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의 목표와 전략 -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디지털국토 구상

1. 정보화시대와 국토계획

1) 국토계획의 접근방식의 특성과 여건변화

국토계획은 헌법 제120조 제2항 및 1963년에 제정된 국토건설종합계획 법에 근거하여 수립되는 것으로서 국토의 이용 개발 보전에 관한 장기적 종합적인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국가의 최상위 종합계획이다. 그동안 3차의 국토계획이 수립되어 시행되어 오고 있으며, 2000～2020년을 목표기간으 로 하는 제4차 국토종합계획(안)이 수립중에 있다.

국토계획의 성격은 국토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관련 부문계획 및 지 역개발계획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며, 인구와 산업의 배치, 기반시설의 공 급, 국민생활환경의 개선, 국토자원의 관리 및 환경보전 등에 관한 정책방 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60년대 이후 개발의 시대에서는 국토계획이 바로 지역개발의 지침계획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

급격한 도시화와 압축적인 경제성장의 결과 국토공간구조가 과거와는 크게 변화하여 왔으며, 기존의 국토계획도 국가의 최상위 공간계획으로서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에 부응하기 위하여 공간배치계획 중심의 몇가 지 특징적인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과거 3차례의 국토계획기간동안 사회경제적인 여건 또한 급속하게 변화하여 왔다. 특히 최근의 정보화 지 방화 국제화와 같은 급속한 여건변화는 국토계획 접근방식의 전환을 요구 하고 있다.

첫째, 그동안 국토계획의 입안과정이 지역의 개발요구에 의한 상향식 계획수립방식이 아니라 중앙정부중심의 하향식 계획수립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3차에 걸쳐 수립된 국토계획에서는 지역의 발전방향을 설정할 때 지역의 개발요구나 의견수렴과정을 거치기는 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앙 정부 중심으로 계획안을 수립하였다. 이로 인하여 각 지방의 의견이 국토 계획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토계획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저하시키게 되고, 국토계획의 실천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 었다. 지방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제4차 국토계획에서는 계획수립방식을 상향식 계획으로 전환하였다. 상향식계획이란 제4차 국토종합계획의 시 도별 발전방향을 중앙정부 중심으로 작성하지 않고 각 시 도가 주도적으 로 작성하는 계획이며, 중앙정부는 시 도에서 작성한 발전방향이 국토종합 계획의 총괄계획 및 부문계획에서 제시된 계획목표나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상호 환류과정을 통하여 조정을 하고 인접 시 도 발전방향간 의 상충된 내용을 국토계획 차원의 관점에서 조정하는 조정자 역할을 수 행한다. 이러한 상향식 계획안의 작성은 외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일본의 5차 전국총합개발계획도 시도별 발전방향의 작성을 상향식 계획에 의한 방식으로 추진하였다.

둘째, 국토계획의 주된 내용이 기본방향이나 지침중심의 성격이 아니라 물리적 시설계획이 중심부문을 이루어 왔다는 것이다. 국가계획의 최상위 계획으로서 국토계획은 국토전반에 관한 장기발전방향을 다루었으나 물리 적인 시설입지계획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차지하여 왔다. 특히 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정책에 따른 각종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이 시급한

제4장 계획의 목표와 전략 65

과제가 되었고 이에따라 공단개발, 고속도로와 항만, 철도, 교량건설, 댐건 설 등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국토계획에서 반영되어 추진되어 왔다.

이러한 물리적 시설계획 중심의 국토계획은 경제성장이 가속화되고, 도 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던 과거에는 시급한 시설수요에 시급하게 대처 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급격한 국내외 적 여건변화와 함께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 전망에 따른 시설투자전망은 불가능하게 되어,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계획이 더욱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상황 변화에 맞추어 공간계획 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토계획이 더 이상 물리적인 시설계획 중심 이 아니라 국토의 미래상을 확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 을 제시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셋째, 과거 성장주도의 시대에서는 국토공간계획이 환경보다는 당면한 개발우선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환경에 대한 고려 없는 성 장중심적 계획은 사회적인 비용의 증대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발에 따른 경제적 성장보다는 보다 쾌적한 환경과 삶의 질 향상 이 국토계획의 보다 중요한 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과 환 경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공간계획의 중요 화두가 되었고 국토계획도 과거의 개발중심에서 벗어나 환경친화적 개발로 전환할 필요 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여건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정보화, 지방화, 환경에 대 한 인식증대 등으로 국토공간에 대한 국민인식이 크게 달라지게 됨에 따 라 국토계획의 접근방식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이다. 특히 제4차 국토계획은 새로운 천년을 이끌어 나갈 21세기 국토의 미래상을 제시해주 는 장기구상이므로 국토공간계획의 접근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이 필 요할 것이다.

2) 정보화사회의 국토계획 접근방식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물자의 생산과 유통이 생산지와 소비지간의 거 리나 생산지의 입지여건, 생산지의 입지규모, 생산지와 소비지간의 유통에 소요되는 시간 그리고 위치 등 지리적 공간이 중요하였으나 정보화사회에 서는 이들 공간적인 제약요소가 극복가능한 정보공간에서 실질적인 생산 과 유통이 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지리공간을 전제로 하여 구상되 어 온 과거의 국토계획 및 지역계획 등 공간계획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패 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①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산업사회에서는 효율성 차원에서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중문화를 추구 하였으나 정보화사회에서는 생산과 소비 그리고 문화의 측면에서 개인과 지역의 개성을 중시하는 다양화, 전문화사회로 나아가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방분권화의 흐름에 맞추어 국토 및 공간계획은 지역의 특성과 지역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역별로 공평한 정보공유와 경쟁을 토대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지역주도로 계획을 구상할 필 요가 있다.

또한 지역별로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다양한 참여를 도출할 수 있도록 계획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토공간계획에서 제시되고 있는 공항, 항만, 도로, 철도, 전력, 통신 등 대부분의 SOC는 물론 대규모 주택단지, 산업단지 건설은 공공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경쟁을 통한 품질 및 생산성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SOC부문에서도 민간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토계획은 전국토를 대상으로 국민의 생활의 질 향상 등 구체적인 계 획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여 왔으나, 지역적 차별 없이 획일적인 구상이 중심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의 다

제4장 계획의 목표와 전략 67

양한 특성을 국토계획에 감안하여 지역별로 다양한 개발구상이 필요하다.

대도시의 과밀해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서 첨단산 업단지를 지역별로 획일적으로 배치하는 것보다는 지역특성별로 다양한 지역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첨 단산업단지의 유치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의 입지계획은 해당산업의 구조변화와 입지수요 를 고려해야 하므로 국토계획에서 동일시기에 전국을 대상으로 유사한 산 업단지의 입지계획을 수립할 경우 기업유치가 어려운 지역이 발생할 수밖 에 없을 것이다. 입지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먼저 조성되고 입지여건 이 유리한 첨단산업단지에서는 기업유치가 용이하나 입지여건이 불리한 첨단산업단지는 기업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국토계획상 첨단산업 중심의 생산공간구상은 지역별 상이한 여건과 지역별 특성에 맞는 독자적 인 계획내용으로 구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목표지향적 보다는 과정중심적으로

과거의 국토공간계획은 가시적인 국토개발 및 국토공간구조 변화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의사결정과정 보다는 목표달성을 중요시하였 다. 그러나 이제 지역발전에 대한 주민참여 욕구가 증대되고, 특히 환경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이 크게 고양되어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지역공간계획의 실현이 불투명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토공간계획에서 도 지방정부의 지역발전방향에 부합하는 계획수립 및 지역주민의 의견수

문서에서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디지털국토 구상 (페이지 6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