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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아이들의 거짓말이나 속이기 행동은 교육자들의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 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이나 남을 속이는 행동은 도덕적으로 나쁜 행동이며, 아 이들을 참되고 착하게 가르치고 키우는 일은 도덕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 - 특히 교육자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거짓말이나 남을 속이 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또 아이들이 왜, 어떤 경우에 거짓말이나 남을 속이는 행동을 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유아들의 거짓말은 어른들의 거짓말과는 다르다고 한다. 어른들이 거 짓말을 하는 경우는 첫째, 위험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둘째, 어떤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셋째, 분위기를 좀 더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넷째, 명예심이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Ekman, P. 1994). 그러나 유아들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어른들이 거짓말을 하는 네 가지 외에 첫째, 재미가 있어서 장난 삼아 둘째, 꾸중이나 벌을 피하기 위하여 셋째, 친구나 자 기와 가까운 사람을 돕기 위하여 넷째, 실수를 했거나 자기의 단점 때문에 받 을 수 있는 벌을 면하기 위하여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김경희, 1989).

이러한 거짓말을 하는 유아들의 마음 속에는 자신의 위치 또는 존재 여부를 확인시키고 싶어하는 무의식적 불안이 깔려 있기 쉽다. 바꿔 말하면 자신의 가 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강봉희, 1999). 또 유아는 현실과 상상, 자 신과 환경 등을 구별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 이도 거짓말을 한다. 즉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상상한 것 을 거짓말로 표현한다. 유아는 꿈, 실제의 정보와 거짓된 정보를 구별할 수 없 다(Wellman, 1985). 따라서 유아는 공상, 소망, 자기 욕구 등을 마치 현실에서 경험한 것 같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거짓말들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기보다는 유아의 발달과 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심리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즉, 아이들은 심리적 불 안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지적능력이 부 족하거나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 다. 이 중에서 후자의 경우는 인지발달과 관계되는 경우이다. 그래서 유아들이 언제부터 거짓말 개념을 갖게 되는지가 인지발달 연구의 관심이 되었다.

‘거짓말 개념’이 언제 형성되는지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는 Piaget(1932)의 연 구이다. Piaget는 거짓말에 대한 연구에서 아동에게 거짓말하기, 추측하기, 과장 하기 등과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아동으로 하여금 그것이 나쁜 행동인지 아닌지, 어느 것이 더 나쁜 행동인지 등을 판단하게 하였다. 그 결과 유아들은 거짓말이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판단하였으나 7세 이전의 유아들은 거짓말을 하는 의도나 동기를 고려하지 못한 채 결과만을 가지고 그것을 나쁘다고 판단 했으며, 10세 정도가 되어야 의도적으로 잘못 말하는 것을 나쁘다고 판단하였

다(김희주, 1987).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Piaget는 도덕성이 인지적인 판 단능력과 관계가 있으며, 인지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도덕적 추론에도 두 가지 형태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그의 연구는 거짓말 개념에 관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나 극소수의 유 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적 방법에 의해 연구되었다는 것이 결점으로 지적되 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들도 있다(Grueneich, 1982

; Grueneich & Trabasso, 1980; Karniol, 1978; Keasey, 1978; Leon, 1980;

Stein & Trabasso, 1982).

‘거짓말’에 대한 올바른 개념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속이기 행동’이 가능해야 한다. 속인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게 되는 여러 가지 경우 중에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대표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속임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첫째, 말한 것이 잘못된 것이어야 하며 둘째, 말한 사람이 그 말이나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하며 셋째, 듣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진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강 근화, 1999).

그런데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있어 야 한다. 즉, 내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의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이 떠오를 것이 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어야 속이기 행동이 가능하다. 이것은 타인의 마음에 대한 인지적 조망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유아의 거짓말 또는 속임수에 대한 연구는 도덕적 관심에서가 아니라, 아동의 지적 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느 냐는 관심에서 중요성을 갖게 된다. 이것이 ‘마음의 이론’의 발달에 관한 연구 들이다.

속이기 행동에 관한 연구는 주로 유아의 마음에 대한 이해 능력과 관련된 연 구(Goodall, 1968; Woodruff and Premack, 1979; Dewaal, 1982; Byrne and Whiten)를 들 수 있다. 즉 ‘마음의 이론’에 근거하여 외양과 실재 또는 마음의 이론 개념 형성과 ‘마음 이론’의 형성시기에 관한 것을 밝히고자 한 연구가 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속이기 행동이 가능한 시기에 대해서는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4세에 속이기 행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Lewis Stanger, Suiiivan, 1989; Perner, Leekman, & Wimmer, 1987; Peskin, 1989; Russell, Jarrold, & Potel, 1994; Russell, Mauthner, Sharpe & Tidswell, 1991; Sodian) 들이 있는가 하면 3세에 속이기 행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Chandler, Fritz & Hala, 1989; Dun, 1991; Hala et al., 1991 ). 이와 같이 유아 가 타인을 속일 수 있는 시기와 그 발달경향은 연구마다 일치하지 않고 있다.

지적 능력 발달에 대한 관심과는 별도로 ‘속이기 행동’ 자체는 도덕 교육적 측면에서도 연구될 필요성이 있다. ‘마음 이론’이 발달하여 남을 속일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속일 것인가 속이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 는 개인의 도덕성과 관계되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심리학에 의하면 도덕성이란 지적인 판단능력이나 어렸을 때 형성 되어 일생 잘 변하지 않는 양심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행동습관이며, 그것은 상황에 따른 행동의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이홍우, 1975). 만약 속이기 행동이 일어나는 조건의 특징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러한 행동을 방지 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도덕교육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 연구는, 속이는 조건을 다르게 제시하면 3세 유아도 속이는 행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 하에, 속이는 조건 과 경우에 따라 유아들의 속이기 행동이 어떤 경우에 가장 잘 표출되는지를 알 아보고자 한다.

2. 연구의 문제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1) 속이는 행동이 속이는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2) 속이는 행동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3) 속이는 행동이 속이는 조건과 성별의 상호 작용에 영향을 받는가?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