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북한의 사회문화와 도서관
2.3 북한 도서관의 특징
2.3.1 도서관에서 나타나는 부족의 경제 효과
북한은 주민들에 대한 교육과 문화교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도서관을 강조하고 있다고 명시하지만, 도서관을 강조하는 또 다른 맥락은 교육을 수행하는 데 있어 충분한 출판 사업 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화교양시설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차원에서 도서관의 역할이 제기되지만,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정치사상교육과 전문지식의 습득의 도구로 서 도서가 중요하지만 북한 경제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없었다.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북한
은 해마다 많은 교과서를 출판해야하기 때문에 교과서 외의 서적을 출판하기란 매우 어려 웠다. 그래서 김일성은 “공부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나 되는데 그들이 필요한 책을 개별적 으로 다 가지고 있을 수 없다”며 도서관을 많이 꾸릴 것을 강조하였다(김일성, 1975a, p.251). 더욱이 “전당, 전민, 전군이 학습하자!”는 구호 아래 북한의 모든 주민이 학습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에게 책을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도서관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다.
도서관의 강조는 도서관 확충 계획으로 나타났는데, 김일성은 모든 시와 군, 구역에서 도 서관을 운영하고 과학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 등의 설립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도서관을 짓 기 위한 자원을 충당하지 못해서 대학도서관이나 과학도서관에 비해, 시, 군, 구역, 학교 등 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시설은 매우 열악하였다. 이는 김일성이 지역이나 학교도서관 시설 개선이나 확충보다 도서관 설립과 운영에 우선적인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김일성, 1975b, pp.461-462). 도서관의 지역 간 격차도 크게 나타났는데, 특히 대도시와 농촌지역이나 소도 시 사이의 차이가 컸고, 농촌의 경우 한 칸 정도의 도서관을 운영한 반면, 대도시의 도서관 은 여러 칸의 열람실이 있고, 상대적으로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도서관의 격차는 199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는 도서관의 교육조건 등을 마련함에 있어 도서관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함에 따라 더욱 두드러졌다. 도서관에 근무하 는 사서들도 생계활동을 하러 다니다보니 도서관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졌고, 주민들 역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볼 생활적 여유가 없어 시, 군, 구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은 유명무실 해지게 되었다.
2.3.2 도서 접근성의 한계
북한 도서관의 도서 보유 상황을 살펴보면 소장되어 있는 도서의 종류는 매우 제한적이 다. 혁명역사 및 노작을 중심으로 비치되어 있고 전문도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그 리고 세계문학전집 등 일부 서적이 있지만 혁명역사 및 노작, 정치사상적 도서만 대출을 해 주고 나머지는 대출이 까다로워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남한 도서는 있긴 하지만 대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발설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김용범 외, 1999, p.169).
지역의 도서관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탈북자(이용자 4)의 경우, 1970~1980년대까지만 해 도 외국 소설 햄릿 , 어린왕자 등의 외국 소설을 접한 경험이 있었으나,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외국 소설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는 혁명역사를 중심으로 도서 재비치가 이루어 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비치 도서의 양과 질에 있어 지역적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탈북자(이용 자4와 이용자5)는 출판 사정이 열악하여 다양한 종류의 도서와 많은 수의 도서가 각 지역 단위에까지 지급되지 않을뿐더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도서 출판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소장 도서가 오래되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농촌의 경우,
도시를 중심으로 도서를 지급하고 남은 부분을 지급하여 도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하 였다. 인민대학습당이 가장 많은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으로 지방 도서관에 없는 도 서들을 인민대학습당에서 사본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고 탈북 사서(사서 1)는 말했다.
도서가 부족하여 다양한 정보나 문화를 접할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전문 서적의 경우 언어의 문제이기도 하다. 북한은 전쟁 이후 의학과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위해 각 분야의 외국 도서들을 도서관에 비치해 두었다. 그러나 과학기술도서, 의학도서가 있음에도 불구하 고 “외국어를 아는 사람이 많지 못하여 널리 이용되지 않고” 있었고(김일성, 1977, p.567), 그로 인해 “100만의 인테리가 한 권 이상 번역하면 100만권의 책이 나올 것”이라며 번역과 집필을 강조할 정도였다(김일성, 1979, pp.163-164). 이러한 현상은 최근까지도 지속되어 외 국 도서에 대한 접근성은 낮은 편이고, 이는 전자도서관의 경우도 그러하다. 컴퓨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여도 컴퓨터를 이용할 수 없어 전자 도서관 이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탈북 사서(사서 1)와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전자도서관 이 용에 있어 자료의 검색과 관련 자료의 내용 정리를 사서가 대신해주는데, 이용자가 컴퓨터 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북한의 도서관은 보유 도서 의 양과 질이라는 측면과 주민들의 외국어능력과 컴퓨터 이용 능력의 부족이라는 측면에서 정보 접근성에 있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
2.3.3 이용 및 이용자 특성
북한 도서관의 이용과 관련한 특성은 이용절차와 이용자의 특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이용절차와 관련하여 북한에서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독자증을 발 부받아야 하는데, 독자증을 발부받으려면 소속 기관인 학교나 직장으로부터 소속에 대한 확인서를 받고 도서관에 신청해야 한다. 독자증은 도서 대출을 비롯한 인민대학습당 출입 에도 이용된다.
도서관의 대출 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책목록표를 보고 읽을 책을 선택한 후 사서에게 요 청하면 사서가 찾아서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지역 도서관의 경우는 목록표가 따로 비치되 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미리 읽을 책들을 정해서 요청한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면 집에 가져가서 읽을 수도 있지만 주로 도서관에서 읽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반납 기일은 일반적으로 한 달 기한이고 기한 내에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육이 위주이고 벌금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훼손과 분실의 경우에는 꼭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김용범 외, 1999, p.159). 그러나 탈북자(이용자2와 이용자3)에 따 르면, 대홍단군의 경우 하루에 한 권을 빌려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는데, 반납을 안 하면 이용자가 소속된 기업소에 통보해서 벌금을 내게 한다고 하였다.
북한의 도서관 이용자를 살펴보면 주로 학생과 전문분야 종사자들, 예를 들어 의사나 과 학자 등이다. 탈북자(사서1, 사서2, 이용자1, 이용자4)와의 면담에서도, 대학도서관의 경우는
해당 대학의 학생들이 전공 서적을 빌려보거나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주를 이루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주로 학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 가 많다고 했다. 대학생의 경우는 열람실에서 전공 공부를 위해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도서를 빌리는 경우 전공 관련 서적을 주로 대출하였다고 한다. 대학도서관 이용경험자 대 부분이 노작을 발췌하거나 전공공부를 위해 책을 빌려 보았고, 생활책이나 문학작품은 읽 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의사나 과학기술분야 전문가나 간부 등도 관련 분야 전문서적을 접 하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한다고 하였다.
일반 주민들의 경우 개인적인 취미가 독서인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없었다. 취미가 독서라 하더라도 개인적인 여가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기 때문에 도 서관 이용 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도서관보다 장마당의 개인 대여점 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도서관 이용률은 낮은 편이었다. 1996년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의
『북한 주민의 문화향수 실태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97명 중 14%가 책을 거의 읽 지 않았고, 주로 읽은 서적은 문학예술과 생활정보 분야라고 하였다. 그리고 도서관을 이용 해 본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2.6% 정도가 도서관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했고, 북 한을 떠나기 전 1년 동안 도서관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77.4%로, 북한 주민 의 도서관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과 생활을 유 지하기 위한 경제활동, 도서관의 열악한 상태로 인해 일반 주민의 도서관 이용률은 더욱 저 조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민대학습당은 지역도서관에 비해 이용자가 많은 편인데 특히 외국어 교육을 받 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탈북자(사서1과 이용자1, 이용자4)와의 면담에 따르면, 인 민대학습당의 경우,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신이 종사하거 나 공부하는 분야의 도서를 접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외국어 교육을 받 는 사람은 주로 직장 다니는 사람들로, 대학생의 경우는 졸업할 즈음 인민대학습당에서 교
그러나 인민대학습당은 지역도서관에 비해 이용자가 많은 편인데 특히 외국어 교육을 받 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탈북자(사서1과 이용자1, 이용자4)와의 면담에 따르면, 인 민대학습당의 경우,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신이 종사하거 나 공부하는 분야의 도서를 접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외국어 교육을 받 는 사람은 주로 직장 다니는 사람들로, 대학생의 경우는 졸업할 즈음 인민대학습당에서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