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Dong-hyon
Ⅱ. 선행연구와 신제도주의
1. 한국 항만개발정책에 대한 선행연구
한국 항만개발정책에 대한 연구는 부산항 집중개발론과 부산·광양 항 양항 개발론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부산항 일항(one-port) 개발 론자들은 최근 들어 중국의 상하이항 등 인근 경쟁항만의 급성장으로 부산항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부산항 일항 집중개발 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시에 국제물류 중심항만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 항만 개발정책에서 집중개발론은 선사와 화주가 선호하는 부산항을 집중 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김길수, 2005; 허윤수, 2006; 박영태·김이곤, 2006). 또한 부산항 신항의 경쟁우위 방안과 발 전전략을 논의한 연구도 있다(김재봉 외, 2002; 신계선, 2007).
이에 대해 부산항과 광양항이 동북아 국제물류 중심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전의천, 1999; 김정수 외, 2005; 김창곤, 2004; 김천식, 2002; 남금식, 2003; 양항 진외, 2005; 최석범, 2004). 또한 광양항을 중심항만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도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강영문, 2005; 이 광배‧모수원, 2005; 장홍훈, 2005; 임종섭 외, 2002; 성숙경 외, 2008;
장홍훈, 2005; 서숙희, 2006; 장흥훈‧이종규, 2008; 이충배‧이용근, 2000). 이밖에도 양항정책에 대해 인천항과 평택항의 개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김병일, 2002; 조찬혁, 1999; 이충 배, 2002; 이충배‧이정민, 2003; 김병윤, 2003; 홍금우, 2004). 한편 Jun(2004)과 원동욱(2005)은 양항체제에 입각한 동북아 허브항만 전 략의 개념과 구도에 대한 심각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항만개발정책에 대한 정책학적 접근으로는 프로그램논리모형을 통 해 부산항과 광양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물류중심항만정책을 분석
한 이동현(2008)의 연구가 있다. 이동현(2008)은 프로그램논리모형을 작성하여 프로그램 구성요소 간의 논리적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 책 집행과 정책 설계의 실패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이동현‧성숙경((2009)은 부산항과 광양항의 항만투자 금액 및 비중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양항정책의 성장과 분배 측면 사이 에 상관 및 상충관계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양항정 책은 성장 측면과 분배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항만개발정책에 대한 이들 연구는 주로 부산항 일항주의를 주 장하거나 양항시스템을 옹호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부산항 및 광양항과 서해안 항만의 활성화를 위한 처방적인 내용에 치중되어 있다. 양항정책을 정책 과정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는 지 금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 신제도주의에 대한 이론적 검토
1960년대와 1970년대 사회과학 연구의 중심개념이 집단(group)이 었고, 1980년대에는 국가(state)에 대한 논의가 풍미했다면, 최근에는 제도(institution)가 사회과학 연구의 중심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 근 정치, 경제,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제도’를 중심개념으 로 설정하는 학문적 흐름을 포괄적으로 신제도주의(new institution- alism)라고 부르고 있다(하연섭, 2004). 신제도주의는 학문 분야에 따 라, 연구 대상으로 삼은 현상에 따라 다양한 이론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제도주의 이론은 역사적 제도주의,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 사회학적 제도주의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 어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역사적 제도주의는 개인의 행위를 제약하고 결정하는 것이 제 도라고 주장하면서 거시적인 변수로서 제도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제도적 맥락이 같으면 결과도 동일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의 행위를 통해 제도가 변화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사회학적 제도주 의는 개인의 행위에 대한 제도의 영향력을 단일 방향에서 설명함으로
써 동형화(isomorphism)를 강조하고 있다. 제도가 행위자의 선호와 목적을 형성시키고, 개인의 도구적, 전략적 행위에 우선하는 실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는 개인과 개 인의 의도성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위자 간 전 략적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구조결정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신제도주의의 각 분파는 제도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 도의 범위에 공식, 비공식 제도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나, 분파별로 많 은 차이가 있다. 사회학적 제도주의는 제도의 공식적 측면보다는 규 범, 문화, 상징체계, 의미 등 비공식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역사적 제도주의는 공식적 측면과 비공식적 측면을 모두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공식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Thelen & Steinmo, 1992; 하연섭, 2002; 남궁근, 2008).
이들 신제도주의 세 분파는 최근 들어 각각의 약점을 극복하고 상 호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도결정론을 강조하는 역사적 제 도주의는 행위자의 전략적 선택을 인정하고 있으며, 개인 행위에 대 한 제도의 영향력을 단일 방향에서 주로 설명하고 있는 사회학적 제 도주의도 제도를 의도적 인간 행위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 하고 있다. 개인의 선호와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합리적 선택 제 도주의도 제도적 맥락에 따른 인간 행위의 변화 가능성을 수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신제도주의 학자들은 제도 변화와 제도 설계를 논의하기 위해 행위와 제도, 역사와 맥락, 문화와 구조가 어떻게 연계 되는지를 해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Thelen(2003) 은 제도 변화를 층화(layering)와 전환(conversion)의 개념으로 설명 하고 있다. 층화는 기존 제도의 일부 요소가 부분적으로 바뀌는 것이 며, 전환은 기존 제도가 새로운 목적을 위해 역할과 기능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Campbell(2005)은 제도를 다양한 요 소의 결합으로 인식하고, 제도 변화를 이러한 요소들이 재결합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되면 제도 변화는 진화적인 동시에 경로의존
적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제도를 복합체로 인식하게 되면 제도 변화 과정에서 행위자의 역할을 주목할 수 있게 되고, 행위자 간 권력관계를 이론적 틀 내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하연섭, 2006).
또한 최근의 신제도주의 학자들은 다양한 분석 수준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정책 과정을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Kim & Roh(2008)는 거시(제도와 문화 등), 중위(정책네트워크, 정책연합), 미시(행위자) 차원으로 정책 과정의 분석 수준을 세분하면서 이 세 가지 차원을 통 합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Mahoney &
Snyder(1999)는 제도적 환경과 역사적 맥락을, 제도와 이를 둘러싼 거 시적ㆍ사회경제적 구조로 구분하였는데, 정책 과정과 제도 변화를 입 체적이고 균형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시하고 있다(김윤권, 2005). 이를 종합하면 제도적 환경(institutional settings)과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행위자(policy actors)의 분석 수준을 통합하여 정책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제도주의에 입각한 국내 연구로는 김선명(2000), 방민석·김 정해(2003), 장지호(2003)의 연구가 있다. 김선명은 한국의 금융 자유 화가 전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관치 중심의 제도 현상을 경로 의존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방민석·김정해는 정부 개입적인 한국 대기업 규제정책을 경로의존성을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장지호는 김 대중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IMF라는 외부의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정부 주도 문제 해결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역사 적 경로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양항정책이 형성되고 변화된 과정과 제도 변화의 메커니 즘을 규명하기 위해 양항정책을 형성기(1985~1994)와 변화기(1995~
2007)로 나눠 그 특징과 제도에 대해 신제도주의적 접근법을 적용하 였다. 신제도주의적 접근법을 적용하기 위해 양항정책을 규정하고 있
는 변수로 비공식 제도, 공식 제도, 행위자 등의 변수를 도입하였다.
제도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역사적 제도주의의 틀 안에서 합리적 선 택이론의 핵심인 전략적 행위자의 개념을 수용한 것이다. 제도가 행 위자의 선호체계와 행위에 대한 전략적 선택의 범위 등을 규정하지 만, 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 사례연구에서는 제도적 맥락 과 행위자 간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정책 결정과 제도 변화에 대한 메 커니즘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기 때문이다(윤정수, 2009).
또한 양항정책에 대한 제도 변화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 해 1985년부터 2007년까지 정책과 제도 변화 과정에 대해 과정추적법 (process tracing)을 적용하였다. 과정추적법은 인과관계의 연결고리 와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과적 효과(causal effect)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는 변수 중심의(variable-oriented) 계량적 연구 방법과는 대비된다. 본 연구는 정책과 제도 변화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명제를 설정하였다.
명제 1 : 형성기의 양항정책은 비공식적 제도 및 공식 제도, 이에
맥락적으로 규정받는 행위자에 의해 형성된다.
명제 2 : 변화기의 양항정책은 비공식적 제도 및 공식제도, 정책 과
명제 2 : 변화기의 양항정책은 비공식적 제도 및 공식제도, 정책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