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분야에 접합될 수 있는 사회적 경제 실천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학교와 결합하여 공교육 기관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한계를 보 이는 부분을 감당하는 것이다. 이때 주민들이 교육과 관련된 공공적 인식을 지니 고 일정한 형태로 조직되는데, 그 조직 형식이 사회적 경제 조직인 경우가 늘고 있 다. 이런 종류의 활동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기 위한 정책의 예로 농림 축산식품부의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과 교육부의 ‘미래교육혁신지구 지 원사업’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교육 관련 사회적 경제 실천으로는 이른바 ‘학교협 동조합 운동’이 있다. 학교협동조합 운동은 학교 그 자체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 영해보자는 실천인데, 그 사례가 많지 않으며 현실에서는 법률상의 제약이 다소 있다. 여기에서는 첫 번째 종류인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과 ‘미래교육혁 신지구 지원사업’을 분석한다.
2.1.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2.1.1. 배경
농어촌희망재단의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은 농촌의 교육·문화·복지 여 건을 개선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농촌 지역 주민 스스로 교육·문화·복지 여건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다. 지원 대상은 면 단위 이내 10~15명 이상으로 구성된 주민 공동체이다. 구체적 으로, ‘씨앗단계’(1년 차)에서는 10명 이상, ‘줄기(2~3년 차)·열매단계(4~5년 차)’
에서는 15명 이상으로 구성한다. 공동체는 마을 단위 구성이 원칙이지만, 인접 마 을과 연합하여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31)
사업의 신청 자격은 농촌 지역의 교육·문화·복지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으
로 고유번호증(또는 사업자등록증) 보유기관(단체)으로, 공동체 구성원 중 일부 가 법인 단체(공동체 리더) 또는 주민 공동체와 협력하여 사업을 수행하는 교육·
문화·복지 분야 전문기관이 이에 해당한다. 농어촌희망재단 웹사이트를 통해 공 모로 신청하는 방식이며, 신청 시 사전 수요조사32)와 공동체의 구성, 면장 등의 추 천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선정 시 주민 수요 반영 여부, e-나라도움 시스템 사 용 경험 유무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며, 면 중에서도 소외된 마을이나 농촌 소규 모학교, 농촌유학센터, 발달장애인 대상의 경우 평가를 통해 우선 선정될 수 있다.
선정된 기관은 e-나라도움 시스템 사용 관련 업무를 숙지하여야 한다.
구분 기존(’21년) 변경(’22년~)
지원명칭 1년 차 2~3년 차 4~5년 차 씨앗단계 줄기단계 열매단계
지원기간 3년 2년 3년 2년
공동체
구성인원 15명 이상 10명 이상 15명 이상 15명 이상
개소당
사업비 한도 5백만~20백만 원 5백만~10백만 원 8백만~20백만 원 10백만~15백만 원
지원내용 프로그램 운영비 프로그램·멘토
공동체 운영비 프로그램 운영비
주: 씨앗단계(사업경험 부족, 공동체 구성 필요), 줄기단계(사업경험 있고 공동체가 이미 구성됨. 사업 확산 가 능), 열매단계(국고 등 외부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수행 가능).
자료: 농어촌희망재단(2021, 2022)을 바탕으로 저자 작성.
<표 3-6>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개요
지원 내용은 면 단위 이내 공동체의 교육·문화·복지 분야별 단독/복합 프로그 램33) 운영비와 프로그램 멘토 공동체 운영비(씨앗단계에서만 지원)이다. 선정 후
31) 소규모 체감형 복지서비스인 ‘행복꾸러미’(예시: 거동 불편 어르신 밑반찬 배달 서비스 + 요리교실) 의 경우, 프로그램과 연계 운영하여 수행·운영 인력(예시: 사회복지사, 자원봉사, 재능기부자, 부녀 회장, 이장, 마을사무장 등)이 최소 3명 이상, 수혜자 주민 최소 10명 이상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다.
32)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이 필요한 주민을 파악 후 수요조사를 통해 해당 주민이 희망하는 분야나 종 류를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다. 수요조사 시 참여 가능 시간이나 원하는 회수 등의 항목을 포 함한다. 수요조사에서 동일 프로그램을 원하는 주민끼리 공동체(공동체당 10명 이상)를 구성한다.
33) 일회성 또는 행사성 프로그램은 제한되며, 프로그램과 연계한 견학 및 문학탐방은 연 2회까지 허용 된다.
3년간 지원하는데, 추가로 후속 지원을 2년까지 받을 수 있다. 매년 점검 및 평가 를 실시하여 지원을 지속할지 판단한다. 동 사업의 운영 기간은 매년 1월부터 11 월 말까지이다. 프로그램은 동일 대상(공동체)에 대해 지속·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수혜자의 접근가능성을 고려해 작은도서관, 학교(폐교 포 함), 경로당, 마을회관, 보건소 등 지역 내 유휴 시설 및 공간을 장소로 활용한다.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처리(회계, 행정 등) 노하우 및 사업운영 경험 공유 등의 지원이 필요한 씨앗단계의 공동체는 사업신청 시 멘토공 동체 신청을 통해 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다. 멘토공동체는 전년도 2년 차 이상 시행기관 중 사업 평가 결과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은 참여 의향을 가진 실무자 로서, 전국 4개 권역에 각각 1명 이상 선정한다. 멘토-멘티 공동체 매칭은 지역 및 유형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지고,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멘토링 시간·장소·방법(현 장방문, 유선, 메일 등) 등은 양자 간 협의로 자율 운영한다.
구분 활동횟수
(A)
활동수당 활동비(원) 비고
(B)
교통비(원) (C)
현장 멘토링 2 100,000 50,000 현장 방문을 위한 교통비 반영
비대면 멘토링 2 100,000
-계(최대) 3 400,000 활동수당 금액은 전체 사업비의 10% 이내로 설정 자료: 농어촌희망재단(2021)의 내용을 요약하여 저자 작성.
<표 3-7>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멘토공동체 수당 지원
재원은 국고 100%이며, 2021년 기준 약 19억 원(145개소, 3,400명)을 지원하였 다. 2022년에는 약 16억 원(135개소 내외)을 지원하였다. 1개소당 500만~2,000만 원을 지원하는데, 참여 인원, 프로그램 종류 및 횟수 등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2022년부터는 공동체 규모별 지원 한도액을 구분한다. 운영비는 90% 이상의 직 접비(강사비, 재료비 등)와 10% 이내의 간접비(인건비, 회의비 등)로 구성된다.
단, 행복꾸러미 프로그램에 한해 인건비가 포함된 간접비가 전체 예산의 10%를 초과하는 것이 허용되고, 행복꾸러미 프로그램만을 진행할 경우 사업비의 50%는
자부담으로 추진하여야 한다.34)
사업 시행 이후 2021년까지 누적치로 볼 때 총 900개 기관 27,458명이 지원을 받았으며, 누적 총예산은 139억 1,700만 원이다(농어촌희망재단, 2022). 코로나 19 유행 이후 사업 규모는 감소 추세로 돌아섰으며, 가장 최근인 2021년 지원기관 의 수는 145개, 지원 인원은 3,400명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자료: 농어촌희망재단(2022)을 참고하여 저자 작성.
<그림 3-6>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현황(2017~2021년)
단위: 백만 원, 명, 개
2.1.2. 사례
35)지금까지 살펴본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실질적 인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다소 위축되기는 하였으나, 지역민 스스로 지역의 낙후 된 교육·문화·복지 여건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농촌 지역 주민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특히 그 지원 대상이 면 단위
34) 예를 들어 반찬 배달 서비스를 위한 자원봉사자 모임이 만들어질 경우 해당 모임의 운영(재료 구입, 배송 등)은 자부담으로 하고, 이 자원봉사자 모임을 조직화하고 관리하는 인력(1명)의 인건비 및 경 상경비를 국고로 지원한다.
35) 동 사업을 3년째 수행 중인 J군 면 지역 소재 A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내용에 주로 기 초하였음을 밝힘.
이내의 지역민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동체임을 명시함으로써, 농촌 지역의 내발적 발전을 돕는 사회적 경제 전략과 접점을 갖는다. 실제로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 공동체가 수행하는 활동은 돌봄, 교육 등 해당 지역에서 공 공의 지원이 닿지 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다.
“주민들이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이유는 공공이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전남 나주시 문평면의 주민 조직 ‘풀 뿌리희망문화학교’가 동네 어르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여러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도 공공복지 서비스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서다.” (조선일보. 2019년 11월 26일 기사)
“교육과 관련된 이 시골에 많은 부족함도 많고 또 시골 학교들이 너무 적고. ··· ··· 또 농사를 굉장히 많이 짓는 부부들은 너무 바빠서 자기 아이들 돌보지를 못해요. 시골에 그런 아이들이 여기서 같이 우리하고 프로그램을 하니까 (마을 주민들이) 좋아하세요.
··· ··· 애들이 놀러 갈 수 있는 공간도 전혀 없어요. 이런 거라도 있으면은 아이들이 모 이고 애들이 뭐라도 하나씩 배우고 이렇게 할 수 있으니까.” (J군 A협동조합)
이 사업은 지역민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사회적 경제 조직 을 만들어 이를 수행하는 귀농·귀촌인과 토박이 주민 사이의 접촉면을 넓히고 긍 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촉진하거나,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다른 사회적 경제 조직 등 주민 조직과의 관계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역에 또 귀농하신 젊은 분들이 많아 가지고 그런 분들도 이제 프로그램을 같이할 수 있도록 이렇게. 처음에는 ○○면 내에서만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군 쪽으로 넘어 가서 교육 네트워크 활성화하는 데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이제 협조하고 같이 하 려고··· ” (J군 A협동조합)
동시에 농촌의 사회적 경제 조직 사이에 조직의 목표 실현과 지속가능성 확보 에 힘을 실어줄 재정지원 사업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점도, 농촌 교육·문화·복 지 지원사업에 사회적 경제 전략이 활용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이제 희망재단의 원 뜻을 잘 모르고 우리가 있는 인프라를 이용해서 여기 아 이들한테 뭘 가르치고 이러면은 우리도 좀 수익이 생기겠다. 이런 취지로 처음 시작했 는데 이제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이 지역의 아이들을 공동체로 구성하고 마 을의 어른들을 또 공동체로 이렇게 구성해가지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강사 로 이렇게 섭외도 하고. 이런 식으로 이제 활동하면서 ··· ··· 저희 협동조합보다 지역 에 있는 분들이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좀. 그러면서 이걸 통해서 지역민들하고 저 희는 굉장히 많이 화합도 되고 지역 안에 저희가 이제 거부감 없이 여기서 자리를 잘 잡 을 수 있는 계기는 된 것 같아요.” (J군 A협동조합)
“처음에는 솔직히 말하면 저희가 수익이 전혀 제로니까 강사비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이게 처음에 진짜 솔직한 처음에 그거는, 그 시작은 그거였어요.” (J군 A협동조합)
그러나 현재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의 지침 등에서 표면상 사회적 경제 조직의 참여를 특별히 독려하고 있는 것을 보기 어렵다. ‘사업신청서 및 사업계획 서’를 예로 들면, 시행기관의 유형 구분에 사회적 경제 조직이라는 별도 항목은 없 다.36) 기존에 지역을 위한 활동을 수행 중인 사회적 경제 조직의 참여가 사업의 원 활한 수행을 위해 일정 수준의 기획과 행정 업무 등에 대한 역량이 요구된다는 점 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참여자(시행기관)로 적극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시골에 어른들은 정말 못 할 것 같아요. ···(중략)··· 우리 마을의 어른들은 프로그램 같은 걸 굉장히 하고 싶어 하고. 여러 가지 옛날에도 ○○군내에서 이제 지원해가지고 하는 그런 프로그램 많이 했거든요. 그럴 때 외부에서 와가지고 하지 이 내부에서는 하 고 싶어도 시도조차 못 하는 거죠. ···(중략)··· 그러니까 기획서 내는 것도 뭐 하고 싶 지만. 하고 싶은 마음은 엄청 큰데. 그 기획 능력도 없고. 또 이런 행정 이런 것도 하기 힘들고. ···(중략)··· 수요조사 이런 건 별로 어렵지 않지만 어른들은 굉장히 어렵게 느 끼죠.” (J군 A협동조합)
36) 시행기관의 기관유형은 공동체 자체 수행, 복지기관, 여성농업인센터, 학교, 도서관, 미술관·박물 관,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영리단체, 기타로 구분하도록 명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