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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국제무역의 이론적 관계 8)

기후변화와 국제무역

1. 기후변화와 국제무역의 이론적 관계 8)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등 기후변화의 효과는 전 세계적 으로 확산·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평균 기온의 소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허 리케인, 태풍, 홍수, 가뭄, 폭풍우와 같은 이상기후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빈도와 강도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상변화의 분포는 권역 또는 지역과 국가 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인구나 생태계의 취약성에 따라 그 영향이 크게 좌우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개도국 내에서 가장 빈곤하고 소외된 인구는 선진국보 다 적응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래 기후변화의 영향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 고, 그 영향에 가장 취약할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의 위험은 빈곤퇴치, 보건의료 개선, 식량안보 강화, 에너지 공급원에 대한 접근 개선 등을 야기시켜 이들 국가들 이 이미 직면하는 어려움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가 지역 또는 위치나 발전수준에 따라 상이하다는 특징이 있을지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은 세계 경제 전반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세계 무역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농업은 기후

8) Tamiotti et al.(2009)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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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가장 취약한 부문 중 하나다. 대다수 개도국이 위치하는 저위도 지역에서 기온이 1℃만 상승해도 주요 곡물의 단수는 5~10%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 다(World Bank 2008; Nyong 2008). 기후변화의 다른 주요 영향은 무역 인프라와 무역경로에 대한 것이다. 가령 건물, 도로, 철도, 공항과 같은 시설은 허리케인, 태 풍, 홍수, 가뭄, 폭풍우와 같은 이상기후의 빈번한 발생에 매우 취약할 수 있으며 특히 교량과 같은 항만시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손실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세계 무역은 지난 60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WTO와 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최근 10개년) 세계 교역액은 1960년대보다 94배 증가했으며,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교역액의 비중 또한 동기간 16.8%에서 46.5%로 거의 3배 정도 증가했다.9) 이러한 세계 교역 규모의 확대는 수송과 통신 비용을 낮추는 기술발전보다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 정책에 의해서 가능했다. 또 한 세계 무역에 참여하는 국가의 수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개도국의 상품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뿐만 아니라 참여국가의 수 또한 1960년대에 비해 거의 2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세계 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무역 개방이 온실가스 배출량에 미치는 효 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Tamiotti et al.(2009)에 따르면, 무역개방(trade opening)은 규모효과(scale effect), 구조변화효과(composition effect), 기술효과 (technique effect) 등 3가지 경로를 통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규모효과는 무역개방에 따라 증가하는 경제활동과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의 효과와 관련된다. 경제활동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사용은 보다 증가할 것이며,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도 지속 증가할 것이다.10) 둘째, 구조변화효 과는 상대가격의 변화에 대응한 시장개방이 한 국가의 생산구조를 변화시키고, 이런 생산 방식과 구조의 변화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다. 시

9) WTO DATA(https://data.wto.org/, 검색일: 2020. 10. 12.), World Bank Indicators(https://

data.worldbank.org/indicator, 검색일: 2020. 10. 12.).

10) 산업화 시대 이전부터 경제성장과 인구증가가 주 원인(drivers)이 되어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기상청 2019).

장을 개방하는 국가의 생산구조는 비교우위에 영향을 받는다. 즉, 온실가스에 대 한 효과는 해당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 산업에 비교우위가 있는지, 또는 해 당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위축되고 있는지에 영향을 받게 된다. 시장개방을 통 한 무역자유화를 추구하는 국가의 생산구조의 변화는 국가 간 환경규제의 차이에 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배출 집약적 산업은 배출규제 정책이 엄격하지 않은 지역 또는 국가로 재배치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효과는 상품과 서비스 생산방식 의 개선과 관련되며, 이런 기술효과를 통해 생산물의 배출 집약도가 감소될 수 있 다. 이는 무역개방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주요한 경로다.

온실가스 배출 집중도를 완화하는 방식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보다 개방적인 무역은 기후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낮은 비용을 사용하여 합리 적인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해당 재화의 생산이 부족한 국가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11) 또한 무역개방으로 소득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온실가스 배 출량을 낮추고자 하는 요구가 증대할 수 있다. 소득 증가로 인한 환경개선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세와 규제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그런 조치가 마련될 경우에 한해 기업들은 보다 환경 친화적인 생 산기술을 도입하고,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일정 수준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12) 규모효과와 기술효과는 주로 부(-)의 관계를 보이며, 구조변화 효과는 국가 간의 비교우위와 규제 차이에 의존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 한 무역의 총괄적인 효과는 사전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순 효과는 3가지 개별 효과의 크기와 강도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며, 이는 실증분 석의 영역이다.13)

11) 현재 WTO는 환경 재화와 서비스 시장의 추가개방을 목표로 2001년 무역과 환경에 관한 도한 작업 계획을 수립하여 복수국 간 협정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음.

12) 일 인당 소득과 환경의 질(quality) 간의 정(+)의 관계가 기후변화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님. 온실 가스 배출량은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이런 비용의 일부를 다른 국가의 국민이 부담해야 하므로 해 당 국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을지라도 해당 국가로 하여금 배출량 감축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 는 강력한 유인책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Tamiotti et al. 2009).

13) 대다수 실증연구에 따르면, 보다 개방적인 무역은 CO2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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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은 상품과 서비스가 생산지역으로부터 소비지역으로 이전되는 교환 과정 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제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운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증 가하는 경향이 있다. 상품 교역은 항공, 도로, 철도, 수로를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

특히 해상 운송은 국제 교역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14) 운송으로부터 발생 하는 총 CO2 배출량에 대한 기여도는 국제 해상운송이 11.8%, 항공운송이 11.2%, 철도운송이 2.0%이며, 도로운송이 7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IMO 2008). 이러한 기후변화가 국제무역의 운송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 절에서 추가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국제무역은 기후변화 완화기술을 한 국가로부터 다른 국가로 확산시키는 경로 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이런 무역을 통한 기술 확산으로부터 개도국들 은 선진국들의 기후변화 관련 기술혁신에 대한 학습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으며, 이런 기술이 전파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 국가가 스스로 생산할 수 없는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입하는 것이다. 둘째, 무역이 국가 간 경험 공유 기회 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도국은 선진국으로부터 생산 방식과 디자인에 관해서 학습 할 수 있다. 셋째, 국제무역은 지역 조건을 충족하는 해외 기술 채택 기회를 증가시 킬 수 있다. 넷째, 국제경제 관계에 의해서 가능한 학습과정이기에 미래 혁신적이 며 모방 비용을 줄인다.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무역은 인류가 미래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는 가장 취약한 농업 또는 농식품과 함 께 지리적 생산 패턴을 변화시키도록 위협하고 있다. 무역이 수요와 공급 차이를 조정하는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해서 피해를 입는 한 국가는 상 품과 서비스의 제공 여력이 충분한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을 통해서 부족한 상품과 서비스를 충당할 수 있다. 반면, 국제무역이 농업과 농식품 분야의 기후변화 적응

규모효과가 기술효과와 구조변화효과를 상쇄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선진국 또는 개도국, OECD 회원국 또는 비회원국 간에도 상이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됨(Tamiotti et al. 2009).

14) UNCTAD(2007)에 따르면, 세계 무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항공화물은 0.3%, 육상화물은 10.2%이며, 나머지 89.6%가 해상화물에 해당함.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국제무역이 적응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는 농 산물 가격이 시장에 어떻게 전가되는지에 의존한다. 특히, 농업 보조금과 같은 특 정 무역조치가 시장가격의 신호를 왜곡하는 경우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무역의 기 여도는 상당히 감소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국가의 비교우위 변화를 통해서 국제 무역의 규모와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비교우위가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국가들에서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는 국제무역이 의 존하는 공급, 운송, 유통 경로의 취약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공급사슬의 붕괴는 국제무역에 참여하는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다음 절에서는 기후변화와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국제무역이 적응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는 농 산물 가격이 시장에 어떻게 전가되는지에 의존한다. 특히, 농업 보조금과 같은 특 정 무역조치가 시장가격의 신호를 왜곡하는 경우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무역의 기 여도는 상당히 감소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국가의 비교우위 변화를 통해서 국제 무역의 규모와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비교우위가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국가들에서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는 국제무역이 의 존하는 공급, 운송, 유통 경로의 취약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공급사슬의 붕괴는 국제무역에 참여하는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다음 절에서는 기후변화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