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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 體制指向的 飮酒類型

지금까지 살펴 보았던 권위주의적인 음주형태나 의례주의적인 형태 를 하나로 진단하여 보면, 체제지향적 음주로 유형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유교적 윤리규범이 모든 대인관계를 지배 하는 행위규범으로서 공동체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고 협동적 생산관 계를 지탱하는 지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날 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사회의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몇몇 점에서 일치된 모 습을 보인다. 특히 전통사회의 신분주의적 성격과 맥을 같이 하는 조 직의 서열관계를 들 수 있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공동체-개인의 범주 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서열관계를 재확

인하고 조직내 자신의 일관된 위치를 확인하려는 수단으로서 술은 매 개체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음주양태는 권위주의적 음주형태와 의례지향적 음주형태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권위주의적 음주형태는 주로 사회적 권위를 내세우는 조직내 서열관계를 확인시켜주는 수단으로서 술이 이용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1960년대 군사정치와 1970년대 초의 새마을 운동 등으로 목표달성 지상주의, 권위주의적 영웅중심주의, 집단 지역 부처 이기주의라는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음주양태에도 “위하여” 혹은 “"사 발식” 등의 권위적인 색채가 들어가 있는 음주형태가 나타난다. 둘째, 조직내 제도 운영상 엄한 형식과 의례의 규범이 사회적 권위와 신분 확인 측면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있어서 의례주의적 음주형태는 아직 그 전통으로 남아있다.

이와 같이 현대사회의 술은 다양한 조직이나 모임의 서열관계나 위치 혹은 그 조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성원들 간의 조화와 협력 등을 확인시켜주는 수단으로서 사용될 때가 많다. 결국 해당 공동체 의 단합과 능률을 높이는 체제지향적 특성으로서의 음주행위라고 볼 수 있다.

第2節 個人의 集團指向的 飮酒類型

전통적 공동체사회에서 개인은 제한된 공간 속에서 자신이 소속한 공동체를 통해서만 규정될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We)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는 내부의 공동체의식이라는 것은 단지 외부세계의 공동 체(out-group)에 대한 감정을 통해 얻어지는 연대의식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세계의 전부라는 것은 곧 자신이 소속해 있는 공동체만을 의미 하였던 것이다. 한국인들의 행동양식 중에 자기 친구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인정과 선의를 베풀면서도 낯선 이방인에게는 인색하고 몰인 정하게 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폐쇄적 공동체의 폐 쇄적 연대의식이 강하게 발로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개인을 공동체가 아닌 이기적 욕구를 추구하는 자기중심적인 개별구성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를 우리는 개별주의(particularism)라고 한다. 전통적인 순응주의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개인주의가 강조될 때 개별주의적인 협동, 즉 음주행 동은 더욱 자주 나타난다. 반면에 우리 사회의 변동과정은 전통사회 와의 구조적 또는 체계적 단절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변용되어 개별주 의적인 이러한 “행동”은 개인들의 의식구조와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 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관습과 전통을 폄하하면서도, 새로운 가치규범이나 지향점을 소유하지 못해 개인은 뿌리없는 존재 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로 부터 소외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으로부터도 소외감 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공동체와의 결별은 전통사회에서처럼 절대가치가 인정될 수 없이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하는 무거운 고독감을 안게 되었다.5) 이러한 조건 하에서 개인들은 개인과 이전 사회의 공동체를 연결시켜 주는 중간집단을 추구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특히 우리사회에서 많 은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합리적이고 편리한 물질문명에 대한 호감에

5)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케임(1973)은 개인주의의 병리적 영향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공동의 문제의식과 공동의 목적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인의 곤경 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집단적 연대의식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모든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계속적 으로 상 호교환함으로써 서로에게 의존하며 협력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개인이 혼자서 고민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나친 개인주의는 병리적 현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 개인은 矮小한 자신보다 더 큰 것에 대해 애착을 갖고 신념이나 태도 등을 방향지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 불구하고, 그것이 가져온 이면(裏面)의 병폐현상에 대해서는 방어 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그것의 한 방편으로 사람들은 집단으로 되 돌아가려는 지향성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공동체에서는 다양한 의식들(social rituals)6)을 중심으로 연대의식과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이 때 다양한 의식들은 함 께 소속된 개인들을 불러 모아 만나게 해주는 일종의 장(場)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러한 공동체적인 관계유형이 일상 화되어 있다. 먼 일가친척, 혹은 실제로 특별한 관계를 갖지 않은 사 람들까지도 이러한 의식의 장을 통해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것은 현대사회의 개인-공동체라는 유대관계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사 회가 다변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교차하면서 만남의 종류나 인간 관계의 범주 역시 확대되어 복잡해졌다. 반면에 전통적 의미의 공동 체라는 성격은 약화되고 직업적 이해관계나 실리에 입각한 사교나 참 여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제반 상황 하에서 의식은 관 계지향을 추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여 러 가지 다양한 목적으로 술자리를 만듬으로써 ‘윗사람에게 얼굴도장

6) 한국인의 중요한 일과의 하나로 일상화되어가고 있는 사회적 의식들을 그 취지와 양태에 따라 이영자(1996)는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바 있다. 여기서는 논의의 전개상 각주에서 간략하게 요약 제시해 보고자 한다.

① 기념의 의식: 시작과 마무리를 공표, 기념하거나 개인과 집단의 생활에서 중요 한 계기들을 기념하기 위한 의식들. 그 예로서 입학식, 졸업식, 신년하례식, 송 년회, 시무식, 종무식, 출판기념회 등 각종 기념식들을 들 수 있다.

② 관혼상제: 혼례, 장례, 제례의식 등 대체로 전통적인 의식들.

③ 정치적 의식: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 의식들. 전당대회, 의식적 형식성 을 갖춘 각종 학생집회, 노조나 사회단체의 다양한 정치적 행사 등.

④ 축제행사: 특히 최근에 와서 다양해지는 각종 축제들, 예컨대 지역의 문화축제 나 오락성‧상업성 행사들을 포함.

⑤ 기타: 포상과 축하를 위한 의식들, 만남과 이별의 의식(이‧취임식 등), 의지표명 을 위한 행사 등 사회전반에서 일상화되어 가는 다양한 종류의 의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을 찍고’, ‘명함을 나누어줌으로써 인맥을 만들려 하는 것’은 자신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확보하려는 목적뿐만 아니라, 그 저변에는 개인 화된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소외되지 않고 어딘가에 의지하고자 하 는 집단지향적인 개인의 경향과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의식은 인맥을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사회성을 잘 부각시키는 장이라 할 수 있다(이영자, 1996).

경쟁과 이해타산으로 살벌한 사회에서 전인격적인 인간관계는 소 멸해 가고, 그 결과로 대중사회의 물결 속에서 소외되고 고독한 삶을 누리게 된 도시인들은 이제 구성원들 사이에 더욱 친밀한 유대감을 느끼고 감정적 소통이 이루어지며 상부상조하는 전인격적 공동체를 꿈꾸게 되었다(신용하, 1987). 다시 말해 전통적인 집단에의 지향이 나 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에서 다양한 음주유형 이 갖는 성격은 이것과 연관지어 설명되어질 수 있다.

직장에서 친목도모와 화합을 위해 술자리를 마련한다. 아직 공동 체 문화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마치 그곳에 참석하지 않으면 소외될 것 같고, 결례라는 생각을 은연중 갖게 된다. 그래서 2차, 3차 계속해 서 같이 남아 술을 마시는 것이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이며, 또한 그 것을 통해 자신이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라 생각하게 된다. 돌림술을 함께 함으로써 자신이 그 집단의 구성원 임을 알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집단공동체의 연대의식이 강화되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대체로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의식이나 음주유형들은 학연‧혈연‧지 연과 같은 사회적 연줄망을 근거로 하는 모임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사실 이러한 연줄망은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가족주의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지역, 출신학교, 그리고 넓은 의미의 인척 등 을 가족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다 아우르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