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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폐증 유병률은 2.64%로 어린이 36명 중 1명이 자폐증상을

문서에서 I LOVE KISTI 2017 성과사례집 (페이지 49-52)

보인다.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으 나, 치료제 효과는 미미하고 신약 개발은 더디다. 자폐증 원인 유전 자가 셀 수 없이 많고 그 핵심 메 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 다. 희망적인 것은 자폐증 관련 연 구에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가 뛰 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 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자폐증 규 명을 위한 각계의 융합연구가 활 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은 시냅스 단백질과 뇌질환의 관련성을 연구하는 곳이다. 시냅스는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장소로 뇌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능 을 담당한다. 만약 시냅스가 잘못되면 신경회로가 잘못되고, 신경회로가 잘못되면 뇌 기능에 문제가 생겨 뇌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시냅스와 뇌질환의 관련성을 연 구하는 것은 그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핵심 사항이다. 더욱이 치료제 개발은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자폐증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는 물론 가족의 심적 고통은 헤아 릴 수 없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수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수많은 연구실이 달 려들어 경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고, 신 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폐증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김은준 시냅스뇌질환연구단장은 유전자 연구로 자폐증 원인을 밝혀온 세계적인 권위자로 RNA(유전정보전달물질) 분석이 필요하던 때, KISTI와 첫 인연을 맺는다.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DNA와 단백질 그 사이에 RNA가 있습니다. 세포나 개체 간에 어떤 변화가 있을 때, DNA는 고유한 것이라 바뀌지 않지만, RNA는 그 발현량이 다양하게 변하면서 단백질의 최종 양을 결정합니 다. 따라서 단백질 분석보다 상대적으로 정량분석이 쉬운 RNA 분석을 통해 장기 조직이나 개체 행동 등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분자 수준에서 예측합니다.”

Value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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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에 숨겨진 비밀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얻은 김 단장은 또 다른 비밀을 풀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렸다.

시냅스뇌질환연구단, 분당서울대병원, KISTI가 협력하여 한국인 1천 명의 환자와 가족(trio)에 대해 전장유전체(Whole Genome Sequencing) 분석을 수행하기로 하 고, 공동연구의 장을 넓힌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고 자녀에게 새로 생긴 유전변이 중에서 자폐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후보 유전 자를 발굴하는 연구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원인유전자는 유럽계 백인을 대상으로 발견된 것이므로,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자폐후보 유전자를 새롭게 발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공동연구, 천 명 이상 은 세계적으로도 어려운 규모다. 특히 전장유전체 연구는 빅데이터 분석이 요구되 는 대표적인 연구 분야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저장소 규모만 1PB(1 페타바이트

=1,048,576 기가바이트)에 이른다. KISTI의 슈퍼컴퓨팅 자원이 아니면 연구 진행이 어려운 현실.

“전장유전체 분석에 관해서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님이 함께하고,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 수님은 임상기록과 임상샘플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서양과 동양 사람들의 자폐가 어떻 게 다른지, 같은 돌연변이가 있어도 어떨 때 자폐가 되고 안 되는지, 그 비밀을 푸는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 합니다.”

연구단은 인간 자폐 환자에서 나타나는 유전자를 가진 생쥐, 즉 자폐 모델 생쥐를 통해 그 안에 있는 RNA 발현패턴을 분석해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파악하려고 했다. 일반 기업에서도 샘플 분석을 해주지만, 변화 자체에 대한 것일 뿐 거기에 숨어 있는 변화요인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연구방법을 찾던 중 생물정보 학 기법을 활용하는 KISTI에 지원을 요청, 생물학과 전산학을 전공한 적임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연구단에서 1차 분석을 끝낸 샘플에 질문이나 제안을 적어 KISTI 강효진 박사에 게 보내면, 그는 다시 분석한 결과를 피드백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한 결과를 공 유하며 논문은 내용적인 완성도를 채워 나갔다.

“처음에는 자폐 모델 생쥐의 RNA 발현패턴이 인간 자폐 환자의 것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 데 생물정보학 분석기법을 활용한 결과, 데이터를 통해 그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죠. 분석해준 관련 자료를 토대 로 올해 상반기에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Value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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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이용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연구이자 한국인의 자폐 유전적 특징을 찾기 위한 첫 단추, 드림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KISTI의 지원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계획이었다고 단언합니다. 우리 자체로는 어림도 없었던 일입니다.

단순히 인프라 측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연구 수행에 있어 헌신적인 노력으로 데이터를 살찌워 주었습니다. 논문 일정이나 해외 출장 등이 급박하게 잡혔을 경우에도 밤새 데이터를 분석해 시간에 맞춰 보내주 었습니다. 공동연구에 대한 사명감이 그런 실천을 가능하게 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환상의 협업이었습니다.”

김 단장은 공동 연구의 시너지는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폭발적 이라고 덧붙였다. 그 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연구 데이터는 향후 임상의들이 의료 현 장에서 선진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유전체 분석에 관한 공동연구는 천 명을 넘어, 2년 안에 5천 명, 10년 안에 2 만 명까지 환자샘플을 늘릴 계획이다.

“이 싹을 잘 키워 국가적인 프로그램에 기여하고 의미 있는 연구가 되도록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또 자폐증을 넘어서 ADHD 등 다른 정신질환의 영역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그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KISTI의 역할과 도움이 절실합니다.”

전 세계는 유전체 분석과 IT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모델을 선점하고 자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규모 공동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로 인해 다 가올 지놈(Genome, 유전체 혹은 염색체 속에 들어있는 모든 유전자) 시대, 우리나라 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PARTNER INTRODUCE

* 기초과학연구원 www.ibs.re.kr

원 장 | 김두철

주 소 |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55

소 개 | 물리학·화학·수학·생명과학·지구과학·융합 등 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 학문 연구

Service / Interview Value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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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의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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