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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데코, 현대장신구의 시작(아르데코와 동시대 주얼리의 역사적 위상과 그 현대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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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18.10.10 심사기간_2018.11.01-18 게재확정일_2018.11.19

아르데코, 현대장신구의 시작(아르데코와 동시대 주얼리의 역사적 위상과 그 현대적 의미) Art Deco, The Starting point of Contemporary Jewelry

- focused on its definition and historical importance -

이광선, 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 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Lee, Kwang Sun, Hanyang University, College of Design, Department of Jewelry & fashion Design

차례 1. 서론

2. 현대장신구의 정체성

2.1. 개성적인 장신구-스타일의 다양화와 개인화 2.2. 소통의 기능으로서 장신구

2.3. 재료의 다양화

3. 아르데코장신구에 나타난 현대장신구적 특성

3.1. 시대적 배경,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와 장신구의 민주화 3.2. 작가적 관점에서 개인의 양식화

3.3. 재료의 다양화

3.4. 심미적 표현-소통, 관계

4.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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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데코, 현대장신구의 시작(아르데코와 동시대 주얼리의 역사적 위상과 그 현대적 의미) Art Deco, The Starting point of Contemporary Jewelry

- focused on its definition and historical importance -

이광선, 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 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Lee, Kwang Sun, Hanyang University, College of Design, Department of Jewelry & fashion Design

요약 역사 이래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장신구는 그 의미나 형태가 매우 광범위하며 넓은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예술의 한 표현 형태로서의 현대장신구는 20세기 서구를 중심으로 시작하였으며 기존 학계에서 전통적으로 현대장신구의 시작을 1950. 60년대로 보고 있다. 이 역사적 관점은 장신구 역사에서 가 장 보편화 되어있고 지배적이며 학계를 관통하는 이 관점은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20세기 초는 그 당시 패션 계를 주도한 패션 디자이너들에 의해 새롭게 부각 된 코스튬 주얼리의 발생 시기라는 고정 관념으로 인하여, 실상 현대장신구의 정신이 깃든 작업을 한 개인 작가의 작업을 중심으로 하는 또 하나의 흐름 을 간과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대장신구를 기존의 전통장신구와 구별 짓게 하는 특징이 1920,30년대의 개 인 작가의 작업에 이미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이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1920,30년 아르데코장신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즉, 첫째로는 장신 구작가의 개성적인 미적 사고, 조형원칙과 작가의 감정 등 개인적인 세계를 장신구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함으로 써 개인적 양식의 다양화를 이룬 것이며 두 번째는 장신구를 신체와의 관계에 중심을 두고 작업하는 것으로 착 용자에게는 개성의 독자적인 표현이 되며 이는 장신구가 신체의 기호로써 소통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재료를 기존의 경제적 가치로서가 아닌 재료의 물성과 미학적인 조형성에 그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 러한 특징들은 1950,60년대에 나타난 현대장신구의 특징과 거의 일치한다. 그러므로 현대장신구는 20세기 초 1차 대전 이후 시대적 변화의 외부적 상황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1920,30년대에 시작되어 면면히 이어져오다 1950,6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새로운 흐름과 함께 영국의 국제장신구전시와 포르츠하임 장신구 미술관과 같 은 장신구 분야의 적극적인 활동과 후원을 통해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는 새로 운 관점으로 재조명해 볼 수 있다.

Jewelry has had a large spectrum in its definition and a very broad range in its meanings and forms. contemporary jewelry as one form of art, started to appear in the Western part of the world in 20th century and the academy traditionally takes the view that it was from 1950s and 1960s when contemporary jewelry started to appear. This point of view is the most common and dominant in the history of jewelry. However, due to the stereotypical idea that the early 20th century was a time when costume jewelry was newly emerging by fashion designers who led the fashion world at that time, the new trend centered on the works of individual artists who actually carried out the works of contemporary jewelry had long been neglected. In fact, the characteristics that distinguish contemporary jewelry from the traditional one had already appeared in the jewelry of Art Deco in the 1920s and 30s.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research and verify this perspective. Three main features characterized by contemporary jewelry are already shown in jewelry of Art Deco. First, the diversification of personal styles appeared through the medium of jewelry by expressing personality such as individual aesthetic view and sentiments of an artist. Second, by working in relation to the body, artist began to use jewelry as a means to express the personality of the wearer and it became both a tool and a symbol to show personal style. Third, the value of materials was shifted from economical aspect to compositional and aesthetical properties. These three characteristics closely match those of contemporary jewelry in the 1950s and 60s. Therefore, it can be argued that contemporary jewelry, inspired by the external circumstances like historial changes since the First World War in the early 20th, had already started in the 1920s and 1930s and continued to develop until the 1950s and 1960s when the identity of contemporary jewelry was consolidated by the new trend of postmodernism through active promotion and sponsorship in the field such as international jewelry exhibition in London and Schmuckmuseum Pforzheim.

중심어

아르데코

현대장신구의 시작 현대장신구

ABSTRACT Keyword

Art Deco

The Starting point of Contemporary Jewelry Contemporary Jewelry

이 논문은 2017년도 한양대학 교 교내연구비 지원으로 연구되 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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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역사 이래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장신구는 그 의미나 형태가 매우 광범위하며 다양하다. 상업적인 장신구에서 브랜드 장신구 그리고 예술의 한 매체로서의 현대장신구 등 넓은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예술의 한 표현 형태로서의 현대장신구는 20세기 서구를 중심으로 시작하였으며 기존 학계에서 전통적으로 현대장신구의 시작을 1950. 60년대 로 보고 있다. 이 역사적 관점은 장신구 역사에서 가장 보편화 되어있고 지배적이며 학계를 관통하는 이 관점은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이 역사적 관점을 대변하는 작가와 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현대장신구 태동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중요한 사건으로는 1961년 독일 포르츠하임에 설립 된 포르츠하임장신구미술관(Schmuckmuseum Pforzheim) 의 역할과 같은 해에 영국 런던에서 개최 된 국제장신구전시를 들 수 있다.1) 따라서 이 두 사건의 의미를 보면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을 알아볼 수 있다. 사실상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을 다룰 때 이 두 사건에서 비롯한 요소들은 현대장신구의 중요한 의미를 이룬다. 그러나 현대장 신구를 기존의 전통장신구와 구별 짓게 하는 특징은 앞으로 본 연구에서 다루겠지만 그 이전의 시기인 1920,30년대의 아르데코와 동시대 장신구에 이미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세 기 초는 샤넬(Chanel), 부쉐론(Boucheron), 쇼메(Chaumet) 등 그 당시 패션 계를 주도한 패 션 디자이너들에 의해 새롭게 부각 된 코스튬 주얼리의 발생 시기라는 의식으로 막상 현대장신 구의 정신이 깃든 작업을 한 개인 작가의 작업을 중심으로 하는 또 하나의 흐름을 간과한 경향 이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현대장신구의 출발시점을 1950.60년대가 아닌 엄격히는 파리를 중심으로 확산된 1920.30년대의 양식을 대표하는 아르데코의 장신구와 동 시대 장신 구 작가들의 작업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이는 기존의 현대장신구 에 대한 통상적인 견해를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 재조명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보며 더불 어 현대장신구와 근현대의 사회적 변화와 함께 부각 된 코스튬주얼리와의 관계나 차이도 명확 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또 다른 연구를 통해 다루고자 한다.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을 아르데코와 동시대 장신구에서 찾아보기 위해서 먼저 현대장신구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전의 전통장신구와는 구별되는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이 무 엇인지를 우선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 다음 이와 연관해서 이러한 현대장신구의 특징들이 어떻 게 아르데코의 장신구나 그 당시 장신구작가들에 의해 표현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대표적인 작가들의 장신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론 1장에서는 현대장신구사에서 현대장신구의 태동에 중요한 견인역할을 한 위의 두 사건을 바탕으로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며 2장에서는 어떻게 아르데 코를 현대장신구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2. 현대장신구의 정체성

2.1. 개성적인 장신구 - 스타일의 다양화와 개인화

인간의 역사와 그 맥을 함께해온 장신구의 의미와 역할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바뀌어 왔지만 역사주의적인 장신구는 공통적으로 착용자의 개인적 가치보다는 장신구의 값비싼 재 료를 통해 착용자의 정치나 사회적 위상을 나타내주는 사회정치적 과시의 수단이었다. 이들 전통적인 장신구의 중요한 공통점은 장신구 그 자체의 자율성을 갖고 있기보다는 뭔가를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고 착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장신구의 의미는 20세기 에 들어오면서 기존의 가치를 잃으며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에는 무엇보다 19세 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산업화와 민주주의의 전파가 크게 작용하게 된다. 20세기 초 기능 성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1950,60년대는 새로이 “포스트모던 (post-modern)”의 영향으로 치장이나 장식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기 시작하였으며 그 이전의 합리적이며 획일적인 대량생산을 위한 단순한 형태 대신에 다시 개성적인 조형과 전달하고자

1)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논문을 참조. 이광선, 「현대장신구의 예술성」, 디자인학 연구집 Vol.6(1), pp.4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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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메시지를 중요시 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함께 장신구에서도 그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와 함께 장신구를 조형예술의 한 장르로서 위상을 세우려는 흐름이 생겨난다.2) 그러므로 이 시기를 학계에서는 이전의 장신구와는 다른 성격의 현대장신구의 출발로 보고 있으며 현대장신구가 조형 예술로 자리를 잡는데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사건으로 다음 두 가지를 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장신구미술관으로서 기능하며, 세계 모든 문화권의 예술적 장신구들을 소장하고, 상설과 특별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소개하는 독일포르츠하임 장신구미술관의 설립이 그것이며3), 다른 하나는 동일한 시기인 1961년에 빅 토리 앤 앨버트 미술관( V&A Museum)과 금세공인협회(der Worshipful Company of Goldsmiths)의 협력 하에 그래엄 휴(Graham Hugh)에 의해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홀 (Goldsmiths Hall)에서 열린 국제장신구 전시회로 이 전시에서 처음으로 현대장신구라는 명 칭이 등장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 당시의 2차 대전이후 경제 침체로 주춤하는 장신구의 소비 증진을 위해 기획되었으며 28개국에서 100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 된 큰 규모의 장신구 전시 로 출품된 장신구도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피카소나 알렉산더 칼더 등 거장 미술가들의 장신구로부터 젊은 신진장신구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창의적이며 아방가르드적인 장신구의 출품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미술가들에 의한 창의적인 장신구의 출품이 장신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들 예술가들이 제작하고 출품한 장신구는 장신구를 심미적인 발상으로 접근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4) 또한 포르츠하임 장신구미 술관은 그들의 작품을 소장품으로 사들여서 이후부터 새로운 경향을 띤 장신구 예술이 활성화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장신구 작가들은 그들의 개성적인 미적 사고나 조형원칙 그리고 작가의 감정 등 개인적인 세계를 장신구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장신구 스타일의 개인화와 다양화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자체 로서 심미적 완결성을 지니게 된 장신구의 독립성과 조형성이며, 이러한 방향에서 온갖 자유로 운 조형형태가 발전한다. 이 당시 대표적인 장신구 작가로는 독일의 라인홀드 라일링(Reinhold Reiling), 에베 바이스–바인가르트(Ebbe Weiss-Weingart), 헤르만 윙어(Hermann Jünger)

<그림1,2,3>, 프리드리히 베커(Fridrich Becker), 오스트리아의 페터 스쿠비치(Peter skubic) 등을 들 수 있는데, 장신구를 예술 표현의 매체로 심미적 조형성을 중시한 헤르만 윙어의 다음 의 진술에서 그 당시 장신구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장신구는 귀금속이나 값비싼 보석을 사용하여 질을 보장 받는 것이 아니다. 장신구에 있어서 형태, 색상 그리고 표면처리 등은 보석 의 순수함이나 크기, 금의 반짝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들이다.”5)

위와 같은 장신구 작가들의 의식 변화와 그를 통한 각 작가 개인의 개성적인 장신구를 중심으 로 한 다양한 양식과 장신구의 조형예술로의 의미 변화가 현대장신구의 첫 번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 Gsoellpointner, Helmuth, Schmuck-Zeichen am Koerper, Schmuck. Zeichen am Koerper, Falker Verlag(1987), 2-3.

3) Falk, Fritz, Ein Rueckblick in die Moderne, Ornamenta 1, Prestel-Verlag 1989, pp.18-20.

4) www.welt-der-edelsteine.juwelo.de/die-internationale-ausstellung-moderner-schmuck-in-der-goldsmiths-hall-1961/

Cuini Amelio-Ortiz

5) 이광선, 헤르만윙어와 페터스쿠비치의 장신구에 대한 관점 비교, 기초조형학연구 Vol.6 No.1 pp.127.

<그림 1> 라인홀드 라일링, 브로치, 금, 루비, 다이아몬드

<그림 2> 에베 바이스-바 인가르트, 브로치, 금, 은, 루비

<그림 3> 헤르만 윙어 브로치, 금, 은, 혼합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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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소통의 기능으로서 장신구

현대장신구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장신구를 착용하는 의미로 신체와의 연관 관계를 중심에 두고 작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장신구의 자신을 치장하려는 수동적인 의미에서 벗어나서 장신구는 신체의 기호로써의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즉 착용자 자신의 능동적인 표현 이 되며 이것은 장신구가 지닌 소통의 의미를 강조한다. 장신구를 만드는 작가는 자신의 생각 과 가치를 장신구에 표현하며 착용자는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대변해 줄 장신구를 착용함으로 써 작가와 장신구 그리고 착용자간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신체의 기호‘로서의 장신구 는 또 다른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장신구 작가의 심미적 감각에 따라 만들어진 장신구는 바로 착용자를 변모시키고 그의 내면에 새로운 자아의식을 심어주어, 그 결과 장신구는 그것을 제작한 작가와 그 착용자 간의 소통의 매개체로서 신체에 착용 된 기호 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장신구는 예술적 조형매체로서 간주되지만 신체와의 관계 즉, 신체의 비례, 인간의 태도, 인간의 감정과 유리되지는 않는다. 즉 고가의 재료이든 값싼 재료이든지 간에 재료를 통해 유기적으로 신체와의 조화를 이루거나 기하학적 형태로 신체와 대조되는 방식으로 신체를 장식하고자하는 근원적 사고가 명백히 전면에 내세워진다.6) 일례 로 현대장신구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명인 프리드리히 베커는 장신구에 키네틱 요소와 가변성 을 적용시킴으로써 착용 시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형태가 변하거나 착용자가 적극적으로 형태 를 변형시킬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의 장신구의 구조적이며 기하학적인 형태는 신체의 부드 러운 선과 매치되어, 서로 결합될 수 없는 근본적인 형태들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조적 인 형태들에서 역설적으로 조화를 이끌어 낸다.<그림 4,5> 즉, 그의 작품의 가변성과 기하학 적인 요소는 장신구와 신체와의 관계를 탐구한 대표적인 예이며 이것은 우리의 유기적인 신체 의 고려에 기인한 현대장신구의 한 예라 할 수 있다.7)

<그림 4> 프리드리히 베커, 반지, 금,

합성석

2.3. 재료의 다양화

위의 현대장신구를 특징짓는 2가지와 함께 현대 장신구의 또 다른 특징은 재료에 대한 것으로 기존의 경제적 가치로서의 귀금속 중심의 재료가 아닌 다양한 재료의 활용이며 재료의 속성과 감각적인 효과에 그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는 재료의 ‘자유화’라 할 수 있다. 재료에 대한 숙고와 반성에서 출발한 재료의 선택은 최종적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장신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재료의 조형화가 결국은 작품의 조형성과 직접 연계되는 이유에서이다.

일상적이지 않은 자연재료들(예를 들면 뼈, 뿔, 점토나 깃털 등)과 인위적인 재료들(유리, 종 이, 철, 스테인레스 스틸, 플라스틱, 아크릴 등)은 현대에서 재료로서의 가치가 새로 발견된 것들이며, 이것들은 그 자체로서 이용되거나 많은 경우 귀금속과 함께 사용되기도 하며 그 자체 재료의 철저한 고려와 실험을 통해 주로 제작되어 재료의 가치를 극대화시킨다.8) 이와 같이 장신구 재료의 자유화와 함께 재료와 관계 된 현대장신구 작가들의 또 다른 차별성은 비록 전통적인 고가의 재료라 할지라도 그러한 재료를 경제적 가치 때문이 아닌 그 재료자체의 물성과 심미적인 요소 때문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독일의 장신구작가인 빌헬름 마타 (Wilhelm Mattar)의 장신구를 들 수 있는데, 그의 소뼈나 라바(lava)와 금을 이용한 반지(그 림6)는 상식적이지 않은 재료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힘을 재료로부터 도출해내며, 동시에 이

6) 이광선, 위의 논문. pp.423-425.

7) Arnold, Beate, Kinetic Jewellery,Fridrich Becker-Schumuck, Kinetic, Object. Arnordsche, Stuttgart, 1997.

8) 이광선, 「현대장신구의 예술성」, 디자인학 연구집 Vol.6(1), pp.423-425.

<그림 5> 프리드리히 베커, 브로치, 은, 합성석

<그림 6> 빌헬름 마타, 반지, 라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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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 자체는 아주 높은 심미적 요구를 충족시킨다.9) 이와 같은 재료를 보는 새로운 시각과 재료의 자유로운 사용 또한 현대장신구의 중요한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의 특징들이 국제장신구전시와 포르츠하임 장신구미술관의 활동을 중심으로 1950,60년대 장신구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현대장신구를 구별 짓는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들은 그 이전인 20세기 초의 장신구에도 나타난다.

3. 아르데코장신구에 나타난 현대장신구적 특성

3.1. 시대적 배경,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와 장신구의 민주화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에는 베를린과 런던 그리고 파리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측면과 도덕적인 가치 기준 등에 있어 새로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차 대전 이후와는 다른 급속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 당시 상업적 자본주의와 민주화의 영향으로 도시와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졌으며 이와 함께 여성들도 정치 참여와 경제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위상에 큰 변화 즉, 여성 해방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일례로 그 당시 독일의 통계에 따르면 1925년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의 36%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10) 이렇듯 여성들은 스스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일자리와 역할을 찾아 독립하였으며 노동의 대가로 얻은 경제적 독립은 스스로의 자의식을 갖고 그들만의 매력을 표현하고 발산하게 만들었다.11) 1차 대전 이후 잿더 미에서 솟아오른 모더니즘은 아르누보의 열정적인 소용돌이무늬와 복고 로코코 스타일은 완 전히 쓸어버리고 20세기 패션을 새롭게 바꿔 놓았다.12) 여성들은 감각에 호소하기보다는 노 동의 대가로 얻은 경제적 독립을 통해서 여성이 남성에 대항하여 자신의 권리를 정정당당히 요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전문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여성의 새로운 기회를 상징했다. 여성들은 그들의 사회활동에 걸 맞는 기능적이 며 자유로운 복장과 커트나 단발머리 등 자유로운 헤어스타일을 선호하게 되었다. 배우 말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와 같은 여배우들은 그 당시 일반 여성들의 전형이 되었다.<그림 7> 또한 복장과 함께 그들의 치장에 빠질 수 없는 것으로 장신구 또한 과거와 완연히 다른 차별성을 보이는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더 이상 과거 일부 부유층이나 귀족 등 특권 계층에만 국한 되었던 상징물로서의 장신구가 아닌 개성의 표현 및 소통의 대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림8> 장신구 재료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값싼 재료들도 등장하게 되면서 원하면 누구나 구입하고 착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상류층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장신구가 이제는 누구나 원하면 소유하고 착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장신구에 대한 과거의 인식을 혁신적으로 바꾸었으며 장신구 개념 변화의 요인이 되었는데 이는 바로 장신구 의 민주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 시기의 장신구의 이러한 개념 변화가 주로 패션과 연결 된 코스튬주얼리의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 시기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활동한 장신구 작가들의 장신구를 살펴보면 코스튬주얼리의 흐름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현대장신구의 특징들을 담고 있는 또 다른 장신구의 흐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 시기 정규 미술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개인이나 소규모 공방 중심으로 제작 된 작가들의 장신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13)

3.2. 작가적 관점에서 개인의 양식화

20세기 초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조화라는 새로운 조형세계를 보여주었으 며 모더니즘의 예술가들은 전통이나 권위에 반하여 구성주의, 입체파, 표현주의 그리고 데 스틸(De Stijl)과 같은 다양하고 새로운 표현 양식을 시도하며 그 당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관점의 작품들을 시도하였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나 사실의 재현 즉, 전통 적인 회화에서 중요 시 하던 묘사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 작가 개인의 관심이나 의식을 표현하

9) 이광선, 앞의 논문, pp.423-425.

10) 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pp.21.

11) http://www.kubiss.org/hkk-20er-jahre/frau.html, Die Frau der zwanziger Jahre, Von Jessica Reichel.

12) 캐롤라인 콕스, 마은지 역, 빈티지 주얼리, 투플러스, 2012, pp.67.

13) 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pp.16-32.

<그림 7>

말레네 디트리히

<그림 8> 시인이자 정치운동가 낸시 커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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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 하였다.14) 이러한 순수예술의 새로운 흐름은 이 시기의 장신구에도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는데 무엇보다 피카소, 알렉산더 칼더, 한스 아릅과 같은 미술가들의 장신구는 이 당시 장신구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이미 이 당시 예술로서의 장신구의 시도를 가능케 했다.15) 특히 이러한 시도는 코스튬주얼리의 제작을 담당하던 전통적인 공방의 세공사가 아닌 미술대학교에서 정식 교육을 받은 장신구 작가들에 의해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 스위스,스페인 등 유럽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장신구와는 다른 개인적인 사고나 미감을 담은 장신구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작가 개인의 정신세계나 감성을 보여 주는 장신구로 장신구의 의미를 재조명하기 시작하며 장신구의 개인화와 다양화를 이루게 되 었다. 특히 이 당시의 아르데코 양식은 기계미학과 예술을 접목시킴으로써 표현 매체로서의 장신구 발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20년에서 1930년에 걸쳐 크게 유행했던 아르데코 양식은 그 어원이 1925년 프랑스 엑스포 (des Arts Decoratifs)에서 유래했으며16) 프랑스를 중심으 로 유럽과 미국에 걸쳐 널리 유행하였다. 그러나 아르데코는 하나의 통일 된 조형 형식으로 나타난 아르누보와는 달리 1920,30년대에 걸쳐 모든 범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삶과 문화에 각인되었으며 동시대 영국의 아트 앤 크래프트(Arts & Crafts), 독일의 베르크분드 (Deutscher Werkbund)와 바우하우스, 오스트리아의 비인공방(Wiener Werkstaette) 등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 나라 별로 다양하게 전개 되었다고 볼 수 있다.17) 아르데코의 특징은 장신구에도 반영이 되었으며 이러한 장신구는 파리를 중심으로 공방에서 장신구제작 기술을 익히고 미술대학에서 정규과정을 거친 장신구작가들을 중심으로 제작되었다. 그들은 그 시기의 순수 예술가들과 모더니즘의 미학을 공유하며 그들의 미적 사고를 장신구에 반영하 였다. 그 대표적인 작가로는 프랑스의 장 푸케(Jean Fouquet), 조지 푸케(Georges Fouquet), 장 드프레(Jean Despres), 레이몽드 탕플리에(Raymond Templier), 장 뒤낭드(Jean Dunand), 제라드 산도즈(Gerard Sandoz) 그리고 독일의 나움 슬롯츠키(Naum Slutzky), 엘리자베쓰 트 레스코프(Elisabeth Treskow), 오스트리아의 요세프 호프만(Josef Hoffmann), 콜로만 모져 (Koloman Moser)등을 들 수 있다.18) 1929년 6월 13일자 프랑스 피가로(Figaro)지의 미술부 록에서 조지 푸케는 기고문을 통해 그의 장신구에 대한 생각을 아래와 같이 피력하고 있는데 그 글을 통해 앞서 살펴본 장신구의 심미성을 중요시하는 헤르만 윙어나 1950, 60년대 작가들 의 장신구에 대한 생각과 거의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장신구는 각 요소들의 비례와 색감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그것의 명확한 개념을 기반으 로 해야 한다. ~ 새로운 기계 문화는 절정에 이르렀고 오늘날 장신구에도 반영되었다. 이제 장신구 예술이 조형예술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가능해졌으며 일부는 장신구 예술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장신구의 방향은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19)

14) 이윤령, 모더니즘이 예술장신구의 발생에 끼친 영향, 한국공예논총 2014 참조.

15) https://theadventurine.com/culture/jewelry-history/a-look-at-calders-first-jewelry-exhibition-in-london/부분 발췌“~In the early 1930s, Calder came up with his signature jewelry style when he started to hammered flat metal spirals out of brass, silver, and gold wire in his studio.”

16) 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pp.52.

17) Christianne Weber, 앞의 책, pp.34 참조.

18) 클레어 필립스, 김숙 역, 장신구의 역사, 시공사, 2002, pp.175-185.

19) 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pp.147-148.

<그림 10>

장 푸케 목걸이.

1925-1930

<그림 11> 제라드 산도즈, 팬던트, 금, 백금, 오닉스 라피스라줄리, 1928

<그림 9> 장 드프레, 반지,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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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장신구 작가들의 활동과 더불어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 장신구작가인 엘리자베쓰 트레 스코프(Elisabeth Treskow)는 1917/18년에 독일 슈베비쉬 그뮌트(Schwäbisch Gmünd) 예 술학교를 졸업한 후 1919년부터 개인 공방을 열고 그녀만의 고유한 장신구를 제작하기 시작 하였다. 그녀의 교차하는 선과 면들의 조합을 통한 공간적이며 구조적인 장신구는 그녀만의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그림12, 13>

이렇듯 그 당시의 장신구 작가들의 생각과 작업 속에서 장신구를 예술로서의 표현 매체이자 심미적인 표현수단으로 보는 1950,60년대 장신구작가들의 현대장신구에 대한 정신과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3.3. 재료의 다양화

이 당시 장신구에 대한 생각과 태도의 변화와 함께 장신구의 재료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된다. 1910년 다양한 색상의 합성석 개발로 20, 30년대에 합성석의 사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이 당시 장신구작가들은 그들의 장신구 제작에 금, 은, 다이아몬드와 함께 대량 생산 된 공업용 소재나 베이클라이트와 같은 합성수지, 대리석, 옷칠, 뿔과 계란 껍질 등 재료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작가들은 경제적 가치보다는 순수한 심미적 관점에서 재료를 선택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재료에 대한 다른 숙고와 관점에서 출발한 새로운 재료 의 선택은 현대장신구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재료의 조형화가 작품의 조형성과 직접 연계되 기 때문이다. 이 시기 장신구 작가들의 재료에 대한 생각을 그 당시 한 작가의 기고문의 내용과 오스트리아의 작가 요세프 호프만의 아래 진술에서 살펴볼 수 있다.

“좋은 재료란 그것의 희소성이나 경제적 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재료는 그것을 통해 우리의 오감에 미적 만족을 주며 그를 위해 신중하게 다뤄질 때 빛을 발한다.”20)

“우리는 많은 준보석들을 이용한다. 특히 장신구에서 그렇다. 준보석들은 색채의 아름다움과 거의 반복되지 않는 무한한 다양성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대체한다,(...) 우리는 은은 은색 때문에, 금은 금색 때문에 사랑한다. 우리에게 동은 예술적인 관점에서 귀금속과 매한가지로 귀중하다. 우리는 은으로 된 장신구가 그 자체로 금과 귀금속으로 된 장신구처럼 가치가 있음 을 고백해야만 한다. 예술적 작업의 가치와 이념은 다시 인식되고 귀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장신구 작가의 작업은 화가와 조각가의 작업과 동일한 정도로 평가되어야 한다.21)

재료의 특수성과 물성을 이용한 몇 가지 예를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들 중 장 뒤낭드, 와 이름가르트 푸스(Irmgard Fuss)등 그 당시 작가의 장신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장 뒤낭드의 금에 칠을 상감하여 제작한 폭이 넓은 팔찌와 목걸이는 금의 색과 칠의 붉고 검은 색의 강렬한 조화가 두드러지며 독특한 그만의 조형적 미감이 잘 나타나 있다.<그림14, 15> 또한 그 당시

20) Raulet Sylvie, Schmuck Art Deco. Muenchen 1985, pp.255.

21) Werner J. Schweiger: Wiener Werkstätte. Kunst und Handwerk 1903-1932, Wien 1982, pp.41, 44:

<그림 12> 엘리자베쓰 트레스코프, 목걸이, 금, 상아, 1930

<그림 13>

엘리자베쓰 트레스코프, 팬던트, 금, 지르코니아,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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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두낭드에 영향을 받은 독일 젊은 장신구작가 이름가르트 푸스(Irmgard Fuss)가 만든 은과 칠, 계란 껍질을 이용한 팔찌는 상대적으로 값싼 재료를 미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그림16>

3.4. 심미적 표현-소통, 관계

1920,30년대 장신구 재료의 혁신적인 사용과 더불어 장신구 작가들의 장신구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통해 그것을 착용하는 여성들의 사고 또한 변화하게 된다. 정치참여와 경제적인 활동을 하게 된 여성들은 스스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일자리와 역할을 찾아 독립하였으며 노동의 대가 로 얻은 경제적 독립은 스스로의 자의식을 갖고 패션에서도 그들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발산하게 되었다.22) 이제 여성들은 그들의 사회활동에 걸맞는 기능적이며 자유로운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선호하게 되었다. 스스로 자의식을 갖게 된 여성들은 독립적 개체임을 이해하고 배우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삶을 즐기게 되었고 일과 스포츠 즐기기, 자동차 운전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각 상황에 맞는 의상을 찾게 되었다.

여성들은 의식적으로 자아 표현을 위해 옷을 선택하고 입었으며 그에 걸맞는 신발 등 소품과 장신구를 선택하고 착용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장신구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관심 도 변하게 되었는데 즉, 그들에게 장신구는 이들의 생활수준을 반영하는 사치품이 아닌 자신의 지적수준의 만족과 함께 감성을 표출하는 소통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하였다.23) 장신구 제작 자들은 그들의 생각과 가치를 장신구에 표현하였으며 그를 착용하는 여성들은 그러한 장신구 를 스스로 선택하고 착용함으로써 그들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그 당시 한 여성은 다음과 같은 기고문을 통해 여성들에게 있어 장신구가 갖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강조하 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이 장신구를 단지 치장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즉, 그들의 개성과 감성을 드러내주는 소통의 매체로서의 의미를 지닌 것이라 할 수 있다.

“~ 단순히 옷의 치장을 위해 장신구를 착용하거나, 이브닝드레스를 위한 귀걸이, 크고 작은 보석이 박힌 반지를 착용하는 여성들은 그들의 존재가치를 버리는 것이다. 그 무엇도 장신구만 큼 여성들의 풍부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없다.”24)

이러한 여성들의 의식변화와 함께 작가들은 장신구와 신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작업했음을 그 당시 독일의 대표적인 장신구 작가인 나움 슬롯츠키의 작업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나움 슬롯츠키의 작업은 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재료와 그 조형적 효과에 대한 실험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장신구의 기계미학과 모더니즘을 반영한 기하학적 추상형태 는 신체의 유기적인 선과 매치 되어 착용되었을 때 대조적인 형태들에서 역설적인 조화를 이끌 어 낸다. 그만의 새로운 셋팅 방식을 조형적으로 해결한 반지<그림18>와 보석의 교체가 가능 한 반지(그림19), 착용 시 움직임이 있도록 키네틱하게 조합 된 원형의 펜던트<그림20>등은 착용자의 신체유형과의 연관관계에서 완성되어진다. 그는 장신구에 대해 형태, 재료 나아가

22) http://www.kubiss.org/hkk-20er-jahre/frau.html, Die Frau der zwanziger Jahre, Von Jessica Reichel.

23) Barbara Cartlidge, 『Twentieth-century jewelry』, Abrams, 1985, pp.43.

24) 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pp.226.

<그림 16> 이름가르트 푸스, 팔찌, 은, 계란껍질, 칠, 1925-30

<그림 15> 장 뒤낭드, 목걸이, 금, 칠, 1925

<그림 14>

장 뒤낭드, 팔찌, 금, 칠, 1925

<그림 17> 장 푸케의 팔찌를 착용한 20세기 초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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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그의 전 생애 내내 새로운 실험을 하였으며 이러한 키네틱 장신구들은 앞에서 설명한 프리드리히 베커의 작품들을 시대적으로 앞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 결론

기금까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논문에서는 현대장신구의 출발 시점에 대한 기존 학계의 관점을 새로이 재조명해보고자 하였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에는 파리와 베를린, 런던 을 중심으로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인 가치 기준에 있어 급속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 당시 변화 를 가져온 상업적 자본주의와 민주화의 영향으로 도시와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졌으며 이와 함께 여성들의 정치 참여와 경제적인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 해방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20세기 초 모더니즘의 예술가들은 전통이나 권위에 맞 선 다양하고 새로운 표현 양식을 시도하며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들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작가 개인의 의식 또는 관심을 표현하고자한 순수예술의 새로운 흐름과 함께 20세기 초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조형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장신구에도 과거와는 완연히 다른 차별성을 보이는 변화를 가져오 는 계기가 되었다. 장신구의 이러한 변화는 이 시기에 주목받았던 코스튬주얼리와는 달리 정규미술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개인이나 소규모 공방을 중심으로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제작 된 장신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장신구작가의 개성적인 미적 사고, 조형원칙, 작가의 감정 등 개인적인 세계를 장신구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개인적 양식의 다양화를 이룬 것이며, 둘째는 장신구를 신체와의 관계에 중심을 두고 작업함으로서 착용자에게는 자신의 개성의 독자적인 표현수단이 되며 이 는 장신구가 신체 기호로서 소통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재료를 기존 의 경제적 가치로서가 아닌 재료의 물성과 미학적인 조형성에 가치를 두었다는 점이다.

1920,30년의 장신구에서 나타난 이러한 특징들은 1950, 60년대에 나타난 현대장신구의 특징 과 거의 일치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현대장신구의 출발 시점을 1950.60 년대로 보고 있는 것을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새롭게 재조명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즉, 현대장신구는 20세기 초 1차 대전 이후 시대적 변화의 외부적 상황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1920,30년대에 시작되어 면면히 이어져오다 1950,6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새로운 흐름과 함께 영국의 국제장신구전시와 포르츠하임 장신구 미술관과 같은 장신구 분야의 적극적인 활 동과 후원을 통해 현대장신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는 관점 의 변화이다.

이에 이번 논문을 통해 20세기 초의 장신구 역사에서 간과 되었으나 마중물 역할을 한 하나의 중요한 흐름을 추적해봄으로써 현대장신구의 출발 시기에 대한 기존 학계의 일반적 견해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으며 장신구계의 역사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연구 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림 19> 나움 슬롯 츠키, 반지, 1924

<그림 18> 나움 슬롯츠키반지, 1922-23

<그림 20> 나움 슬 롯츠키, 팬던트, 백금, 보석,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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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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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ne Weber, Art Deco Schmuck, Heyn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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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welt-der-edelsteine.juwelo.de/die-internationale-ausstellung-moderner-schmuck-in-der-go ldsmiths-hall-1961/ Cuini Amelio-Or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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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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