잘못된 정보를 믿도록 하는 말로써, 거짓말을 하는데는 사실을 부 정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요구된다(Bok, 1978).

그런데 아동의 경우에는 아직 인지능력이 미숙하여 거짓말에 대하여 성인과 다른 개념을 갖고 있다(Bok, 1978; Eck, 1970; Lickona. 1983; Piaget, 1932;

Roiphe, 1985; Stern, 1922; 장병림, 1965)고 한다. 유아는 상상이나 욕구를 현실

로 생각하며, 방어를 위한 수단과 보상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또한 가족 의 사랑을 요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이순례 외, 2001). 어른들이 하는 거짓말도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사 숙고한 끝에 결정한 이타적인 거짓말은 이기적인 거짓말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하였다 (김희주, 1987).

Aquistine(1952)는 거짓말을 세 종류로 나누었는데, 첫째, 타인에게 행복과 이 득을 주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 둘째, 농담으로 즐거움을 위해 하는 거짓말 셋 째, 남을 속여서 남에게 해를 입히려는 악의가 있는 거짓말로 구분하였다(김신 옥, 1986). 이렇게 보면 거짓말 중에는 나쁜 거짓말도 있고 나쁘지 않은 거짓말 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Bok(1989)은 거짓말을 협의의 개념으로 속이기를 광의 의 개념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즉 속인다는 것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 아니든, 또 좋은 의도이든 나쁜 의도이든지 상관없이 진실이 아닌 말을 하는 것을 뜻하 는 광의의 개념이고, 거짓말은 협의의 개념으로 속이는 말 중에서 의도적으로 타인을 속여서 해를 주려고 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속이기 행동과 거짓 말은 서로 불가결한 입장에 있으며 속이는 행동의 한 방법이 거짓말이 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속이기에 관하여 어떤 연구자들은 거짓말을 속이기 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했고, 다른 연구자들은 거꾸로 속이기를 거짓말보다 더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했으며, 또 다른 연구자는 두 개념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속인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여 타인에게 거짓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속이기 행동은 인지발달 즉 타인의 마음이나 허위신념의 개념 등을 이해하는 인지능력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개념이며, 이점에서 인지발달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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