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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다문화가족의 생활 경험에 나타난 사회통합의 과제

2.1. 가족생활 안정을 위한 가족들의 적응과 갈등

○ 이주 초기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농촌 다문화가족은 가족 형성에 있어서 일반 가족들과 달리 언어, 문화적 차

이를 지니고 결합되는 가족으로 이들이 초기에 겪는 경험은 여성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한국어 어려움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문제이다. 본 사례 조사에서도 한국 거주기간이 3년 미만인 사례들은 현재 한국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한국어 습득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사례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례에서도 이주 초기에 겪는 문제는 언어 소통 의 문제였고 대부분 개인의 노력, 남편의 도움 등으로 해결하였다. 특히 2006년 부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립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217개소로 확장되었고 이 기관을 중심으로 한국어에 대한 방문 교육과 집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본 사례조사들처럼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립되기 전에 이주한 여 성결혼이민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독학으로 한국어를 습득하였다. 또한 최근에 입국한 여성결혼이민자는 오자마자 임신하거나 교통수단의 문제로 집합 교육 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사례 15> 선생님이 집에 와가지고 방문 교육해요. 일주일 두 번. 온 지 2개월 되어가지고.

한국어 제일 어렵고, 오래 앉으면 머리 아프니까 계속 누워있어요. 지금 가장 걱 정되는 거는 애기 양육하는데 한국말을 모르는데 어떻게 할지.. 그럼 애는 베트남 말만 하면 어떡하지...

<사례 16> 일상생활은, 쉬운 말은 좀 하지만 좀 어려운 말이거나 깊이 얘기하거나 이런 거는 잘 안 되죠. 한국말 잘 못해요. 시어머니 나이 많아요. 이야기 해, 말씀 좀 이해 안 해요. 일하고 싶어요. 하지만 공부하고 싶어요. 일단 한국어를 잘 몰라서 바깥 에 나가면 불편하고.

이와 같은 한국어 문제와 함께 초기에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 을 겪는 문제도 이들 가족들이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으로 지적하고 있다.

조사한 16개의 사례 중 이주 초기에는 대부분 시부모와 동거하거나 가까운 거 리에 거주하다보니 생활 상에서 가족들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사례 8>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이주 초기에 가족 내에서 겪는 여성결혼이민자의 경험과 갈등의 사례를 보여준다. 음식 및 언어 문제, 사회적 관계 부재, 시어머 니와 갈등, 그리고 이후 적응 과정이 잘 묘사되고 있다.

<사례 8> 저는 처음에 왔을 때, 첫 번째는 음식 때문에 못 먹었어요. 두 번째는 쌀 때문에 못 먹었어요. 베트남 쌀은요, 지금은 아시잖아요. 입에다가 돌아다녀가지고 난리 나 는 거. 그런데 한국 쌀은 찰기가 너무 많아서 소화를 못시켰어요. 그래서 항상 배불 러요. 가스차고 그런 식으로 되게 힘들었어요. 그리고 오자마자 임신했으니까 더 힘든 거예요. 입덧이 되게 심해가지고. 저는 김치 냄새가 너무 심하게 느꼈어요.

김치도 못 먹고 매운 거는 먹긴 해요. 그런데 냄새 때문에, 마늘 냄새 너무 심했어 요. 그리고 음식 때문에 적응이 힘들었어요. 임신도 하니까 베트남 음식이 너무 먹 고 싶은 거예요. 그 당시에는 베트남 음식, 재료 같은 것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없어가지고 되게 힘들고, 또 다음에 한국어를 할 줄 모르니까 너무 답답했어요. 밖 에 나가고 싶은데, 산책도 가고 싶고, 마트도 가고 싶은데 언어가 안 되가지고 항상 집에만 있었어요. 그럼 그 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사먹고 그런 걸로 해야 되는데 언 어 소통이 안 되니까 밖에 나가면 무서워서 못나가요. 그리고 제일 무서운 건 전화 기 벨소리였어요. 전화기 벨소리 울리면 너무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전화 받아야하 는데 한국어가 안 되니까 안 받을 수도 없어요. 그러다가 한국에 못살 거라고 생각 했거든요. 나는 베트남 꼭 가야되겠다. 한국은 진짜 나와 안 맞는다. 그런 식으로 엄청 생각했어요. 1년이 그렇게 가면서 한국어를 어느 정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남 편하고 대화를 좀 했어요. 그런데 그 때가 되니까 시댁에 간 거예요. 시댁에 옮겨서 하는데 그때 또 적응이 안 되는 거예요. 시어머니가 아침 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하 는 거예요. 한국 음식을 할 수 있든 말든. 전 못 일어나는 거예요. 일어나고 싶은데 애기는 저녁에는 잠을 안자고 저는 새벽에 못 일어나고 그러다가 어머님이 처음에 는 불만이 없으셨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저를 많이 도와줘요. 시아버지가 화가 나가 지고 남편을 방에 불렀어요. 너는 남자고 부엌에 들어가지 말라고 그런 거예요. 저 는 그거 충격 받았어요. 베트남 안 그러거든요. 근데 또 어머님이 자꾸 이야기해요.

니가 여기 시집왔을 때 니가 뭐 갖고 왔냐. 처음에는 그게 뭔 소리지? 그건 문화 차이였어요. 베트남에 결혼할 때요. 여자는 아무 것도 안하고 남자 집만 하는 거예 요. 예물 같은 것도 다 남자 집에서 하고 집도 남자가 마련해야 하고 이게 다 살림 도 남자가 다 해줘요. 비용 같은 것. 근데 여기서는 다르잖아요. 저는 지금 어머님 말하는 것을 이해했는데 근데 옛날에는 이해 못했어요.

<사례 3> 다 돈 때문에 한국 와서 돈 뺏을라고. 처음에 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우리 집 시누 이도 다 똑같아요. 우리 집 시누이도 제가 왔을 때 걱정을, 자기 동생 돈 자꾸 뺏을 라고. 처음에 많이 싸우고, 시엄마랑 많이 싸우고, 시누이랑 많이 싸우고. 이제는 다 알아서 해주고. 많이 좋아졌어요. 난 아까부터 말이 안 통하잖아요. 그 시누이랑 도 뜻 안 통하고 그래서 싸우고. 그러면 양쪽 앉아 얘기하고 그랬어요.

이주 초기에 가족 간의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은 여성결혼이민자의 한국어 습득과 함께 그리고 남편의 중재, 분가, 혹은 서로 간의 이해와 포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생활은 안정적인 형태로 들어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농촌에서 다문화가족으로 살면서 한편으로는 초창기부터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 사업에 참가한 <사례 7>에 따르면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지역에서 언어와 문화적 적응을 어느 정도 수용하게 되는 기간은 개인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평 균적으로 3~4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출산 이후에 경제적 이유로 취업을 하는 경우는 늦은 한국어 습득으로 한국생활 적응과 자녀 양육 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사례 7> 이주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는 3, 4년은 걸려요. 그래도 한 3년은 넘어야 어 느 정도 될 거 같은데 저는 그래도 빨리 적응한 편이었지만 언어도 빨리 습득을 했고. 그런데 보통 보면 빠르면 3년이에요. 그런데 어떤 분은 10년 되어도 안 되는 분들도 있고. 3에서 5년? 나라 별로 한국어 습득하는 걸 보면 이제 어순이 비슷하 고 약간 알타이어에 속하는 나라들은 빨리 습득을 해요. 발음도 좀 괜찮고. 그런데 베트남이나 중국은 영어처럼 반대에 있잖아요. 그 분들은 말하는 데는 또 시간이 그만큼 걸려요. 일본 분들은 말은 빨리 배우지만 발음이 안 되죠 계속.

○ 자녀 성장에 따른 부모역할 수행과 부담

인터뷰를 진행한 농촌의 다문화가족들은 가족을 형성한 직후, 초기에 대부분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언어소통이 원활하 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 출산을 경험하고 자녀 양육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 여 성결혼이민자는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부모와 동거하는 경우 문화 적 차이에 따른 양육관으로 갈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사례 4> 제가 계속 학교 다녔으니까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그냥 주로 엄마 손에 키우고 직장도 안 해봤고 밥도 한 번도 안 해봤고 옷도 한 번도 안 해봤고. 이게 도시 살다 가 시골에 와가지고 또 바로 애기 낳고. 애기 교육 대해서 부족하고 누가 혼자 다 해야하잖아요. 이게 정보를, 뭐가 알아야 애기들 잘 키우잖아요. 그런 것도, 많이 알려줄 사람 없고. 되게 힘들죠, 그 시절에. 스스로 찾아서 애기 키우면서. 3년을 아이 키우고 한국말도 스스로 공부하고. 이게 이겨냈어요.

<사례 11> 초기에 많았었죠. 주로 이제 애기 때문에 부모님하고 갈등이 조금 많아요. 생활

방식의 차이 뭐 필리핀 생활 방식, 한국생활 방식 그런 방식 차이가 좀 많아요.

특히 예를 들면, 우유 먹을 때도, 와이프는 냉장고에, 와이프 생각도 맞아요. 저는 신선한 우유를 사왔으면 그냥 생각 없이 따라서 신선하게 준다고 그러는데, 우유 가 차잖아요. 근데 와이프는 전자레인지 돌려서 이렇게 주거든요. 저는 우유에서 신선함이 없어진다고 그러지 말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와이프가 현명한 거 같아 요. 어쨌든 뭐 여러 가지 그런 게 있었는데 한 쪽으로 생각을 달리 해보면 와이프 가 맞는 거 같고. 처음에 그런 생활 방식에 차이가 많아서 조금 다툰 게 있었고.

그럴 때 제가 주로 와이프 편을 들죠. 와이프 편을 들고 그렇게 얘기도 많이 하고.

자녀 성장 이후에도 농촌 지역의 다문화가족에서 농가이든 비농가이든 자녀 양육과 교육은 여성결혼이민자의 담당이었고 서툰 한국어와 한국교육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여성결혼이민자는 항상 자녀 교육에 대한 자신의 역할 부족과 남편의 부재에 대한 불만을 언급하고 있었다. 앞서 본 인터뷰 대상자 특성에서 나오는 바와 같이 남편과의 연령 차이가 대부분 10세 이상으로 나타 나고(사례 12와 14를 제외) 있기에 자녀의 성장에 따른 양육과 교육에 적극적 으로 참여하는 남편의 사례는 소수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례 12> 신경 안 쓰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것을, 애기 봐달라고 하면 그냥 눈으로, 애들이 놀고 있는 거 눈으로 보고 잘 놀고 있네 해가지고 나가는 거. 제가 생활을 잘하니까 맡겨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애기 좀 봐달라고 하면 기분 안 좋아해요, 아빠가 따 뜻하게 밥 먹는 시간이라도 같이 앉아서 밥 먹든가 이야기 하든가 그래야 되는데 맨날 늦게 오고, 술 먹고 다니는 게 그래서 늦게 오는 건 아닌데 습관이 그렇더라고 요.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고 그래서 아이들한테 신경을 안 쓰니까 아이들하고는 좀 소통이 잘 안 되는 편이에요.

<사례 2> 물론 남편이 잘 하면 의지하면 좋은데, 남편이 특히 저한테 챙겨주거나 애들한테도

챙겨주거나 할 줄 몰라요. 너무 속상해가지고 계속 저만 스트레스 받으니까 자꾸

잔소리가 되거든요. 잔소리하니까 듣기 싫어요. 듣기 싫으니까 방에 들어가요. 말하

면 내가 더 스트레스 받으니까. 그냥 치우자. 하니까. 계속 그렇게 됐어요. 그 시부

모님도 나이가 많으니까 제가 맨날 혼자서 막 그렇게 하는데 교육시키거나 그런

것도 힘들어요. 교육비는 전에는 많이 안 들어갔는데, 근데 애들 공부시키는 것도

힘들고. 또 제가 어떻게 해줬는지 저도 잘 몰라가지고. 그리고 저도 뭐 한국말 아무

리 잘했어도 애들 교과서 보면 안 이해되는 부분도 많거든요. 정말 다문화가족은

희한하게 남편 분들은 왜 애들 교육을 안 해요. 거의 엄마들이 하거든요. 그렇다고

시부모님들은 다 공부 못하는 분들이라서. 도와줄 수 없잖아요. 우리 큰 애 같은

경우에는 공부 못하잖아요. 그럼 특수반 가려고 해요. 특별한 거 없어요.

<사례 7> 주변 시선이라든지 보고 엄마가 외국인이니까 아이도 못한다, 엄마가 외국인이니까 아이들 공부도 못한다, 그런 소리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저도 막 그 욕심에 잘할라 고 하는데 안 되면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제 그 육아 혼자서 감당하기엔 힘들잖아요. 아빠 도와준다고 해도 못해요. 마음은 있어도 또 거기에 대해 제 마음 에 안 차니까 또 뭐라고 하잖아요. 사실 제가 신랑한테 뭔가 부탁을 했으면 눈을 감아야 하는데 안 감아지니까 자꾸, 이게 이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하니까 또 남편 하기 싫어지잖아요. 급하니까 또 가서 해버리고. 좀 힘들었지만 아이들 커가면서 느낀 어려움은 늘 있었던 거 같아요. 특히 큰 아이, 큰 아이 키우면서 모든 거 처음 경험하는 거잖아요. 학교 보내면서도 처음이 뭘 느끼고. 그런데 잘하는 줄 알고 근 데 저한테 기대가 너무 높으니까 오히려 저는 그런 기대치가 부담스러운 거예요.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 진학한 사례들은 부모 모두 자녀의 교육에 참여하기가 기능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부모들 은 공교육이나 다문화자녀를 위한 교육 지원 제도를 활용해 보고자 하였으나 농촌의 공교육 시스템 문제와 교육 지원도 단순한 방과 후 프로그램 지원에 머 물러 있어서 실제적으로 다문화가족 자녀의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 것 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사례 6> 얘네들이 특히 사회, 과학 쪽으로, 특히 사회, 우리 아이들은 사회 쪽으로 제일 약해 요. 왜냐하면 아빠가 바쁘잖아요, 새벽부터 새벽까지 밖에서. 엄마는 외국인이니까.

저도 진짜 사회적으로 뭐를 뭐를 어떻게 됐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얘랑 자 연스럽게 대화가 안돼요, 그거에 대해서. 가나다라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우리도.

근데 그 위에 그래서 우리 애들이 제일 약해요. 우리 큰 딸도 그래요. 시험을 보면 100점 만점에 30점 못 맞춰요. 학교도 지원은 없고...

2.2. 경제적 어려움과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욕구

농촌 다문화가족은 농가든 비농가든 이주 초기에 해당되는 네 사례를 제외하 고는 부부 모두 일을 하고 있었다. 농가의 경우 여성결혼이민자는 남편의 농업 일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거나 시간제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농가의 경우는 초기양육기를 지나 어린이집 등 맡길 기관이나 양육을 담당할 시부모

등이 존재하면 여성결혼이민자는 일을 시작한다.

이들이 일을 시작하게 되는 배경은 농가의 경우 대부분 농토를 임대한 가족 농의 형태이기에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는 역할, 시부모와의 생활에서의 갈등 해소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였으며 농업을 통한 남편의 수입이 불안정하여 여 성결혼이민자가 구직활동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편 비농가의 경우는 남편의 수입이 불안정함으로 나타나는 경제적 어려움 과 함께 본인들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욕구로 여성결혼이민자는 구직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이 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농촌 근교의 농공단지이거나 공 장, 어린이집 아이돌보미 등 생산보조직이거나 서비스직에 종사하였으며 영어 를 할 수 있는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은 영어강사 일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들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 복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가정의 돈 관리를 남편이 맡기지 않는 상태에서 본인 이 쓸 수 있는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례 3> 처음부터 한국 와서 한 달 뒤에 가지 밭에, 바쁘잖아요. 10월 달부터 바빠요. 가지 하고 밭에 일하고 임신 배 커서, 언제 애 나오면 병원 가고 아니면 밭에 다 일해요.

병원 누워서 3일, 집에 와서 이틀 또 밭에서 일해요. 베트남에서는 애 낳으면 한 달 집 안에 누워야 돼요. 우리 집 바쁘잖아요. 걱정하고 그냥 애 낳고 밭에 일 나가 지 뭐. 남편이 말 안 해요. 그냥 바쁜데 일하면 되지.

<사례 4> 남편은 쌀농사, 무, 옥수수 그리고 메주 콩. 다 임대. 내가 땅 없어요. 근데 임대면 이게 끝날 때잖아요, 가을 되면. 다 얼마씩 줘야 되니까 돈을. 그니까 열심히 하면 괜찮고, 열심히 안 하면, 또 안 가꾸면, 안 하면……. 빚이 있죠. 농사지으면 기 계……. 혼자니까 일하려면 기계가 있어야 되니까 다 빌리죠, 농협 얼마……. 농사 일 도와도 주고 어린이 집에 7년 전부터 애기들 돌봐주는 거요. 하루 종일 일 했었 고 지금 현재는 오후만. 시간제로 하는데 근데 한 달 사장님이 얼마씩 줘요. 집에 돈 벌고 애기들이 옷을 장난감이나 그런 거 좀 더 벌려고 그냥…….

<사례 2> 휴대폰 공장 다녔거든요. 작은 애가 네 살 때부터 작은 애 유치원 보내고 나니까

제가 심심해가지고. 다 보내놓고 제가 일하러 나갔죠. 경제적 문제 물론 있죠. 왜냐

면 제가 집에 있으니까 용돈은 안주시거든요. 애들도 뭐 그런 거. 남편이 돈을 벌어

오면 저는 관여 안 해요. 우리 어머니가 해요. 지금까지도. 내가 힘 있으니까 젊으

니까 일하면 되지. 그런 식으로 하니까. 제가 계속 돈 벌어야 하고 제 돈으로 제가 쓰고 그런 식으로 해요.

한편 1990년대 말과 2000년 초반에 이주한 여성결혼이민자 중 한국어가 능 숙하고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례의 경우에는 2006년 이후 다문화가족지 원정책이 수립되고 지역별로 센터가 개소되면서 다문화가족 관련 사업의 일자 리에 취업할 수 있게 되었다. 주로 국가별 통번역사, 이중언어강사, 다문화강사 와 같은 직종에 일자리를 얻게 되지만 일자리 수가 제한되어 있고 센터 내에서 도 내국인과 업무 조건 및 임금 체계상에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여성결혼이 민자들은 이와 같은 일자리도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와 지속가능성이 낮은 일자리로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본 사례조사의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남편과의 연령 차이로 인하여 남편 의 고령화에 따라 향후 본인들의 경제적 역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여겨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 5> 통역사 차이가 많이 있더라고요. 지금 하는 선생님도 저하고 똑같이 받더라고요.

6, 7년 동안 근무하신 선생님인데, 그래서 좀 억울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2년, 3 년 근무하면 월급을 좀 올려주거든요. 그리고 연가 휴가도 하루씩 올려주고 그런 시스템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거 없더라고요. 지금 만약에 한국 사람들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안 받을 거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우리는 외국인이니까 최저임금 으로 쳐 주라고 그런 식으로 하는 것도 억울해요 한국은 전혀 아니더라고요. 그건 좀 아주 마음에 안 들어요. 그리고 우리 통번역 하는 선생님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는 일상생활에서 배웠던 언어를 가지고 통번역을 하고 있잖아요. 근데 너무 높은 수준의 사람들 통번역을 해야 하는데, 그건 아직 안 되는 수준이잖아요. 교육도 제 대로 받지 못하고 한국어도 솔직히 제대로 받지 못한 한국어 갖고 문서로 작성하고 이렇게 하면서 일해요. 그 쪽으로는 좀 교육 같은 거 잘 시켜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데…….

<사례 7> 경제적으로 그냥 보통이라고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보통이긴 한데 사실 다문화센터는 돈벌이로 생각하면 일을 못해요.

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지만 봉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못할 거 같아요.

저도 만약에 일반이었으면 벌써 갔을 거예요. 근데 이제 제가 버틴 이유는 제가

다문화가정이고 제가 제일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하고 그래서 어렵지만 생각을 해서

계속 가고 있는 거 같아요. 만약에 일반인이었으면 미련 없이 갈 수도 있어요. 책임 감. 근데 다른 일도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사례 10> 그런데 안 그래도 지난번에 그 간호조무사는 생겼는데 지원한대요. 교육비 뭐 250만 원 지원한대요. 그래서 나도 내년에 일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나는 영어 강사만 아니고 이제는 안정된 직업으로 바꾸고 싶어요. 생각에 학원 강사는 안정되지 않아요. 왜냐하면 앞으로 계속하는 직업이 아니라서 그리고 뭐 4대보 험, 퇴직금이나 그런 게 또 안 되어 있는, 가입비 없어요. 만약에 간호조무사 되 면 다섯시 반까지 거기서 일하고 남은 시간에 내가 애들한테 뭐 가르쳐 줄 수도 있고 뭐 다른 일도 있을 수도 있고 뭐 그렇게 하고 싶어요. 남편도 자꾸 아프고 일도 못하고 그러니까 불안해요.

2.3. 사회적 관계의 공백과 제한된 확장: 지역민과 결혼이민자로 살아가는 문제

농촌 다문화가족에게 있어서 사회적 관계의 특징과 사회 참여를 살펴보는 것 은 이들 가족에 대한 지역사회의 사회통합 수준을 살펴 볼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대부분 이주민들은 이주를 함으로써 사회적 관계에서 탈구적 현상 (김이선 외 2011: 120)을 경험한다는 연구 보고처럼 이들도 기존 사회적 관계 망이 단절된 채로 본인 가족관계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 은 최근에 들어온 여성결혼이민자의 경우에도 언어적 소통의 문제, 교통수단의 문제, 농촌 지역 거주지의 고립 등으로 남편과 시어머니 등 같이 거주하는 가 족 이외에는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최근 농촌 지역에는 군 단위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있지만 면 이 상의 농촌의 고립된 지역에 사는 결혼이민자는 초기에는 거의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사례 13> 이 분 사는 월세집 이제 딱 한 채 있어요. 옆집에 있긴 한데 할머니들 많이 거주하

고 아마 아랫집에는 남자분이 사세요. 거의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무슨 일

생기면 일단 남편한테 전화하고 시누한테도 전화하고. 식구들한테 일단 먼저 가는

것 같애. 센터에다가 전화하기도 하고 그래요.

앞서 본 바와 같이 지역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되고 여성결혼이민자 들이 한국어 교육 등을 받게 되면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국인과의 접촉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모국 중심의 사회적 관계를 맺게 되는 단초가 되 며 또한 농촌 지역의 좁은 사회적 관계망에서 같은 마을에 사는 모국 출신의 결혼이민자를 알게 되면서 서로 집을 방문하고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모국 출신과의 관계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힘들었 던 한국인들 사이의 긴장된 관계를 풀 수 있으며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 성을 확인하고 한국생활에서 직면하는 각종 문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긍 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국제결혼을 한 남편 들이 주도적으로 부인의 국가별 모임을 선도하여 여성들만의 모임이 아닌 주 기적으로 다문화가족 모임을 선도하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사례 16> 베트남에서 온 친구들 언제든 시간 있으면 그냥 만나요. 동네에 있어요. 그냥 베트 남 음식 만들어요. 같이 먹어요. 이야기해요. 센터 나와도 만나고 놀아요.

<사례 8> 저는 우선, 베트남 자조 모임이 있어요. 베트남 분들끼리. 또 다음에 어울림 모임이 있어요. 여러 나라 만나는, 근데 그 어울림 모임은 저는 한국반 문화의 집이 있는, 한국반할 때부터 지금까지 되어 있어요. 다문화 생기기 전에 그렇게 어울려 놀았고요.

<사례 9> 우리는 회비를, 지금 오늘, 내일 죽는 사람이 하나 있어요. 그 사람 빼고도 우리 그 전에도 회원이 열 다섯 명 됐는데 보니까 여자들이 문제가 좀 있는 여자들은 다 빼고 지금 한 일곱 가정이 하는데 한 달에 10만 원씩 회비를 내어서 그 돈으로 베트남 처가를 간다, 그러면 우리가 200만 원을 줘. 그리고 우리가 여름에 하계에 수련회 같은 걸 할 때 또 그 돈을 쓰고. 또 새해에는 31일 정도 되면 펜션 빌려가지 고 또 1박 2일 놀러도 가고. 그리고 누가 아프면 10만 원씩 부조도 하고. 또 사망 하면, 부모라든지 이럴 때는 꽃도 보내고 다 그렇게 해요. 우리 회원들은 재밌게 지내요. 그리고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로 같이 모여서 음식도 먹고.

그러나 초기의 사회적 관계가 가족 중심에서 다문화가족 관련 기관 접촉과 활동, 마을의 정보 등을 통해 모국 출신의 여성결혼이민자 중심으로 변화되다 가 자녀 양육과 돌봄, 경제적 활동 등으로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모국 출

신의 사회적 관계는 약화되거나 단순한 정서적 유대관계로 제한되어져 버린다.

한편으로는 이주의 기간과 경제적 상황에서 차이가 발생하면서 모국인 사이 에도 갈등의 요소가 발생하여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본인이 가족 중심의 관계 로 집중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사례 6> 친구들이 그냥 우리 00군에서 원래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친구들이 다섯 명 있는데 요. 근데 우리 처음에 한국에 와가지고 자주 만나고 밥 먹고 같이 울기도 하고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은 다들 먹고 살기 힘들잖아요, 바쁘고 애들도 있고 부모도 있고 하니까 우리 나이에 진짜 가운데잖아요. 부모도 돌봐야 되고 애들도 사춘기라서 엄 마들 아빠들도 스트레스 받고 그러니까,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어야 되고, 이제 40 대 되면 몸도 아프기 시작하고 하니까 막 그래서 쉽게 못 만나요.

<사례 2> 저는 주로 센터밖에 없는데요. 베트남 친구들은 센터에서 자주 모임이 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거. 자기들 모임에도 정보가 없잖아요. 그냥 고향 얘기하고 뭐 그런 거지. 자조모임? 그냥 전통음식 나누기. 아니면 저번에 이중 언어 강사들 모임 하면은 모여가지고 자기 문화, 나라에 대해서 뭐 그런 거.

<사례 3> 저는 모임 안 해요. 남편은 모임 많이 해요. 한동안 뭐든지 같이 했는데 이제 제가 뭐 잘 안 가요. 남편밖에 없어요. 제가 그냥 밖에 나가면 사람 만나고 사람 좀 안 믿어요. 제가 좀 생각이 밖에 나가면 사람들 우리 좀 잘 살면 배 아파하고 거기 못 살면 사람들 자꾸 무시하고 그래서 우리 이제 좀 올라가잖아요. 그럼 사람들 배 아파가지고 자꾸 이상한 말만 해요. 이제 가면 사람들 무섭고요. 그냥 얘기만 진심 으로 잘 안 해요. 한국사람 배 아파도 있고 외국사람, 우리나라 사람 배 아파도 있 고. 만나도 뭘 우리 좀 있어 자꾸 이상한 말 하고. 한국 사람도 자기 배 아프면 자꾸 밖에 나가도 얘기하고. 자꾸 안 좋은 쪽 소리 자꾸 말하고. 이제 사람들 필요 없고 남편이랑 가족이랑 같이 하면 돼요.

남편의 사회적 관계인 사적 모임을 통해 여성결혼이민자는 한국인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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