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독서중력의 의의

신문지면 편집의 파격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지금이지만 과거 전통적인 독자들 의 신문읽기 관행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더불어 이는 구텐베르크 도 표(Gutenberg Diagram)에서 기사의 흐름과 시선의 집중을 정의한 독서중력이 여전히 신문지면에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독서중력이란 주사지역

(primary optical area: POA)에서 종점지역(terminal area: TA)까지의 독서대각선 상의 흐름을 일컫는 말로, 그 시점은 신문지면의 좌상에서 우하로 이어진다. 이 이론은 우리가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처럼 시선 역시 지구중력 을 역행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신문 읽기에 있어 독서중력을 거슬러 올라가기 싫어함에 다른 기사를 읽기 위해 다음 줄로의 시선 이동 중에는 기사를 읽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의 독서중력 및 중력역행의 개념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가는 눈의 자연스러운 운동을 일컫는 독서의 방향축(axis of orientation) 개념과 더불어 독이성에 과학적 근거 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2-1> 구텐베르크 도표(Gutenberg Diagram)

일반적으로 독자들의 시선은 어떠한 지면일지라도 해당 지면의 왼쪽 윗부분 (upper left)을 통해 들어선다(Robert Bohle. 1990). 하지만 신문편집자들이 지면 에서 특정부분을 강조하고 싶다면 보다 눈에 잘 띄는 기사를 통해 그 지점이 어 디든 관계없이-심지어 전통적으로 시선이 마지막으로 머무른다는 오른쪽 아랫부 분(lower right)으로-독자들의 시선을 유도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후 다시 위로 움직여야 하는 시선 움직임에서 나타나는데, 어느 누구도 독서중력에 역행되는 그래서 상당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은 취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각적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끌게 하는 페이지는 눈의 자연스러운 이 동을 이끌어 지나치게 단조롭거나 혼란스러운 페이지보다도 읽기 쉬움은 물론 그 이해도 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또한 지면에서 네 끝점을 교차했을 때 생기는 교차점은 단지 수학상의 중심 (mathematical center)이며, 우리들이 바라보는 시각상의 중심(optical center)은 그와 일치하지 않고 그 보다 약간 위편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어떠한 출판물의 경우도 실제로는 아랫부분의 공간이 윗부분보다 큰 것이 보통이다(J. William Click 외, 1990). 여기서 우리들의 시선이 지면에서 생각보다 위에 위치한다는 것 은 독서중력에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눈의 흐름과 상당부분 연관되어 있음 을 의미한다. 어떠한 형태의 출판물이건 편집 시에 고려되어져 왔던 경험적 패턴 의 이면에는 독서중력 흐름이 수반되어져 왔음이 이를 증명한다.

다음의 그림을 통해 인간 시선의 흐름이 좌에서 우로 향함으로 인해 좌측의 경우는 위로 올라가는, 반면 우측의 경우는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2> 경사를 인지하는 시선의 흐름

이러한 독서중력 흐름은 영상매체에서의 우향 주사 패턴으로도 나타나는데, 스 크린에 나타나는 피사체들의 좌우배치에 의한 형태가 보는 이의 감정에 관여하 여 그들의 몰입 단계에 관여한다. 즉 화면 좌측에 인물이 놓여 있는 경우가 화면 우측에 놓여 있는 경우보다 관객의 관여도를 높여 보다 직접적인 자극,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당시 화면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이(좌측), 원인을 제공하는 이(우측)에 대한 분명한 구분을 이끌 수도 있다(신동규, 2004).

결국 영상에서의 좌에서 우로 향하는 인간 본연의 시선 흐름 역시 이야기의 몰 입에 깊은 관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