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012.
DECEMBER
EBS TV 속 반가운 얼굴
글 한경희 사진 이도영
TALK <부모>
진행자 최윤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서현이 엄마, 최윤영입니다!
‘엄마’의 이름으로 돌아온 반가운 얼굴
지난 7월, 11년차 베테랑 아나운서 최윤영이 ‘육아’를 위해 돌연 사표를 제출했 다는 소식은 대한민국 워킹맘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일하며 아이를 키우 는 워킹맘들은 그의 그런 선택에 절대적인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현실을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좌절해야했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EBS <컴퓨터 정보광장>
을 통해 방송을 시작했다. 2001년, 그 어렵다는 MBC, KBS 아나운서 시험에 동 시 합격하며 거물급 신인 아나운서로 주목받은 후 MBC에 입사하여 <주말 뉴스 데스크>, <아주 특별한 아침>, <생방송 오늘아침>, <W>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갔다.
2004년에는 결혼을 하여 아빠를 꼭 닮은 딸 서현이를 낳았다. 하지만 출산휴가 를 마치고 다시 복직하면서 아침마다 어린 서현이를 떼어두고 나와야 하는 상황 의 반복은 너무나 힘든 고통이었다. 그녀는 입사 이후 쭉 아침방송을 해왔기 때 문에 새벽에 자는 아이를 안아 육아 도우미 방에 옮겨 놓고 나왔는데 예민한 서 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해서 하루 종일을 울었다고. 회사에 와 일에 정신없이 몰두하면서도 그 어둡고 답답한 기분은 늘 가슴 한 구석을 무 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아기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악착같이 모유수유를 고집하여 13개월 동안 완 모(완전 모유수유)를 했다. 모유가 부족하여 2시간에 한 번 꼴로 회사에서 모유 유축을 하고 일어나면 눈 앞이 핑 돌 정도로 빈혈이 왔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아 기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었던 것, 그 마음 오죽했으랴.
육아 도우미, 친할머니, 외할머니, 어린이집까지 총동원되었지만 서현이는 엄마 가 아니면 안 되었다. 그런 서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결심하고 1년간 아이와 시 간을 보내면서 손바닥 뒤집듯 완전히 달라져 행복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7월, 11년간 몸담았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렇게 엄마로 돌아간 최윤영.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서현이는 여전히 예민했 고 아이와 부딪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인가’ 자책하며 고민하던 차에 맡게 된 <부모>. 육아 에 관한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있어 마치 ‘육아 코칭 종합선물세트’ 같 다는 그녀의 표현대로 요즘 <부모>로 인해 너무나 든든하고 행복한 날들을 보 내고 있다.
인터뷰 말미, “우리 딸이에요.”라며 휴대폰 속 서현이 사진을 보여주는 딸바보 엄마 최윤영. 엄마로서의 모성과 사회적 자아의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가 찾은 접점 <부모>를 통해 행복의 균형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 도, 대한민국 엄마들도 함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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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우면동 스튜디오. <부모> 녹화가 있는 날이다. 경쾌한 오프닝 음악과 함께 낯익은 목소리, 아나운서 최윤영이 인사말을 전한다. “안녕하세요. 서현이 엄마, 최윤 영입니다!” 그렇다. 그녀는 네 살배기 딸아이를 둔 서현 엄마다. 뉴스데스크 앵커로 서,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지난 여름, 딸 서현이를 위해 엄마로 돌아간다며 브라 운관을 떠나 시청자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었다. 그러나 다시금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시사뉴스를 전하는 앵커가 아닌 미운 네 살 시기를 지내는 딸아이를 제대 로 키우기 위해 고민하는 대한민국 평범한 엄마로서 이 땅의 엄마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올바른 자녀양육의 길을 찾고 있다.
엄마가 회사에 가고 나면 서현이는 하루 종일 울었다. 날로 예민해져 가는 서현이를 보며 육아휴직을 결심하고 1년 동 안 아이와 함께 지냈는데 그 1년 동안 아이는 손바닥 뒤집 듯 180도 바뀌어 너무나 행복한 아이가 됐다. 역시 아이구 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나 육아휴직이 끝나 고 다시 엄마가 회사에 나가자 서현이는 다시 바뀌었다.
게다가 아이가 말을 하는 시기가 되면서 이제는 아이를 그 저 잘 재우고 먹이는 차원이 아니라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아이로 양육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면서 일과 아이,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 고 결국 나와 아이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일에 가치를 두기로 했다.
직장 선후배들과 친구들 모두 내가 너무 힘들어했던 것을 알기 때문에 날 위로해 주었다. MBC는 대학 졸업하고 지 금까지의 나, 최윤영의 아이덴티티를 만든 곳이다.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만두기에는 솔직히 너무나 아쉬 웠다. 게다가 MBC 아나운서국은 내게 조금 특별한 곳으로 직장동료들이라기보다는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 퇴사하는 데 목걸이와 함께 제가 11년 동안 한 방송들을 다 모아 편 집하여 자막과 함께 배경음악까지 넣어 선물로 주었다. 이 들과 함께 일하던 곳을 그만 두고 나와야 하는 마음은 정 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오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서현이에게 전념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었다. 사실 제작진의 전화를 받고 많이 놀랐었 다. 퇴사할 때 선후배, 같이 일하는 리포터들이 “나중에 서 현이 키우고 <부모> 같은 프로그램 진행하면 참 좋겠다.”
라는 말을 여러 번 해주었다. 불과 며칠 전에 만난 선배와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부모> 측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타이밍이 너무 절묘해서 미리 조율이 됐던 것 아니냐는 말 을 들을 정도였지만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이 모든 것이 나 를 위해 하나님이 예비하신 일이라고 믿고 감사한다. 지금
<부모>를 통해 육아에 너무나 큰 도움을 받고 있어 안 했 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다.
아이를 위해서였겠지만 11년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기란 쉽 지 않았을 텐데?
주변에서도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다. 반응은 어땠나?
처음 <부모> 진행자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고.
엄마의 방송에 대한 딸의 반응 은 어떤가?
<부모>를 진행하며 부모로서 자신에게도 변화가 있다면?
워킹맘으로서 대한민국의 일 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서현이는 유치원을 가지 않는 휴일에만 <부모>를 볼 수 있 다. 지난 개천절에 한 번 보고 쉬는 날 한두 번 봤다. 내가 방송 시작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듭니다. 안녕하세요. 서현이 엄마, 최윤영입니다”
이다.
그런데 서현이가 이 말을 듣고 너무나 자랑스러워했다. 아 마 자기 이름이 나와서 그런가 보다. 그걸 듣고 너무 신나 서 “엄마, 또 해봐, 또 해봐” 그런다. <부모> 팀에서 대본을 미리 보내주시는데 이제는 그것이 “서현이 엄마~”와 관련 된 것임을 알고 무척 반가워한다.
당시 사표를 내고 서현이를 키우며 무척 혼란스러웠다. 엄 마와 함께 있으면 또 싹 바뀔 줄 알았던 아이가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여전히 울고, 유치원 안 가겠다고 떼 쓰고, 짜증내고…. 내가 무얼 잘못하고 있는지, 좋은 엄마 가 아닌 것인지 자책했다.
그런데 <부모>를 진행하며 너무나 많이 배웠다. 내가 잘못하 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더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것이고, 그것에 맞춰 조금 더 신경 써 주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게 됐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평소 워커홀릭으로 일을 너무나 잘하 던 친한 PD 선배 한 명이 “나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슴에 사표를 품고산다”라고 말하더라. 그 선배의 아이는 벌써 초등학생인데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 땅 어디에선가 사표를 쥐고 고민하고 있을 워킹 맘들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사표는 정말 최대한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늦추라고. 일을 놓지 말라고 말이다. 앞으 로 워킹맘들을 위한 육아 대책으로 좀 더 실질적이고 참신 한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한다.
EBS 2012.
DEC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