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북한의 사회문화와 도서관
2.1 북한의 문화와 교육
2.1.1 북한의 문화 개념 및 정책
북한의 문화시설 중 하나인 도서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문화 개념에 대한 이해 가 먼저 되어야 한다. 북한의 문화 개념은 자본주의의 문화와 달리 정치적인 의미가 강조되 었고, 체제건설 시기부터 문화예술을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북한에서 문 화는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사회적 존재인 사람에게만 있는 고유한 것이며, 사회적 인간의 발전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것으로 설명된다.
그래서 북한에서 문화는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문화에는 우선 사람이 창조한 정신 적 및 물질적 재부가 속한다. 문화의 발전은 인간의 창조물인 물질적-정신적 부, 문화적 가 치의 증대과정이다. 둘째, 문화에는 자연적 존재와 구별되는 사람의 고유한 활동방식이 포 함된다. 문화의 발전과정은 그리하여 바로 세계를 지배하며 개조하는 인간의 활동방식의 발전행정이다. 셋째, 문화에는 또한 자주의식과 창조적 능력이 포함된다. 주체사상은 사람 을 자주성과 창조성을 본질적 속성으로 하는 사회적 존재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이러한 사 람의 본질적 속성인 자주성과 창조성이 바로 앞서 언급한 문화의 개념적 내용을 이루는 사 람의 활동방식을 규정할 뿐 아니라 물질적 및 정신적 부인 문화적 부에도 체현되게 된다.
이러한 자주성은 자주의식으로, 창조성은 창조적 능력으로 인간 활동에 작용한다. 그리하여 자주의식과 창조적 능력을 떼어 놓고는 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없으므로 문화는 그것들을 포함하게 된다(박승덕, 1985, pp.19-21).”
이러한 문화에 대한 정의를 기초로 한 북한 문화건설의 주요 목표는 민족성과 계급성, 혁 명성의 구현이다. 민족성의 차원에서는 ‘사람들을 자주성과 창조성을 지닌 힘 있는 사회적 존재로 키우는 것과 민족을 문명화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계급성 차원에서는 진보적인 문 화와 반동적인 문화를 구분하는데, 근로대중의 지향과 요구를 담고, 그 요구를 실현하는 수 단의 문화로서 진보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반면, 착취계급의 지향과 요구를 담고 그 실현을 위한 수단의 문화로서 반동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혁명성의 경우, 문화 혁명은 사상, 기술혁명과 함께 3대혁명의 주요한 구성요소로 근로인민대중을 능력 있는 사 회적 존재로 키워 온 사회의 인테리화를 실현하는 것이며, 낡은 문화와 잔재를 극복하고 사
회주의 문화건설을 이룩하고,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등 사회주의의 모든 문화를 빨리 발전 시키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러한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에 따라 문화건설의 목표를 수 행하는 데서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온 사회를 인테리화하는 것으로, 문화혁명에서 우선적 으로 추진시켜야 할 문제는 교육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오기성, 1999, p.106).
그러므로 사회주의 건설에서 중요한 인간 개조의 문제는 과거 문화를 청산하고 사회주의 적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며, 그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혁명이 요구된다. 따라서 북 한의 문화정책은 ‘인민적이고 혁명적인 민족문화의 건설’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구체적으 로 “제국주의적 사상문화의 침투를 막고 수령의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혁명위업에 힘 있게 복무하는 혁명적 문학예술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전미영, 2014, p.133).
이러한 문화정책의 기조 아래 북한은 해방 이후부터 이른바 ‘양키문화’에 대한 반대와 ‘복 고주의’에 대한 반대라는 양 측면에서 문화정책의 골격을 마련하였다. 이는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는다’는 기본정책으로 구체화되고 민족문화 보존과 새로운 의미부여 를 위한 작업들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1946년 ‘조선고적보 존위원회’를 설치, 1948년 이를 ‘조선물질문화유물조서보존위원회’로 확대 개편하였고, 해방 직후부터 점차 역사박물관과 민족해방투쟁박물관을 설치하고, 국립중앙도서관과 지방도서 관을 개설하여 산재된 문헌들과 고문서류의 수집, 정리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관심은 북한이 문화를 교양, 선전의 관점에서 주목하고 역사의 합법칙적 발전을 규명하기 위해 기 울인 노력을 보여준다.
또한 주체사상에 기반을 둔 유일체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항일유격대의 경험을 강조하고, 사상성을 중심으로 당과 주민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1970년대 북한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를 주장하면서 주체사상에 근거한 사회의 재구조화 를 시도하였다. 주체사상이 전 사회를 지배함에 따라 문화와 학술영역에서 김일성의 교시 와 역사가 단 하나의 준거점이 되었으며 김일성의 지침에 따라 전 사회와 각 영역이 운영되 었고 김일성의 교시가 전 사회에 대한 규정력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문화 분야에서는 김일 성의 혁명전통의 계승이 주요 주제로 등장하고, 내용적, 형식적 부분에서 ‘주체’와 ‘자주’를 강조하며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유일체제를 뒷받침하고자 했다.
김정일 시대 들어서도 문화예술 분야를 통해 주민들을 사상의식화하려는 시도는 계속되 었다.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식량난이라는 대내외적 위기에 직면한 북한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선군문화예술을 표방하고 민족문화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외부세계와의 접촉이 증대됨에 따라 북한 당국은 자본주의 문화 침투 에 대한 위협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외부문화를 차단하고 변화하는 주민들의 의식을 통제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식량난을 극복하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세계 와의 접촉은 불가피하지만 그로 인한 자본주의 문화 유입은 체제의 위협이 되었다. 그리고 주민들 사이에서 시장을 통해 외부 문화가 유통됨에 따라 주민들의 사상의식이 이완되고
북한 당국의 사회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내부적으로 사상 문화적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김정일은 외부세계와의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자본주의 사상 유입으로 인한 체제위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혁명사상의 무장, 자본주의 사상 문화적 침 투의 배격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조선민족제일주의’ 등과 같이 민족담론을 강화하고, 2004 년, 2009년 형법을 개정하여 외부문화 유입 차단과 외부문화로 인한 사상의 이완을 법적, 제도적으로 통제하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예술 분야 역시 주체성과 함께 민족성 을 고수하는 것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강조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황색바람’을 차단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가 되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민족의 전통을 되살리고 전통예술을 복원 할 것을 제기하는 등 자본주의 문화에 대한 대응으로 민족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2.1.2 북한의 교육 이념과 제도
북한의 도서관은 문화시설이면서 동시에 학교교육을 보충하고 지원하는 사회교육기관으 로서 기능하므로 북한의 교육이념과 제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교육 이념은
“후대들을 사회와 인민을 위하여 투쟁하는 견결한 혁명가로 지·덕·체를 갖춘 공산주의적 새 인간으로 키운다”(사회주의헌법 1998.9.5. 수정, 제43조)이다. 1998년 8월 교육법에서 계 급의식을 고양하고, 공산주의 인간을 육성하며 집단주의 원칙에 따른 일과 생활을 영위하 고, 사회와 인민, 당과 인혁명의 이익을 충성할 것을 명시하였다. 사회주의 교육은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일생동안 교육하는 전면적이며 지속적인 교육이 되 어야 하는데, 사람의 사상과 품격이 어려서부터 형성되고 일생동안 공고히 발전되고, 세계 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점점 더 깊어지고 인류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화되기 때문이다(박승 덕, 1985, p.135).
이러한 북한의 교육은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이라는 양 축을 통해 이루어진다. 학교교육은 유치원 중심의 학교 전 교육체계, 의무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학업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체 계, 일하면서 배우는 교육체계로 행해지는데, 사회교육은 북한의 교양과 교육의 기본 이념 과 목적에 따라 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하고 사회주의를 교육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특 히 사회주의 사회에서 사회교육은 학생들을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키우는 데서 중요한 역할 을 담당하여 학생들을 정치사상적으로 교양하며 과학기술지식과 문화예술지식, 체육기술을 보급하는데 적극적으로 이바지해야 한다.
북한에서 사회교육은 성인 교육의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참다운 공산주의 적 인간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민을 교육의 대상으로 삼고 사람들 생애의 전 기간 을 교육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사회교육을 실시하는 사회 교육기관의 예로 학생소년궁전, 학생소년회관, 소년단 야영소, 도서관을 비롯한 사회교양시 설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