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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연구 검토

특수신본풀이의 정의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었으나 착점이 불분명하고 온전하 게 연구되지 않았다. 진성기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장에서 불리지 않는 본풀이를

‘특수신본풀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특수신본풀이가 어떠한 본풀이 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전에 현장에서 불리었는지, 현재에 불리지 않는다면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수신본풀이의 여러 작품을 다룬 학위논문의 경우에도 마찬가 지이다.17) 강권용은 특수신본풀이의 정의를 의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으로 한정 하여 다룬 후, 이들 본풀이들의 의례를 찾고자 하였다. 이는 특수신본풀이에 대 한 공통적 의미나 특성을 배제한 채 개별 작품을 의례와 연관시켜 다룬 후, 공통 속성을 찾아내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갖는다. 개별 작품에 대한 의례를 찾아 특수 신본풀이의 신화적 면모를 밝히는 데는 기여를 하였으나, 개별 작품마다 밝힌 의 례들의 신화적 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하여 특수신본풀이의 정체가 무엇인 지 밝혀내지 못하였다.

15) <허궁애기본풀이>가 <차사본풀이> 안에 채록되었다.

허남춘 외, 고순안 심방 본풀이 ,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2013, 313~314쪽.

16) 윤정귀, 「<허웅애기본풀이> 연구」, 경기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68~69쪽.

17) 강권용(2001), 앞의 논문.

오히려 특수신본풀이의 개별 작품에 대한 논의가 특수신본풀이의 정체를 밝히 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18) 개별 작품의 특성을 면밀히 고찰하여 그 특성을 밝히는 결과물들이 특수신본풀이의 정체를 밝히는 데 있어서 중요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먼저 특수신본풀이는 의례를 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계로 인해 특수신본 풀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신직을 밝히고자 한 논의들이다. 이러한 논의는 작품 안에서 신직의 부여가 명확한 <원천강본풀이>와 자신의 정체를 땅귀라 소개하는

<삼두구미본풀이>에 집중되었다. <허궁애기본풀이>인 경우 허궁애기의 일반신적 면모를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19)

<원천강본풀이>의 연구에서 오늘이의 신직 부여와 관련하여 두 가지 핵심적 논의가 있었다. 이수자는 오늘이를 행복을 주재하는 신으로 파악하였고, 조홍윤 은 오늘이를 시간을 주재하는 신으로 파악하였다.

이수자는 오늘이의 존재를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신으로 파악하였고, 원천강의 공간은 모든 존재의 운명이나 사주팔자를 관장하는 성격을 가진 곳으로 파악하였다.20) 이 논의는 특수신본풀이의 작품을 부가적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다루어 특수신본풀이 해석의 초석을 마련하였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오늘이의 신직이 행복을 주재하는 신이라 할 수 있는지, 그러한 오늘이가 다녀온 공간이 사주팔자와 운명을 관장하는 곳이자 행복과 관련된 공간으로 파 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다.21) 사주팔자나 운명을 관장하는 곳이 모 든 존재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는

‘원천강’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모순된 의미

18) 김헌선, 「서사무가와 고소설의 서사구조 비교: <허웅애기본풀이>와 <콩쥐팥쥐전>의 사례를 중심 으로」, 경기교육논총 4, 경기대 교육대학원, 1995.

김헌선·류창선, 「제주도 <허궁애기본풀이>의 의미와 의의」, 실천민속학연구 24, 실천민속학회, 2014.

신동흔, 「창세신화의 연장으로 본 <세민황제본풀이> 연구」, 구비문학연구 41, 한국구비문학회, 2015.

이수자, 「무속신화 <원천강본풀이>의 신화적 의미와 위상」, 南道民俗學의 進展 , 태학사, 1998.

신호림, 「三頭九尾의 정체와 본풀이로의 수용과정 고찰」, 한국무속학 34, 한국무속학회, 2017.

이원영, 「<삼두구미본>의 신화적 성격」, 口碑文學硏究 35, 한국구비문학회, 2012.

조홍윤, 「<원천강본풀이>의 서사에 나타난 ‘시간’의 의미 연구」, 남도민속연구 23, 남도민속학회, 2011.

현승환, 「제주도의 본풀이와 민담의 교섭양상: 삼두구미본을 중심으로」, 耽羅文化 35, 2009.

19) 윤정귀(2013), 앞의 논문.

20) 이수자(1998), 앞의 논문, 791쪽.

21) 이수자(1998), 위의 논문, 791~802쪽.

를 담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행복’이라는 의미부여는 신화 속의 인물들에게 연 구자의 감정을 투사하여 바라본 주관적인 의미부여에 해당한다.

조홍윤은 오늘이의 신직과 <원천강본풀이>의 정체를 밝히는데 있어서 신화적 시간에 초점을 맞추었다. 오늘이를 ‘시간의 신’으로 파악하여 원천강의 공간 성격 과 신직과의 관련성에 있어서 타당한 해석을 도출하였다.

다만 시간에 한정하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서 멈춤과 흘러감의 시간이 인물 과 공간을 통하여 형상화되고 있음을 소홀히 다루었다. 문지기의 역할을 ‘시간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자’, ‘시간의 비밀에 접근하기가 얼마나 어려 운지를 나타내기 위한 장치’로 이해하고 있는데 재고의 소지가 있다. 문을 열라 고 허락한 것은 오늘이의 부모이지 문지기가 아니다. 문지기의 본질은 공간을 열 고 닫는 역할이다. ‘문’이라는 것은 공간의 경계이다. 그 공간에 시간이 담겨 있 다고 하여 시간으로만 한정하여 다룬다면 공간이라는 중요한 축을 놓치게 된다.

조홍윤은 신화의 원형 세계를 경험한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식 체계나 행위 방식과는 다른 그 세계가 지향하고 이끄는 방향에 따라 인식하여 행위 한 다고 지적한다.22) 이는 특수신본풀이의 인물들이 이승 너머의 세계를 다녀옴으로 써 그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는 서술이다. 현실의 세계로 지칭되던 이곳 에서 현실의 세계를 벗어난 신이한 공간인 저곳으로 이동하는 특수신의 모습은 그들이 이러한 세계와 접속함으로써 그들 자체가 신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주체 로의 탄생을 일컫는다.

<삼두구미본풀이>의 논의는 특이하게 작품 분석에 있어서 셋째딸을 주인공이 라 하여두고, 신격의 분석에 있어서는 주로 삼두구미의 신격을 논하고 있다. 현 승환은 <삼두구미본풀이>의 주인공을 둘로 설정하여 두고 셋째딸의 신격은 밝히 지 않은 채, 삼두구미의 신격은 ‘땅의 신’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원영은 삼두구미 를 ‘무덤의 신’으로 규정하고 셋째딸을 천리신(遷移神)으로 파악하였다. 김혜정은 삼두구미를 ‘무덤 수호신’으로23), 신호림은 삼두구미를 ‘악룡’으로 파악하였다.24)

22) 조홍윤, 「콤플렉스 치유의 관점에서 본 한국 무속신화 연구」, 건국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5, 199쪽.

23) 김혜정(2010), 앞의 논문.

김혜정, 「<삼두구미본>에 나타난 신의 성격과 서사 형성 배경 고찰: 선악의 재정립 과정을 중심 으로」, 고전과 해석 22,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회, 2017.

24) 신호림(2017), 앞의 논문, 142~146쪽

현승환은 <삼두구미본풀이>의 성격을 밝히는 과정에서 특수신본풀이의 중요한 특성을 드러내었다. <삼두구미본풀이>가 민담과 교섭한 결과물이라는 것과 본풀 이의 결말과 이장 풍습을 연결시켜 본풀이의 신화적 맥락을 찾고자 하였다. 이러 한 노력은 <삼두구미본풀이>의 신화적 맥락을 적극적으로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이장 풍습25)과 제오상계의 제의26)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해석하고자 하는 논의로 이어진다.

이 외에도 특수신본풀이 유형의 서사 분석을 기본으로 하여 장르 간 관련성에 초점을 두고 연구가 진행되었다. 정제호는 <세민황제본풀이>의 저본을 당태종전 으로 파악하고 매일과 장상 부부를 중심으로 주제를 파악하였다.27) 김민수는 <원 천강본풀이>를 인물, 사건, 배경 등 소설의 주요 구성요소로 분석하여 작품의 특 징을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현대에 만들어진 텍스트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 다.28) 김헌선은 <허궁애기본풀이>와 고전 소설과의 관련성을 서사구조를 통한 유 사성 파악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였다.29) 서영숙은 <허궁애기본풀이>와 관련 있는 애운애기의 민요와 다른 문화권의 노래를 비교하였다.30) 유형동은 <허궁애기본풀 이>가 실제 의례에서 <차사본풀이>에 이어 연행됨으로써 망자와 유족에게 미련 을 버리고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하였다.31)

개별 작품에 대한 논의이기는 하나 특수신본풀이의 특성을 밝힐 수 있는 핵심 요소인 창세 신화적 면모에 대하여 논의되었다. 신동흔은 <세민황제본풀이>의 저 승왕이 창세 신화에 등장하는 대별왕과 속성이 통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세민황 제본풀이>의 창세 신화적 면모를 밝혀냈다.32) 김헌선·류창선은 <허궁애기본풀이>

25) 이원영(2012), 앞의 논문, 25~30쪽.

26) 신호림(2017), 앞의 논문, 141~148쪽.

27) 정제호(2014), 앞의 논문.

정제호, 「서사무가의 고전소설 수용 양상과 의미」,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28) 김민수, 「<원천강본풀이>의 현대적 변용 양상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4.

29) 김헌선(1995), 앞의 논문.

30) 서영숙, 「<저승차사가 데리러 온 여자> 노래의 특징과 의미」,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25, 한국

30) 서영숙, 「<저승차사가 데리러 온 여자> 노래의 특징과 의미」,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25,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