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언급한 대북적대정책 철회 내용 중 평화 협정 체결 등은 담대한 구상에서 제기한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궁극적인 목표 이며, 장기적인 계획이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주한 미군 철수, 유엔군 사령부 해체는 한국 및 미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다. 다만 연합훈련의 규모와 횟수, 북한군 옵저버(observer) 참가 등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에서부터 남북이 협의해 온 아이디어들이 적 용될 수 있을 것이며, 주한미군, 유엔군 사령부의 성격과 역할 변화는 비핵화와 평화 협정 진행되면서 남‧북‧미가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장기적인 논의 주제이다.
본 장에서는 당장 2023년부터 한반도에서 북한 도발로 인한 확전 등을 관리하고, 중장기적인 남북미 대화를 위한 북한에 제기할 대북적 대정책 철회 단기적 방안들을 포함한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기 방식과 협상 및 소통전략을 포함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대북적대정책 관련 비핵화와 평화체제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앞으로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위한 단기적인 고려사항들을 제시할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 방안 없이는 안전보장 방안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최신 전문가들의 연구 등이 반영된 위협 감소 방안(Threat Reduction Approach)과 핵군비통제(Nuclear Arms Control) 방안을 제안한다.
가. 비핵화 관련 현실적이고 협상 가능한 접근방안 : 위협 감소 방안과 핵군비통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첫째, 남조선에 끌여 들여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해야한다. 둘째, 남조선에서 모든 핵무기
와 그 기지들을 철폐하고 세계 앞에 검증받아야 한다. 셋째, 미국 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수시로 전개하는 핵 타격수단들을 다시 는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하여야 한다. 넷째, 그 어떤 경우에도 핵으로,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 거나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여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 하여야 한다. 다섯째, 남조선에서 핵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해야 한다.76)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 협정 관련한 이러한 주장은 지속 유지되어 오고 있으며, 미국, 한국, 중국의 입장은 일부 변동은 있어왔으나, 간략 하게 정리하면 <표 Ⅳ-1>과 같다.
<표
Ⅳ-1> 비핵화와 평화체제 관련 4개국 입장 비교
한국 북한 미국 중국
기본입장 병행 병행 선 비핵화 병행
비핵화 동결-단계적
폐기
핵포기 공약+
초보 실행
핵폐기
일괄 시행 협상
평화체제 종전선언-
평화협정
종전선언-
평화협정 소극적 평화협정 참여
주요정책 대화 위주 대화와 핵카드 제재위주,
대화병행 대화 위주
출처: 김갑식 외,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와 남북한 군비통제 추진전략』 (서울: 통일연구원, 2019)을 기반으로 필자 작성.
미국은 오랫동안 선 비핵화를 중국은 쌍중단과 쌍궤병행, 즉 한미연 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요구해왔다. 한국은 동결과 단계적 폐기를 대체로
76)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북비핵화》궤변은 조선반도비핵화의 전도를 더욱 험난하게 만들뿐이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대변인성명,”
조선중앙통신, 2016.
7.6.
주장하였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 놀랍고도 급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북한의 핵보유를 현실적으로 인정하면서,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식의 비핵화 접근이 아니라, 위협 감소 방안(Threat Reduction Approach)이나 핵군비통제(Nuclear Arms Control) 방식을 주장한 다는 것이다. CVID, FFVD 비핵화처럼 지난 30여년간 비핵화 방식과 시기, 검증과 사찰 등에 관한 북미 간의 부동의로 매번 좌절되던 방식 에서 단계별로 현실적인 한반도 핵전쟁 위기 관리 방안을 현실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먼저 토비 달튼과 김영준(Toby Dalton and Youngjun Kim)이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선도적으로 핵 군비통제 방식을 제안하였다.
기존 비핵화 방식과 핵 군비통제의 목표는 ‘핵 제로(Nuclear Zero)’로 같으며, 이는 현실적인 북한의 핵 재래식 위협을 감소시키려는 점진 적, 단계별 방식과 북한이 동의할 수 있는 검증과 사찰 방식으로 ‘전부 혹은 전무’ 접근을 벗어나자고 주장하였다.77)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토비 달튼과 앤킷 팬다(Toby Dalton and Ankit Panda)는 미국은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보유를 하였다는 지점 에서 협상의 틀을 시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핵을 폐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핵 보유를 국제법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인정 한 상태에서 현실적인 협상의 틀을 구상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한반도 에서의 핵전쟁이 일어날 위험과 가능성을 먼저 제거하는 위협 감소 방안의 접근법으로 하지 않는다면, 지난 30여년의 비핵화 협상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한다.78)
77) Toby Dalton and Youngjun Kim, “Negotiating Nuclear Arms Control with North Korea: Why and How?”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 33, no. 1 (2021), pp. 1~21.78) Toby Dalton and Ankit Panda, “U.S. Policy should reflect its own quiet acceptance of a Nuclear North Korea,” November 15, 2022,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https://carnegieendowment.org/2
비확산 전문가인 조지워싱턴 대학원 샤론 스콰쏘니(Sharon Squassoni) 교수는 기존 30년간의 반복 실패되어 온 기존의 비핵화 협상대신 광범 위한 군비 통제 방식인, 긴장 감소(Tension Reduction), 위험 감소 (Risk Reduction), 신뢰 구축(Confidence Building), 군비 축소 (Arms Reduction) 방안들을 포함한 현실적인 한반도 핵전쟁 위기 관리 방안으로 북한 비핵화를 접근하자고 주장한다. 즉, 지난 30년간 실시한 비핵화 100퍼센트 달성을 위한 단기적인 타결 방식의 협상 방식을 넘어서 현실적으로 핵전쟁 위기를 감소시키고, 한반도 위기 관리를 추진하면서, 단계별로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비핵화 접근법이 모든 로드맵을 그려서 단계별-일괄적 타결 혹은 추진, 검증 방식 등에 집중한 제안들이었다면, 스콰쏘니의 주장은 현실적인 북한의 핵 보유 및 위협을 인정하면서 위협을 줄이고, 핵전쟁 가능성을 줄이면서, 최종적인 비핵화로 나아가자는 것이다.79)
김진아, 토비달튼, 김영준(Jina Kim, Toby Dalton and Youngjun Kim)은 핵군비통제와 한반도 재래식 군비통제를 연결하여 단계별로 한반도 위기 감소 방안을 제안하였다. 단계별 비핵화 로드맵에 재래식 군비통제로 인한 상호 위협 감소 방안을 연계하여 한반도의 무력 충돌 및 전쟁 가능성 감소를 제안한 것이다.80) 이러한 점에서 카네기 국제평 화재단의 연례 핵정책 회의에서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차관인 보니
022/11/15/u.s.-policy-should-reflect-its-own-quiet-acceptance-of-nu clear-north-korea-pub-88399> (Accessed December 23, 2022).
79) Sharon Squassoni,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 Arms Control Framework,” November 18, 2022, <https://bpb-us-e1.wpmucd n.com/blogs.gwu.edu/dist/7/1053/files/2022/12/Denuclearization_NK Penin_04.pdf> (Accessed December 23, 2022).
80) Jina Kim, Toby Dalton and Youngjun Kim,
Korean Peninsula Conventional and Nuclear Arms Control Linkage
(Seoul: Research Institute of National Security Affairs of the Korea National Defense University, 2021), pp.1~46.
젠킨스(Bonnie Jenkins) 박사가 북한 핵문제는 군비통제문제 혹은 위기 감소 방안으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전혀 놀라운 입장이 아니다.
만약 그들이 미국과 대화에 나선다면 … 두 국가가 책상에 앉아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군비통제는 항상 옵션이 될 수 있다 … 또한, 군비통제 뿐만 아니라 위협 감소(risk reduction)-재래식 무기 통제 협약과 우리가 그들과 함께 다룰 수 있는 군비 통제의 다른 모든 측면을 다루는-까지도 다룰 수 있다. 우리는 북한에게 명확 히 인지시켜야 한다. … 우리는 그들과 대화의 준비가 되었고, 사전 조건은 필요 없다는 것을 … 만약 김정은이 전화를 들고
‘군비 통제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안된다’
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 지를 탐험하고 싶다.81)
젠킨스 박사는 위와 같이 김정은 위원장이 군비통제를 추진하자고 한다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고, 전통적인 군비통제 협상은 물론 위기 감소 방안에 대하여 북한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다음날 미국 정부가 공식적인 미국 입장이 아니라고 입장을 제기82)하였지만, 이와 별개로 이러한 언급은 이미 미국은 기존에 실패한 30년의 비핵화 협상 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접근법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인 비핵화와 평화가 달성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먼저 감소시키고 단계별로 한반도 위기 관리를 구현해나가겠다는 컨센 서스가 광범위하게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비핵화를 포기하
81) “US Offical's suggestion of ‘arms-control talks with North Korea raises eysbrows’,”
CNN
, October 29, 2022. 필자 번역.82)
Ibid.
거나 단념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주장만 30년간 반복하 고 상대방만 비난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이룰 수 있는 것을 추진하고, 이를 통하여 한반도 위기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대북 강경파로 인식되던 많은 미국의 전문가들과 새로운 대북 협상 방식을 추구하는 비확산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이제 비주류에서 주류 담론으로 변화되었다. CSIS에서 핵정책 전문가 그룹인 PONI(Project on Nuclear Issue)를 이끌었고, 현재 NTI(Nuclear Threat Initiative) 소속인 에릭 브루어(Eric Brewer)와 CIA 출신인 윌슨센터 (Wilson Center)의 수미 테리(Sue Mi Terry)는 2021년 포린 어페어 스(Foreign Affairs) 기고문에서 현실적인 비핵화 방안으로 ICBM 등 단계별 접근과 핵 위기 감소 방안을 제시하였다.83) 대북 강경파로 활동 해오던 비확산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는 2022년 뉴욕 타임즈 사설에서 북한과는 현실을 직시하고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를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함을 주장하였다.84) 오바마 행정부 국 방장관실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한 밴 잭슨(Van Jackson)은 북한에 게 일방적인 무장해제가 아니라 미군이 군구조 측면에서 지상군 감축 계획이 있으니, 이와 연동한 현실적인 단계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 고 주장하였다.85) 오바마 행정부 국방장관실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
83) Eric Brewer and Sue Mi Terry, “It Is Time for a Realistic Bargain With North Korea : Denuclearization Is Probably Out of Reach for Now - but It Might Be Possible to Reduce the Nuclear Threat,”
Foreign Affairs
. March 25, 2021, <https://www.foreignaffairs.com/articles/north-korea /2021-03-25/it-time-realistic-bargain-north-korea> (Accessed December 22, 2022).84) Jeffrey Leiws, “It's Time to Accept That North Korea Has Nuclear Weapons,”
The New York Times,
October 13, 2022.85) Van Jackson, “Risk Realism: The Arms Control Endgame for North Korea Policy,” 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 September 24, 2019, <https:
//www.cnas.org/publications/reports/risk-realism> (Accessed December 22, 2022).