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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아버지 양육참여 실태 및 양육역량 수준 평가

6. 소결

지금까지 설문조사의 결과를 분석하였다.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양육을 위해 아버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제도를 실제 사 용한 아버지는 소수였다. 정부는 아버지의 양육지원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지 만 실제 면담한 아버지들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버지는 없었고, 사용한 아버 지를 찾기도 쉽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배우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 우가 많았다. 육아휴직 사용이 여성에게는 점차 보편화되고 있지만, 남성에게는

아직까지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아버지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버지가 육 아휴직을 사용한 아버지보다 훨씬 적었다. 영유아, 초등 저학년 자녀가 있는 아 버지들은 30~40대 아버지로 직장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할 시기이다. 그러나 이 들은 본인 아버지 세대와는 달리, 자녀양육에 관심도 많고 실제 참여하는 경우 도 많았다. 지금까지 남성에게 직장 중심, 일 중심의 사회였다면, 이제는 남성에 게도 일-가정 양립의 균형적인 삶을 요구하고 본인도 원하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일하는 여성에게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은 일을 할 수 있는 정책이 주 를 이루었다. 그렇다면 일하는 남성에게 일-가정 양립은 가사를 포함해서 양육 에 참여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둘째, 아버지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자녀양육역량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 보다는 도시거주, 대졸 이상의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 사하는 고소득 가구의 아버지 양육역량이 높게 나타났다.

셋째, 자녀양육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심으로 고찰했을 때,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아버지, 아버지 교육을 이수한 경험이 아버지, 주당 초당근무 시간이 적은 아버지, 유년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은 아버지의 양육역량이 그렇지 않은 아버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한 아 버지는 18.2%에 그쳤으며, 아버지 교육을 이수한 아버지는 이보다도 적은 10.1%에 불과했다. 아버지들의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간은 6개월 미만이 약 60% 로 가장 많았고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최대 1년(12개월)을 사용하는 경우는 30% 정도였다.

아버지 교육을 이수한 아버지 중에서도 1회 경험이 50% 내외로 가장 많았다.

넷째, 발달과 놀이, 건강·안전 및 생활지도, 가족관계, 가정 내 물리적 환경 및 지역사회 연계 4개 영역 중에서, 대체로 가정 내 물리적 환경 및 지역사회 연계 영역이 다른 영역에 비해 점수가 낮게 나왔다. 아버지들은 아버지-자녀-부 부, 자녀교육 등 개인 대 개인 관계에서의 양육역량은 높지만, 개인을 둘러싼 환경, 개인 대 기관(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개인 대 지역사회 부분에서는 취약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가정 내 물리적 환경 및 지역사회 연계 영역은 인식, 실행, 성장 역량별에서 도 나머지 3개 영역과 다른 경향을 보였다. 발달과 놀이, 건강·안전 및 생활지 도, 가족관계 영역은 대체로 성장역량이 높게 나왔다면, 가정 내 물리적 환경 및 지역사회 연계 영역은 성장역량이 가장 낮게 나왔다. 점수가 낮은 성장역량 의 문항은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부모참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이다.

많은 아버지들이 주당 3회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지역사회에서 제 공하는 프로그램을 참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 양육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육아휴직제도 등)과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지원하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다섯째, 4개 영역 모두 본인(아버지)과 배우자(어머니) 간의 인식 차이는 확연 하게 드러났다. 다시 말해서 모든 영역에서 아버지 본인이 응답한 점수와 여성 이 자신의 남편에 대해 응답한 점수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로서 아버지 자신의 양육역량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부부가 함께 아이를 양육하면서 아버지 본인이 판단하는 양육역량과 아내가 자신의 남 편에 대해 판단하는 아버지 양육역량에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러한 연구결과를 아버지 교육내용에 반영하고, 상호 이해를 위해 부부가 함께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섯째, 유년기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아버지의 양육역량이 높게 나온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양육관, 양육방식은 아버지(부모)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본인의 양육관, 양육방식은 자녀세대로 전수되어 자 녀의 양육관, 양육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서, 아버지 본인의 양 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많은 아버지들이 “아버지보다 더 좋은 아 버지가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희망하는 아버지 상(像)은 자상하고, 친구같은 아버지로 나타났다. 본인은 아버지로부터 엄격한 양육방식으로 성장했지만, 자 녀에게는 엄격한 아버지이기보다는 자상하고,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것 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아버지 상(像)은 한 시대, 한 사회의 가치관이 반영된 가치판단의 문제로, 옳고 그름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엄격한 아버지가 나쁘고 자상하고 친구같은 아버지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영유아,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엄격하기 보다는, 친근하면서 격이 없이 지내는 아버지가 이상적인 아버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아버지 교육프로그 램을 구성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일곱째, 본인과 배우자 대부분이 아버지 교육은 필요하다고 했으며 본인보다 는 배우자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자녀양육을 두고 남성과 여성의 인 식 차이가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현실적인 아버지 교육방식은 아버지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 교육은 아버지 직종을 고려하여 다 양한 방식으로 실시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