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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百濟金銅大香爐의 佛敎文化的 實相

1. 單身型 蟠龍相

이 향로의 기단을 이루는 단신형 반용상은 실로 탁이하다. 단신으 로 이다지 역동적이고 날렵한 형상을 지어, 이 향로의 우주적 연화 대와 연화장세계를 온통 떠받치고 있는 반용상은 고금을 통하여 아 직도 유일하기 때문이다. 원래 용은 상상의 영물로서 고대로부터 동 서 각국에 보편적으로 신앙되어 왔다. 그리하여 이 용은 모든 나라 각개 민족의 기후․풍토, 정치․농경, 민속․의례, 신화․종교, 언 어․문학, 예술 중의 건축․회화․조각․공예, 무용․연극, 의장․의 상 등에 걸쳐 천자 만양으로 화려․장엄한 모양을 널리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19)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 용의 형상이 위와 같은 분 야에 침투․적응하는 역량이 너무도 크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이 용 이 어떤 분야에 들어가든지 그대로 그 쪽의 용으로 동화․토착되어 생동하며 행세하였던 터다. 가령 이 용이 한․중의 제왕과 동일시되 어 형성․전개된 모든 문화는 바로 그 용문화로 고정되어 고유성을 확보함으로써, 그 용을 원형적 보편성으로 환원시킬 수 없다는 것이 다.

본래 불교는 융화․중도사상으로 해서 포용력과 흡인력이 가장 빼

19) 서정록은 윗 논문 ‘생명의 근원인 물과 세상을 밝히고 만물을 자라게 하는 광 명의 원리’에서 불교 이전․이외의 용문화에 대하여 해박한 논증을 하였 다.(pp.187-191)

어나서 불교권 언제 어디서나 융합사상사를 형성․전개시켜 왔던 것이다.20) 기실 대승불교에서는 그것이 전파되는 시대․지역마다 그곳의 어떤 고유신앙․문화든지 흡수․포용하여 융합적인 불교문 화를 형성․발전시켜 온 것이 확실하다. 그러기에 일찍이 불교가 창 시되어 전통적인 용문화와 근접했을 때, 양자의 포용력․흡인력과 침투력․적응력이 하나로 융합되어, 먼저 불경 속에 용문화가 수 용․보편화되었다. 실제로 대장경 가운데 ≪용왕형제경≫․≪불설해 룡왕경≫․≪불위해룡왕설법인경≫ 등이 들어 있어21) 숭불․호법의 대세를 여실히 나타내는 터다. 특히 ≪용왕형제경≫에서는 용왕이 위신력을 갖추어 거대한 구름 기운을 토하고, 수미산을 7번이나 감 싸며 안개 기운을 내뱉는다. 그리고 나머지 두 경전에서는 용왕이 숭불심을 지니어, 부처의 제자로서 청법하고 문답한다. 그리하여 불 교계에서는 용신앙․용사상, 용문화를 형성․정립시켰던 것이다. 실 제로 이러한 용문화는 숭불․호법의 위신력으로 무장되어, 불교권에 급속히 전파․확산되고 상당한 세력으로 작용․실현되었던 터다. 그 리하여 한․중의 불교계와 사찰에서는 건축․회화․조각․공예 등 을 통하여 이 용상․용문이 중심적 주제로 부각되어, 그 사례를 매 거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이 불교건축에서는 우선 그 사명에서

‘龍’자로 된 것이 가장 많고,22) 그 전각․건축에서는 내부 구조나 외 부 형태에서 용상을 아주 많이 활용하였다.23) 이 불교회화에서도 전각 내외의 벽화․탱화․불보살상․호법신중상 등을 장엄․수호하 는 데에 용상․문양을 아주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불교조각

20) 김재경, 신라토착신앙과 융합사상사 연구, 민족사, 2007 참조.

21)용왕형제경․불설해룡왕경․불위해룡왕설법인경․십선업도경․불위바가라용왕 소설대승경 신수대장경 통권 29, 불교대승회, 1976, pp.131-162 참조.

22) 이정, 한국불교사찰사전, 불교시대사, 1996, 龍자 계열 사찰.

23) 이런 현상은 보편화되어 매거할 수 없지만, 계룡산 무상사 대웅전이 전형을 보인다.

에서도 석조물 중에서 많은 부도의 기단․탑신에 반용․비룡상을 유운문과 함께 조각한 것이 너무도 탁이하다.(후술 참조) 이어 불교 공예에서는 불단․보궁을 장식하는 목조용상이 화려하고, 도기용문 전이 정교하며, 금속용상․용문양이 빼어난다. 특히 이런 금속공예 중에서 먼저 범종이 주목된다. 고금 사찰의 범종들은 모두 龍鈕에 의하여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용이 몸 전체를 웅크리고 머리․턱과 사지 배․꼬리 등으로 거대한 종신을 지탱하고서 대강 그 구부린 허리 부분을 통하여 종각에 매달린 형국이다.24) 잘 알려 진 대로 법종은 불법․불음을 상징하니, 이 용뉴․용상의 불교적 의 미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어 금속 향로가 가장 중시된다. 역대 사 찰에 필수되는 향로에 왕상․용문이 제일 정묘하게 부각되었기 때 문이다. 기실 한 용신이 불법세계 전체를 부지 감당하고 있다는 것 은 그 법계가 광대 무변한 만큼 그 용의 불교적 권능과 역할이 그 만큼 광대무변하다는 것을 표상하고 있는 터다. 이 범종의 용신은 위에서 아래로 방향을 달리하고 그 대상의 형태만 다를 뿐, 그 우주 적 법계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서25) 백제대향로의 반용상과 동궤 라고 보아진다. 한편 역대 사찰을 대신․표징하여 정문 앞에 세우는 당간의 정상에 금속용두를 장치한 것도26) 용신의 불교적 성격과 기 능을 실증하고 있다. 기실 사찰은 부처의 보궁으로 법계의 전체를 표상하고, 그 당간은 사찰을 상징․표현하기에, 당간의 정상에 자리 한 용두․용신은 그 한 몸으로 불교의 전체를 감당하고 있는 것이 다. 이어 금속향로가 가장 중시된다. 역대 사찰에 필수되는 향로에 용상․용문이 가장 정묘하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백제대향로의 반용상은 불교 속의 용신앙․용사상․

24) 진홍섭, 국보 5, 공예, 예경사업사, 1985, pp.58-59 참조.

25) 진홍섭, 국보 5, 공예, pp.48-49 참조.

26) 진홍섭, 국보 5, 공예, pp.104-105.

용문화를 집약하여 숭불․호법의 위신력으로 그 기반을 이루고 있 다는 것이 확연해진다. 이와 같이 육화되어 있는 반용상을 고의적으 로 해체․적출하고 용문화의 원형론 내지 보편론을 휘둘러서 그 불 교적 성격과 기능을 말살하는 것은 편견이요 억설일 수밖에 없다.

실은 그 당시 이 향로의 제작자들은 후대의 편견․억설을 예견했음 인지, 반용상의 세 군데에 연화를 적절하게 장식하고, 이와 함께 불 교적 인동문과 유운문을 조화롭게 배치하였던 것이다. 이만하면 그 반용상이 불교의 그것임을 확인할 수 있거니와, 이것이 그 입으로 거창한 중첩형 연화대를 물어 올림으로써, 그 불교적 성격과 기능은 더욱 보증되는 터라 하겠다.

실제로 불교문화에서 이 용과 연화는 불가분리의 상관성을 유지하 고 있다.27) 먼저 많은 불경 중에서 용왕이 등장하면 으레 연화가 어울려 나타나는 사례를 보인다. 위 ≪불설해룡왕경≫에서는 용왕의 전․현세에서 그 궁전에는 7중의 ‘八味水’가 둘러리한 가운데 ‘靑 蓮․紅蓮․黃蓮․白蓮’ 등이 만발하고 원앙새들이 서로 따라 운 다.28) 그리고 ≪대방편불보은경≫ 「악우품」에서는 선우태자가 여 의보주를 구하기 위해서 용왕을 찾아가는데, 그 용궁의 주변에 청련 이 널리 펼쳐져 있고 그 연화 줄기들을 독사들이 감았으며, 다시 그 용성을 7중으로 둘러리하여 독용이 가득하니 몸을 서로 서리되 머 리를 들어 성문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29) 여기서 연화의 줄기를 용사류가 감돌아 받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리하여 한․중의 불교계와 사원의 건축․회화․조각․공예 등에

27) 서정록은 위 책에서 ‘연꽃과 용’의 상징체계가 불교와 무관하다는 전제 아래, 비불교적인 사례를 들어 해박한 논증을 벌리고 있지만(pp.184-186) 불교이전의 경우는 당연한 사실이고, 불교전래 이후의 고구려 벽화나 무령왕릉 문물 등의 사례는 오히려 그 불교적 성향을 부각시킨 셈이다.

28) 불설해룡왕경, 위 책, p.140.

29) 대방편불보은경, 신수대장경 통권 15, p.144.

는 항상 용과 연화가 조화롭게 상응하고 있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 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불교계 회화로서 고구려고분 5괴분 제4호 묘의 벽화에 나타난 청룡도는 몇 가지 연화문과 조화를 이루고 있 는데, 특히 그 용의 머리에 만발한 백련화를 받들고 있어 주목된 다.30) 그리고 불교계 공예로서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동탁은잔 은 몸통과 뚜껑에 각기 용과 연화가 상하로 조합된 그림이 새겨져 있다. 그 몸통에는 연화대 위에 용이 놀고, 뚜껑에는 용이 노는 위 에 연화가 정상을 장식한 형태다.31)

이어 석조부도에는 복련연화대 위의 거북 등에서 유운을 탄 비룡 이 앙련 연화대를 머리 위로 받들고 있는 형상이 보인다. 경기도 여 주군 여주읍 북내면 고달사지 원종대사혜진탑과 경북대학교 박물관 소장 석조부도가32) 바로 그것이다. 또한 석조부도에는 복련 연화대 위의 유운 가운데서 반용이 머리로 앙련 연화대를 직접 받치고 있 는 모습이33) 있어 주목된다. 서울 경복궁에 있는 흥법사 진공대사 탑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나아가 석등에서도 이런 형상이 보이 니, 지상의 복련 연화대 위에 세운 기둥에는 용이 휘감아 오르면서 머리로 앙련 연화대를 받들고 있는 형이다.34) 그 사례로 전북 옥구 군 개정면 발산리 석등이 전한다.

이와 같이 불경을 기반으로 하여 용과 연화의 기본적 상관성이 입 증되고, 불교계의 회화나 금속공예 내지 석조물 등에서 비룡이나 반 용이 연화 내지 연화대를 받들고 있는 게 실증되었다. 따라서 그것 은 백제대향로의 단신형 반용이 중첩형 연화대를 물어 올리고 있는

30) 고구려고분벽화, 조선화보사, p.239.

30) 고구려고분벽화, 조선화보사,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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