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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퇴에 따른 갑작스러운 하향이동이 나타나게 되면 그것에 의 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있어서 일종의 무규범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즉, 자신이 지금까지 속해 있던 집단이나 계층에 의해 지지되어 오던 도덕적 확신과 습관적인 기대 등이 상실되는 처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공동체사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개인에게 이러한 위기적 상황은 보다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물론 이는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현대사회의 공동체 적 성격을 지향하거나 이에 동조해 왔던 개인들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예컨대 한 조직에서 권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거나,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사람이 어느 특정한 위기 상황 하에

서 자신의 위치와 명예를 상실할 때 느끼는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 당사자에게는 스스로의 자괴감은 물론 타 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소외감을 가져옴으로써 대인관계의 유형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이 때의 음주행위는 개인이 대집단 공동체와의 제반관계 맺음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자신과의 제반관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성의 매개체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대인관계의 형태를 잘 드러내 주고 있는 음주유형에 있어서도 다양한 형태의 매 개체로 진단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집단지향적인 태도의 강화를 들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위치 의 하향변동은 개인으로 하여금 계속적인 집단에로의 편입 경향을 유 지케 한다. 예를 들면 집단소속의 경향이 강했던 개인의 경우에는 대 인관계 유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다른 한편으로 집 단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소원한 관계에 있던 사람에게는 적극적인 태 도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음주양태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는 개인의 무규범적 상황으로 인해 자신이 소속한 집단이나 동류집단을 지향하려는 경향 하에서 공동체 적 성격을 강화하려는 형태를 띨 수 있다. 이것은 무규범적이라는 것 자체가 개인을 공동의 규범으로부터 떼어놓음으로써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적극적인 태도를 지향함으로써 해결하려는 의지와 연관 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위에서 지적한 공동체적 음주양태라는 성격 은 보다 강화된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해체의 위기로서 나타난 개인의 무규범적 상황이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표출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급격한 사 회적 변화는 개인들로 하여금 무규율의 상태, 욕망과 만족간의 어긋 난 상태로 빠져들게 한다. 사회적 조건이 이제는 관습이나 공통의 기

준에 의해 지배를 받지 않게 되어, 각 개인들은 끝없는 경쟁사회에서 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기대와 요구 가 만족이라는 기대치와 심한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게 될 경우, 개인 들은 불안과 불만이라는 심리적 분위기를 표출하여 사회적인 병리상 태를 조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아직까지 계층이동으로 인한 음주행위의 변화를 보여주는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단정을 내릴 수 는 없다. 사회위기와 계층이동간의 극단적인 상황을 쉽게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특히 서구사회처럼 공동체의 와해와 개인주의의 급격한 부상과 함께 개인의 무규범적 상황이 마약, 알콜중독, 자살과 같은 병 리적 현상으로까지 나타나는 상황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아직 계층적 귀속의식이 덜 첨예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양은 사회적 단위가 개인이며, 개인으로서 어느 계층에 속하는 가 하는 의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기본적 단위는 공동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개인으로서 어느 계층에 속하 는가 하는 의식은 개인이 어느 공동체에 속하는가 하는 문제보다 덜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表 2-2>와 <表 2-3>에서 알 수 있 듯이 우리 사회는 각 개인의 주관적 계층귀속의식과 사회적 이동의 가능성에 관하여 아직까지 예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뚜렷한 계층적 위계가 사회성원들에게 별로 각 인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서구사회의 엄격한 개인적 상황보다 는 오히려 유연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조직공동체로부터 분리되 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의 개인들은 자기 나름대로 공동체로 돌아가 안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층적 요소가 음주행위에 부정 적인 혹은 긍정적 미디어로까지는 아직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 진다.

〈表 2-2〉 主觀的 階層歸屬意識

〈表 2-3〉 社會的 移動 可能性에 대한 態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