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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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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도래하는 총 27종의 수리과 조류 중 17종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I·Ⅱ급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고(환경부 자연자원과, 2005), 미지정된 종들도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지만 국내의 도래기록이 부족하여 판단 근거의 불출분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국내에 도래하는 수리과 조류의 모든 종 이 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VU), 위기근접종(NT), 관심필요종(LC) 중의 하나로 등재되어 있고(Collar

et al.

, 2001),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 약(CITES)에서도 모든 종을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종 또는 멸종위기에 처 할 우려가 있는 종으로 지정하여 규제하고 있다(del Hoyo

et al.

, 1992). 이처럼 국 제적으로 보호의 가치가 최우선적인 분류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도래규모 나 분포에 관한 정보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현재까지의 관찰기록을 중심으로 국내 분포를 재정리하였고, 그 결과로 수리과 조류의 분포를 비롯한 도래유형이나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미조로 도래하는 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월동기의 분포가 증가한 경향이 나타났 고, 이것은 실제 월동 지역 및 개체군이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탐조인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번식기와 이동시기의 조사가 미흡한 것이 확인되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붉은배새매는 번식기, 벌매, 알락개구 리매, 왕새매는 이동시기에 분포가 증가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동시기의 조사는 최근에서야 조금씩 수행되어지고 있고 아직까지 각 지역별 이동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수리과 조류에 대한 이동 조사의 특성상 다른 분류군과 함께 조사를 병행하기 힘들고, 연속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체계 적인 연구가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동시기의 특성에 맞게 춘계에는 부산 및 거제도 일대를 집중적으로 조 사하였고, 추계에는 서해안 도서지역인 홍도, 어청도, 소청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 였다. 그 결과, 이들 모두 수리과 조류의 이동경로 상 중요한 지역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체 조사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벌매의 대 이동을 확인하였는데, 전체적인 도래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통과시기의 조사가 부족한 것으

로 알려져 왔으나(박, 2000), 본 연구를 통하여 벌매의 이동 규모와 중간기착지 및 경유지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특히 추계 소청도에서 하루 동안 1,319개체, 춘계 거제도에서 하루 동안 1,604개체의 대 집단을 확인한 것은 국내 최초의 기록이다.

벌매는 춘계의 경우, 서해 도서지역을 거의 통과하지 않고, 추계에 중간기착지 및 경유지로 이용한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부산 및 거제도 일대는 그와 반대로 춘계 의 중요한 중간기착지 및 경유지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벌매 집단이 춘계와 추계의 이동경로를 달리 선택하여 이동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Higuchi

et al

. (2005), Shiu

et al

. (2006), Yamaguchi

et al

. (2008) 등이 일본에서 번식한 개체에 대해 인공위성 추적을 실시하여 밝힌 이동경로와 일치한다.

이처럼 지역별 이동 현황을 토대로 국내에서 이동 집단의 규모가 가장 큰 종은 벌매라는 것을 밝혀내었고, 본 종을 대상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이동경로를 규명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분석을 시도하였다. 벌매는 Higuchi

et al

. (2005), Shiu

et

al

. (2006), Yamaguchi

et al

. (2008) 등의 연구와 같이 봄과 가을의 이동경로를 전 혀 달리하여 이동하였고, 가을에는 9월 하순, 봄에는 5월 초순에 집중적으로 통과 하는 것이 확인 되었다. 또한, 지역별로 시간대별 이동 현황이 크게 차이나는 양상 을 나타내었고, 시간대에 따른 이동을 확인함에 따라 수리과 조류는 일출 이후 기 온상승과 함께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이동한다는 이론(Kerlinger, 1995)을 바 탕으로 그들의 이전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홍도는 대부분 일본에서 번식을 마친 개체들이 중국을 향해 쉬지 않고 이동하다가 중국으 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 잠자리로 이용하는 지역이며, 어청도의 경우에도 월동을 위해 대부분 한반도 내륙에서 출발한 개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 잠자 리로 이용하는 지역으로 판단된다. 또한 소청도는 그 인근에서 출발한 개체들이 월동을 위해 산둥반도를 건너기 전 통과하는 지역이며, 소수의 개체들만이 잠자리 로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부산 및 거제도의 경우에는 한반도 내 륙을 따라 남하하여 일본으로 번식을 위해 이동하기 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지역 이라 판단된다. Kerlinger(1995)의 연구와 같이 이러한 이동에 있어서 기상 조건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재확인 되었고, 특히 풍속과 풍향은 벌매의 이동 상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모든 연구지역에서 강한 바람은 기피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Kerlinger (1995)의 연구 결과와 같이 이동의 진로 방

향에서 정면이나 후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이동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후면 에서 측면으로 비스듬히 불어보는 바람을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번식한 개체에 대해 인공위성 추적을 실시함으로써 일본 번식 집단의 이동경로가 명확히 규명되었지만(Higuchi

et al.

, 2005; Shiu

et al

. 2006;

Yamaguchi

et al

., 2008), 중국 북동부 및 러시아 동부 지역의 번식 집단에 대한 이동 경로는 밝혀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일부 이동경로가 새롭게 밝혀졌는데 홍도를 통과하는 개체들은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 일부 개체가 잠자리로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풍향을 통해 약간 북쪽으로 치우친 서쪽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본 연구의 예측 이동 방향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소청도를 통과하는 개체들은 중국 북동부 및 러시아 동부 지역의 번식 집단인 것으로 판단되며 바다를 건너 중국을 가기 위한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므로 벌매에게 있어서 이동이 용이한 지역으로 판단된다. 또한 일부 개체들 은 어청도를 통과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이것은 중국 북동부 및 러시아 동부의 번식 집단이 산둥반도로 바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남하하여 선회한 것인지 한반도 내륙에서 번식한 집단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인공위성 추적용 발신기를 이용하여 솔개 및 말똥가리의 이동 경로를 규명하였다. 솔개의 경우에는 현재 부산 및 거제도 일대에서 텃새로 일년 내내 머물고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으나, 계절마다 관찰되는 개체군의 규모가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에 부산의 전체 집단이 텃새로 머무르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 았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부산의 월동개체 중 일부는 번식을 하기 위해 이동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그대로 머문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대마도까지 이 동했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행동 등을 포함하여 본 종의 행동권 및 서식지 면적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주간에는 낙동강 하구를 중심으로 넓게 이동하며 채식활동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야간에는 다대포 주변의 산림에서 집중적으 로 분포하며 그 지역을 잠자리로 이용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말똥가리의 경우에는 두 개체 모두 북한을 경유하여 러시아 동부의 번식지까지 이동한 것이 밝혀졌으 며, 4월 초순에 이동을 시작하여 4월 하순에 번식지에 도착함으로써 두 개체의 출 발 시기와 도착 시기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철원의

월동지보다 더 남쪽인 부산 을숙도 주변에서 월동하였던 ID 83201 개체가 철원의 ID 83199 개체보다 더 멀리 북상하여 700 km 이상 북쪽의 번식지까지 이동한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북쪽에서 월동하는 개체들은 남쪽에서 월동하는 개 체보다 더 빨리 번식지를 점거할 수 있으므로 남쪽에서 월동하는 개체들이 북쪽에 서 월동하는 개체들에게 밀려 거리가 더 먼 북쪽의 번식지로 이동하게 되고, 이러 한 이유로 보다 남쪽에서 월동하는 새일수록 보다 북쪽에서 번식하는 경향이 있다 는 이론과 일치하는데(Welty & Baptista, 1998; Alerstam, 1993), 이처럼 본 종의 정확한 이동경로가 밝혀진 것은 본 연구가 처음이다.

결론적으로 수리과 조류의 모든 종을 대상으로 분포를 확인하였고, 이러한 분포 및 현황을 통해 국내의 이동조사가 부족함을 파악하여 이동현황 조사를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5년간의 야외조사 및 인공위성 추적 조사 등을 통해 일부 종의 이동 경로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었다. 수리과 조류는 대부분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보호의 필요성이 절실한 분류군이며, 한반도를 중간기착지 및 경유지로 이용하기 때문에 한반도는 수리과 조류의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수리과 조류의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은 풍속, 풍향과 같은 기상 조건이므로 각 지역별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이동개체군의 규모 파악 및 기상자료의 분석을 통한 이동의 예측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야외 조사와 함께 국내 이동집단 의 이동경로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인공위성 추적 조사 등도 함께 병행되 어야 할 것이다. 향후에도 본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동아시아 수리과 조 류의 이동경로 상에 위치하는 국내의 이동 경유지를 새롭게 발굴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국가 간을 이동하는 수리과 조류의 보호와 관리를 위하여 기초자료로 활 용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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