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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글쓰기의 현대적 활용

문서에서 장자 글쓰기와 그 활용 연구 (페이지 116-181)

지금까지 『장자』에 나타난 논리 추동 방식을 살펴보았는데, Ⅳ장에서는

『장자』라는 고전의 서술방식을 이해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이를 현대 사회에 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이는 최근 모든 영역에서 이해 그 너머의 활용을 추구하고 있는 경향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리터러시(literacy)와 조합된 단어들의 등장이다. 원래 리터러시는 “글 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245)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최근에는 디지털 리터러시 (digital literacy),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컴퓨터 리터러시(computer literacy) 등과 같이 단순히 ‘글과 관련된 능력’에 국한되지 않고, ‘어떠한 것을 이 해하고 사용 또는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그 뜻이 확장되고 있다.246) 문식성 (文識性)247)으로 이해될 수 있는 리터러시는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적응 및 대처하는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하였다.”248)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리터러시’에 ‘고전’을 결합한 ‘고전 리터러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리터러시의 의미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이니, 고전 리터러시는 ‘고전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고전 리터러시에서 ‘리터러시’는 과거에 문식성을 뜻하는 말이 아닌 현대의 확대된 의

245) 네이버 영어사전(출처: 정영국, 조미옥, 『옥스퍼드 영한사전』, OXFORD, 2009) 참고.

246)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 디지털 기기 를 활용하여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 기술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정보 미디어를 구사하며, 정보 를 활용하거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컴퓨터 리터러시는 컴퓨터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말샘, https://opendic.korean.go.kr 참고)

247)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문자 언어의 사용 능력. 즉 모어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리 킨다. 여기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란 자소(字素)를 음소(音素)로, 음소를 자소로 바꾸는 최소 한의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의 활용에 대한 심적 경향이나 사고방식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며, 문자 언어로 된 메시지를 단순히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 고 자율적으로 메시지를 생성해 내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 소, 『국어교육학사전』, 대교출판, 1999, p.260)

248) 구인환, 『국어 용어사전』, 신원문화사, 2006, p.74.

미에서의 리터러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단순히 고전을 읽고 쓰는 것을 말하 는 것이 아니라, 고전의 내용을 읽고 이해하여 감상문을 쓰거나 혹은 이를 활용 하여 새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249)

“고전을 읽는 능력은 고전 독해 능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문자 해독부터 시작 하여 문장의 의미, 나아가 문장이 내포하고 있는 관련 고사(故事)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문맥에 대한 해석, 그것이 인용되어 의미를 결정짓거나 증폭시키는 사 례에 대한 이해까지를 모두 포괄한다.”250) 그리고 고전 쓰기는 고전을 읽은 후 감상문 글쓰기에서부터 과거 문인들과 같이 고전을 인용한다거나 고전 작품의 작법을 모방한 새로운 글쓰기 시도에 이르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조희정(2004)은 고전 리터러시는 ‘고전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벗어나 고전 텍 스트의 문맥을 해석하고 이로 인해 파생된 것들까지 이해하며, 다시 이를 근거로 하여 글쓰기에까지 이르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고전 리터러시’가 ‘고전문학 리터러시’로 축소되어 다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고전 리터러시, 즉 ‘고전이 운용되는 맥락에 대한 이해와 그것의 활용 능력’의 회 복을 제안”251)한다.

1절에서 다루어 볼 『장자』를 활용한 고전 리터러시 교육은 바로 조희정 (2004)이 말한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고전 리터러시 교육을 실행해보고자 하는 시 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은 최석원의 글에서 엿볼 수 있는데, 그는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하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글자의 해독 능력이 아니라 글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 보았다.252) 즉, 확대된 개념에서 의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석원도 조희정(2004)과 마찬가지로 문식성 차원의 리터러시에서 벗어나야 함을 지적하면서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고전 교육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는 고전 교육 중에서도 중국 고전을 한국에서 교육하는 방안을 연구하였는데, 한국에서

249) 조희정, 「고전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새로운 구도」, 『국어교육학연구』 제21집, 2004, p.128 참고.

250) 조희정(2004), 위의 논문, p.128.

251) 조희정(2004), 위의 논문, pp.148-149.

252) 최석원, 「고전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중국 시문학 교육의 변화 모색」, 『중국학논총』 제63 집, 2019, p.382 참고.

중국의 고전을 교육함에 있어서는 한국의 상황에 따른 문맥화 과정을 거처야 한 다고 주장하였다. 이유인즉, “텍스트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21세기 한국이라 는 시공간에 맞는 문맥화의 과정을 거쳐야만 중국 고전의 존재 이유와 학습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253)이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시공간에 맞는 중국 고전의 문맥화 과정은, 옛날이 아닌 현재의 人間世를 살아가는 이들이 『장자』를 읽고 현재의 삶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고전 리터러시 교육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2절 에서는 「인간세」편을 중심 텍스트로 하여 『장자』를 활용한 설득의 말하기를 다루어 보겠다.

1. 『장자』를 활용한 고전 리터러시 교육

『장자』 텍스트뿐만이 아니라 모든 고전 텍스트는 현대의 독자 혹은 학습자 를 만남에 있어서 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앞서 언급하였던 ‘시공간’이다. “고 전의 ‘시공간적 거리감’은 고전 교육의 어려움을 야기하는 주 원인으로 간주되었 다. 시공간적 거리감으로 인해 현대의 학습자는 텍스트 이해 단계에서부터 곤란 함을 경험하게 된다. 텍스트 해독이 쉽지 않으며 해독 후에도 현대적 세계관이나 감수성과는 다른 세계와 대면”254)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주의 생졸년대를 대략 기원전 369년에서 기원전 289년경으로 보고 있으니 21세기를 사는 현대의 사람들이 『장자』를 접하였을 때 이러한 시공간적 거리 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 시공간적 거리감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조희정 (2006)은 학습자와 고전 텍스트 사이에서 유사점을 발견하는 방식이 있다고 언급 하였다. 그리고 이는 단지 고전에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단계일 뿐, 전체 과정 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학습자와 고전 텍스트가 서로 대면하는 국면으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고전 리터러시 교육의 과정에서 고전 텍스트와 학습자 사이에 상호 작용이 생겨나면서 ‘해석으로서의 고전’255)이 등장

253) 최석원, 앞의 논문, p.386.

254) 조희정, 「고전 리터러시의 ‘시공간적 거리감’ 연구」, 『국어교육』 제119권, 2006, p.61.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공간적 거리감이며 상호 작용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실재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256)

그렇다면 『장자』를 활용한 고전 리터러시 교육에서 교수자는 학습자와

『장자』 텍스트 사이에 유사점이 있음을 언급하면서 서로의 만남을 주선하고, 서로 대면한 상황에서는 시공간적 거리감을 좁혀주는 역할을 담당하면 될 것이 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교수자는 중국 고전을 한국이라는 시공간에 맞게 그리고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춘 문맥화 작업을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 한 과정을 거친 고전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습자와 『장자』 텍스트 간에 상 호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면, 비로소 자기 주도적 고전 텍스트 읽기와 이해, 그리 고 고전을 활용한 적극적인 글쓰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 대학 교양 고전 수업에서의 활용

본 절에서는 전공과 상관없이 교양으로서 고전을 배우는 학습자들을 대상으 로 한 대학 교양 고전 수업에서 『장자』의 서술방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를 제시하려 한다. 그런데 이에 앞서 지금까지의 교양 고전 수업은 어떻게 이 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교양 고전 수업은 대개 고전을 읽은 후 토론, 발표, 독후감 작성 등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과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창의력과 사고력 등 을 신장시키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상명대학교의 “‘명저읽기(문학)’ 수업은 수업 전 텍스트 읽기, 퀴즈, 토론, 발 표, 독후감 쓰기, 독후감 토론의 방식으로 진행”257)하고 있었고, 부산대학교에서 는 “‘토론과 발표’, ‘글쓰기’를 연계한 ‘고전읽기’”258)를,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글

255) 조희정은 학습자와 접속하기 이전의 고전은 물리적 존재로서의 의의를 지니는 ‘사실로서의 고 전’으로 보았고, 해석과 이해가 시작된 이후의 고전 텍스트는 모두 ‘해석으로서의 고전’에 해당 한다고 보았다. (조희정(2006), 앞의 논문, p.66 참고)

256) 조희정(2006), 위의 논문, pp.65-67 참고.

257) 강옥희, 「창의성과 비판적인 사고능력 개발을 위한 고전읽기 수업방안 연구—문학토론을 통 한 ‘명저읽기’ 수업사례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제10권(4), 2016, p.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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