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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필요성

정신병적 장애는 재발과 악화를 자주 거듭하는 만성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환자와 가족의 삶에 심한 고통을 주고 나아가 사 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야기한다. 이와 같은 정신증(psychosis)의 만 성화를 예방하고 막대한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정신증을 전구 기(prodromal period) 상태에서 발견하여 급성기로의 진행을 예방하 는 조기개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왔다.

1990년대 초반부터 ‘Early psychosis’라는 용어가 대두되기 시작했 는데, 이는 정신증 발병 전인 전구기 기간과 처음 발병한 정신증의 초기를 의미한다(안석균, 2008). 현재 국내에서 ‘Early psychosis’는 조기정신증, 초기정신증, 초기정신질환 등 다양한 번역으로 혼용되 고 있다. 본 연구에서 조기정신증은 뚜렷한 정신병의 증상이 나타나 기 전인 전구기를 포함하여 정신병적 증상의 발병 후 최대 5년 이 내 기간을 의미하며 초발정신병(first treated psychosis)은 생애 처 음으로 정신병이 발병한 경우를 의미한다(이명수, 2009b). 초발정신 병 에피소드 후 첫 5년 이내의 기간은 높은 취약성을 가지면서 동 시에 최대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critical period) 이다(Brichwood, 2000). 반면, 초발정신병 에피소드 이후 첫 3년 내 에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만성적인 재발이 반복되고 장 기적인 치료저항이 일어난다(홍현숙, 송진희, & 김진학, 2006).

결정적인 시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신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예방하기 위한 조기개입 시스템의 구축 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정신증의 조기개 입을 통한 정신건강증진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6년부 터 서울시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만성정실질환자와 차별화된 조 기정신증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조기발견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조기정신증에 대한 홍보과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해왔다(이명수, 2009b). 특히 2011년 국내 최초로 지역사회기반 초발정신질환자의 사례관리를 위한 Social Treatment for Early Psychosis Program(이하 STEP)을 개발했는데, 이는 지역사회에서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조기정신증에 특화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매뉴얼을 통해 전문적이고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이명수, 2014b). 서울시 광역정신건강 증진센터는 매년 정기적으로 STEP 실무자 교육을 진행하면서 본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서 정착되고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 노 력하고 있다(이명수, 2015b).

정신보건사업 안내서(보건복지부, 2016)는, 정신건강증진센터(구 정신보건센터)의 비전이 정신건강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조기 개입하 여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제4차 국민건강 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20, 2016∼2020)은 정신질환에 대한 조 기 개입을 통해 정신건강을 도모하기 위해서 광역 및 지역정신건강 증진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조기정신질환 발견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보건복지부 & 한국건강 증진개발원, 2015). 또한 2016년 정신보건법에서 새롭게 개정된 정신 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복 지부 장관 및 지자체장은 정신건강증진센터, 정신건강증진시설 및

의료기관을 연계한 정신건강상 문제의 조기발견 체계를 구축하고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시행해야한다고 명시 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신증의 조기발견을 위한 정신건강증 진센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서울시 지역정신보건기관의 현황 은 만성정신질환자 관련 사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이명수, 2008).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 간담회 설문조사에 의하면(이명수, 2013b), 조기정신증 사업을 계획 중인 정신건강증진센터는 54%(13 개소)였고 조기정신증 사례관리 전담인력이 있는 곳은 8%(2개소)에 불과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SETP 프로그램이 정착되기 위해 서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서 사 례관리자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선행연구를 고찰한 결과, 조기정신증 환자에 대한 양적 연구 (김창윤, 홍진표, 최지욱, 홍택유, & 한오수, 1997; 우영섭 등, 2007;

이명수 등, 2013; 김소라, 2014), 미치료 기간에 대한 연구(박선철, 2002; 임혜선, 최진숙, 신영민, & 조경형, 2004; 유정민, 안소라, 조유 선, & 이명수, 2011; 이유진, 김수인, 연규월 임원정, & 성유미, 2011a), 조기정신증 시스템 및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홍현숙 등, 2006; 안석균, 2008; 이명수 & 안소라, 2013; 김성완 등, 2016; 이가 영, 유혜영, 전민, 윤진상, & 김성완, 2016), 조기정신증 자녀를 둔 부모의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김모경, 2015)가 이루어져 왔다. 하지 만 아직까지 만성정신질환에 대한 연구에 비해 조기정신증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고 지역사회에서 실제적으로 조기정신증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사례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질적 연구는 이루어지 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질적 내용분석 방법을 통해 서울시 정신건강증진 센터에서 조기정신증 대상자를 사례관리하고 STEP 프로그램을 적 용하고 있는 사례관리자의 경험을 탐색함으로써 업무현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지역사회에서 조기정신증 대상자의 사례관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한다.

2. 연구목적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의 조기정신증 대상자를 위한 사례 관리 경험을 사례관리자 요인, 대상자 요인, 구조적 요인, 네트워크 요인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범주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지 탐색하 여 지역사회에서 조기정신증 대상자의 사례관리를 위한 실무적 기 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3. 용어정의

1) 조기정신증

정신병적 증상이 명백하게 드러나기 전인 전구기부터 정신병적 증상의 뚜렷한 발병 후 최대 5년 이내를 의미한다(이명수, 2009b).

2) 사례관리

대상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질병의 악화와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의 자원을 스스로 획득하고 문 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