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제4장에서는 농촌 문화산업의 하위 부문별로 참고할 만한 사 례를 찾아 해당 사례의 개괄적인 현황과 산업구조의 특성 및 전반적 운영 상황, 공공의 지원 실태,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 정책 수요 등을 조사·
분석하였다. 또 지역적 관점에서 농촌 문화산업의 전체적인 구조와 실태, 발전 방안 등을 예시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안동의 농촌 문화산업 실태 및 특성, 정책 수요 등을 분석하여 지역적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들 사례 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3장에서 제시한 현황분석 결과를 함께 고려할 때 농촌 문화산업은 농촌지역에 다음과 같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발생시 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98 농촌 문화산업 주요 사례와 특성
첫째, 농촌 문화산업은 산업규모는 작지만 농촌 기업가들에게 중요한 적 소시장(niche market)을 제공한다. 최근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에까지 대기 업 자본이 침투하는 문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촌 문화산업은 농 촌의 기업가 또는 기업가 정신을 갖춘 지역 주민들에게 그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동원할 수 있거나 접근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는 농촌 문화산업이 지역성(향토성)과 역사성(전통성) 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점이다. 또 농촌 문화산업이 국가적 차원 에서 시장규모가 작다고는 하지만 시·군 단위 지역경제 차원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둘째, 농촌 문화산업은 지역경제의 순환구조를 구축하여 농촌의 내생적 지역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었듯 농촌 문화산업은 생산과정에서 원료 및 노동력의 투입과 같 은 후방연계의 국지화를 통해 생산의 가치체인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재투자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외부 기업(특히 제조업)을 유치할 경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대부 분이 본사 기능이 입지하는 대도시로 유출되는 점과 대조된다.
셋째, 농촌 문화산업은 하위 부문간 연계성이 매우 높다. 즉, 전통 공예 산업이나 전통 및 향토 식품산업의 경우 농촌체험관광산업의 소재를 제공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며, 또 지역의 축제와 결합되어 상품의 판매를 촉진 하기도 한다. 영동의 경우처럼 국악을 중심으로 축제와 공연이 전통 공예 산업과 체험관광과 같은 농촌 문화산업의 하위 부문과 연계되기도 하고 국 악 관련 교육산업과도 연계되고 있다. 안동에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는 고 택은 과거에는 구경하는 관람용이었지만 이제는 일반 관광객들이 옛 주거 생활을 몸소 체험하는 체험관광의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 타산업 부문 과 연계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농촌 문화산업은 장소판촉의 효과로 인 해 지역농업과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넷째, 농촌 문화산업은 도시 중심의 기존 문화산업과 달리 지역 주민 삶 의 질을 적극적으로 향상시키며 문화활동에 대한 참여와 함께 이와 관련된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점은 안동 사례지역 심층조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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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분석 결과 농촌지역 주민들이 농촌 문화산업에 기대하는 바에서도 드 러났으며, 인제 목공예산업이나 영동의 난계국악축제, 영월의 박물관산업 의 경우에도 이러한 점이 농촌 문화산업의 파급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러한 점은 도시 중심의 기존 문화산업이 도시정치의 갈등을 촉발하는 것과 대조적인 이점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이러한 이점을 종합해 볼 때 농촌 문화산업이 산업 내적인 또는 하위 부문간 경제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몇 가지 특성을 도출해 낼 수 있 다. ① 많은 경우 자원과 소재를 공유한다. 또는 한 하위 부문의 생산물이 다른 부문의 원료 또는 소재로 투입되어 시너지를 창출한다. ② 자원 및 소 재의 공유 외에도 시장에서 하위 부문들간에 결합이 있을 때 시장성이 증 대되고 부가가치 창출이 촉진될 수 있다. ③ 자원의 공유와 시장의 결합은 농촌 문화산업의 생산과정에 있어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투입-산출 과정의 단계 또는 가치체인의 단계(roundaboutness)를 증대시켜 다양한 부가적 경 제활동과 부가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지역경제의 순환구조 구축과 내생적 지역발전을 촉진한다.
이러한 특성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5가지 부문들이 정책적으로 농촌 문 화산업이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묶일 수 있는 논리적 정당성을 제공한다.
동시에 이러한 특성이야말로 개별 하위 부문을 농촌 문화산업이라는 통합 적 정책의 관점에서 육성할 때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라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긍정적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농촌 문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난제가 남아 있음도 사례분석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문제는 유치산업(幼稚産業)으로서 농촌 문화산업이 지니는 한계에 기인하기도 하며, 동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사회적인 인식의 부족에도 기인한다. 또 농촌지역사회의 자원과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하기 마련인 산업 특성과 달리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들 농촌 문화산업의 발전을 지탱할 사회·경제적 지원체계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문제를 살펴보면 첫째, 취약한 생산기반을 들 수 있다. 이 점은 특히 제조과정을 수반하는 전통 공예산업과 전통 및 향토 식품산업 분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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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그러한데, 대부분의 사업체들이 대표 1인이나 가족단위로 생산과정의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집하여 제품의 차별성을 도 모하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으나, 반면 극히 낮은 생산성이 문제이며 이 로 인해 고정된 고객확보와 같은 안정적인 전방연계 형성 역시 매우 취약 하다. 장인생산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농촌 문화산업의 생산성 증대를 지원 할 수 있는 정책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대부분의 농촌 문화산업 하위 부문에 공통적인 문제로, 지역경제의 순환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에는 아직은 취약한 요소들이 많다. 각 부 문마다 사업체들의 기획 역량은 보통 수준이거나 그 이하이며, 전문적인 도 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과의 네트워크 역시 부족하다. 전문 인력의 부족 도 여러 하위 부문에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혁신클러스터 연 구자들이 공공정책의 기능으로 지적하는 것이 바로 가치체인의 부족한 요소 를 확인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농촌 문화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셋째, 농촌 문화산업 종사자 또는 사업체 대표들의 기업가 정신 부족과 관련 활동에 대한 저변확대 부족을 들 수 있다. 사례분석에서도 볼 수 있 었듯이 농촌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사업체 대표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장인 생산방식을 고집하고 있고, 제품혁신이나 공정혁신 등과 같은 시도는 매우 부족하다. 이는 앞서 제시한 전문기관과의 네트워크 부족이나 기획 역량 부족과도 연결되는 문제로 전문적인 시장정보와 기술제공 등에 필요한 공 공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앞서 제시한 농촌 문화산업의 경제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려면 각 하위 부문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지역 현장에서 이들 산업 을 육성해야 하는 지자체에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매우 부족하다. 이 때문 에 본 연구의 농촌 문화산업 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시에도 각 하위 부문을 담당하는 4~6개 부서 담당 공무원들이 나누어 응답할 수밖에 없었 다. 그간 농촌지역개발정책에 대한 많은 비판들 중 단위 사업적 접근에 의 해 지역 내 통합적 접근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송미령 외, 2008; 김 광선 외, 2009). 농촌 문화산업 역시 이러한 단위 사업적 접근을 유지한다 면 산업적 파급효과나 지역적 파급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농촌 문화산업 육성정책의 실태와 정책 수요 제 5 장
1. 농촌 문화산업 육성정책 실태
1.1. 기존 문화산업의 육성정책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초까지 문화산업은 대중에 대한 영향과 미디 어 및 전파에 대한 규제제도 등에 의해 육성 대상이기보다는 규제 대상이 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육성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1993년 문화체육부 내 문화산업국을 신설하고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조직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문화체육부는 2001년부터 는 문화산업국과 미디어산업국의 쌍두체제를 운영하여 미디어 중심의 산 업과 콘텐츠 중심의 산업으로 육성정책을 전문화하였다.
문화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1999년 기존의 개별 법률들을 통합하 는 기본법인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였다(이연정, 2005). 개별 법 률주의로 인해 종합적인 육성정책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전 체의 문화산업진흥시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본법을 제정한 것이다. 동 기본법을 근거로 ‘문화산업진흥기금’ 조성 및 운영, ‘문화산업 장기발전계 획’의 수립과 시행이 가능해졌다. 또 새로운 디지털기술 및 ICT의 발전과
문화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1999년 기존의 개별 법률들을 통합하 는 기본법인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였다(이연정, 2005). 개별 법 률주의로 인해 종합적인 육성정책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전 체의 문화산업진흥시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본법을 제정한 것이다. 동 기본법을 근거로 ‘문화산업진흥기금’ 조성 및 운영, ‘문화산업 장기발전계 획’의 수립과 시행이 가능해졌다. 또 새로운 디지털기술 및 ICT의 발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